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라로우 님의 서재입니다.

아제레이션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라로우
작품등록일 :
2016.05.28 16:17
최근연재일 :
2017.07.04 20:56
연재수 :
140 회
조회수 :
125,867
추천수 :
1,432
글자수 :
785,326

작성
17.01.13 06:35
조회
306
추천
6
글자
12쪽

115. 구원(2)

DUMMY

115. 구원(2)




‘하터 경? 이 자들인가요?’


고급스러워 보이는 갑옷과 옷을 입은 십여 명의 사람들이 처음 보는 복장의 병사들과 다가왔다.


‘그렇소!’


‘신전의 기사들이 선봉을 맡아준 덕에 저주받은 것들을 쉽게 쓸어버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우리가 나서야 하겠군요.’


‘?’


선두에 선 푸른 갑옷을 입은 중년인이 말을 꺼내자 하터는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23레벨 데라스 백작]


‘무슨 이야기를 하시는 것이오?’ 참다못한 제논이 나섰다.


‘저들은 마라 왕국의 귀족들이 아닙니까? 그리고 이곳은 파라스 왕국의 영토입니다. 이 정도면 설명이 되었겠지요? 모두 체포하세요!’


중년인의 말에 테온 백작의 표정이 굳어졌다. 울컥한 쉐린이 나서려하자 제로스와 쟈일이 급히 막는다.


‘잠깐! 지금 저주받은 것들과의 싸움이 끝난 것도 아니고, 주변의 초토화된 영지를 정상 복구시키는 것도 서둘러야하는데 이렇게까지 해야겠소?’ 하터가 놀라 소리쳤다.


‘하터 경! 지금부터는 국제적인 분쟁에 관한 관례에 따라야하니 신전 분들은 빠져계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지만 저들 덕분에 골칫거리이던 사망해골도 궤멸되었고, 흑마법사들의 음모 역시 분쇄되지 않았소이까? 어찌 보면 왕국이 도움을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거기다 지금 내전 중이니 그냥 넘어갑시다.’ 제논이 나와 아린을 한 번씩 보더니 민망한 표정으로 말했다.


‘놈들의 수뇌부를 포함해 흑마법사들은 대부분 척살되었고, 서부의 영지는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하지만 아직 왕도의 내전이 끝나지 않은 지금 조금의 힘이라도 더 필요합니다. 저들이 왕국의 땅을 침범한 대가로 마라 왕국에서 무엇이든 얻어내야 합니다. 이해해 주시길!’


‘하지만 데라스 백작! 우리 신전으로서는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오. 신전의 주요인물이 이곳에 두 명이나 저들과 함께였으니 말이오.’


‘그래요! 늘 골칫거리이던 사망해골을 처리하기 위해 먼 길을 오신 분들이에요. 그리고 엄청난 피해를 입고 이제는 파라스 왕국의 포로가 될 신세가 되었다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네요.’ 아린이 허리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당신은?’


‘아! 프리드리히의 딸이오!’


‘오! 수신관님의 따님이셨군요. 저는 데라스 백작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정치적인 이야기에는 참견하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데라스 백작의 말에 아린은 잠시 생각하는 듯 했지만 곧 입을 열었다.


‘좋아요! 하지만 이곳으로의 원정은 제가 테온 백작님에게 부탁드린 것이에요.’


‘그게 무슨 말이냐?’


‘기다려 봐요. 하터 아저씨.’


.

.

.


잠시 숨을 고른 아린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암흑신전에서의 임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것을 시작으로 내전 때문에 귀환이 불가능해져 아롤이 친분이 있는 제로스를 통해 테온 백작을 만난 일. 그리고 신실한 불의 신도인 테온 백작에게 사망해골을 치자고 자신이 부탁했다며 조금 꾸며서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다.


‘흠흠! 들었소? 어찌 보면 저들도 피해자요.’


‘그렇소이다! 이곳에서 소중한 영지의 병사들이 대부분 쓰러지고 말았소! 나는 병사들의 가족들을 볼 생각을 하니 두렵소. 당신도 영지가 있다면 조금은 사정을 봐 주시구려.’ 테온 백작 역시 아린의 이야기에 동조해 말했다.


