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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우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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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우
작품등록일 :
2016.05.28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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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4 20:56
연재수 :
14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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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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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5,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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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1.16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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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16. 구원(3)

DUMMY

116. 구원(3)



남은 언데드들의 처리와 주변 영지의 안정화를 귀족들의 군대에 맡기고, 나와 아린은 하터를 따라 불의 신전으로 귀환하기로 했다.


쉐린들과의 이별이 아쉬워서 일까 말을 타고 가는 아린의 옆모습이 착찹해 보인다.


‘아롤?’


‘왜?’


‘내가 마음에 들고 좋아하는 사람들은 왜 다들 떠나갈까?’


‘흠! 만남이 있다면 이별도 있는 법이지. 언젠가는 다시 만날 수 있을 테니 너무 슬퍼하지 마!’


‘그래! 그래도 이상한 아저씨인 아롤이라도 남아있으니 다행이다.’


‘이상한은 좀 빼줘! 그리고 나이도 10살 밖에 차이 나지 않는데... ’


‘호호홋! 알겠어! 이제는 엉망진창인 하터 아저씨도 있으니 아롤만 이상한 아저씨라고 부르기도 그러네!’


‘흐흐흐! 이 녀석! 감히 삼촌에게 못하는 소리가 없어!’ 하터가 우리의 대화를 듣더니 말했다.


‘그런데 하터 아저씨!’


‘말해!’


‘아롤도 엄청 강해졌는데, 그런 아롤을 묵사발 내던 흑마법사를 어떻게 한방에 보내버린 거야?’


‘큭! 묵사발이라니...’ 아린의 말에 이마에 핏줄이 솟는다.


‘크흐흐! 놈이 아롤에게 집중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거다. 아니었음 조금은 피곤했을 테지.’


‘쳇! 그런 거야? 난 또 하터 아저씨가 엄청 강해진 줄 알았네!’


‘뭣이? 넌 그리 오래 여행을 하고도 보는 눈이 그리 없구나!’


‘뭐에요?’ 하터의 말에 아린이 발끈한다.


‘크흠! 잘 들어라! 난 이미 네가 예전에 알던 하터가 아니다.’


‘무슨 소리에요?’


‘크흐흐! 잘 봐라!’


하터는 안장에 걸어둔 거대 도끼를 꺼내더니 오러를 불어 넣기 시작했다. 곧 강한 기운과 함께 붉은 오러가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고, 하터가 조금 더 집중하자 타오르던 오러가 날카로운 기세를 뿜으며 도끼의 표면에 정제되기 시작했다.


‘헐! 뮬리앙에게서 느끼던 기운이랑 비슷한데?’ 아린 역시 감이 좋다.


‘잉? 뮬리앙? 그러고 보니 그 노란 머리 친구는 어디가고 둘만 온 거지?’


‘뮬리앙은 급한 사정으로 집으로 돌아갔어요.’ 아린이 놀라 말을 못하기에 내가 대답했다.


‘그래? 아쉽구만. 함께 왔다면 좋았을 텐데. 그런데 아린이 말하는 것을 보면 그 친구도 경지를 넘어 선 것 같군.’


‘네! 뮬리앙도 암흑신전에서 알타마스 광신도들과 싸우면서 마스터가 되었습니다.’


‘오호! 축하할 일이군. 나와 붙어보면 서로 도움이 될 텐데. 아쉬워!’


‘칫! 싸울 생각뿐이네요. 그런데 아저씨는 어떻게 해서 마스터가 되었어요?’


‘흠!’


하터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무슨 엄청난 사연이 있는 것일까?


‘말 못할 사정이라도?’ 아린이 신중하게 물었다.


‘뭐! 그런 것은 아니고... 아멜리아 때문이지.’


‘아줌마가 왜요?’


‘너와 아롤이 떠난 후로 난 아멜리아 때문에 너무 힘들었어. 고위기사로서 신전의 업무에 치여 과로사 직전이었지.’


‘켁! 거짓말!’


‘휴! 정말이다. 나와 제논은 평생 신전을 위해 헌신했건만... 아멜리아는 정말 지독했어.’


