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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안 님의 서재입니다.

방순덕, 저승에서 돌아오다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명안
작품등록일 :
2021.05.12 12:39
최근연재일 :
2021.08.06 06:00
연재수 :
120 회
조회수 :
27,300
추천수 :
994
글자수 :
378,592

작성
21.06.19 06:00
조회
195
추천
6
글자
7쪽

81화. 고양이 테러 사건(7)

DUMMY

- 아, 왜 웃고 그려?

“아녜요. 흐하하. 할머니, 제가 씻겨 드릴게요.”


-응. 응? 근디 니 팔은 왜 그려? 그놈 때메 다친 거여?


“좀 쓸렸어요. 괜찮아요.”


- 그냥 쓸린 게 아닌디? 야야, 인희야, 얼른 너부터 치료혀야겄다.“


“바로 병원 갈 거예요.”


그때 인한이 거실을 치우고 들어왔다.


“인희야, 얼른 물로 상처 먼저 씻어, 균 감염 안 되게. 할머니는 내가 씻길게.”


“그럼 나 씻고, 옷부터 갈아입을 테니까 할머니 부탁해.”


인한이 걸레를 한쪽에 던져놓고 순덕을 씻기기 시작했다.


인희는 그 사이 세면대에서 상처를 물로 닦고 제 방으로 향했다.


- 인한아, 서둘러. 인희 병원 데려가야지. 아참, 내 이빨부터 닦아봐.


인한이 부지런히 손을 놀리자 언제 그랬냐는 것처럼 순덕에게 묻어있던 오물들이 떨어져 나갔다.


화장실 밖으로 나오자 검둥이가 좋다고 꼬리를 흔들어댔다.


- 아저씨, 나 아저씨 말 잘 들었어요. 잘했죠? (월! 워워워월! 월!)


- 그려, 그려. 잘 혔어. 장혀, 우리 검둥이.


순덕의 칭찬이 검둥이를 춤추게 했다.


검둥이가 좋다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다 결국 순덕에 의해 제지당했다.


상처를 깨끗한 거즈로 감싸고, 옷을 갈아입고 나온 인희가 거실에 앉아서 기다리자 인한도 재빨리 샤워를 마치고 나왔다.


다시 넷은 인한의 차로 수영이 누워있는 병원으로 향했다.


바로 순덕이 입원해 있는 정의병원이었다.


인한과 인희는 순덕과 검둥이를 차에 두고 둘만 들어갔다.


수영은 응급실에 있었다.


인한과 인희가 응급실에 들어가 간호사에게 이수영이 있는 침대를 묻자 때 응급실 맨 끝에 있는 침대를 가리켰다.


인한과 인희가 조심스럽게 다가가자 가리개가 쳐진 침대에서 언성을 높인 말소리가 들렸다.


“그러게 내가 뭐랬어, 그만 두라고 했지? 왜 말을 안 들어!”


“엄마, 이건 길냥이가 그런 게 아니잖아! 그냥 미친놈이 우연하게 날 노린 거라고!”


“네가 거기 없었어도 그랬겠니? 생각 좀 하고 살아!”


“엄마는 왜 맨날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지 말라고 해? 고양이 한 마리 키우자고 했을 때도 안 된다고 했잖아···. 강아지도 안 되고, 햄스터도 안 되고···.”


“고양이 사줄게. 사줄 테니까 길냥이 밥 주는 거 그만해. 정 하고 싶으면 후원금 보내. 됐어? 너 두 번 다시 이런 일 당하면 엄마 제 명에 못 살아, 알아?”


그 말을 끝으로 얼굴이 시뻘겋게 변한 민정숙이 가리개 밖으로 나와서 씩씩대며 응급실 밖으로 나갔다.


인희가 가리개를 살짝 젖히고 들어가자 침대에 앉아서 울고 있는 수영이 보였다.


수영도 몸 여러 곳에 밴드가 붙어 있었다.


김성규에게 밀쳐지면서 상처가 생겼던 것이다.


수영이 들어온 인희와 인한을 보고 얼른 눈물을 닦았다.


“수영아, 몸은 괜찮아?”


눈물이 얼룩진 눈으로 수영이 웃으려다 포기하고 고개만 끄덕였다.


“엄마가 길냥이 밥 주는 거 그만두라고 하셔서 속상해?”


수영이 다시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인희가 우는 수영을 안아주자 수영이 참던 울음을 터뜨렸다.


한참을 울던 수영은 제 감정이 가라앉자 인희를 침대에 앉히고 묻기 시작했다.


“아까 깨어날 때 보니까 엄마가 와 있었어. 그 다음에 경찰들이 와서 이것저것 묻고 갔고. 내가 기억하는 건 고양이 사료를 밥그릇에 덜어주는데 갑자기 누군가 내 입을 막았고, 그 다음엔 기억이 안 나. 나, 어떻게 된 거야?”


인희는 수영을 돕기 위해 물병을 가지고 올라갈 때 본 대로 수영에게 말해주었다.


수영이 놀랄까봐 죽은 고양이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인희가 수영에게 말했다.


“수영아, 너 생각 깊고, 말도 잘 하잖아. 정말 하고 싶으면 내가 도와줄게. 네가 차분하게 논리적으로 엄마를 설득해봐.”


인희의 이야기가 끝날 무렵 가리개가 열리며 민정숙이 들어왔다.


그 뒤에 인한이 있었다.


인희의 마지막 이야기를 들었는지 민정숙이 인희를 똑바로 보며 물었다.


“뭘 설득해?”


수영이 심호흡을 한 차례 하더니 민정숙을 똑바로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엄마, 엄마는 운전을 좋아하잖아. 만약에 엄마가 운전하다가 가벼운 접촉사고가 났어. 내가 너무 화가 나고, 걱정 되서 평생 운전하지 말라고 하면 안 할 수 있어?”


