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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안 님의 서재입니다.

방순덕, 저승에서 돌아오다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명안
작품등록일 :
2021.05.12 12:39
최근연재일 :
2021.08.06 06:00
연재수 :
120 회
조회수 :
27,395
추천수 :
994
글자수 :
378,592

작성
21.06.09 06:00
조회
199
추천
9
글자
7쪽

60화. 예방접종(1)

DUMMY

- 흠, 그런가?


“할머니는 저한테도 생각으로 말 전하시는 거잖아요, 검둥이도 할머니 말은 알아듣는다면서요.”


- 그게 뭐라고?


“텔레파시라고요.”


개가 된 순덕이 새로운 단어를 하나 배웠다.


순덕이 인희에게 물었다.


- 10일 날이 인한이 졸업식 아녀?


“예, 맞아요. 사실 할머니가 병원에 계신 줄 알았을 때 저 혼자 고민 많이 했어요. 오빠가 괜찮다 해도 마음이 좀 우울해지더라고요.”


순덕이 그 마음을 왜 모를까?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도, 중학교를 졸업할 때에도 인한은 오로지 순덕과 인희만 가서 축하해주었다.


그런데 고등학교 졸업식은 이런 몸으로는 교문 안에 들어가지도 못할 테니 난감한 것이 사실이었다.




밤 10시가 넘어서 인한이 들어왔다.


“할머니, 다녀왔어요.”


- 그려, 고생혔어. 인한이, 잠깐 나 좀 보자.


“왜요? 무슨 일 있으세요?”


- 인희, 너 저기 서랍장 열어봐.


인희가 순덕이 가리키는 서랍장을 열었다.


- 거기 옷 밑에 들춰보면 검은 천 가방 보이지? 그거 꺼내봐.


인희가 잠시 뒤적거리더니 천 가방을 꺼냈다.


“열어봐요?”


- 인한이한테 열어보라고 줘.


인한이 제 앞에 놓인 천 가방을 보고 어리둥절한 얼굴로 순덕을 바라보았다.


- 아, 뭐 혀? 열어봐.


인한이 열자 통장이 우루루 쏟아졌다.


인한과 인희 눈이 동그래졌다.


“우와! 이게 모두 몇 개야?

- 거기 강인한 19살이라고 쓰인 거 보이지? 열어봐.


인한이 제 이름이 쓰인 통장을 들춰보았다.


“우와! 천만 원이네요.”


“어디어디, 나도 좀 보여줘.”


순덕이 인한에게 말했다.


- 졸업 축하혀. 축하해주는 가족이 적다고 서운해 말어. 그거로 니 하고 싶은 거 혀.


“우-와! 정말요? 할머니, 그 말씀 정말이죠?”


- 왜? 하고 싶은 거 있어?


“아, 아뇨, 아직··· 생각해봐야죠. 그런데 정말 제 맘대로 써도 되죠?”


- 응, 근디 도박은 안 돼. 알지?


“에이, 할머니, 이 돈을 그런 곳에 쓸 수는 없죠.”


인희가 불쑥 둘 사이를 비집고 들어왔다.


“할머니, 저는 없어요?”


- 니가 졸업혀?


“헤헤헤. 그건 아···니죠?”


- 그럼 졸업 때까지 기달려.




결국 10일 날 졸업식에는 인희와 양 주방장이 학교에 가서 축하해주었다.


순덕은 검둥이와 집에 머물렀다.


주인공 인한과 인희, 양 주방장이 같이 중국집에서 점심을 먹고, 인희만 집으로 돌아왔다.


- 졸업식은 잘 혔남?


“예, 양 주방장님께서 와주셔서 든든했어요. 같이 사진도 찍고요. 오빠랑 양 주방장님은 점심 먹고 바로 식당으로 갔어요.”


- 에휴, 그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겄다.


“왜요? 좋은 거죠. 졸업도 하기 전에 취직된 거니까 얼마나 좋아요. 헤헤헤헤헤.”


- 너 같으면 졸업하자마자 식당일 하고 싶냐?


“아-뇨, 저는 안 그럴 거예요.”


- 저봐, 저봐. 어여 졸업장하고 사진이나 보여봐.


인희가 인한의 졸업장과 사진을 보여주자 한참을 들여다보던 순덕이 말했다.


- 1년 뒤에 졸업식 다시 허면 어뗘?


“음···. 졸업식을 다시 할 수는 없겠지만 할머니가 본래 몸으로 돌아오시면 축하해야죠.”


- 그려, 그려. 꼭 그러자.




인희는 2월 내내 검둥이 옆에 붙어있다시피 했다.


그 정성만큼 검둥이도 잘 먹고 정말 잘 잤다.


몸도 쑥쑥 컸다.


몸도 꼬리도 처음보다 확실히 컸다고 알아볼 수 있을 만큼 커졌다.


아직도 아장대는 수준이지만 뛰는 시늉도 했다.


대문에서 보면 거실에 검은 실뭉치가 굴러다니는 정도로 보였으나 인희 눈에도 순덕 눈에도 대견하게 보였다.


검둥이는 암컷이라서 그런지 흰둥이 어릴 때처럼 나대지는 않았다.


낮에는 인희 혼자서 흰둥이가 있는 병원을 다녀왔다.


여전히 인희만 보면 흰둥이가 사람처럼 웃는다고 했다.


이제는 순덕의 몸속에 들어간 흰둥이 입에서 ‘밥’ 비슷한 단어가 나왔다고 했다.


고마워 할 때에는 기도하듯 손도 모은다고도 했다.


병원을 다녀온 인희가 말하는 흰둥이 이야기를 듣다 보면 흰둥이는 정말 인간이 되어가고 있는지도 몰랐다.