‘하긴 아줌마는 언제나 아저씨에게 엄격했으니까.’


‘그렇게 하루하루 힘없이 말라가는 우리를 보며 케스럿 경이 나섰지.’


‘아마도 아저씨들이 하는 일이 엉망이라서 케스럿 경이 나서신 것 같은데...’


‘쳇! 아린 너는 우리를 너무 잘 알아! 어쨌든 신전이 한번 털리고 나서라 전력의 공백이 생겼기에 각지의 신전에서 신관들을 불러 들였지. 그리고 늘어나는 업무들... 크! 난생 처음으로 죽고 싶더구나.’


‘호호호!’


‘그러다보니 케스럿 경께서 아멜리아에게 제안을 하나 하셨어!’


‘무슨?’


‘신전에 마스터 급의 기사가 없으니 누구든 마스터의 경지에 오르면 5년간 모든 업무에서 해방시켜주기로... 그것이 고위기사라도 말이지.’


‘오오오! 그래서 마스터가 된 거에요?’


‘그렇지! 후후후! 나와 제논은 미친 듯이 수련하고 대련했다. 물론 제논이 너무 수준이 떨어져서 내 상대가 되지 못해 아쉬웠지만... 어쩌겠냐? 하나뿐인 친구인데 내가 녀석을 끌어줘야지! 그래서 죽도록 수련해서 이제는 우리 둘 다 마스터가 되었다. 태어나서 이렇게 열심히 수련해 본 것은 아버지께서 모종의 임무로 떠나신 후로 처음이구나.’


‘허! 정말 엄청난 계기가 있었네요. 그러면 두 분이 빠지면 신전 업무는 누가 돌보나요.’


‘하하하! 그런 것은 알아서 하겠지. 프리드리히와 아멜리아의 업무능력은 대단하니까 우리가 빠진다 해도 상관없을 거다. 거기다 쓸만한 녀석들도 귀환했으니 그놈들을 닦달하겠지. 나와 제논은 당당하게 업무에서 벗어났으니 뭐...’


‘당당하게 놀겠다는 소리로만 들리네요.’


‘뭐야? 이렇게 달려와 구원해줬거늘... 에잉!’ 아린의 말에 하터는 불만스러운 모습이다.


.

.

.


며칠간 하터와 아린이 투닥거리며 이동하는 옆을 지키며 이동하다보니 어느새 불의 신전이 위치한 곳의 근처까지 도달하게 되었다.


‘아아! 너무 그리웠어!’ 멀리 신전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서서 아린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어! 정말 오랜만이군. 수많은 시련을 넘기고 귀환하다니 감회가 새롭네. 그나저나 신전은 예전 모습 그대로인데 사람들은 엄청 북적거리는 거 같아. 신전 외곽의 들판에도 엄청난 병력이 상주하고 있군요.’


신전은 내 말처럼 예전과 그대로지만, 거대한 신전과 주변에 위치한 건물들로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모습이 엄청 북적거려 보인다. 그리고 신전과 조금 떨어진 동쪽에는 수많은 천막과 병사들이 우글거리고 있다.


‘하하하! 대부분의 신관들과 병력들은 각지의 신전으로 파견 나가 있었기에 아롤은 신전의 이런 모습은 처음이겠군. 현재 신전에는 숙소가 모자랄 정도로 신전의 사람들이 복귀해 지내고 있기에 조금 복잡할 수도 있으니까 너무 놀라지 말라고. 그리고 동쪽의 저들은 서부 귀족 연합의 병사들이네. 지금 왕도에서 전투가 한창이라 후속으로 증원 갈 병력이지.’ 하터가 말했다.


‘호호호! 특별한 일이 없으면 신전은 늘 한적했기에 저도 이런 모습은 오랜만이네요.’


‘뭐 할 수 없는 일이지. 아무래도 신전이 한번 털린데다가 이번에는 왕성을 탈환하는데 힘을 보태기로 했으니 말이야.’


‘하지만 국왕파와 귀족파의 싸움에 낄 이유가 없지 않아요?’