“얘가···, 그게 이거하고 같아?”


“응, 나한테는 같아. 엄마가 하는 일은 사무실 일이지 운전을 꼭 해야 하는 일은 아니잖아. 엄마가 운전하는 거 좋아해서 운전도 하고, 차도 다시 뽑은 거잖아.”


“······.”


“엄마, 미안해. 엄마 마음 이해 못 하는 거 아니야. 그런데 길냥이 밥 주는 일이 나한테는 그런 일이야. 운전하는 사람이 사고 났다고 꼭 운전을 그만두는 게 아니잖아? 길냥이 밥 주는 일이 나한테는 그런 거야. 엄마가 조금만 더 이해해주면 안 돼? 나 길냥이 밥 줄때가 정말 행복해. 엄마가 드라이브 하면서 행복해 하는 것처럼.”


가만히 수영을 말을 듣던 민정숙이 말했다.


“너, 그럼 약속해. 올해 말까지만 하고 그만둔다고. 그것도 인희랑··· 여기 인희 오빠랑 같이 한다고. 약속할 수 있어?”


인희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인한을 쳐다보았다.


민정숙 뒤에서 인한이 근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수영은 인한과 인희의 표정을 번갈아보더니 비로소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응, 엄마! 내년엔 나 고등학교 가야지. 나도 올해까지만 하려고 했어. 헤헤헤헤헤.”


“으이구, 이 지경이 되고도 웃음이 나오니?”


민정숙의 표정도 많이 풀어졌다.


웃던 수영의 표정이 슬며시 굳으며 민정숙에게 물었다.


“그런데 아빠는···?”


“네 아버지 성격을 모르니? 지금 이 일을 바로 얘기했다가 네 아버지, 그 성격으로 운전대 잡으면 최소한 사망이야. 자기만 죽으면 차라리 다행이지, 애꿎은 사람들이 더 다칠걸.”


“헤헤헤. 잘 했어, 엄마. 고마워. 오늘 일은 끝까지 아빠한테 말하지 말자.”


“너 하는 거 봐서.”


수영에 대한 걱정은 접어두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자 인희와 인한은 민정숙과 수영에게 인사를 하고 나왔다.


인희가 인한에게 물었다.


“수영이 엄마한테 뭐라고 한 거야? 밥 주러 같이 가겠다고 한 거야?”

“그렇지? 아까 너도 봤잖아. 안 그러면 수영이 엄마 성격에 그 일 하게 하겠니?”


“그게 불쌍해서 나섰다고?”


“아-니.”


“엥? 그럼 왜?”


“임마, 너 때문이다. 너 수영이 안 하면 혼자 나서서 그거 하려고 했잖아. 그래놓고 수영이한테 밥 줬다 보고할 거잖아. 내가 네 속을 모르니?”


“아닌데?”


“아니라고?”


“애들 몇 명 더 모아서 같이 하려고 했지. 그러면 수영이 엄마도 반대 못하시겠구나 싶어서.”


인한이 멍한 표정이 되어 기운이 빠진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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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91화. 나 여친 있어. +6 21.06.29 194 7 7쪽
90 90화. 이선미 살인 사건(8) +10 21.06.28 194 8 7쪽
89 89화. 이선미 살인 사건(7) +9 21.06.25 206 9 7쪽
88 88화. 이선미 살인 사건(6) +4 21.06.24 189 7 7쪽
87 87화. 이선미 살인 사건(5) +6 21.06.23 200 8 7쪽
86 86화. 이선미 살인 사건(4) +6 21.06.22 196 8 7쪽
85 85화. 이선미 살인 사건(3) +9 21.06.21 184 8 8쪽
84 84화. 이선미 살인 사건(2) +6 21.06.21 180 7 8쪽
83 83화. 이선미 살인 사건(1) +4 21.06.20 187 7 7쪽
82 82화. 고양이 테러 사건(8) +2 21.06.20 184 6 7쪽
» 81화. 고양이 테러 사건(7) +4 21.06.19 196 6 7쪽
80 80화. 고양이 테러 사건(6) +6 21.06.19 194 7 7쪽
79 79화. 고양이 테러 사건(5) +6 21.06.18 181 7 8쪽
78 78화. 고양이 테러 사건(4) +7 21.06.18 187 7 7쪽
77 77화. 고양이 테러 사건(3) +11 21.06.17 188 10 7쪽
76 76화, 고양이 테러 사건(2) +9 21.06.17 190 6 7쪽
75 75화. 고양이 테러 사건(1) +9 21.06.16 196 9 7쪽
74 74화. 거대한 그림자(3) +7 21.06.16 187 7 7쪽
73 73화. 거대한 그림자(2) +8 21.06.15 212 9 7쪽
72 72화. 거대한 그림자(1) +7 21.06.15 206 9 7쪽
71 71화. 인한 운전면허 따다 +8 21.06.14 213 9 7쪽
70 70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4) +6 21.06.14 193 8 7쪽
69 69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3) +8 21.06.13 189 8 7쪽
68 68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2) +2 21.06.13 191 7 7쪽
67 67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1) +6 21.06.12 207 6 7쪽
66 66화. 개도둑 사건(5) +5 21.06.12 201 9 7쪽
65 65화. 개도둑 사건(4) +11 21.06.11 201 11 7쪽
64 64화. 개도둑 사건(3) +7 21.06.11 198 9 7쪽
63 63화. 개도둑 사건(2) +10 21.06.10 198 10 7쪽
62 62화. 개도둑 사건(1) +4 21.06.10 231 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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