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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마스터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에서 마왕 아들로 살아남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홈마스터
작품등록일 :
2023.09.15 17:54
최근연재일 :
2023.10.04 22:19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882
추천수 :
34
글자수 :
101,363

작성
23.09.18 17:09
조회
57
추천
1
글자
11쪽

<6화> 마왕의 권능이 생겼다 (1)

DUMMY

자세히 보니 뻥 뚫린 아치 창문에 거꾸로 매달려 웃고 있는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


검은 피부. 그리고 은발에 녹안.

저런 생김새라면 마족이 아닌가?

이제 난 마족이라면 징글징글하다.


나는 여자의 말을 무시한 채 몸을 일으켜 포탈 주변을 왔다 갔다 했다.

혹시 나를 인식하지 못해서 순간이동이 안 되나 하는 생각에서였다.


“히힛.”


마족 여자애가 웃음을 터뜨렸다.

내 처절한 몸부림이 우스꽝스러운 모양.


피융-!


“으하악!”


날아온 창이 아슬아슬하게 오브를 들고 있는 내 팔을 스치고 지나갔다.


“지구로 보내드릴게요. 소원 하나 들어주면.”


어린아이같이 천진한 얼굴의 마족 여자애의 입에서 날 놀리듯이 맑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소원? 그게 뭔데에엑?”


휴.

화살 하나가 방금 내 허리를 관통할 뻔했다.


“지금 말고 나중에요. 후불제.”

“그딴 거 안 속아!”


나는 이번엔 내 머리를 노리는 창을 피해 고개를 뒤로 확 재끼며 소리를 질렀다.

이 행성 것들은 아무도 믿을 게 못 된다.

내가 지구로 돌아가면 다 밀어버리겠어.


“당신한테 나쁜 건 아니에요. 물론 지구를 침략하는 것과도 관련 없고.”


“저놈이다! 죽여라!”


이제 마왕과 병사들과의 거리는 10미터로 좁혀져 있었다.

나는 다시 한번 주머니에서 폭탄을 꺼내 그들을 향해 던졌다.

다행히도 정통으로 폭탄을 맞은 다리가 완전히 끊겼다.


“그럼, 무슨 소원인데?”


나는 절박한 심정으로 포탈 가운데로 다시 점프하며 외쳤다.


“그런 게 있어요.”


누구는 생사의 갈림길에 서있는데 이 여자애는 아주 콧노래 부르고 난리 났다.


“까까가끼끼!”


아까보다 더 많아진 병사들이 부서진 다리를 사다리로 이어 건너오기 시작했다.

이젠 정말 시간이 없다.


“그럼 소원 들어줄 테니 당장 날 지구로 보······.”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눈앞이 캄캄해지며 몸이 롤러코스터를 탄 듯, 뒤흔들리기 시작했다.


“잊지 마요! 이힛!”


기분 나쁜 여자애의 목소리를 끝으로.


***


“허헉······. 허헉!”


나는 거센 숨을 몰아쉬며 어두운 동굴에 떨어졌다.

팔다리 먼저 확인하고······.

그 다음으로 중요한······.

저깄다!


나는 던전 구석에서 반짝이는 물체를 향해 네발로 기어갔다.

마왕의 고서와 에메랄드빛 오브.

내가 마왕의 서재에서 뭔지도 모르고 훔쳐 온 것들이었다.

이게 뭘까? 제발 쓸모 있는 거였으면 좋겠는데.


내가 책을 펼쳐 드는 순간,

위잉- 공명음이 울리더니 시스템 창이 눈앞에 떠오르고 고서가 사라졌다.


[‘괴수를 길들이는 99가지 방법’ 고서를 습득하셨습니다.]

[책의 힘이 몸 안에 깃듭니다.]

[‘괴수들의 주인’ 특성을 획득하셨습니다.]

[전용 특성 효과로 ‘괴수 길들이기’ 스킬 Lv.1을 획득하셨습니다.]


