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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마스터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에서 마왕 아들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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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마스터
작품등록일 :
2023.09.15 17:54
최근연재일 :
2023.10.04 22:19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900
추천수 :
34
글자수 :
101,363

작성
23.09.26 23:58
조회
21
추천
2
글자
11쪽

<14화> 잿빛 하늘의 시대 (3)

DUMMY

잠시 하늘로 날아올랐던 유신의 천공대검이 정확하게 자이언트 울프의 미간을 때리고, 가볍게 착지했다.


“크르르릉!”


괴로운 신음과 함께 어마어마한 힘으로 자이언트 울프의 고개가 땅으로 처박히며 먼지가 훅 일었다.


“저런 괴수도 한 방이면 되나 봐!”


국자 무리 중 한 명이 감격에 겨워 외쳤다.

그들은 이미 도망갈 생각을 잊고 주변에 있는 땅거미를 향해 후라이팬을 날리며, 유신과 자이언트 울프의 싸움을 관망하고 있었다.

하지만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저런 식으로는 자이언트 울프를 절대 무찌를 수 없다.


“여기서 멀리 떨어지세요!”


나는 국자 무리를 향해 경고한 후, 주변 거리를 훑었다.

다행히도 몇 발자국 떨어진 곳에서 간판이 떨어진 채 깜빡거리고 있는 물약점이 있었다.

나는 미친 듯이 거리의 땅거미들을 향해 대검을 휘두르며 물약점으로 달려갔다.

상가 안까지 땅거미가 들어왔었는지, 포션들이 어지럽게 흩어져있었다.


이거다!

나는 빨간색 포션을 잔뜩 주머니에 집어넣고 하나는 따서 벌컥벌컥 마셨다.

마력이 차오르는 기운이 느껴진다.


내가 다시 거리로 나왔을 땐, 이미 유신은 2차 공격을 시작한 뒤였다.

공중을 날아다니며 정신없이 공격을 쏟아 붓고 있었지만, 자이언트 울프는 별 타격이 없어보였다.

오히려 땅거미들이 유신과 자이언트 울프의 주위로 새카맣게 몰려들고 있었다.

더 늦었다간 위험해질 수 있다.

나는 유신과 자이언트 울프의 사이로 뛰어들었다.


“뭐야? 저리 가라니까.”


여전히 자이언트 울프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 유신이 성가시다는 듯 외쳤다.

호흡이 많이 흐트러져 있다.

나는 유신의 말을 무시한 채, 자이언트 울프의 눈을 바라보는 데 집중했다.


[스킬 ‘괴수 길들이기’를 사용합니다.]

[사용에 실패했습니다.]

[스킬 ‘괴수 길들이기’를 사용합니다.]

[사용에 실패했습니다.]


“크르릉!”


자이언트 울프가 송곳니를 위협적으로 드러내며 날 향해 달려왔다.


스슷!


나와 자이언트 울프 사이로 미끄러져 들어온 유신이 자이언트 울프의 얼굴을 대검으로 날렸다.


“방해만 된다고. 저리 꺼지라니까!”


유신이 다시 한번 다급하게 외쳤다.

하지만 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오히려 밀려난 자이언트 울프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해내야만 한다.


[마력이 10% 남았습니다. 스킬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나는 주머니에 챙겨온 마력 포션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유신이 날 별 미친놈 다보겠다는 표정으로 노려봤다.


“뭐 하자는 거야? 꺼지라고.”

“너 쟤 못 죽여.”


나는 여전히 마음속으로는 스킬을 외우며 유신의 말에 대꾸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스슷!


유신이 다시 우리를 향해 달려오는 자이언트 울프의 다른 쪽 뺨에 붉은 자국을 남겼고,


“크르릉!”


격노한 자이언트 울프가 앞발로 유신을 할퀴었다.


“으허허!”

“안 돼!”


국자 무리 사이에서 안타까운 비명이 흘러나왔다.


엄청난 굉음과 함께 땅바닥으로 내쳐진 유신은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그의 주위로 땅거미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자이언트 울프는 이미 승리한 것처럼 여유있게 유신을 향해 앞발을 들었다.


이대로 유신을 보낼 순 없다.

마침, 땅바닥에 건물이 부서지면서 떨어진 벽돌 조각이 눈에 들어왔다.

이거다.


“여길 보라고, 이 더러운 늑대 새끼야!”

나는 벽돌 조각을 주워 있는 힘껏 자이언트 울프를 향해 던졌다.

성공했다!


자이언트 울프의 번득이는 눈빛이 나와 눈이 마주쳤다.

제발 먹혀라.


[스킬 ‘괴수 길들이기’를 사용합니다.]

[사용에 실패했습니다.]

[스킬 ‘괴수 길들이기’를 사용합니다.]

[사용에 실패했습니다.]


나는 다시 미친 듯이 스킬을 외웠고,


“조심해!”

