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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안 님의 서재입니다.

방순덕, 저승에서 돌아오다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명안
작품등록일 :
2021.05.12 12:39
최근연재일 :
2021.08.06 06:00
연재수 :
120 회
조회수 :
27,081
추천수 :
994
글자수 :
378,592

작성
21.06.14 06:00
조회
212
추천
9
글자
7쪽

71화. 인한 운전면허 따다

DUMMY

71화



“너 미쳤어? 할머니는 모르시니까 그러셨다고 치자. 밖에서 사람을 문 개를 어떻게 취급하는지 알고 한 행동이야? 만약에 그 못된 남자가 흰둥이를 안락사 시키라고 나오면 어쩔 건데?”


인희는 아직 그런 부분까지 생각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었다.


또래보다 영리하게 구는 건 사실이었지만 반려견이 우리 사회에서 어떤 취급을 당하는 것까지 알지는 못했다.


‘괜히 말했다가 본전은커녕 욕만 바가지로 먹네.’


인희는 인한에게 이야기한 것을 후회했다.


그러나 인희도 판단력이 빠른 편이라 자신이 얼마나 위험한 행동을 한 건지 인한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충분히 이해했다.


할머니인 순덕을 큰 위험에 빠뜨릴 뻔 한 것은 틀림없었다.


만약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면 생각하기도 끔찍한 일이 벌어졌을 것이었다.


인한의 호통은 인희에게 오히려 지금까지 순덕과 가족에게 일어났던 많은 일들을 무사하게 넘어왔다는 사실을 감사하게 여겨야 할 상황이라는 것을 깨닫게 했다.


겁도 없이 뉴스에 나올 일을 더 만들다니, 인한이 보기에 인희의 행동은 철부지도 그런 철부지가 없었던 것이다.


옆에서 모든 걸 듣고 있던 순덕이 풀이 죽어 인한의 눈치를 보았다.


- 인희 잘못 아녀. 내가 하자고 혔어. 인한아, 앞으로 다신 안 그럴 테니까 화 풀어.


“할머니도 인희랑 똑 같아요. 애가 철없는 소리를 하면 저하고 의논을 하셨어야죠. 거기에 동조해서 사건을 빵 터뜨리면 제가 ‘아휴, 할머니 아주 잘하셨어요.’ 그럴 줄 아셨어요? 예? 경찰들이 할머니를 찾으러 다닐 수도 있어요. 경찰들이 할머니를 개로 보겠어요, 사람으로 보겠어요! 이게 할머니가 알아서 하신다는 거였어요? 할머니도 사건이 조용해질 때까지 인희 데리러 가는 거 그만 두세요.”


순덕은 얼굴이 시뻘게져 씩씩거리는 인한의 눈치를 보며 그러겠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


‘흐미, 독한 놈, 뭘 그걸 가지고 그렇게까지 말을 해. 쩝.’


순덕이 인한의 눈치를 보자 검둥이도 인한의 눈치를 보았다.


순덕이 검둥이에게 한마디 했다.


- 너는 눈치 안 봐도 되는 거여.


그러나 눈치가 말짱한 검둥이가 분위기가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모를 리 없었다.


인한과 순덕의 눈치를 살피던 검둥이가 조심스레 제 자리로 가서 몸을 말고 누웠다.


순덕은 인한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기에 내색하지 못하고 속으로 불만을 삼켰다.


인한은 그 사건 이후 하루 종일 인희와 순덕과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 후로 그 남자는 인희네 학교 근처에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6월도 이제 3일 남았다.


인희를 배웅하고, 식당 뒤쪽 천막에 들어선 순덕과 검둥이 앞에 인한이 실실 웃으며 다가왔다.


온 몸으로 자신감을 뿜뿜 풍기며 가슴을 쫙 펴고 들어선 인한의 모습에 순덕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이놈이 허파에 바람이라도 들어갔나, 왜 이려?’


순덕이 어리둥절한 눈으로 인한을 바라보자 인한이 주머니에서 뭔가를 아주 거만하게 꺼내들었다.


“흐하하하하하. 할머니, 이거 보이세요?”


- 잉? 그게 뭐여?


“운전면허증입니다.”


- 뭐여? 운전 뭐?


“저 운전면허 땄다고요.”


- 에이그, 망할 놈, 기어코 그걸 땄냐, 지금 같은 때에?


“마음먹었을 때 따는 게 좋은 거죠. 보세요. 저 아무 일 없이 땄잖아요.”


눈앞에서 운전면허증을 흔들어 보이는 인한을 보고 순덕이 한숨을 내쉬고는 한 마디 했다.


- 좋냐?


“좋죠. 흐하하하하하하하.”


검둥이가 인한의 운전면허증을 장난감이라고 생각했는지 입으로 물어 당기려 하자 인한이 장단을 맞춰주었다.


신나게 인한의 운전면허증을 물려고 뛰어오르던 검둥이가 드디어 지쳤는지 헥헥거리며 순덕에게 다가와 벌러덩 누워 배를 드러냈다.


- 근디 언제 공부혀서 딴 겨?


"아침 식당 오기 전에 운전학원 다녔어요. 마음먹으니 그냥 하게 되던데요. 음하하하하하."


내친 김에 인한은 지난번 졸업을 축하한다며 순덕이 준 예금과 제 적금을 탈탈 털어 H사의 소형차 애밴스를 뽑았다.


운전을 시작한지 일주일 만에 한 차례 접촉사고로 범퍼를 갈았고, 한 번의 신호위반 딱지도 기념으로 끊었다.


순덕의 잔소리가 부적처럼 인한을 따라다녔지만 인한은 그래도 좋다며 입을 귀에 걸고 기회만 되면 열심히 차를 몰고 다녔다.