정신없이 머릿속에서 시스템 안내 메시지가 울려퍼졌다.

특성스킬 획득이라고?


나는 황급히 시스템 창에서 내 기본정보를 열었다.

헌터가 된지 5년 동안 스킬 하나 획득 못했던 나였다.

다른 헌터들이 그동안 날 얼마나 멸시했던가.

심장이 쿵쾅거렸다.


종합 레벨: Lv.1

-체력: 5

-근력: 5

-민첩: 5

-마력: 5

전용 특성: 괴수들의 주인

전용 스킬: 괴수 길들이기 Lv.1


진짜다!

특성과 스킬이 생겼다.


울면 안 되는데······.

막 눈물이 눈 앞을 가린다.

나는 시스템 창을 눌러 세부 특성을 확인했다.


[전용 특성: 괴수들의 주인]

당신은 모든 괴수의 위에 군림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괴수들의 주인’입니다. 훈련을 통해 괴수들을 길들여 아군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전용 스킬: 괴수 길들이기(Lv.1)]

괴수를 세뇌해 아군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입니다. 레벨이 올라갈수록 지속 시간이 증가합니다.

-지속 시간: 10초

-세뇌 확률: 10%


특성과 스킬을 확인한 나는 바닥에 그만 엎드리고 말았다.

감정이 북받쳐온다.

진짜 스킬이 생겼다!


“드디어, 내가! 내가아아악! 김지우가아아아악! 특성이 생겼다! 스킬이 생겼다고! 나는 무려 괴수들의 주인이다아악!”


내 감정에 북받친 목소리가 메아리쳐 다시 나에게로 돌아왔다.

나는 감동의 눈물을 훔치고 난 다음 오브를 두 손으로 집어 들었다.

오브를 바라보자, 오브가 빛을 발산하며 손에서 사라진다.

그리고 눈앞에 다시 뜬 시스템 창.


[‘시간의 오브’를 습득하셨습니다.]

[마왕의 권능이 몸 안에 깃듭니다. 마왕의 피를 가진 자만 ‘시간의 오브’를 다룰 수 있습니다······.]

[당신은 마왕의 피를 물려받은 자입니다.]

[마왕의 권능이 당신의 몸 안에 깃듭니다.]

[‘미래를 보는 자’ 전용 특성을 획득합니다.]

[앞으로 ‘시간의 오브’를 통해 미래를 보실 수 있습니다.]


뭐라고?

눈앞의 시스템 창이 홀연히 사라졌다.

미래를 볼 수 있다고······?


그럼 로또 번호도 미리 보고?

던전 들어가기 전에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 먹어 보고, 막?


이거 완전 대박 아닌가!


“끼야얏!”


나는 너무 기쁜 나머지 오브를 들고 펄쩍 뛰어올랐다.

나를 향해 다가오는 발소리도 듣지 못한 채.


“뭐야? 이런 아늑한 곳에서 체조나 하고 있었던 거야? 아기 고블린은? 설마 놓친 거야?”


유신이 신경질적으로 검집에 칼을 넣으며 한심하다는 듯 혀를 끌끌 찼다.


뭐야?

유신 정도라면 C급 던전을 클리어하는 데 3시간은 걸렸을 텐데?

이 세계에서는 꼬박 하루 있었고······.

지구가 시간이 더 느리게 흐르는 건가?

그것도 개이득이다!


“유신아!”


나는 그대로 달려가 유신의 품에 바락 안겼다.


***


“여깄습니다, 매니저님.”


나는 실실 웃으면서 헌터관리국 소속 매니저 앞에 유신의 마석 자루를 털썩 내려놓았다.


“아, 네네······.”


내 미소가 부담스러웠던 모양인지, 매니저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마석 자루 안에서 마석을 꺼내 무게를 측정하기 시작했다.

그 사이 참가비를 받아온 유신이 나에게 봉투를 내밀었다.