하긴 영지에서 전체 병력의 절반 이상을 이곳에 데려와 분투했지만 대부분의 병력이 궤멸해 백작으로서도 엄청 괴로운 상황이다. 거기에 포로로 붙잡히기까지 한다면 정말 되돌리기 힘든 타격을 입을 것이다.


‘솔직히 왕국의 내전은 국왕파와 귀족파 간의 일이잖아요! 그런데 그 일로 우리가 중요 업무를 마무리 짓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서는 책임감을 느껴주셨으면 해요. 거기에 우리를 돕기 위해 나선 테온 백작님은 신실한 불의 신전의 신도이기도 하시니 저로서도 못 본 척 할 수가 없습니다.’


‘크흠! 그렇습니다. 백작님! 이번 일로 영지에 불의 신전을 세 군데나 짓기로 했건만 이런 상황이라면 힘들 것 같습니다.’ 죠드가 눈치 빠르게 나섰다.


‘오오! 이런 신실한 분들을 어찌 모른 척 할 수 있단 말입니까? 이번 왕도 쟁탈전에 우리 신전이 귀족파에 힘을 보태기로 한 이상 데라스 백작님도 성의를 보여 주십시오.’


‘그렇소! 제논의 말처럼 성의를 보여 주시오. 설마 이들을 인질로 잡고 마라 왕국에서 얻어낼 수 있는 것을 우리 신전의 도움을 받는 것 보다 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큭!’


데라스 백작은 한방 먹은 표정이다.


반대로 테온 백작과 죠드는 표정이 밝아졌고, 쉐린 역시 환한 모습으로 웃으며 아린의 옆으로 이동해 팔짱을 끼었다.


이런 우리의 단합된 모습에 더는 자리에 있기 힘들었던 데라스 백작은 병사들을 인솔해 자리를 떠났다.


.

.

.


‘고맙소! 아린 사제!’


‘아니에요! 이곳까지 모두를 이끌어주신 백작님의 노고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에요.’


‘너무 겸손하시군요. 아린 사제님의 힘은 괴물들과의 전투에서도 위기를 넘기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번 전투는 죽는 날까지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죠드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나저나 병사들의 희생이 너무 큽니다.’ 쟈일이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여기저기 흩어져 휴식을 취하고 앉아있는 기사와 병사들의 모습이 초라하다. 하지만 이제 모든 위험이 끝났다는 것을 알기에 표정만은 밝다.


‘오천이 넘던 병력이 겨우 오백도 남지 않았구나! 내 가산을 모두 털어서라도 저들에게 보상을 하리라.’ 백작이 씁쓸하게 중얼거린다.


‘그러면 이제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제로스가 지친 표정으로 말했다.


‘이곳에 신전에서 오천의 병력과 서부 귀족 연합의 병력이 만 오천, 총 이만명이나 되는 병력이 모여 있습니다. 이제 흑마법사의 위험에서 벗어났으니 안심하시기 바랍니다. 원하신다면 신전에 가셔서 물자를 보급 받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시는 것도 가능합니다.’ 제논이 말했다.


‘감사한 제안이긴 합니다만 불의 신전까지 가서 시간을 더 보낸다면 저들 귀족들에게 분쟁거리를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빠르게 영지로 돌아가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죠드가 말했다.


‘그렇네! 한시 빨리 영지로 돌아가 재정비를 해야 할 것이네. 그리고 흑마법사들이 마라 왕국을 노린다는 것도 왕궁에 보고를 해야 할 것이고... 숨진 병사들의 가족들에게도 슬픈 소식을 전해주어야 하니 할 일이 너무 많네!’ 백작의 얼굴에 주름이 많이 늘어나 보이는 것은 착각일까?


‘난! 아린을 따라서 불의 신전으로 갈래!’


‘에휴! 누님! 안됩니다.’


‘뭐야?’


‘그렇습니다. 쉐린님! 쉐린님의 존재 자체가 저들 파라스 왕국의 귀족들에게는 좋은 먹잇감입니다.’


