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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우
작품등록일 :
2016.05.28 16:17
최근연재일 :
2017.07.04 20:56
연재수 :
14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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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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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85,326

작성
17.07.04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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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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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26. 왕도 전투(4)

DUMMY

126. 왕도 전투(4)



쿵쿵쿵!

와지직!


충차가 성문에 수차례 충격을 가하자 이미 내구력이 많이 낮아진 성문이 부셔지기 시작했다.


와아아아!

‘조금만 더!’


병사들이 서로 독려하며 성문을 파괴한다.


‘문이 열리면 자네와 내가 제일 먼저 들어가서 주변을 정리합세!’


‘알겠습니다.’ 하터의 말에 대답했다.


펑!

쿵!


대답하기 바쁘게 성문이 파괴되어 쓰러졌다.


‘돌격!’

우와아아


후방의 지휘관이 명을 내리자 왕성으로 돌격하기로 한 부대들이 달려들기 시작했다.


‘갑세!’


문을 파괴한 충차가 뒤로 빠진 사이 하터가 육중한 덩치를 빠르게 이동시켰다. 나 역시 든든한 그의 뒷모습을 보며 따랐다.


.

.

.


하터를 따라 입성하니 주변이 고요하다.


왕성이라 그런지 길은 넓고 잘 정비되어있었으며 주변의 건물들도 생각보다 멀쩡하다.


‘음! 성내는 놈들이 파괴행위를 하지 않았나본데? 그래도 음산한 기운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오는군.’


하터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후속으로 들어올 병사들을 위해 적들을 정리하려 했건만 적들은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저벅저벅


하터와 일정 간격을 두고 길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왕성이라 그런지 부유해 보이는 건물들이 많구만. 저쪽에는 제법 큰 저택도 보이고... 고위 귀족의 저택인가 보군.’


와아아아


발렌시아드 공작을 선두로 가일 후작과 정예 병력이 성문을 통해 입성하기 시작했다.


‘두 분 기사들께서 고생이 많았소!’ 공작이 다가온다.


‘회의에서 상의한 대로 주변에 병력을 배치중입니다. 곧 정예들이 집결할 테니 궁으로 향할 준비를 하십시오.’ 가일 후작이 말했다.


‘성내도 넓으니 뭐가 나올지 알 수가 없지만 성 밖의 병력도 걱정입니다. 왕도의 동부와 서부에서 적들이 몰려들 텐데.’ 하터가 후방에 남은 신관들이 걱정되는 모양이다.


‘너무 걱정 마시오. 우리가 서둘러 놈들의 수뇌부를 해치운다면 모래처럼 흩어질 것들이니.’ 공작이 자신 있게 말한다.


‘그럼 서두르시지요.’


가일 후작이 친위 기사들을 주변에 배치하며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 아저씨들아! 같이 좀 다닙시다. 허억! 헉!’ 아린이 후방의 병사들을 헤치고 다가온다.


‘저런! 힘든가 보구나. 그냥 너는 여기서 대기하는 것이 어떠냐? 궁에 가면 못 볼꼴을 많이 볼지도 모르는데 말이야.’


‘흥! 아저씨와도 다니는데 그 정도야 뭐!’


‘에잉! 크흐흐. 무서우면 언제든지 이 삼촌 뒤에 숨거라.’


‘호호호! 알았어요!’


.

.

.


성내에서 무슨 일이 발생할지 모르기에 신관들과 병력은 왕궁으로 향하는 길 주변을 방어하기로 하고 따로 편성한 정예 병력들만 궁으로 함께 향하기로 했다.


‘길 근처의 건물에서 뭐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분위야. 비틀린 자 같은 놈들이 나오면 희생이 클지도 모르겠어.’


‘으! 말이 씨가 된다는 거 몰라? 아롤도 참!’


‘흐흐흐! 뭐가 나오던 모두 썰어버리면 되지 않겠느냐?’ 하터는 뭐가 좋은지 연신 흥얼거린다.


‘아저씨는 신전에서 나와서 너무 들떠 있어! 믿을 건 아롤뿐이네.’


‘이 녀석! 아무리 그래도 삼촌인데 공손하거라!’