“자. 네 몫. 참가비 100만 원에 약속한 50만 원 더 얹어서.”


유신이 내민 봉투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다.

백오십만 원?


이제 필요 없다.

나 부자다.


나오면서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로또 당첨되는 것보다도 돈 벌 수 있는 게 많다.

게이트 발생 지역을 미리 봐서 거기에 땅을 사놓고 정부 보상을 받아도 되고,

매년 연말에 열리는 헌터 세계 리그에서 1위 될 헌터에게 돈을 왕창 걸고 딸 수도 있다.

헌터 매니지먼트를 만들어서 앞으로 각성할 일반인들을 엄청 모아도 되고,

돈 벌 수 있는 건 그야말로 무한가지!


“너 가져.”


고로, 난 지금 백오십만 원이 필요 없다.

무겁고 귀찮을 뿐이다.


“뭐?”

“너 가지라고.”


유신이 별 미친놈 다 보겠다는 표정으로 날 쳐다봤다.

나는 실실거리며 유신을 도와 가져 온 나머지 부산물을 부산물 판매대에 올려뒀다.


“이 미친놈이? 너희 할머니할아버지 고생하시는 거 생각도 안 하고?”


영 내 정신상태가 걱정되었던 모양인지, 유신이 부산물을 정리하는 내 뒤에 바싹 따라붙었다.

아,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고생 참 많으셨지.

고생 끝났습니다, 어르신들!

남은 생 평안하게 보내세요.


“너······. 설마 내 아이템 빼돌렸냐?”


그럴 리가.

관심도 없다, 이젠.

내가 아무 말이 없자, 유신이 상상의 나래를 제멋대로 날개를 펼쳐서 막 훨훨 날아가고 있는 모양이었다.


“으흐흥~ 니니노니~”


아, 흥을 자제 좀 해야 할 텐데 제멋대로 콧노래가 막 나오네.


솔직히 이해 좀 해줘야 한다.

아무도 모르는 이 세계에서 피주머니로 쓰일 뻔하다가 이제 막 금의환향했다.

게다가 내가 없으면 마왕이 군대 이끌고 지구로 쳐들어오지도 못한단다.

이게 얼마나 꿀······.


퍽!


“우와앗!”


방심한 틈을 타 유신이 내 뒤통수를 가격했다.


“이 새끼가 처돌았나······. 괴수한테 마법이라도 걸린 거냐? 그러고 보니 여기저기 생채기가 난 거 같기도 하고······.”


유신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내려다봤다.

근데······. 아픔 따윈 느껴지지 않는다.

지금 나보고 괴수들의 주인이라는데, 이딴 게 대수냐 지금!


내가 그래도 실실 웃자, 유신의 표정이 점점 구겨진다.

날 당장 병원에라도 처넣을 것만 같은 표정.


나는 웃음을 억지로 참아내며, 최면을 걸었다.

나는 지금 F급 헌터 김지우 쭈구리로 굴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이 날 정신병원에 처넣을 것이다.

현명하게 행동해야 한다, 현명하게······.


“미안. 던전에서 잠을 푹 잤더니.”


유신이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피식 어이없는 웃음을 터뜨렸다.


“자, 돈 받아. 너 이거 필요하잖아. 내가 50만 원 더 넣었어.”


이욜? 이런 따스한 구석이?

싸가지 없는 놈인 줄 알았는데 인정은 좀 있나 보다.

나는 다시 쭈구리 모드로 두 손으로 봉투를 받아 들고는 꾸벅 고개를 숙였다.


“가, 감사합니다!”


감격스러운 말투는 덤이다, 이눔아!


“그래.”


유신은 그제야 나에게 의심스러운 눈길을 거두고 부산물을 정산 받는 데 집중했다.


“어머, 유신이다!”

“대박. 오늘도 엄청 잡았네?”

“저게 도대체 다 얼마야.”

