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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안 님의 서재입니다.

방순덕, 저승에서 돌아오다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명안
작품등록일 :
2021.05.12 12:39
최근연재일 :
2021.08.06 06:00
연재수 :
120 회
조회수 :
27,298
추천수 :
994
글자수 :
378,592

작성
21.06.18 06:00
조회
186
추천
7
글자
7쪽

78화. 고양이 테러 사건(4)

DUMMY

인한이 인희를 태우고 집으로 돌아왔다.


인한이 인희의 주문을 받아 오랜만에 요리를 했다.


아침에는 주로 토스트 등으로 때웠고, 점심과 저녁은 뼈해장국 식당에서 해결하는 바람에 가족끼리 모여서 음식을 해먹은 것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만든 음식은 파스타였다.


순덕과 검둥이에게는 고구마와 단호박을 쪄서 으깨 뭉친 것을 주었다.


순덕이 물었다.


- 너그는 그거 먹고 나는 왜 이거만 줘?


순덕이 따지는 와중에 검둥이는 이미 맛있게 먹고 있었다.


인희가 말했다.


“견용 파스타는 따로 만들어야 할 거예요. 일단 드셔 보세요. 맛있을 건데···.”


“응. 할머니, 파스타 드시고 싶으시면 다음에 따로 재료 주문해서 만들어드릴게요.”


- 아, 됐어. 하긴 이 입으로 먹을 거면 안 먹는 게 낫겄어. 사방에 다 튀고 지저분해질 겨.


순덕은 인간의 몸으로 있었을 때 너무 익숙한 음식이라 내심 ‘줄려면 고기를 주지’하는 마음이었지만 일단 검둥이가 맛있게 먹으니 자기도 먹어보기로 했다.


- 오! 맛있구먼. 쩝, 쩝.


인한이 가슴을 펴며 다시 말했다.


“그것 보세요. 괜히 드셔보지도 않고···.”


오랜만에 집에서 먹는 저녁 식사는 모두를 만족스럽게 했다.


상을 치우가 순덕이 입을 열었다.


- 인희야, 오늘 우리 뒷산 언덕에서 고양이 시체가 나왔어.


“쯧쯧, 길냥이가 죽었어요?”


- 글씨, 길냥인지는 모르겠고, 언 놈이 잔인하게 죽인 거 같어.


인한이 입을 열었다.


“오늘만 발견된 게 아니야. 어제도 한 마리 죽어 있었어. 그런데 죽은 지 며칠은 된 거 같았어. 두 마리 다 잔인한 방법으로 죽였더라고.”


인희가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


“그럼 누가 이유도 없이 길냥이를 해코지 한 거야? 어떤 미친놈이래?”


인한이 인희 말을 듣고 자신의 생각을 덧붙였다.


“한 사람이 그런 건지 그 이상의 사람이 그런 건지는 몰라. 하지만 우리 주변에서 짐승의 시체가 자꾸 나온다는 것은 위험한 사람들이 근처에 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오빠 말은 우리 조심해야 한다는 이야기야?”


“그렇지. 지난번 방송에서도 그러는데 길냥이 죽이고, 개 죽이고, 이런 사람들이 나중에는 사람도 해칠 수 있다더라. 그런데 우리 뒷산에서 벌써 두 마리가 나왔어. 장소도 거의 같아. 경찰에 신고를 했는데 누군지 알기 어려울 거라고 하더라고. 무조건 조심하고 보자.”


“오빠, 내 생각에는 할머니와 검둥이가 더 조심해야 할 거 같은데?”


- 허이구, 나헌티 걸리면 상황 끝이여.


“흐하하하하하. 그건 인정!”


심각한 이야기가 웃음으로 마무리 됐다.


***


8월 4일 아침 7시, 수영은 엄마 민정숙이 운전하는 차에 올라탔다.


학교 전 정거장까지 가면서 민정숙이 근심스러운 얼굴로 수영을 힐끗거렸다.


