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달곰샤 연재소설

마왕이 어때서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일반소설

달곰샤
작품등록일 :
2023.05.10 15:38
최근연재일 :
2023.07.19 16:35
연재수 :
56 회
조회수 :
1,246
추천수 :
33
글자수 :
321,904

작성
23.05.19 17:15
조회
29
추천
1
글자
17쪽

10_ 무시엘 공성전1

DUMMY

아일레로의 성문 밖으로 나오니, 왕세자가 말을 내 옆으로 몰고 와서 함께 대화를 나눈다.


“사전에 양해를 구하긴 했지만, 다시 한번 미안하네. 또 왕가의 체면을 세울 수 있게 도와줘서 고맙네.”


“별말씀을. 마왕을 이기고 나면 제대로 보답받길 기대하겠습니다.”


“하하하. 나는 빈말 하는 사람 아닐세. 걱정하지 말게.

그럼 우리 잠시 모여서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서 짚고 넘어갈까? 모두 모여보겠나?”


커다란 나무 그늘 아래에 다섯 용사가 한자리에 모인다.

시원한 바람. 바람에 흔들리는 농작물.

농지에서는 자신의 작물을 가꾸느라 여념이 없는 농부들이 구슬땀을 흘린다.

이렇게 평화로운데 전쟁중이라니.


“자! 여기 지도를 함께 보자고!”


왕세자가 지도를 펴 보인다.

무시엘에서 마왕성까지. 도로가 나 있는 C자로 구부러진 경로를 가리키며 전황을 설명한다.

설명을 들어보니 경로에 있는 성들은 이미 하나씩 하나씩 마왕군에게 빼앗겼다.

왕세자의 설명을 들어보니 수복하면서 마왕성에 가기는 글렀다.

결론은, 길을 휘어지게 만드는 ‘검은산맥’을 직접 넘어서 마왕성까지 직행하는 것.


“우리의 목표와 일정에 대해서 다시 한번 정리하도록 하지.

우리의 목적은 마왕성으로 직접 들어가 마왕의 숨통을 끊어 놓는 것이다!

말을 타고 이 길을 따라서 무시엘까지 가서 식량 등 물품을 보급할 예정이다.

그리고 무시엘에서부터 마왕성까지 검은산맥은 넘어서 직행할 계획이다.

여기서부터 마왕성 도착까지는 약 보름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검은산맥은 산세가 무척 높고 험해서, 말을 타고 넘는 것은 불가능하다.

많이 위험하겠지만 험한 산길을 걸어서 넘어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쟁터에서 수많은 병력과 만나 싸우고 이기면서 한발작 한발작 진격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쉽겠지. 여기까지. 질문 있나?”


레온 형이 큰 목소리로 대답한다.


“없습니다!”


“하하하! 우리 용병왕의 목소리가 호탕해서 좋군!

우리는 이 과정에서 양동작전을 할 계획이다.

우리가 마왕성 근처까지 도착해 전서구를 날리면, 왕국군에게 신호가 들어갈거야.

신호를 받은 우리 군대가 마왕군을 공격하면 마왕성에서도 무슨 동요가 일어나겠지!

그 틈을 노려 마왕성에 잠입해 마왕의 모가지를 딸 생각이다.

왕국의 용사들이 모여 행동하는 만큼, 나는 우리의 승리를 확신하고 있네!”


“저도! ... 저도... 우리가 승리할 거라고 믿습니다!”


오... 이제껏 말 한마디 안하던 성자 컬버 프란시스가 목소리를 낸다.

그래! 처음부터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시작한 작전이다.

이럴 때 믿을 수 있는 이가 누구겠나.

바로 옆에서 어깨를 맞대고 있는 동료를, 나 자신을 믿어야 한다.


“함께 부대껴야 하는 만큼 우리끼리 더 믿고 의지해야 겠지!

용사파티가 새롭게 구성된 만큼 간단하게 소개 한 번씩 하자고.

나이순으로 할까?

자신의 장단점도 말하면서, 여행길에 서로 친해지도록 노력도 하자고. 하하하”


왕세자의 뜻대로 다섯 영웅이 각자 자신의 특기를 곁들여 한 번씩 소개한다.


“내 이름은 아라칸 아르카디아. 32세. 여러분도 알다시피 왕국의 왕세자네.

주로 사용하는 무기는 검과 활. 빠르게 연속해서 공격하는 쾌검이 장기지.

마법 실력은 움직임을 강화하는 정도의 평범한 수준.

