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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안 님의 서재입니다.

방순덕, 저승에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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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명안
작품등록일 :
2021.05.12 12:39
최근연재일 :
2021.08.06 06:00
연재수 :
120 회
조회수 :
27,302
추천수 :
994
글자수 :
378,592

작성
21.06.18 06:00
조회
181
추천
7
글자
8쪽

79화. 고양이 테러 사건(5)

DUMMY

온 몸이 불에 휩싸여있는 시뻘건 괴물이 개인지 늑대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김성규의 살기가 순덕의 살기에 눌리는 순간이었다.


김성규는 갑자기 몸이 얼어붙는 느낌이었다.


아무리 용을 써도 몸이 마치 슬로우비디오처럼 느리게 움직였다.


숨이 턱 막혔다.


김성규는 얼떨결에 달려드는 순덕을 향해 간신히 칼을 휘둘렀다.


김성규가 휘두른 주머니칼은 순덕의 가슴털을 자르고 지나갔지만 피륙을 베지는 못했다.


온몸이 불에 휩싸인 순덕이 김성규의 코앞에서 이를 드러내자 웬만한 성인 남자의 손가락보다 굵은 송곳니가 모습을 드러냈다.


- 크르르릉, 컹!


김성규는 그 살기어린 소리에 순간 몸이 움찔하며 절로 침이 삼켜졌다.


김성규는 어렸을 때 의부 전기수에게 느꼈던 공포보다 더 큰 공포에 몸이 덜덜 떨렸다.


‘씨발, 다시는 이런 공포 느끼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김성규는 칼을 든 팔도, 몸도 굳어버린 듯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다.


김성규를 향해 포효한 순덕이 눈 깜짝 할 사이에 달려들어 김성규가 칼을 쥔 팔을 덥석 물었다.


- 두드드득


김성규의 팔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으아아아악”


김성규의 손에서 칼이 떨어졌다.


순덕을 떼어내려고 왼손을 순덕의 얼굴에 갖다 대던 성규가 다시 비명을 질렀다.


“아으으으윽”


순덕의 몸에서 타오르는 불길에 화상을 입은 손에 벌겋게 변하고 물집이 잡혔다.


다른 때 같았으면 김성규의 팔을 놓았을 순덕이 마치 팔을 아작 내려는 듯 문 채로 흔들었다.


결국 김성규가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기절했다.


순덕은 김성규가 의식을 잃은 것을 알아차렸다.


이성은 그만 멈추라 했지만 제 새끼를 해치려는 놈을 눈앞에서 본 순덕이 강한 살의를 멈추기는 쉽지 않았다.


‘이 미친놈이 감히 누구를 죽이려고, 니놈이 내 새끼를, 내 새끼를! 감히!’


순덕의 분노에 응하듯 몸에 훅 불길이 일었다.


변덕스럽게 타오르는 불길은 마치 순덕의 마음이 살의와 자제 사이에서 얼마나 갈등하는지 보여주는 것 같았다.


‘나는 사람을 죽이려는 게 아녀. 내 새끼를 지켰으면 된 거여. 순덕아, 더는 아녀, 여기까지, 여기까지여.’


순덕이 겨우 제 자신을 설득하며 물었던 팔을 놓았다.


김성규의 오른팔에서 피는 얼마 나지 않았지만 조각조각 부러진 팔뼈로 인해 본래의 모양과 많이 달라져 기형적으로 꺾여있는 상태였다.


물린 팔뚝 아래 부분이 이미 뽀빠이의 팔뚝처럼 부어오르기 시작했고, 손도 같이 부어올랐다.


김성규의 팔을 치료해도 본래의 모습을 갖기는 힘들어보였다.


이성을 찾은 순덕은 김성규의 몸에서 일전에 고양이 시체에서 맡았던 냄새가 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사이 인한은 인희를 부축해서 일으켰다.


어느새 검둥이도 인희 옆으로 와서 인희 팔을 쳐다보았다.


김성규가 밀면서 바닥에 넘어진 인희는 손목 위부터 팔꿈치까지 길게 찰과상이 생겼다.


검둥이가 짖으며 보낸 시선으로 인희도 제 팔에 상처가 났다는 것을 겨우 알았다.