“왜, 또?”


엄마가 저를 힐끔거리는 것을 모를 리 없는 수영이었다.


“너, 이거 그만하면 안 돼?”


“응. 안 돼. 이건 약속이야, 길냥이와의 약속.”


“대신 후원비를 내면 되잖아. 너 이렇게 공부시간 뺏기는 게 얼마나 아까운 건지 알아? 거기다 넌 몸도 약한데 나쁜 병이라도 옮으면 어떡하려고 그래?”


“······.”


‘또 시작이야.’


수영은 아예 입을 닫고 창밖만 바라보았다.


결국 한숨을 푹푹 쉬던 민정숙이 수영을 내려주고 갔다.



수영은 사료로 무거운 가방에 치여 몸이 더 작아보였다.


골목을 따라 가다 좌측 길로 올라가는 길에 들어섰다.


그런데 길냥이들이 안 보였다.


수영은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에 발길을 서둘렀다.




8월 4일 아침, 새벽 6시부터 창 너머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햇살에 순덕네 가족은 깨고 싶지 않아도 그냥 잠이 깼다.


인희는 수영과 함께 길냥이 밥을 주기로 했다며 큰 물병까지 두 개나 챙겨 일찌감치 나갈 준비를 했다.


학교에서 한 정거장 전에 인희가 내려서 뛰기 시작했다.


“오늘은 내가 더 빨리 가야지.”


‘수영이 오면 놀라겠지?’


해실대던 인희가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에 발을 멈췄다.


손이 너무 가벼웠다.


“앗! 물병!”


인희가 얼른 인한에게 전화를 했다.




인희를 내려준 인한이 그대로 인희네 학교 방향으로 직진했다.


어제도, 그제도 인희를 데려다주고는 순덕과 검둥이를 태우고 신나게 골목마다 차를 몰고 다닌 인한이었다.


순덕은 인한이 차를 이렇게 좋아할 줄은 몰랐다.


또 차를 몰고 골목을 누비려는 인한에게 물었다.


- 인한아, 너 직업 바꿀 겨?


“직업을 왜 바꿔요?”


- 근디 뭐 하러 골목마다 헤매고 다녀?


“아, 하하하하하. 사람이 거의 없을 때 다녀봐야죠. 이렇게 좋은 기회가 일 년에 몇 번이나 있겠어요, 지리도 익히고, 운전도 하고, 그야말로 일석이조잖아요? 아니다. 기분도 좋아지고 할머니한테 효도도 하니까 일석사조네.”


그때 인한의 핸드폰이 울렸다.


- 오빠, 내 물통!


인한이 뒷좌석을 돌아보았다.


“어? 여기 있네. 맹꽁아, 물 주러 가는 녀석이 물을 두고 내리면 어쩌냐?”


- 좀 갖다줘. 여기 슈퍼가 없어.


“알았어. 거기가 어딘데?”


인희의 말을 듣자마자 위치를 알아낸 인한이 시원하게 대답했다.


“오케이.”


순덕이 꿍얼거렸다.


- 장가가는 놈이 뭐 떼놓고 간다더니.


인한이 푸흐흐 웃고 말았다.


“할머니, 그 표현이 너무 노골적이예요.


- 뭐 어쩌라구? 우리 땐 다 그렇게 듣고 자랐어.


“지금은 어디 가서 그런 말 하면 성희롱 소리 들어요.”


- 허이구, 지금 이 몸으로 어디서 누구랑 그런 말을 혀?


순덕과 주거니 받거니 하는 사이에 인희가 이야기한 장소가 가까워졌다.


길냥이 밥을 주는 언덕을 향해 올라가던 인한이 갑자기 차를 세웠다.


10여 미터 앞에서 후드티를 뒤집어 쓴 남자가 하얀 천으로 수영의 입을 막고 있었고, 그 옆에서 인희가 제 가방으로 남자를 내려치고 있었다.


