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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안 님의 서재입니다.

방순덕, 저승에서 돌아오다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명안
작품등록일 :
2021.05.12 12:39
최근연재일 :
2021.08.06 06:00
연재수 :
120 회
조회수 :
27,087
추천수 :
994
글자수 :
378,592

작성
21.06.20 06:00
조회
183
추천
6
글자
7쪽

82화. 고양이 테러 사건(8)

DUMMY

“아···, 그 방법이 있었네.”


“왜? 후회돼?”


“응···.”


인희가 배꼽을 잡고 웃어댔다.


한참 웃어대던 인희가 인한의 어깨에 팔을 턱 걸치더니 말했다.


“걱정 마, 오빠. 한 2주 정도만 도와줘. 그 다음에는 내 친구들하고 순번 돌아가며 같이 하면 돼. 그리고 상식적으로 생각해봐. 그런 일이 한 사람한테 두 번이나 일어날 확률이 벼락이 똑같은 사람한테 두 번이나 떨어질 확률하고 비슷하지 않아?”


“약속을 했는데 그래도 되나? 쩝.”


“응, 내가 도와줄게.”


“···도와줘? 지금 내가 도와주는 건데··· 어째 뭔가 내가 말려든 느낌인데···.”

“내가 이래서 오빠를 좋아해. 흐하하하하.”


인희가 넉살좋게 말하는 동안 인한이 가만히 인희를 내려다보다 한숨을 쉬고 말했다.


“너 지금 어디 가는지 알아?”


“응?”


“너 팔 치료받으러 가야 되거든. 그런데 왜 이쪽으로 방향을 잡는 거야?”


“아까 집에서 내가 소독 잘 했어.”


인한이 인희를 내려다보며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너, 내가 만만해보이지?”


생전 안 하던 짓을 하는 인한의 모습에 인희가 그만 실수를 했다.


“응. 아니! 아니, 아니!”


“네 선택은 두 가지야. 나하고 치료 받으러 가거나, 내가 할머니한테 이르거나. 선택해.”


집에서 씻고 소독약을 발랐던 인희는 상처가 넓으면 소독할 때 아픔이 몇 배나 심하다는 것을 몸으로 깨달았다.


때문에 인희는 굳이 병원에서 치료는 안 받고 슬쩍 순덕이 있는 병동으로 올라갈 생각이었는데 감 좋은 인한이 너무 쉽게 알아차린 것이다.


목줄에 개 끌려가듯 인한에게 끌려 다시 응급실로 들어가는 순간이었다.


치료를 마치고 입이 댓발은 나온 인희가 인한을 노려보며 자신이 덜 아프게 소독할 수 있는데 일부러 병원에서 치료해서 더 아프게 했다는 둥, 평소에 자신에게 감정이 많아서 이렇게 복수한다는 둥 말도 안 되는 소리를 궁시렁거리기 시작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할 일을 끝낸 인한은 어디서 개가 짖나 하는 표정으로 그대로 순덕의 병실로 올라갔다.


어느덧 점심시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오빠, 식당에 연락했어?”


“아까 집에서 거실 닦을 때 이미 했어. 걱정 마.”


늘 저녁에 찾아오던 인한과 인희가 점심에 찾아오자 간병인이 활짝 웃으며 순덕에게 말했다.


“할머니, 좋으시겠네. 손주, 손녀가 오랜만에 점심에 왔어요.”


침대에 앉은 자세로 TV를 보던 순덕이 인한과 인희를 반겼다.


간병인이 말했다.


“할머니, 몸은 다 괜찮으신데 오늘 아침부터 자꾸 당신 가슴 두들기며 흰둥이, 흰둥이 그러시네.”


그 말을 들은 인희가 놀라 두 손으로 제 입을 가렸다.


인한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인한은 간병인에게 순덕을 데리고 잠시 산책을 다녀오겠다고 하자 30분 뒤에는 점심이 올라오니 얼른 다녀오라고 했다.