3년 전 왕국 검술대회 우승자네! 그럼 다음이 누구지?”


“안녕하십니까! 용병왕 레온 스미트, 서른 한 살입니다!

웨폰 마스터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서 모든 무기를 자유롭게 다룰 수 있습니다.

주력은 검과 방패 그리고 ‘독’입니다.

최단 거리로 상대방에게 달려들어 한 방에 죽이는 ‘낙명’이 주특기입니다.”


엇. 독이라니? 레온형이 독을 잘 쓰는 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왜 나한테 독에 대해서는 안 알려줬데?

암살 임무를 맡을 때 이야기는 묘하게 안 하더니,

그때 가장 많이 쓰는 무기가 독이었던 건가?

생각하는데, 사람들의 시선이 내게 쏠린다.

내 소개부터 하자.


“한정우입니다. 나이는 스물넷. 메카트로닉스... 아무튼, 기계공학을 공부하던 학생이었으며 원래 살던 곳에서 1년 반 동안 특수부대 군인이었습니다. 마검사입니다.”


“엇?! 특수부대 군인이었다고? 군인?”


레온형과 그랑이 화들짝 놀란다.

왜들 놀래? 안물어 봤었잖아?


“응. 특전사라고. 쉽게 말하면 잠입 전문 부대 출신이야.”


“이럴 수가! 원래부터 애국청년이었군! 과연 그랬어! 하하하! 한정우가 용사로 소환된 이유가 바로 애국심이었군!”


왕세자가 애국심 드립을 치며 설레발을 친다.

애국심 있는 청년들이야말로 국가의 미래고 어쩌고저쩌고...

자기 딴에는 칭찬으로 하는 말 같지만, 부담된다.

군대 이야기는 꺼내질 말걸.

괜한 오해를 산 거 같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지 멀쩡하면 누구나 가는 건데.


“그랑 마지쿠스. 아일레로 마법 아카데미에서 마법학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22살입니다. 8서클 마법사로 주력은 빙계 마법입니다.”


“컬버... 프란시스입니다... 17살 이구요... 성자가 된 지 반년 됐습니다.

운동신경과 판단력이 좋아지는 ‘여신의 축복’이라는 버프 마법을 사용할 수 있고...

또... 아! 잘린 신체 부위를 회복 마법으로 붙일 수 있습니다.

음... 그리고... 사지가 멀쩡하게 사람이 죽으면, 1시간 이내에는 다시 살릴 수 있습니다.”


컥! 뭐야. 성자 능력 완전 사기네!?

능력 버프에, 신체 절손 회복에, 죽은 자 부활까지?

왜 이런 어린애를 용사파티에 넣었나 했더니, 성자야말로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인재였다.

왕세자가 모두를 뿌듯하게 돌아보며 마무리한다.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내 마음이 이렇게 든든할 수가 없군!

함께 해줘서 정말 고맙네! 그럼 다들 모여서 한번 파이팅 외치고 출발하자고.

자 이렇게 손등을 겹쳐.

그래. 하나둘. 아자 아자 파이팅! 자! 가자!”


왕세자의 지시 아래 손등을 모아서 크게 구호를 외친다.

다섯 명의 용사가 무시엘로 출발한다.


* * *

# 무시엘로 향하는 길 어딘가.


어느덧 출정한 지 일주일.

중간에 성이나 마을이 있으면 여관에서 머물기도 하고,

민가가 있으면 말한테 여물도 얻어 먹이는 등 여유롭게 이동했다.

푸른 들판은 사람의 마음을 평화롭게 만드는 구석이 있어서 힐링이 되었다.


무시엘에 가까워질 무렵 멀리서 흰 비둘기 한 마리가 아일레로를 향해 날아가는 게 보인다.

다리에 매달린 빨간 끈. 분명히 전서구다.


“음... 상황이 영 좋지 않은가 보군...”


“수도로 향하는 전서구 같군요. 무시엘을 빼앗겼을 수도 있겠습니다.”


“모두 조금 더 서두르는 게 좋겠다. 빨리 가자. 이랴!”


왕세자가 말을 보채면서 먼저 앞장서서 달려나간다.

레온 형과 그랑이 바로 왕세자를 수행하며 뒤따라 달린다. 다급한 분위기.

나와 컬버도 일행을 뒤따른다.


무시엘 방향으로 계속 가다 보니 반대편에서 말을 타고 뛰어오는 병사가 있다.


“멈춰라! 무슨 일이냐?!”