‘쟈일까지... 그래도 정체를 밝히지 않으면 되잖아!’ 쉐린이 소리쳤다.


‘공주님! 파라스 왕국의 귀족들을 너무 얕보지 마십시오. 저들은 지금 공주님의 정체를 알면서도 모른 척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결정적일 때 공주님을 사로잡던지 아니면 어떻게든 이익을 취하려 할 것이 뻔합니다. 이대로 돌아가시는 것이 옳습니다.’ 백작까지 쉐린을 말린다.


‘아아잉! 나의 쉐린 탐험대가... 아니 탐험대가 아니라도 좋아. 난 아린과 아롤이랑 모험을 더 하고 싶어! 다들 본 것처럼 나도 많이 발전했잖아!’


쉐린이 무언가를 바라는 선량한 눈빛으로 나와 아린을 쳐다본다.


‘흠흠! 쉐린! 아쉽지만 돌아가는 것이 좋겠어! 나도 쉐린이 좋아! 함께 더 있고 싶기도 하고 불의 신전을 구경시켜주고 싶기도 해. 하지만 쉐린이 위험에 처하거나 정치적으로 이용당할 것이 뻔한데 함께 가자고 할 수는 없잖아.’ 아린이 눈물을 글썽이며 말하자 쉐린도 눈물을 글썽거리며 아린에게 안긴다.


‘그래!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는 법이지! 쉐린은 내가 못 본 사이에 엄청난 마법사 겸 투사가 되었으니 언젠가는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아도 되는 강자가 되지 않겠어? 그러면 그 때는 꼭 함께하자! 오늘처럼 내가 이렇게 다치지 않게 잘 좀 도와줘!’ 내가 장난삼아 말하자 쉐린이 울면서 뛰어와 안긴다.


‘히잉! 미안해! 사실 아롤이 죽는 줄 알았어! 그래도 전방의 적들이 너무 많아 돕지 못해서 미안해!’


‘하하하! 그러니 그런 적들을 일거에 쓸어버릴 수 있는 강자가 되어서 나를 찾아줘! 나도 좀 편안하게 묻어 다닐 수 있게!’


‘흑흑! 하지만 이렇게 헤어지고 싶지는 않단 말이야!’ 쉐린이 고함을 치며 가슴을 친다.


‘켁! 흑마법사의 마법에도 버틴 가슴이 뚫리겠어!’


‘흑! 미안!’


‘그리고 제로스도 고생이 많았어! 쟈일도 고생하셨어요!’


‘아롤과 다시 이별이네요. 하지만 이게 끝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누님도 아롤을 이제 보내주세요. 그래야 후에 돌아와 누님의 왼팔이 되지 않겠어요?’


‘후하하! 그렇습니다. 쉐린님. 아롤은 지금 불의 신전의 사람입니다. 언젠가는 쉐린님의 사람이 될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보내주어야 할 때입니다. 고생 많았네! 이렇게까지 대단한 기사일지는 몰랐는데 흑마법사를 후방에서 막아주지 않았다면 우리는 버티지 못했을 거야! 고마워!’


‘초반부터 쟈일이 나서주어서 힘을 비축할 수 있었을 뿐입니다. 제로스와 쟈일이 아니었다면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겠지요.’


‘크하하하하! 다들 훈훈해! 좋은 친구들을 사귀었구만! 아린! 헤어지는 것이 아쉽겠어!’


‘그래요! 하터 아저씨도 제논 아저씨와 헤어진다고 생각해보세요!’


‘크흠! 내 하나뿐인 친구 제논아! 이리 오너라!’


‘징그러운 녀석! 그러면 상황을 정리하지.’


‘좋네! 지금 테온님의 병사들은 많이 지친 상태이니 제논 자네가 직접 기사 오백과 병사 이천을 끌고 영지까지 모셔드리게. 그렇게 하면 서부 귀족들도 장난을 치지 못하겠지.’


‘감사하오! 호의를 거절하지 않겠소!’ 백작 역시 십분의 일도 남지 않은 지친 병력만을 데리고 영지로 귀환하는 것이 버거웠기에 거절하지 않는다.