‘공손은 무슨. 지휘관답게 진중한 모습을 보여줘요!’


‘쉿! 이제 궁전으로 들어갈 모양이다.’


두 사람의 대화를 끝으로 전방을 보니 왕궁이 보인다. 한 나라의 왕이 사는 궁전답게 규모가 엄청나다.


적들은 우리가 온다는 것을 알면서도 궁전의 정문을 열어 놓았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것일까?


으으윽!

히익!


문을 통과한 일부 병사들이 신음을 흘린다.


공작들을 따라 문을 통과해 내부로 진입하자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병사들이 흠칫할 만큼 주변에서 음산하고 사악한 기운이 강하게 느껴진다.


‘으! 피부가 따끔거릴 정도로 사악한 기운이 느껴져.’


‘잘못하다가는 골로 갈 수도 있으니까 삼촌 뒤에 잘 따라오너라.’


하터의 말에 아린이 고개를 끄덕이며 따른다. 이제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아린도 느낀 것이다.


길을 따라 이동하며 중요한 몇몇 건물로 후작이 병력을 배치시켰다. 정예 병력이라 어지간한 적들이 나타나도 상대가 가능할 것이다.


곧 왕과 적들의 수뇌부가 머무는 중앙 대전이 모습을 드러냈다. 거대한 건물을 보니 이 전쟁의 끝이 다가옴을 느낄 수 있었다.


잠시 병력이 전열을 정비하는 사이 발렌시아드 공작이 다가온다.


‘하터 경!’


‘무슨 일입니까?’


공작의 조금은 심각한 표정을 보니 무슨 문제라도 생긴 것일까?


‘좌측의 제법 높은 탑이 보이시오?’


하터가 고개를 끄덕이자 공작이 이야기를 이어간다.


‘30년 전 정계에서 은퇴한 내가 이번 내전에 왜 참전했는지 아시오?’


‘...’


‘사실 이번 내전으로 왕국의 3공작 중 나를 제외한 두 명이 이곳 궁전에서 소식이 끊겼다는 것을 아실 것이오. 적들과 내통한 것이 아니라면 죽었을 거라 예상 되오. 그리하여 대부분 내가 왕국의 마지막 공작으로서 국정을 바로 잡기 위해 일어선 것이라 알고 있소.’


‘...’


‘하지만 다른 이유가 한 가지 더 있다오.’


공작이 하터를 비롯해 나와 아린의 얼굴을 한 번씩 쳐다보더니 말을 잊는다.


‘사실 전대 국왕과 나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한 친구였다오. 참으로 좋은 왕이었지. 그런 그를 닮아서인지 현 국왕도 처음에는 참으로 어진 왕이었소. 그래서 정말 아꼈었거늘...’


‘...’


‘나와 전대 국왕은 함께한 시간이 많았소. 그러니 가족들이 가깝게 지내는 것도 자연스러웠고...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오. 현 국왕과 나의 막내딸이 나를 찾아와 무릎을 꿇는 것이 아니겠소.’


과거를 회상하는 공작의 표정이 아른 하다.


‘그렇다오.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진 것이었지. 나 역시 두 사람 사이를 허락하지 않을 이유도 없었고... 크흠! 여튼! 녀석이 여러 명의 후궁을 들여 혼내줄까 생각도 하였지만 아무리 아름다운 비를 들여도 내 딸에 대한 애정이 식은 것은 아니라는 보고를 듣고는 나도 그러려니 하며 지내고 있었지.’


‘...’


‘그러던 어느 날 왕국에 내전이 발발했다는 거요. 너무 세상에 무관심했나? 늦었지만 알아보니 국왕이 요부에게 홀려 나라를 엉망으로 망치고 있다는 게 아니겠소. 믿을 수 없었지. 그 때 제일 먼저 생각난 게 뭔지 아시오? 피는 물 보다 진하다는 말대로 수년간 연락 않던 딸아이의 생각이 나더군. 막내라 그런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아이였다오.’


‘...’


공작의 심정이 이해간다. 나도 이곳에서 얼마나 가족 생각을 많이 했던가?


‘그렇다오. 저기 저 탑이 내 딸이 머무는 별궁이오. 내가 직접 달려가 그 아이의 생사를 확인하고 구해내고 싶지만... 나의 자리가 그것을 허락하지 않는구려.’