“와, 진짜 유신이랑 결혼하는 여자는 누굴까?”


슬슬 유신을 발견한 여자들이 수군거리며 유신에게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젠 하나도 안 부럽다.

나도 곧이다.


유신보고도 저 난린데, 다들 곧 내 실력 보면 아주 자지러지겠지.

슬슬 난 빠져줘야겠군.

우리 할무이, 할부지도 보고 싶고 말이야.

나는 여자에게 둘러싸여 버린 유신을 두고 가벼운 마음으로 헌터관리국을 나섰다.


광장을 지나서 “지우네 떡볶이” 빨간색 간판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몇몇 헌터들이 가판대에서 어묵을 먹고 있고, 유리창 너머로는 일하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이 보였다.

선랑 때문에 깨졌던 유리창은 금세 갈아 끼운 모양이지.

하여간 부지런하시기도 하지.


할머니할아버지의 실루엣을 보자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할머니, 할아버지 저 돌아왔어요!

죽다 살아왔으니 두 손 가득하게 가는 게 좋겠지.


나는 우리 분식집을 앞에 두고 뒤쪽 골목으로 향했다.

헌터관리국 뒤로는 거대한 메이지 백화점이 자리하고 있었다.

서울에서 제일 비싼 것들만 파는 곳.

대한민국 상류층만 누릴 수 있는 물건들이 있는 곳이었다.


“쟤 아까 걔 아니야?”


목소리가 난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낯익은 얼굴이다.

어제 아침에 F급 던전에서 만났던 애다.

쟤한테는 바로 오늘 아침이겠지만.


“설마 메이지 백화점 가는 거야? F급 주제에 네가 저길 갈 돈이 어딨어서 가냐?”


반짝이 무리는 실실대며 나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하······. 진짜 벌써 피곤하다.


“어이! 백화 점 가? 돈 좀 있나 봐?”


이 자식들, 딱 봐도 삥 뜯을 모양새.

날 천천히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간다.


그럼 땡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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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스에서 마왕 아들로 살아남기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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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8화> 밭을 좀 사겠습니다 (4) 23.10.04 11 0 12쪽
17 <17화> 밭을 좀 사겠습니다 (3) 23.10.01 13 2 10쪽
16 <16화> 밭을 좀 사겠습니다 (2) 23.09.28 18 1 12쪽
15 <15화> 밭을 좀 사겠습니다 (1) 23.09.27 19 1 12쪽
14 <14화> 잿빛 하늘의 시대 (3) 23.09.26 21 2 11쪽
13 <13화> 잿빛 하늘의 시대 (2) 23.09.25 22 2 12쪽
12 <12화> 잿빛 하늘의 시대 (1) 23.09.24 24 2 12쪽
11 <11화> F급 헌터는 돈이 많다 (3) 23.09.23 26 2 13쪽
10 <10화> F급 헌터는 돈이 많다 (2) 23.09.22 30 2 13쪽
9 <9화> F급 헌터는 돈이 많다 (1) 23.09.21 36 1 11쪽
8 <8화> 마왕의 권능이 생겼다 (3) 23.09.20 40 1 13쪽
7 <7화> 마왕의 권능이 생겼다 (2) 23.09.19 44 1 13쪽
» <6화> 마왕의 권능이 생겼다 (1) 23.09.18 58 1 11쪽
5 <5화> 내가 만찢남의 아들이라니? (2) 23.09.17 74 2 14쪽
4 <4화> 내가 만찢남의 아들이라니? (1) 23.09.16 95 4 16쪽
3 <3화> 괴수들이 피해 다니는 F급 헌터 (3) +1 23.09.15 105 3 15쪽
2 <2화> 괴수들이 피해 다니는 F급 헌터 (2) 23.09.15 110 2 12쪽
1 <1화> 괴수들이 피해 다니는 F급 헌터 (1) +1 23.09.15 137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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