레온형이 급하게 길을 막아서자, 상대방의 말이 놀라 ‘히이잉’ 거린다.

놀란 병사가 화를 내며 소리친다.


“야이 씨! 바쁜 사람을 막고 난리야! 뒤지려고!

앗!? 왕세자 저하!? 큰일 났습니다! 오늘 아침에 무시엘을 마왕군에게 빼앗겼습니다!

수도에 피해를 보고하라는 명을 받고 서둘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뭐야?! 너는 그대로 수도로 가서 소식을 전해라! 우리는 서두르자. 더 빨리 가야겠다!”


그렇게 급하게 내달려 도착한 왕국군의 임시 기지.

멀리 무시엘이 보이는 위치에 천막으로 만들어진 임시 기지였다.

다행히 해가 지기 전에 도착했다.

왕세자가 분노에 찬 걸음걸이로 왕국군 지휘 막사에 들어간다.


“책임자 누구인가! 당장 나오라고 일러라!”


“엇! 왕세자 저하를 뵙습니다! 바로 불러오겠습니다.”


장교가 군기가 바짝 든 자세를 취한 후 서둘러 막사에서 나간다.

잠시 뒤 왕국군 장교들과 마법사 들로 보이는 이들이 들어온다.

여기저기 생채기가 나 있고 이미 지친 얼굴.

이들의 모습에서 아침에 있던 전투가 녹록지 않음이 느껴졌다.


“아버지...”


“오... 그랑 오랜만에 보는구나.”


그랑이 아버지를 부르자 상대방이 그랑을 보고 나직이 말한다.

연륜이 느껴지는 금발의 미중년. 지쳤다는 느낌이 물씬 풍긴다.

저자가 말로만 들었던 피에트 마지쿠스 공작이구나.

지쳐서 정신없어 보이는 와중에도 잘 생겼다. 마지쿠스 집안은 다 미남인가 보다.

부럽네. 쳇.


“왕세자 저하를 뵙습니다. 면목 없게 되었습니다.”


가장 직급이 높은 마지쿠스 공작이 대표로 인사를 한다.


“마지쿠스 공작. 아니 이게 어떻게 된 건가?

왕국 최고의 화력을 자랑하는 왕국마법군단이 있음에도 무시엘을 못 지키다니!

방어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적이 그리도 고강하던가?!”


“후우... 그것이... 조슈아 장군과 이야기를 해 보심이...”


‘공작이면 왕족 다음으로 높은 귀족이잖아? 다른 사람과 이야기해 보라니?’


피에트 마지쿠스 공작보다 높은 사람이 있는건가? 하고 생각해 보니, 왕세자가 말했던 정치적 입지가 어쩌고 이야기가 떠오른다.

아! 아직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느낌이 온다. 뻔하다.

정확하게 세력이 어떻게 나누어져 있는지 모르겠지만, 전쟁이 한창인 이 시점에 좌파와 우파가 나뉘었고, 반대를 위한 반대, 상대를 망신 주기 위한 반대를 하느라 성을 빼앗긴 거 같다.

그리고 마지쿠스 공작과 조슈아 장군이라는 사람이 서로 대립하는 반대파 일거고.

아라칸 왕세자가 이글이글하는 눈빛을 숨기지 않고 말한다.


“뭣 들하는가! 조슈아 장군을 불러오게!”


왕세자의 호통에 젊은 위관 하나가 막사 밖으로 뛰어나간다.


“신 조슈아 나이트. 왕국 제2군단장. 왕세자께 인사 올립니다.”


조슈아 나이트는 살집이 있는 중년 남자였다.

젊었을 적에는 어땠을지 몰라도, 지금은 고깃집 식당 주인이 어울릴 것 같은 모습을 한.

본인도 잘못한 게 있다는 것을 알아서 그런지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조슈아 장군. 어떻게 된 거요? 천혜의 요새인 무시엘을 빼앗기다니!? 구체적으로 설명해 보시오!”


“왕세자 저하께 면목 없게 됐습니다...

일단, 제가 이끄는 제2군단이 단독으로 무시엘을 지켜낸 기간이

4개월이 넘는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는 무시엘의 성벽을 넘으려던 마족들을 수십 번 격퇴 했고,

절대 이 요새를 빼앗기지 않을 거라는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약 보름 전 마왕군이 기존에는 하지 않던 새로운 공격을 시작했습니다.”


조슈아 장군의 설명이 이어진다.


*

#무시엘 성벽 위. 이른 새벽.