남자는 수영을 막고 있던 손을 거칠게 풀면서 인희를 도로 옆으로 밀어서 쓰러뜨렸다.


남자가 뭐라 중얼거리며 주머니에서 칼을 꺼내들고 인희에게로 향했다.


“안 돼!”


크게 소리를 친 인한이 차 문을 열고 뛰어나갔다.


순덕의 눈에 위태로운 인희가 가득 찼다.


인한이 뛰어나가자 순덕도 냉큼 운전석 열린 문 쪽으로 몸을 뺐다.


인한의 뒤를 따라 나간 순덕이 뛰기 시작했다.


순덕은 인희를 해치려는 남자를 본 순간 저도 모르게 온몸으로 살기를 뿜어댔다.


순덕이 워낙 빨라 뒤따라가는 모양새가 된 인한이 순덕의 칼날 같은 살기에 놀라 잠시 뛰던 것을 멈출 정도였다.


뛰던 순덕의 몸이 순식간에 커다란 불덩이로 변했다.


- 이 미친놈아! (컹! 컹!)


엄청난 개소리에 인희를 향해 칼을 들어 올린 남자가 멈칫하며 고개를 돌렸다.


김성규였다.


김성규가 인희를 향해 살기어린 눈을 희번덕거리다 바로 제 뒤에 온 순덕의 모습에 놀라 동공이 커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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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90화. 이선미 살인 사건(8) +10 21.06.28 194 8 7쪽
89 89화. 이선미 살인 사건(7) +9 21.06.25 206 9 7쪽
88 88화. 이선미 살인 사건(6) +4 21.06.24 188 7 7쪽
87 87화. 이선미 살인 사건(5) +6 21.06.23 200 8 7쪽
86 86화. 이선미 살인 사건(4) +6 21.06.22 196 8 7쪽
85 85화. 이선미 살인 사건(3) +9 21.06.21 184 8 8쪽
84 84화. 이선미 살인 사건(2) +6 21.06.21 180 7 8쪽
83 83화. 이선미 살인 사건(1) +4 21.06.20 187 7 7쪽
82 82화. 고양이 테러 사건(8) +2 21.06.20 184 6 7쪽
81 81화. 고양이 테러 사건(7) +4 21.06.19 195 6 7쪽
80 80화. 고양이 테러 사건(6) +6 21.06.19 194 7 7쪽
79 79화. 고양이 테러 사건(5) +6 21.06.18 181 7 8쪽
» 78화. 고양이 테러 사건(4) +7 21.06.18 187 7 7쪽
77 77화. 고양이 테러 사건(3) +11 21.06.17 188 10 7쪽
76 76화, 고양이 테러 사건(2) +9 21.06.17 190 6 7쪽
75 75화. 고양이 테러 사건(1) +9 21.06.16 196 9 7쪽
74 74화. 거대한 그림자(3) +7 21.06.16 187 7 7쪽
73 73화. 거대한 그림자(2) +8 21.06.15 212 9 7쪽
72 72화. 거대한 그림자(1) +7 21.06.15 206 9 7쪽
71 71화. 인한 운전면허 따다 +8 21.06.14 213 9 7쪽
70 70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4) +6 21.06.14 193 8 7쪽
69 69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3) +8 21.06.13 189 8 7쪽
68 68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2) +2 21.06.13 191 7 7쪽
67 67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1) +6 21.06.12 207 6 7쪽
66 66화. 개도둑 사건(5) +5 21.06.12 201 9 7쪽
65 65화. 개도둑 사건(4) +11 21.06.11 201 11 7쪽
64 64화. 개도둑 사건(3) +7 21.06.11 198 9 7쪽
63 63화. 개도둑 사건(2) +10 21.06.10 198 10 7쪽
62 62화. 개도둑 사건(1) +4 21.06.10 231 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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