‘좋아! 아린의 친구 분들도 계시니 내가 최대한 아무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신경 쓰겠네!’


제논 역시 50레벨의 마스터 급 기사이니 마음이 놓인다. 아린도 만족스러운 표정이다.


‘고맙소! 그리고 아린 사제!’


‘네?’ 백작의 부름에 아린이 의아해 한다.


‘저들을 속이기 위해 나를 불의 신전의 신도라 했지만... 이제부터 정말 불의 신전의 신도가 되겠소! 영지에 별의 신전도 두 곳이 있지만, 두 신전이 사이가 좋다고 들었으니 세 곳의 신전을 건설하겠다는 죠드의 이야기도 지키겠소!’


‘헛!’ 백작의 말에 죠드가 움찔한다.


‘그렇게 무리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니오! 아린 사제에게 큰 도움을 받았으니 은혜를 갚는 것은 당연한 것이오. 그동안 도움에 감사했소! 그럼...’


백작이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자 아린도 급히 고개 숙여 답했다.


백작과 죠드의 인솔 하에 병사들이 질서정연하게 대열을 짜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뒤를 제논이 기사들과 병력을 차출해 따르자 그제서야 쉐린이 마지못해 움직인다.


‘우리 다시 만날 수 있겠지?’


‘그래!’


‘알았어! 그럼 안녕! 아린! 그리고 이상한 아저씨 아롤!’


‘큭! 이상한은 좀 빼줘!’


‘호호호! 우리 쉐린 탐험대! 언젠가는 다시 완전체로 뭉치는 날이 오겠지! 그날까지 다들 실력을 갈고 닦고 있어!’ 쉐린이 아쉬운 얼굴로 떠나간다.


하지만 제로스와 쟈일은 조금은 홀가분한 표정이다. 저 두 사람의 앞날이 편안하기를 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아제레이션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40 140. 블리츠 항(2) +2 17.07.04 194 3 12쪽
139 139. 블리츠 항(1) 17.07.04 145 0 12쪽
138 138. 북대륙으로...(5) 17.07.04 119 1 14쪽
137 137. 북대륙으로...(4) 17.07.04 143 1 12쪽
136 136. 북대륙으로...(3) 17.07.04 258 1 12쪽
135 135. 북대륙으로...(2) 17.07.04 141 1 13쪽
134 134. 북대륙으로...(1) 17.07.04 152 0 13쪽
133 133. 죠슬린(4) 17.07.04 201 1 13쪽
132 132. 죠슬린(3) 17.07.04 185 1 12쪽
131 131. 죠슬린(2) 17.07.04 123 1 12쪽
130 130. 죠슬린(1) 17.07.04 138 1 12쪽
129 129. 왕도 전투(7) 17.07.04 202 1 12쪽
128 128. 왕도 전투(6) 17.07.04 142 1 11쪽
127 127. 왕도 전투(5) 17.07.04 150 1 12쪽
126 126. 왕도 전투(4) 17.07.04 173 1 12쪽
125 125. 왕도 전투(3) 17.07.04 156 1 12쪽
124 124. 왕도 전투(2) 17.07.04 181 0 12쪽
123 123. 왕도 전투(1) 17.07.04 156 2 11쪽
122 122. 참전 17.07.04 183 1 14쪽
121 121. 불의 신기(2) 17.07.04 165 1 12쪽
120 120. 불의 신기(1) 17.07.04 177 3 13쪽
119 119. 불의 신전(3) 17.01.20 377 5 13쪽
118 118. 불의 신전(2) 17.01.19 276 4 12쪽
117 117. 불의 신전(1) 17.01.17 345 5 13쪽
116 116. 구원(3) +1 17.01.16 431 3 12쪽
» 115. 구원(2) 17.01.13 307 6 12쪽
114 114. 구원(1) 17.01.12 338 4 12쪽
113 113. 계속되는 위기(3) 17.01.10 341 5 12쪽
112 112. 계속되는 위기(2) 17.01.09 309 3 13쪽
111 111. 계속되는 위기(1) 17.01.06 979 3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