“지우야아악!”


국자 무리와 할아버지의 외마디 비명이 어렴풋이 들려왔다.

순식간에 내 앞에 선 자이언트 울프가 나를 끝내려 앞발을 높이 치켜들었다.


[사용에 성공했습니다.]


됐다!

순식간에 날 바라보는 자이언트 울프의 눈빛이 바뀌었다.


“움직이지 마.”


내 명령에 곧바로 순한 늑대가 되어버린 자이언트 울프.

자이언트 울프의 뒤로 땅거미들에게 뜯어 먹히고 있는 유신이 눈에 들어왔다.


“땅거미들을 모조리 죽여버려.”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자이언트 울프가 앞발로 땅거미들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뿌엑!”

“뿌엑!”


짧은 순간에 땅거미들이 회녹색 피가 사방에 흩뿌려졌다.

다행히도 유신은 정신을 차린 듯, 이리저리 사납게 뛰어다니는 자이언트 울프를 피해 떨어진 대검을 다시 주워들었다.

나는 재빨리 유신에게 다가가 그를 부축했다.


“자이언트 울프의 얼굴을 노려선 안 돼. 가죽이 공격을 흡수하고 있다고.”


언뜻 얼굴에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라고 하는 것 같은 의심스러운 표정이 스쳤지만, 유신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심장인가?”


유신의 말에 내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스킬 사용 시간이 종료되었습니다.]


스킬 사용 시간이 허무하게 끝나 버렸다.

제길, 많이 죽이지도 못했는데.


“이야야얍!”


곧바로 우리를 향해 돌진하는 자이언트 울프를 향해 유신이 대검을 쳐들고 달려갔고,

나는 유신의 뒤에서 다시 마력 포션을 입 안에 들이 붓기 시작했다.

유신은 자이언트 울프의 얼굴이 아닌 심장을 노렸지만, 그의 앞발 공격을 피해 그의 아래쪽으로 들어가기란 쉽지 않아 보였다.


[스킬 ‘괴수 길들이기’를 사용합니다.]

[사용에 성공했습니다. 지금부터······.]


다행히도 곧바로 성공.


“배 내밀고 엎드려!”


나는 곧바로 자이언트 울프에게 명령을 내렸다.

다시 순한 개가 된 자이언트 울프가 꼬리를 흔들며 발라당 배를 깠다.

전력을 다해 자이언트 울프의 공격을 피하던 유신이 끼익 걸음을 멈춰 서서는 나를 번갈아 쳐다봤다.

도대체 지금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안 가는 눈빛.


“지금이야. 얼른 심장을 공격해!”


하지만, 유신 정도의 헌터라면 당연히 지금 일의 우선순위 정도는 판단할 수 있다.

유신은 곧바로 자이언트 울프에게 달려가서 그의 심장에 천공대검을 꽂아 넣었다.


“꾸에엑!”


엄청난 신음과 함께 자이언트 울프의 사지가 격렬하게 흔들렸다.

그래도 유신은 튕겨나가지 않고 심장에 박아 넣은 칼자루를 움켜쥔 채 자이언트 울프의 움직임을 받아냈다.

마침내, 자이언트 울프의 고개가 바닥으로 툭 떨어지고,


“유신이 해냈다아!”

“유신이 무찔렀어!”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환호성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꾸에엑!”

“꾸엑!”


어디에 있었던 건지, 골목길 사이사이에서 나타난 헌터들이 남은 땅거미들을 힘을 모아 처리하기 시작했다.


[자이언트 울프를 처치하셨습니다.]

[기여도에 따라 능력치 배분 포인트, 1,000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오, 내가 직접 죽인 게 아닌데도 포인트를 배분해 주나 보다.

도대체 자이언트 울프 보상이 얼마였길래, 1,000포인트나 준 거지?

개이득이다.

레벨 엄청나게 오르겠는데.


[보상으로 전용 스킬 ‘괴수 마음 읽기’를 획득하셨습니다.]


“뭐?”


너무 당황한 나머지, 나는 육성으로 뱉어버렸다.

보상으로 스킬도 주던가?


나는 당장 시스템 창을 열어 스킬을 확인했다.


[전용 스킬: 괴수 마음 읽기(Lv. 1)]

괴수의 언어를 해석할 수 있는 통역 능력입니다. 레벨이 올라갈수록 지속 시간이 증가합니다.

-지속 시간: 10초

-성공 확률: 10%


괴수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고?

대박이다!

이 스킬을 쓰면 집단을 이루는 괴수들을 만났을 때 그들의 공격 패턴을 미리 파악할 수 있을 것이었다.

이렇게 대박 스킬이 빠르게 나한테 올 줄이야!

심장이 미친 듯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좋아서 나도 모르게 엉덩이가 들썩이는데,


“나 봤어.”