‘다른 귀족들이나 공작님이 부리시는 부하들을 보내면 되지 않나요?’ 아린이 불쑥 대화에 끼어든다.


‘허허허! 사제님의 말씀도 옳소! 하지만 지금 이 연합은 각자의 이익에 의해 뭉친 모래성에 불과하다오. 그리고 이런 늙은이의 사사로운 행동이 뒤에 어떤 지탄을 받게 되고 이용당하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이렇게 부탁을 하러 온 것이오.’


‘흠!’ 하터가 덥수룩한 수염을 만지며 생각한다.


‘물론 이곳을 정리하고 내가 직접 저곳으로 향해도 되겠지만, 만약이라는 것이 있지 않겠소? 우리가 이곳에서 패배할지도 모르고, 반대로 놈들의 수뇌부를 처단하더라도 잔존해있는 적들이 그 아이를 상하게 할지 모르니 말이요.’


‘일리가 있는 말씀입니다. 지금 이곳의 최고 사령관이신 공작께서 사사로이 자리를 비우시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것일 테고, 정예 병력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에도 부담스러운 상황이지요. 또한 다른 귀족들을 보내기에는 은퇴하신지 오랜 시간이 지난 각하께서 믿을 만한 귀족도 없다는 것이고...’


‘정확히 그렇소. 평화롭던 왕국이라 너무 무관심했던 것이 후회되는구려.’


공작의 이야기를 들으며 멀리 떨어진 탑을 보니 음산한 기운이 느껴진다.


‘저도 현재 이곳에 파견된 신관들을 총지휘하는 입장이라 전면에서 빠지기 어렵습니다. 물론 공작께서 명하시면 저곳으로 향하겠지만... 그것은 공작께서도 원하시는 바가 아니겠지요?’


‘물론이오. 딸아이가 살아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시신이라도 찾아준다면 고맙겠소.’


‘그래도 공작님이신데 조금은 사사롭게 권력을 휘둘러도 되지 않나요?’ 아린이 철없는 표정으로 질문한다.


‘하하하! 어여쁜 사제님이 몰라서 하는 소리라오. 말했던 대로 나는 은퇴한지 30년이 지난 퇴물이오. 30년 전이라면 모를까 지금은 나를 지지하는 귀족들이 많지 않다오. 그저 나를 최고 어른이라는 상징으로 삼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뭉쳤을 뿐이지. 그 대표적인 권력자가 가일 후작이고 아마 왕국을 되찾는 다면 가장 큰 권력자가 될 것이오.’


‘...’


‘이미 딸아이와 현 국왕 사이에서 난 손자 녀석들은 모두 사망했다는 소식을 받았소. 그렇기에 생사를 모르는 딸아이라도 구해보려고 이 난리에 참여했지만 이렇게 구심점이 될지는 몰랐다오. 공은 공이고 사는 사이니. 당장이라도 저리로 달려가고 싶지만 어쩔 수 없구려.’


공작의 내적 갈등이 느껴진다. 30년 전에는 왕국 제일의 실세였겠지만 권력을 멀리하고 청정하게 산 공작의 모습이 크게 보인다.


‘하터 경!’


‘음?’


‘저곳은 제가 다녀오겠습니다.’


‘자네가?’


‘오! 뛰어난 활약을 보이던 기사 아니시오?’ 공작의 표정이 밝아진다.


‘네! 하터 경은 신전의 얼굴이라 이곳에 계셔야 하니 제가 다녀오겠습니다.’


‘크흠! 좋네! 자네도 이제 실력이 장난이 아니니 조금은 안심이 되지만 조심해야 되네.’


‘아롤 혼자 보내기에는 안심이 안 되는데... 그렇다고 하터 아저씨 혼자 두기도 그렇고...’


아린이 고민하는 척한다.


‘저곳은 혼자 조용히 다녀올 테니 하터 경과 이곳을 정화하는데 힘써줘.’


‘그럴까?’


‘고맙소! 부디 내 딸아이가 살아있다면 구해주시오. 그것이 아니라면...’


갑자기 공작이 자신의 손에 낀 반지를 보여준다.