어둠과 안개에 쌓인 무시엘의 성벽 위.

왕국의 병사 둘이 잡담을 하다가 귀를 기울인다.


“이거 무슨 소리야? 마족들 목소리 아니야?”


“무슨 소리? 뭐가 들린다고 그래?”


“잘 좀 들어봐. ‘드드드드’ 하는 이 소리. 마족들 소리 아냐?”


“푸하하하. 마족이 이 어둠과 안개를 뚫고 공격해 온다고? 그게 무슨 헛소리야.”


병사 둘이 소리가 나네, 안 나네 서로 다툰다.

누가 맞는지 판가름이 안 나자 언성이 높아진다.

낄낄거리며 싸움 구경하는 병사들.

갑자기 아군 지휘관이 큰소리로 외친다.


“마족이 다가온다! 다들 활을 들어라!”


갑자기 무시엘의 성벽 아래에서 거대한 함성 소리가 들린다.

사람인지 동물인지 귀신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목소리와 북소리.


“으아아아아!”


“꾸에에엑!”


“크아아악!”


“둥둥둥둥”


어둠을 틈탄 갑작스러운 공격에, 왕국의 병사들이 얼어 버린다.

갑자기 발아래에서 나는 소리에 왕국 병사들이 얼이 빠져버린다.


“뭣들 하는 게냐! 활을 들고 쏴라! 접근을 막아!”

지휘관들의 지시 아래, 왕국 병사들이 화살로 마족의 접근을 견제한다.


“화살을 아끼지 말고 쏴라! 성벽에 붙지 못하게 적들을 막아야 한다.!”


슉슈슈슉.

무시엘의 성벽에서 화살이 비처럼 쏘아진다.

투드득 투드득.

화살이 땅바닥 등 여기저기 꽂히는 소리가 들리지만,

사람인지 동물인지 귀신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마족들의 소리는 줄어들지 않는다.


“으아아아아!” “꾸에에엑!” “크아아악!” “둥둥둥둥”


“전혀 피해가 없지 않으냐! 더 쏘란 말이다! 적들을 막아라!”


아군의 지휘관들이 밤새 아군 병사들을 다그친다.


*


“돌이켜보면 그 시점에 적들에게 꽤 수준 높은 책사가 합류한 것 같습니다.

무시엘의 방어가 견고하다는 것을 깨달은 마족들이 전략을 바꿔서,

매일 밤 소리를 지르며 성벽으로 다가왔습니다. 적들이 함성을 지르며 다가오자,

우리는 적의 접근을 막기 위해서 화살을 쐈습니다.

그래서... 화살이... 다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아니 장군! 그게 무슨 한심한 소리요! 화살이 다 떨어졌다니!? 다른 대안은 안 찾아보고 화살만 썼다는 소리요!? 15일간 똑같이?! 그럼 지금은 화살이 한 발도 없고?”


“일주일 전에 보급을 요청했으니 곧 1만 발의 화살이 올 겁니다. 지금은 가지고 있는 화살이 없습니다. 그리고... 뒤늦게 알게 된 건데...”


장군이 삐질삐질 이마에서 비오듯 흘러내리는 땀을 닦아낸다.

두 눈을 꼭 감고, 혼날 것을 각오했다는 듯 말한다.


“그게... 매일 밤 쳐들어왔던 적이... 사실은... 적이 아니라고 합니다.

짚으로 만든 인형을 수레에 실어서 밀면서 쳐들어왔고, 바퀴 소리를 숨기기 위해서 마족들이 소리를 질러댔던 거라고 합니다.

그 화살은 모두 마족의 화살이 되었습니다.”


“장군! 장군!!!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는 거요!

당신, 지금 남들 손에 놀아나서 화살은 다 내주고, 성도 빼앗기고.... 야이 씨발!”


왕세자가 당장이라도 조슈아 장군의 얼굴에 주먹을 꽂아 넣을 듯 부들부들 거린다.

눈빛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지금 아라칸 왕세자의 눈빛이면 가능할 것 같다.

그나저나.

와~ 아르카디아 왕국에서, 삼국지 적벽대전 당시 제갈량이 썼다던 화살 10만 개 모으는 작전과 비슷한 이야기를 듣게 될 줄은 몰랐다. 생각보다 책사와 전략의 수준이 높다.

이세계에 삼국지를 읽어본 사람은 없을 테니 그만큼 전략과 전술에 능한 참모가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하겠지.

누군지는 몰라도 대단한 책사다.

그 정도 책사라면 패배해도 할 말 없을 거 같은데...