몸만 순덕인 흰둥이를 데리고 사람이 드문 산책로를 찾았다.


인한이 주변을 둘러보고 순덕에게 물었다.


“흰둥이라고···요?”


간병인과 다른 환자들 때문에 늘 존대를 했기에 어투를 고치기가 어려웠다.


“응. 나 흰둥이.”


순덕이 제 가슴을 두들기며 그 말을 반복했다.


결국 인희가 울음을 터뜨렸다.


인희가 순덕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흰둥아, 알고 있어. 흑, 알고 있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다.


그저 부둥켜안고 울며 쓰다듬었다.


다행히 흰둥이는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준 다는 것에 만족하는 듯 했다.


인한이 순덕의 손을 잡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인간의 몸으로 있는 게 힘들어도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산책도 하고 그래···요.”


때마침 인한의 뒤로 지나가던 사람과 눈이 마주친 인한이 말을 어색하게 올렸다.


“내일도 또 올 거야···요.”


결국 점심시간에 맞추어 셋은 병실로 올라갔다.


순덕은 점심이 나오자 간병인이 커다란 그릇을 가져다가 밥과 고기, 계란을 섞었다.


야채는 아주 일부만 넣었다.


순덕이 비빔밥처럼 만들어주면 잘 먹는단다.


야채는 많이 넣으면 안 좋아하기에 적게 넣었다.


순덕이 숟가락질이 많이 익숙해져서 거뜬하게 밥을 먹었다.




병실을 나온 인한과 인희가 차에 올라탔다.


인한이 순덕을 보고 말했다.


“할머니, 오래 걸려서 힘드셨죠?”


- 이게 하루이틀이여? 뭘 또 묻고 그래.


순덕의 대답을 들은 인한이 운전대를 잡았다.


“인희야, 어떻게 할래? 집으로 갈 거지?”


“그게 제일 낫지. 오빠, 점심은 어떻게 하려고?”


둘 사이의 대화에 불쑥 순덕이 끼어들었다.


- 가다가 연어사료 좀 사.


“아, 연어사료 괜찮았어요?”


- 응. 그게 제일 나아. 검둥이 개껌도 좀 사고.


인한이 애견샵으로 향했다.


인한과 인희는 흰둥이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순덕이 가질 부담감이 걱정된 탓이었다.




다음날 인한과 인희는 새벽부터 바빴다.


어제와 달리 수영이 엄마 민정숙과 함께 나타났다.


낯선 사람의 등장에 길냥이들이 잠시 머뭇거렸지만 수영이 부르자 천천히 몰려들었다.


길냥이 밥 주는 일을 마치니 30분이 훅 지나갔다.


인희는 수영의 얼굴이 밝아진 것이 가장 기뻤다.


어제 인한이 저를 들어 차로 옮겨주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인지 수영이 인한을 보더니 얼굴을 붉혔다.


이전에 얼굴만 본 게 다였던 인한에게 먼저 다가와 수줍게 인사도 했다.


길냥이 밥 주기를 끝내고 순덕네는 집으로 돌아가 아침 식사를 시작했다.


인희와 순덕, 검둥이는 집에 남기로 했고, 인한은 식당으로 향했다.




오후 2시경 박 경사가 뼈해장국 식당으로 찾아왔다.


순덕의 스마트폰을 돌려주러 온 것이다.


인한이 나와 박 경사를 반갑게 맞았다.


“일요일에도 일하시네요, 박 경사님. 점심식사 하셨어요?”


“아직, 좀 있다가 먹을 거야.”


“에이, 왜 그러세요. 오셨으니 드시고 가세요. 이거 뇌물이예요. 고양이 해코지 한 놈 찾아달라는 뇌물. 헤헤헤헤헤.”


“허어, 이 사람이! 뇌물은 안 받아. 그냥 내 돈 내고 먹고 갈게. 어차피 지금 안 먹으면 또 건너뛸 거 같긴 하다. 잠깐만.”


박 경사는 차 안에 있던 조 경장을 데리고 들어섰다.