느낄 사이도 없었던 탓이었다.


인희가 혼자 힘으로 설 수 있는 것을 확인한 인한이 기절한 수영을 안아서 조심스럽게 차 뒷좌석에 눕혔다.


검둥이가 뒷좌석에 같이 타서 수영의 손을 연신 핥았다.


마치 그만 일어나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이 난리가 났는데도 건너편 건물들에서는 내다보는 사람이 없었다.


순덕이 인한에게 말했다.


- 뭐 하고 있어? 어서 신고혀!


인한이 순덕을 흔들리는 눈동자로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할머니는요?”


분노가 식은 것이 아니었기 때문인지 순덕은 아직 불개의 모습이다.


인한의 귀에 흑돌을 외치는 순덕의 목소리가 들렸다.


- 나는 잠시 자리를 피할 거여. 만약 본 게 있냐고 물으면 못 봤다고 잡아떼. 그리고 저놈, 저게 고양이 죽인 놈인 거 같어. 냄새가 똑같어. 검둥이는 거기 그대로 있어, 나가지 말고!


말을 마친 순덕이 언덕 너머로 뛰어 사라졌다.


인희는 인한의 차에 누워있는 수영부터 챙겼다.


인희가 수영을 계속 깨웠지만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다행인 것은 숨은 쉬고 있다는 것이었다.


한숨을 내쉰 인한이 스마트폰을 잡자 인희가 말렸다.


“오빠, 잠깐만.”


인희가 주변을 살폈다.


육안으로 보이는 CCTV는 없었다.


“할머니 찍힌 CCTV가 있으면 안 되잖아.”


인희가 고개를 끄덕이자 인한이 신고했다.


사실 CCTV에 찍혔다면 인희가 본다고 어찌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차가 두 대나 도착했다.


경찰차에서 내려선 사람 중 한명이 박 경사였다.


그 뒤로 조 경장이 따라 내렸다.


박 경사는 바닥에 쓰러져있는 김성규를 발견하자 다가가 의식을 확인하고, 팔의 상처도 확인했다.


김성규 옆에는 제법 오래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접이식 주머니칼이 떨어져있었다.


왼팔과 손바닥에는 물집이 가득했다.


구급차가 오는 소리가 들렸다.


“납치라며?”


박 경사가 김성규 옆에 앉은 자세에서 인희를 쳐다보며 말했다.


이번에도 설명은 인희의 몫이었다.


“제 친구가 저 남자한테 납치 되서 죽을 뻔 했어요.”


“친구는?”


인한이 대답했다.


“제 차 뒷좌석에 눕혔어요.”


박 경사는 일회용 장갑을 꺼내어 끼고 인한의 차로 가서 수영을 살폈다.


수영이 숨을 쉬는 것을 확인한 박 경사가 다가온 구급요원에게 수영이 있다는 것을 알렸다.


구급요원이 수영의 상태를 살폈다.


수영을 구급차에 태운 구급요원에게 인희는 수영의 인적사항을 알려주고, 스마트폰과 가방까지 넘겨주었다.


인희가 구급요원에게 수영이 어느 병원으로 가는지 물었다.


이윽고 인희는 수영을 태운 구급차가 떠나는 것을 보고난 뒤 박 경사 옆으로 왔다.


그 사이 구급차가 한 대 더 들어와 김성규도 태우고 나갔다.


구급요원에게 박 경사가 뭐라고 이야기했고, 구급차 뒤를 경찰차 한 대가 따라갔다.


할 일을 끝낸 박 경사가 다시 인희와 인한이 있는 쪽으로 돌아왔다.


인희는 수영을 따라가고 싶었지만 먼저 박 경사에게 상황을 설명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박 경사를 따라다니던 조 경장은 계속 현장사진을 찍어댔다.


박 경사는 고양이 사료가 사방에 흩어진 자리에서 흰색 거즈 몇 장이 구겨져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찍었어?”


박 경사가 범죄의 증거물로 보이는 물건들을 가리키자 조 경장이 끄덕였다.


장갑 낀 손으로 거즈뭉치를 들어 올려 유심히 살피던 박경사가 안쪽 주머니에서 지퍼백으로 보이는 비닐봉지를 꺼냈다.