옆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고개를 돌려보니 유신이 섬뜩한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유신이 뭘 궁금해하는지 나는 다 알고 있다.


“너 정체가 뭐야? 도대체 저 자이언트 울프에게 무슨 짓을 한 거지?”

“그냥 작은 스킬일 뿐이야. 너도 많잖아, 좋은 스킬.”

“괴수를 세뇌시킬 수 있다고?”


역시. 똑똑한 자식.

정확히 내가 뭘 했는지 알고 있는 간파한 모양이었다.

그럼 이렇게 된 이상,


“응. 그거뿐일 것 같아?”


나는 최대한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운을 뗐다.


미래에서 유신은 나에게 반드시 필요한 인물이다.

던전에서 열심히 돈 써가며 레벨을 올리긴 했지만,

내가 아무리 고급 스킬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나는 E급 수준밖에 안 되는 상태였다.

앞으로 난이도가 올라간 던전을 헤쳐가려면, 유신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다행히도 내 물음에 유신의 눈빛에 호기심이 일었다.


“그럼 뭐가 더 있는데?”

“난 미래를 볼 수 있어.”

“뭐?”


하지만 이번엔 코웃음.

못 믿는 눈치다.

하긴. 내가 미래를 볼 줄 알았다면 여태까지 왜 이렇게 구질구질하게 살았겠냐.

못 믿을 만도 하지.


“진짜야.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고, 얼마 전부터 능력이 생겼지. 그래서 말인데, 네가 날 좀 도와줘야겠어.”


내 말에 이번엔 진짜로 유신이 푸핫 웃음을 터뜨렸다.


“뭘?”


그래도 궁금하긴 한 모양이지.


“너도 알다시피 오늘 일어난 일. 평범하지 않잖아. 25년 만에 다시 하늘에 게이트가 열렸어. 이제 시민들은 안전하지 않지.”


순식간에 유신의 얼굴이 심각해지더니, 내 말에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난 날 지켜줄 누군가가 필요해.”

“그게 왜 난데?”


내 말에 유신이 눈썹을 찡그렸다.


“왜냐면 내가 널 도울 거니까.”


내 대답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이, 유신은 아예 크게 웃어버렸다.

그러고는 아주 황당하다는 듯이 날 쳐다본다.


“네가? 나를? 난 네 도움 필요 없는데?”


여전히 실소를 머금고 유신이 대꾸했다.


“아마 필요할 거야. 내 도움이. 아니, 정확히 네 여동생한테.”


내 말 한 마디에 유신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수많은 미래에서 난 알게 됐다.

유신이 A급 헌터로 거액을 벌어들이는데도 낡은 승용차를 계속 타고 다니는 이유.

몸을 무리해 가면서 계속해서 던전을 혼자 공략하는 이유.

모두 희소병을 앓고 있는 여동생의 치료비를 감당하기 위해서였다.

여자들의 환상처럼 멋진 자식.


날 바라보는 유신의 눈썹이 구겨졌다.


이놈, 지금 내 제안이 맘에 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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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8화> 밭을 좀 사겠습니다 (4) 23.10.04 12 0 12쪽
17 <17화> 밭을 좀 사겠습니다 (3) 23.10.01 14 2 10쪽
16 <16화> 밭을 좀 사겠습니다 (2) 23.09.28 19 1 12쪽
15 <15화> 밭을 좀 사겠습니다 (1) 23.09.27 19 1 12쪽
» <14화> 잿빛 하늘의 시대 (3) 23.09.26 22 2 11쪽
13 <13화> 잿빛 하늘의 시대 (2) 23.09.25 22 2 12쪽
12 <12화> 잿빛 하늘의 시대 (1) 23.09.24 26 2 12쪽
11 <11화> F급 헌터는 돈이 많다 (3) 23.09.23 26 2 13쪽
10 <10화> F급 헌터는 돈이 많다 (2) 23.09.22 31 2 13쪽
9 <9화> F급 헌터는 돈이 많다 (1) 23.09.21 36 1 11쪽
8 <8화> 마왕의 권능이 생겼다 (3) 23.09.20 42 1 13쪽
7 <7화> 마왕의 권능이 생겼다 (2) 23.09.19 44 1 13쪽
6 <6화> 마왕의 권능이 생겼다 (1) 23.09.18 59 1 11쪽
5 <5화> 내가 만찢남의 아들이라니? (2) 23.09.17 75 2 14쪽
4 <4화> 내가 만찢남의 아들이라니? (1) 23.09.16 96 4 16쪽
3 <3화> 괴수들이 피해 다니는 F급 헌터 (3) +1 23.09.15 106 3 15쪽
2 <2화> 괴수들이 피해 다니는 F급 헌터 (2) 23.09.15 113 2 12쪽
1 <1화> 괴수들이 피해 다니는 F급 헌터 (1) +1 23.09.15 139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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