늦은 저녁이 되면 검둥이를 이불로 잘 감싼 인희는 순덕과 함께 식당으로 향했다.


거기서 인한과 종업원들과 같이 저녁을 먹고, 정리를 마치고 들어오면 11시가 가까워지는 경우가 많았다.


정리하는 동안 순덕과 검둥이는 비닐 천막 안에서 얌전하게 기다렸다.




2월도 벌써 15일을 넘어갔다.


인희가 순덕이 먹는 토스트에 아주 약하게 무엇인가를 뿌리는 것이 순덕 눈에 딱 걸렸다.


- 뭐여?


“···할머니, 그냥 드시면 안 돼요?


- 아, 뭔디?


“구충제···.”


- 뭐시여?


“이것도 적어도 2달에 한 번은 드셔야 해요.”


- 아니, 내가 밖에서 뭘 주워 먹기를 허냐, 안 먹어두 될 거잖어!


“에이, 몸은 흰둥이 몸인데? 할머니도 가끔 개처럼 행동하시잖아요. 본인도 모르게 그럴 수 있어요. 드시는 게 나아요.”


- 아이구, 내 팔자야. 니 맘대로 혀.


인희는 저를 닮아 한 고집 했다.


해야겠다 싶으면 지려고 들지를 않았다.


‘늙은 내가 따라가야지 젊은 놈을 이기겄어?’


참 포기가 빠른 순덕이었다.


순덕의 정신이 건강한 이유이기도 했다.




검둥이가 태어난 지 2개월 즈음 된 2월 중순경이었다.


인희는 그때부터 5월 말까지 격주 주말마다 검둥이를 데리고 부지런히 동물병원을 드나들었다.


- 뭘 그리 어린놈을 데리고 예방접종을 혀? 좀 더 크고 허지.


“할머니, 흰둥이도 요 정도 자랐을 때쯤 시작했어요. 지금 해줘야 튼튼하게 큰대요.”




아무 것도 모르고 인희 손에 안겨 동물병원을 다녀온 날이면 검둥이가 자기에게 있었던 일을 순덕에게 일러바쳤다.


- 이상한 걸로 저를 아프게 했어요. (끼잉 끼잉 낑 끼잉)


- 그게 주사라는 거여, 너 그거 맞아야 안 아프고 커. 그냥 맞어.


검둥이한테도 텔레파시라는 것이 통한다는 것을 안 이후로 순덕은 짖지 않고 대화할 수 있었다.


- 아파요. 힝. 아파요. (끼잉 낑 낑)


- 이리와.


순덕이 부르자 검둥이가 순덕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주사 맞고 3~4일은 병든 병아리마냥 졸기도 했고, 끙끙대며 아프다고 칭얼대기도 했다.




3월에 접어든 검둥이는 2월보다는 덜 했으나 여전히 잠이 많았다.


순덕은 검둥이가 쑥쑥 크는 모습을 보면서 ‘애들은 역시 먹고 놀고 자는 게 보약’이라고 끄덕였다.


“아얏!”


검둥이와 장난치던 인희가 제 손가락을 물렸는지 검둥이에게 내밀었던 손가락을 쥐어 잡았다.


- 다쳤어?


“살짝 피부만 긁힌 거 같아요.”


- 얘 많이 컸어. 니 손가락 정도는 구멍 낼 겨.


인희는 그때부터 수건을 가지고 검둥이와 장난을 쳤다.


인희는 시간만 되면 검둥이에게 사료를 가지고 놀이 같은 훈련을 반복했다.


목줄에도 익숙해지고, 앉아, 엎드려 같은 말을 미리 자주 들려줘서 사회화를 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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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87화. 이선미 살인 사건(5) +6 21.06.23 202 8 7쪽
86 86화. 이선미 살인 사건(4) +6 21.06.22 196 8 7쪽
85 85화. 이선미 살인 사건(3) +9 21.06.21 186 8 8쪽
84 84화. 이선미 살인 사건(2) +6 21.06.21 180 7 8쪽
83 83화. 이선미 살인 사건(1) +4 21.06.20 187 7 7쪽
82 82화. 고양이 테러 사건(8) +2 21.06.20 185 6 7쪽
81 81화. 고양이 테러 사건(7) +4 21.06.19 196 6 7쪽
80 80화. 고양이 테러 사건(6) +6 21.06.19 195 7 7쪽
79 79화. 고양이 테러 사건(5) +6 21.06.18 183 7 8쪽
78 78화. 고양이 테러 사건(4) +7 21.06.18 189 7 7쪽
77 77화. 고양이 테러 사건(3) +11 21.06.17 189 10 7쪽
76 76화, 고양이 테러 사건(2) +9 21.06.17 191 6 7쪽
75 75화. 고양이 테러 사건(1) +9 21.06.16 197 9 7쪽
74 74화. 거대한 그림자(3) +7 21.06.16 188 7 7쪽
73 73화. 거대한 그림자(2) +8 21.06.15 212 9 7쪽
72 72화. 거대한 그림자(1) +7 21.06.15 206 9 7쪽
71 71화. 인한 운전면허 따다 +8 21.06.14 213 9 7쪽
70 70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4) +6 21.06.14 193 8 7쪽
69 69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3) +8 21.06.13 191 8 7쪽
68 68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2) +2 21.06.13 191 7 7쪽
67 67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1) +6 21.06.12 208 6 7쪽
66 66화. 개도둑 사건(5) +5 21.06.12 201 9 7쪽
65 65화. 개도둑 사건(4) +11 21.06.11 203 11 7쪽
64 64화. 개도둑 사건(3) +7 21.06.11 200 9 7쪽
63 63화. 개도둑 사건(2) +10 21.06.10 200 10 7쪽
62 62화. 개도둑 사건(1) +4 21.06.10 233 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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