박 경사는 주어올린 거즈와 주머니칼을 각각 다른 봉지에 담았다.


이윽고 인희에게 비닐봉지에 든 거즈를 들어 보이며 물었다.


“이건 뭐에 썼는지 봤어?”


“그걸로 그 남자가 친구 입을 막았어요.”


인희가 말을 이었다.


“제가 길냥이 물을 주러 왔는데 저 남자가 그걸로 제 친구 입을 누르고 어디로 끌고 가려고 했어요. 제가 뛰어들어서 가방으로 그 남자를 쳤더니 저를 밀치고 욕하면서 칼을 꺼냈고요. 제 친구가 저보다 먼저 와 있었다가 일을 당한 거예요.”


주변을 둘러보던 박 경사가 중얼거렸다.


“싣고 가려고 했다면 차가 있어야 하는데, 없는 걸 보니 먼 곳으로 가려는 건 아니었을 거고···.”


인희가 날 선 표정을 하고는 박 경사의 혼잣말을 끊고 들어왔다.


“그 남자가 제 친구를 숲으로 끌고 가려고 했나보죠. 여기 사람들이 거의 안 와요. 길냥이가 많아서. 그리고 저기 건물을 보세요. 우리가 이렇게 난리를 쳐도 내다보는 사람도 없다니까요.”


박 경사는 인희가 가리키는 방향을 보고 상황을 이해했다.


그놈은 저 건물로 아이를 데려가려 했을 것이다.


“학생, 그쪽은 사람들이 없어. 한참 전에 보상받고 다 나갔거든. 완전히 빈 곳이지. 내년쯤 개발이 시작될 거라는 말이 있던데, 몰랐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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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91화. 나 여친 있어. +6 21.06.29 194 7 7쪽
90 90화. 이선미 살인 사건(8) +10 21.06.28 194 8 7쪽
89 89화. 이선미 살인 사건(7) +9 21.06.25 206 9 7쪽
88 88화. 이선미 살인 사건(6) +4 21.06.24 189 7 7쪽
87 87화. 이선미 살인 사건(5) +6 21.06.23 200 8 7쪽
86 86화. 이선미 살인 사건(4) +6 21.06.22 196 8 7쪽
85 85화. 이선미 살인 사건(3) +9 21.06.21 184 8 8쪽
84 84화. 이선미 살인 사건(2) +6 21.06.21 180 7 8쪽
83 83화. 이선미 살인 사건(1) +4 21.06.20 187 7 7쪽
82 82화. 고양이 테러 사건(8) +2 21.06.20 184 6 7쪽
81 81화. 고양이 테러 사건(7) +4 21.06.19 196 6 7쪽
80 80화. 고양이 테러 사건(6) +6 21.06.19 194 7 7쪽
» 79화. 고양이 테러 사건(5) +6 21.06.18 182 7 8쪽
78 78화. 고양이 테러 사건(4) +7 21.06.18 187 7 7쪽
77 77화. 고양이 테러 사건(3) +11 21.06.17 188 10 7쪽
76 76화, 고양이 테러 사건(2) +9 21.06.17 190 6 7쪽
75 75화. 고양이 테러 사건(1) +9 21.06.16 196 9 7쪽
74 74화. 거대한 그림자(3) +7 21.06.16 188 7 7쪽
73 73화. 거대한 그림자(2) +8 21.06.15 212 9 7쪽
72 72화. 거대한 그림자(1) +7 21.06.15 206 9 7쪽
71 71화. 인한 운전면허 따다 +8 21.06.14 213 9 7쪽
70 70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4) +6 21.06.14 193 8 7쪽
69 69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3) +8 21.06.13 189 8 7쪽
68 68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2) +2 21.06.13 191 7 7쪽
67 67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1) +6 21.06.12 207 6 7쪽
66 66화. 개도둑 사건(5) +5 21.06.12 201 9 7쪽
65 65화. 개도둑 사건(4) +11 21.06.11 201 11 7쪽
64 64화. 개도둑 사건(3) +7 21.06.11 198 9 7쪽
63 63화. 개도둑 사건(2) +10 21.06.10 198 10 7쪽
62 62화. 개도둑 사건(1) +4 21.06.10 231 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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