‘그 아이는 이것과 같은 반지를 끼고 있다오. 만약...’


공작이 잠시 말을 잊지 못한다.


‘만약 그 아이가 살아있지 않더라도... 이것과 같은 반지를 끼고 있는 사람을 발견하면...’


‘알겠습니다. 더 말씀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휴! 이 은혜는 잊지 않겠소. 욕심만 많은 귀족들을 보니 이 내전이 끝나더라도 한 동안 나라가 시끄러울 것이오. 아마도 권력이 재편성되겠지. 그 동안 자식들이 정계로 진출하는 것을 막아왔지만 살아남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나서야겠구려.’


‘공작께서 어지러운 나라의 질서를 바로잡는데 나서주시면 그 만큼 빨리 안정되겠지요.’


‘물론이라오. 본 공작의 영지는 힘이 있소. 다시금 예전의 영광을 찾을 것이고 이번에 도움을 준 신전의 은혜를 잊지 않을 것이오.’


공작의 결의가 느껴진다.


.

.

.


귀족들의 알력이야 알바 아니지만 이왕 나선 김에 공작이 신전에 빚을 지게 하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세상일은 모르는 것이니 신전의 일원으로서 신전에 이익이 되는 일에 나선다면 집으로 가기 위한 여정에 더 많은 도움을 받거나, 만에 하나 귀환에 실패하더라도 신전에서 눈치 보지 않고 지낼 수 있을 것이다.


공작이 돌아가고 조금의 시간이 더 흘렀다. 전열을 가다듬고 충분한 휴식을 취했는지 곧 대전으로 병력이 이동할 분위기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조심하게!’


‘저곳에 무엇이 있을지 모르지만 이곳에 있는 적들의 수뇌부가 더욱 두려운 자들일 테니 저 보다 다른 분들이 더 걱정입니다.’


‘하하하! 그러면 자네가 저곳에서 빠르게 일을 마치고 돌아와서 도와주면 되지 않겠는가?’


‘그래! 농땡이 부리지 말고 빨리 다녀와!’


탑으로 향하는 등 뒤로 병력이 움직이는 것이 느껴진다. 이제 마지막 전투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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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138. 북대륙으로...(5) 17.07.04 119 1 14쪽
137 137. 북대륙으로...(4) 17.07.04 143 1 12쪽
136 136. 북대륙으로...(3) 17.07.04 257 1 12쪽
135 135. 북대륙으로...(2) 17.07.04 140 1 13쪽
134 134. 북대륙으로...(1) 17.07.04 152 0 13쪽
133 133. 죠슬린(4) 17.07.04 200 1 13쪽
132 132. 죠슬린(3) 17.07.04 185 1 12쪽
131 131. 죠슬린(2) 17.07.04 123 1 12쪽
130 130. 죠슬린(1) 17.07.04 138 1 12쪽
129 129. 왕도 전투(7) 17.07.04 201 1 12쪽
128 128. 왕도 전투(6) 17.07.04 142 1 11쪽
127 127. 왕도 전투(5) 17.07.04 150 1 12쪽
» 126. 왕도 전투(4) 17.07.04 173 1 12쪽
125 125. 왕도 전투(3) 17.07.04 156 1 12쪽
124 124. 왕도 전투(2) 17.07.04 181 0 12쪽
123 123. 왕도 전투(1) 17.07.04 156 2 11쪽
122 122. 참전 17.07.04 182 1 14쪽
121 121. 불의 신기(2) 17.07.04 164 1 12쪽
120 120. 불의 신기(1) 17.07.04 177 3 13쪽
119 119. 불의 신전(3) 17.01.20 377 5 13쪽
118 118. 불의 신전(2) 17.01.19 276 4 12쪽
117 117. 불의 신전(1) 17.01.17 345 5 13쪽
116 116. 구원(3) +1 17.01.16 429 3 12쪽
115 115. 구원(2) 17.01.13 306 6 12쪽
114 114. 구원(1) 17.01.12 338 4 12쪽
113 113. 계속되는 위기(3) 17.01.10 340 5 12쪽
112 112. 계속되는 위기(2) 17.01.09 308 3 13쪽
111 111. 계속되는 위기(1) 17.01.06 979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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