‘글쎄다! 나야 뭐 시키는 대로 하는 기사 아니냐!’


‘헐! 시키는 것도 제대로 안하고 맨날 농땡이나 부리면서!’


‘흑흑흑! 우리 아린이는 어릴 때가 좋았어. 나이 들어가며 너무 팍팍해지고 있구나.’


‘뭐에요?’


‘아니다! 어찌되었든 모든 결정은 프리드리히가 하겠지. 아멜리아와 케스럿 경이 프리드리히가 좋은 결정을 하도록 돕고 있으니 믿고 따르는 수밖에.’


‘흥! 아저씨도 좀 열심히 일을 해라고요!’


‘너무 그러지 마라. 사람에게는 각자 맞는 일이 있는 거다. 나는 그런 신전업무와 맞지 않아. 그저 때리고, 부수고, 파괴하는 것이 나의 일이지. 흐흐흐!’


‘호호호! 참 억지스럽지만 잘 어울리네요.’


‘그나저나 아롤 자네도 실력이 많이 늘었던데... 이 기회에 마스터가 되기 위해 수련을 좀 하는 것이 어떤가? 내가 손 좀 봐주지.’


‘으음! 하터 경의 말씀은 고맙지만 우선은 신전에 귀환하면 조금 쉬고 싶군요. 그리고 반슈타인 제국으로 건너가야 하니 시간이 어찌될지 모르겠습니다.’


‘하하하! 그래! 일에도 우선순위가 있는 법이지. 하지만 이것만 알아두게. 세상은 힘이 최고야. 힘이 있으면 어지간한 제약에서 모두 벗어날 수 있어. 그러니 잘 생각해보게. 참고로 나는 마스터의 힘을 손에 넣고... 후후후... 신전에서 지금처럼 행복하고 편안하게 지내 본 적이 없다네.’


하터의 말이 맞다.

나도 마스터 아니 욕심을 내서 마스터조차 뛰어 넘는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런저런 일에 꼬이지도 않았을 것이고, 아니 꼬였더라도 쉽게 모든 것을 처리했을 것이다. 그리고 벌써 반슈타인 제국으로 넘어가 드래곤 로드를 만나 담판을 짓고 집으로 돌아갔을지도 모른다.


그 동안 빡빡하게 이동하기 바쁘고 싸우기 바빴지만 그래도 조금씩 성장하다 보니 마스터의 경지가 코앞이다.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하터의 말처럼 경지를 올리고, 쌓아놓은 실력을 정리해볼 시간을 가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하지만 마스터라는 경지가 오르고 싶다고 올라지는 것도 아니고 뮬리앙과 같은 천재도 긴 세월이 걸렸고, 제로스 조차 아직 오르지 못했는데 중년에 들어선 내가 가능할지도 의문이다.


그런데 하터는 도대체 어떻게 돕겠다는 걸까? 그러고 보면 하터와 제논은 40대 중반에 마스터의 경지에 들어섰으니 무언가 특별한 방법이라도 있는 것일까?


하긴 그간 듣고 본 마스터에 대한 정보들을 보면, 무난하게 실력을 쌓으며 성장한 마스터들은 대부분 30대 후반이나 40대의 나이에 경지에 올랐다는 게 대부분이다. 10대나 20대 초반에 경지에 오른 천재들은 드물다는 소리다.


하지만 천상링의 도움을 크게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겨우 3년간의 수련과 실전으로 마스터의 경지 근처까지 성장하니 왠지 나도 천재적인 재능이 있는 것은 아닐까하고 생각해본다. 조금은 어깨를 펴고 다녀도 되겠다.


‘하하하! 이제 도착했구만. 이 봐 아롤! 아롤!’


상념에 빠져있는데 하터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네! 하터 경!’


‘이제 신전이네. 들어가자고.’


어느새 말을 몰아 신전의 외정문까지 도착했다. 주변의 민가와 신전 안으로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닌다.


북적거리는 인파들을 헤치고 열 명으로 구성된 병사들의 무리가 순찰을 도는 것이 자주 눈에 띈다.


‘왠지 조금은 삼엄해졌군요.’