어느덧 7월로 접어들었다.


첫날부터 하늘이 흐려지더니 연일 삼사 일씩 비가 오다가 하루 이틀씩 해 나오기를 반복했다.


인천이라는 지역이 본래 비가 많이 오는 곳은 아니라서 일요일을 빼고는 잠깐씩 내린 것이 다였지만 습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인한이 순덕과 검둥이를 위해 작은 선풍기를 천막에 들여놓았다.


날씨가 많이 더워지고 습해지자 한낮이 되면 종업원 중에 천막 안으로 들어서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식당 안이 시원하니 그곳에 있고 싶은 게 당연했다.


7월이 비와 함께 지나가 어느새 인희가 방학하는 날이었다.


비가 오고 있었지만 일찍 학교를 마치는 인희를 데리러 순덕이 나서자 검둥이도 따라나섰다.


교문에 도착하자 곧 우산을 쓴 인희가 밖으로 나왔다.


얼굴표정이 시무룩했다.


- 왜? 또 뭔 일 있어?


“방학이 겨우 이주일이래요. 방학식만 했지, 내일부터 일요일까지 겨우 5일 쉬고 나오래요. 내가 고3도 아닌데···. 아예 방학이라고 말을 말던가. 무늬만 방학을 뭐 하러 만든대요?”


인희가 순덕에게 불만을 터뜨렸다.


- 뭐 어쩌겄어. 공부 혀야지.


“힝, 방학은 방학 같아야죠. 이게 뭐야···. 할머니, 우리 오랜만에 산에라도 갈까요?”


- 잉? 집 뒤 산?


“아뇨, 하루라도 가족끼리 산에라도 갔다 오자고요. 어차피 바다는 안 가실 거잖아요.”


- 이 몸뚱이로 바다를 가서 뭐 혀···. 인한이는 뭐래?


“지금은 식당 바쁘대요. 맨날 식당, 식당.”


- 매인 몸은 그런 겨. 8월 1일부터 4일까지 쉰다며?


“저는 그때 학교 나가야 하잖아요. 힝, 정말 싫어···.”


- 그럼 어쩌자고?


“내일 저녁부터 모레 저녁까지라도 어디든 가요, 네?”


- 내일도 비오면 어쩌려구.


“일기예보에 내일과 모레는 비 안 온대요. 그러니 가요, 네?”


결국 식당에 도착한 인희는 순덕과 인한을 졸라 내일 점심시간이 끝나는 3시부터 다음날 저녁까지 가평 승안천 근처 팬션에서 하룻밤 자고, 다음날 인근 맛집에서 음식도 먹고 오기로 했다.


팬션은 주중이고 아직 본격적인 휴가가 시작되기 전임에도 성수기라며 평소보다 값을 높게 불렀지만 사람이 적어 한적하고, 순덕과 검둥이가 편하게 산책하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에 인한이 예약을 했다.


저녁이 되자 인한과 인희가 다시 순덕 몸을 한 흰둥이를 보러 병원을 갔다.


그런데 돌아온 인한과 인희의 표정이 썩 밝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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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91화. 나 여친 있어. +6 21.06.29 190 7 7쪽
90 90화. 이선미 살인 사건(8) +10 21.06.28 192 8 7쪽
89 89화. 이선미 살인 사건(7) +9 21.06.25 203 9 7쪽
88 88화. 이선미 살인 사건(6) +4 21.06.24 186 7 7쪽
87 87화. 이선미 살인 사건(5) +6 21.06.23 197 8 7쪽
86 86화. 이선미 살인 사건(4) +6 21.06.22 193 8 7쪽
85 85화. 이선미 살인 사건(3) +9 21.06.21 182 8 8쪽
84 84화. 이선미 살인 사건(2) +6 21.06.21 179 7 8쪽
83 83화. 이선미 살인 사건(1) +4 21.06.20 185 7 7쪽
82 82화. 고양이 테러 사건(8) +2 21.06.20 183 6 7쪽
81 81화. 고양이 테러 사건(7) +4 21.06.19 194 6 7쪽
80 80화. 고양이 테러 사건(6) +6 21.06.19 191 7 7쪽
79 79화. 고양이 테러 사건(5) +6 21.06.18 181 7 8쪽
78 78화. 고양이 테러 사건(4) +7 21.06.18 184 7 7쪽
77 77화. 고양이 테러 사건(3) +11 21.06.17 188 10 7쪽
76 76화, 고양이 테러 사건(2) +9 21.06.17 188 6 7쪽
75 75화. 고양이 테러 사건(1) +9 21.06.16 196 9 7쪽
74 74화. 거대한 그림자(3) +7 21.06.16 186 7 7쪽
73 73화. 거대한 그림자(2) +8 21.06.15 208 9 7쪽
72 72화. 거대한 그림자(1) +7 21.06.15 201 9 7쪽
» 71화. 인한 운전면허 따다 +8 21.06.14 213 9 7쪽
70 70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4) +6 21.06.14 193 8 7쪽
69 69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3) +8 21.06.13 189 8 7쪽
68 68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2) +2 21.06.13 189 7 7쪽
67 67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1) +6 21.06.12 207 6 7쪽
66 66화. 개도둑 사건(5) +5 21.06.12 199 9 7쪽
65 65화. 개도둑 사건(4) +11 21.06.11 201 11 7쪽
64 64화. 개도둑 사건(3) +7 21.06.11 196 9 7쪽
63 63화. 개도둑 사건(2) +10 21.06.10 198 10 7쪽
62 62화. 개도둑 사건(1) +4 21.06.10 231 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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