두 사람이 자리를 잡고 앉아 뼈해장국을 두 그릇 주문하자 인한이 뼈해장국을 곱빼기로 얹어 내왔다.


눈이 왕방울만 해진 박 경사가 인한을 쳐다보며 말을 꺼냈다.


“뭐가 이렇게 많아?”


“헤헤헤헤헤. 써-비스, 그 나쁜 놈 조사 잘 해달라는 마음의 표시예요.”


“겨우 이거 먹고?”


“어? 더 드릴까요?”


“푸흐흐흐. 됐어. 농담이야. 잘 먹을게.”


박 경사와 조 경장은 정말로 뼈해장국을 맛있게 먹었다.


국물 한 점 남기지 않았다.


실컷 먹고 일어난 박 경사와 조 경장에게 인한이 커피를 두 잔 가져다주었다.


“박 경사님, 수영이 사건 범인은 어떻게 됐어요?”


커피를 한 모금 마신 박 경사가 반문했다.


“뭐가 궁금한 건데?”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45 야근의신
    작성일
    21.06.20 06:57
    No. 1

    인간의 몸을 경험해본 흰둥이가 다시 댕댕이 몸으로 돌아가면 힘들어 할 것 같다는 걱정이야...요 ㅎㅎ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6 명안
    작성일
    21.06.20 15:09
    No. 2

    에궁...남들 안 하는 고민을 하는 반려견 가족입니다.^^ 야근의신 작가님, 즐거운 주말 되세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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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91화. 나 여친 있어. +6 21.06.29 191 7 7쪽
90 90화. 이선미 살인 사건(8) +10 21.06.28 192 8 7쪽
89 89화. 이선미 살인 사건(7) +9 21.06.25 203 9 7쪽
88 88화. 이선미 살인 사건(6) +4 21.06.24 186 7 7쪽
87 87화. 이선미 살인 사건(5) +6 21.06.23 197 8 7쪽
86 86화. 이선미 살인 사건(4) +6 21.06.22 193 8 7쪽
85 85화. 이선미 살인 사건(3) +9 21.06.21 182 8 8쪽
84 84화. 이선미 살인 사건(2) +6 21.06.21 180 7 8쪽
83 83화. 이선미 살인 사건(1) +4 21.06.20 185 7 7쪽
» 82화. 고양이 테러 사건(8) +2 21.06.20 184 6 7쪽
81 81화. 고양이 테러 사건(7) +4 21.06.19 194 6 7쪽
80 80화. 고양이 테러 사건(6) +6 21.06.19 191 7 7쪽
79 79화. 고양이 테러 사건(5) +6 21.06.18 181 7 8쪽
78 78화. 고양이 테러 사건(4) +7 21.06.18 184 7 7쪽
77 77화. 고양이 테러 사건(3) +11 21.06.17 188 10 7쪽
76 76화, 고양이 테러 사건(2) +9 21.06.17 189 6 7쪽
75 75화. 고양이 테러 사건(1) +9 21.06.16 196 9 7쪽
74 74화. 거대한 그림자(3) +7 21.06.16 186 7 7쪽
73 73화. 거대한 그림자(2) +8 21.06.15 208 9 7쪽
72 72화. 거대한 그림자(1) +7 21.06.15 202 9 7쪽
71 71화. 인한 운전면허 따다 +8 21.06.14 213 9 7쪽
70 70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4) +6 21.06.14 193 8 7쪽
69 69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3) +8 21.06.13 189 8 7쪽
68 68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2) +2 21.06.13 190 7 7쪽
67 67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1) +6 21.06.12 207 6 7쪽
66 66화. 개도둑 사건(5) +5 21.06.12 199 9 7쪽
65 65화. 개도둑 사건(4) +11 21.06.11 201 11 7쪽
64 64화. 개도둑 사건(3) +7 21.06.11 196 9 7쪽
63 63화. 개도둑 사건(2) +10 21.06.10 198 10 7쪽
62 62화. 개도둑 사건(1) +4 21.06.10 231 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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