‘어쩔 수 없는 일이지. 신전이 털리기도 했고, 외부의 인사들도 많이 유입되어 지내는 중이니, 사고가 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자는 것이지.’


‘훌륭한 생각입니다.’


‘물론 내 아이디어는 아니라네.’


‘호호호!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흐흐흐!’


두 사람과 동행하며 거대한 신전의 본관으로 이동하자 우리를 따르던 기사와 병사들은 하터에게 보고를 올리고 숙소로 떠나갔다.


‘자 그럼 우리는 회의실로 가 볼까? 프리드리히가 놀라겠는데!’


본관 앞의 광장에 위치한 중앙 분수대를 지나자 말에서 내린 나와 아린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하터가 건물 내로 나와 아린을 안내한다.


하터의 안내로 익숙한 길을 따라 건물 내부로 들어서 변함없는 신전의 복도와 계단을 따라 회의실로 이동했다.


회의실 앞에서 근무 중인 젊은 기사들이 하터를 보고 기사의 예를 올린다.


‘수고들이 많네!’


하터의 말에 기사들이 문을 열어 주니 익숙한 방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진지한 모습의 프리드리히가 맞은편의 중년 여인과 심각하게 대화를 주고받고 있고, 옆의 케스럿 경은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생각에 잠겨있다.


‘어이! 다들 아직도 심각하구만. 여기 누가 왔나 보게! 하하하!’


문이 열려도 눈길조차 주지 않던 세 사람이 하터의 큰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쳐다보기 시작했다.


‘하하하!’


‘아... 아린이냐?’


하터의 호탕한 웃음소리와 함께 프리드리히는 동공이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흔들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 아빠! 으힝힝!’ 아린도 눈물을 흘리며 프리드리히에게 달려가더니 그대로 안긴다.


아! 오랜만의 부녀 상봉이긴 하지만... 서른 살이나 된 녀석이 저리 울면서 아버지에게 매달리니 조금은 징그럽기도 하다. 그간의 전투와 살육으로 나의 감정이 너무 메말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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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138. 북대륙으로...(5) 17.07.04 119 1 14쪽
137 137. 북대륙으로...(4) 17.07.04 143 1 12쪽
136 136. 북대륙으로...(3) 17.07.04 257 1 12쪽
135 135. 북대륙으로...(2) 17.07.04 141 1 13쪽
134 134. 북대륙으로...(1) 17.07.04 152 0 13쪽
133 133. 죠슬린(4) 17.07.04 200 1 13쪽
132 132. 죠슬린(3) 17.07.04 185 1 12쪽
131 131. 죠슬린(2) 17.07.04 123 1 12쪽
130 130. 죠슬린(1) 17.07.04 138 1 12쪽
129 129. 왕도 전투(7) 17.07.04 201 1 12쪽
128 128. 왕도 전투(6) 17.07.04 142 1 11쪽
127 127. 왕도 전투(5) 17.07.04 150 1 12쪽
126 126. 왕도 전투(4) 17.07.04 173 1 12쪽
125 125. 왕도 전투(3) 17.07.04 156 1 12쪽
124 124. 왕도 전투(2) 17.07.04 181 0 12쪽
123 123. 왕도 전투(1) 17.07.04 156 2 11쪽
122 122. 참전 17.07.04 182 1 14쪽
121 121. 불의 신기(2) 17.07.04 164 1 12쪽
120 120. 불의 신기(1) 17.07.04 177 3 13쪽
119 119. 불의 신전(3) 17.01.20 377 5 13쪽
118 118. 불의 신전(2) 17.01.19 276 4 12쪽
117 117. 불의 신전(1) 17.01.17 345 5 13쪽
» 116. 구원(3) +1 17.01.16 430 3 12쪽
115 115. 구원(2) 17.01.13 306 6 12쪽
114 114. 구원(1) 17.01.12 338 4 12쪽
113 113. 계속되는 위기(3) 17.01.10 340 5 12쪽
112 112. 계속되는 위기(2) 17.01.09 308 3 13쪽
111 111. 계속되는 위기(1) 17.01.06 979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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