쾅!

왕세자가 격해진 감정을 참지 못하고 테이블을 내려치자 반으로 쩌억 쪼개진다.

막사 안 모두가 놀라서 왕세자를 바라보며, 눈치를 본다.

뒤늦게 시선을 눈치챈 왕세자가 쓴웃음을 짓는다.


“후우... 미안하오. 내 감정을 제어 못 한 거 같군. 잠시 바람 좀 쐬고 오겠소.”


왕세자가 거칠게 천막을 걷고 밖으로 나간다.


*


잠시 뒤 왕세자가 실내로 다시 들어온다.

굉장히 사무적인 웃음을 지으며. 무서운 사람이다.

바람 좀 쐬고 왔다고 진정이 되다니.


“그래. 그렇게 화살을 빼앗겼다고 치고. 아침의 이야기를 해 보시오. 어떻게 성을 빼앗겼소?”


“화살이 떨어지고 나니, 마법을 사용 못 하는 제2군단의 병사들만으로는 멀리 있는 적을 견제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적들의 접근을 허용해 주고 말았습니다.

성벽에 걸린 밧줄도 끊고, 돌도 던지고, 성벽 위에서 백병전하면서 방어 해봤지만, 알려진 바와 같이 마족들이 워낙 날쌔고 재빠른 탓에 결국 성벽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이미 화살이 떨어진 시점에 멀리 있는 적을 견제 못 하니, 경계 근무를 마법사들이 서야 한다는 저희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왕국마법병단이 이를 무시한 탓...”


오... 깨알 같은 남 탓.

최상위 결정권자인 장군 자리에서도 남을 탓하는 것들이 있구나.

조슈아 장군. 주의할 인물이다.


“그만! 거기까지! 더 이상 말하지 마시오!”


아라칸 왕세자도 더 들으면 화만 낼 거 같은지 더는 말하지 말라고 한다.


“그렇게 성을 빼앗겼다는 이야기겠지.

재정비 후 무시엘을 탈환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해서 여기에 임시 기지를 세웠을 거고.

이제부터 지휘는 왕세자인 내가 하겠소. 반대하는 자가 있으면 나오시오.”


조슈아 장군이 눈알을 굴리며 근처에 있는 이들에게 눈치를 준다.

눈이 마주친 장교들이 알겠다는 듯 고개를 살짝 끄덕인다. 능력은 잘 모르겠지만, 자기 파벌에게 존중받는 장군인가보다.

조슈아 장군이 끄덕이자 서로 사전에 약속한 듯, 큰소리로 외친다.


“왕세자 저하의 뜻대로 하시옵소서”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마왕이 어때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0 29. 레벤토 아르카디아 23.06.07 18 0 12쪽
29 28. 제국백화점2 23.06.06 17 0 12쪽
28 27. 제국 백화점 +1 23.06.05 22 0 12쪽
27 26. 제국구경 23.06.04 21 0 11쪽
26 25. 용사 안 할건데요? 23.06.03 18 0 13쪽
25 24. 용사 제국 적응기2 23.06.02 17 0 11쪽
24 23. 용사 제국 적응기1 23.06.01 16 0 11쪽
23 22. 용사 장예서 23.05.31 16 0 12쪽
22 21. 2장. 제국 용사 소환 +2 23.05.30 16 0 12쪽
21 20. 귀향 +1 23.05.29 22 2 14쪽
20 19. 마왕 로드워터2 +2 23.05.28 23 1 12쪽
19 18. 마왕 로드워터1 23.05.27 20 1 12쪽
18 17. 마왕성 습격 23.05.26 22 0 12쪽
17 16_ 흔들릴 때가 아니야 +2 23.05.25 25 3 15쪽
16 15_ 꼭 그렇게 다 가져가야만 속이 후련했냐 +1 23.05.24 31 0 12쪽
15 14_ 마왕성으로2 23.05.23 30 2 17쪽
14 13_ 마왕성으로1 23.05.22 24 2 16쪽
13 12_ 무시엘 공선전3 23.05.21 23 2 15쪽
12 11_ 무시엘 공성전2 23.05.20 27 2 15쪽
» 10_ 무시엘 공성전1 +2 23.05.19 30 1 17쪽
10 9_ 용사 출정 +2 23.05.18 29 2 15쪽
9 8_ 왕도 외출 23.05.17 29 1 14쪽
8 7_ 용사 준비 완료 23.05.16 30 2 16쪽
7 6_ 용사의 특별함 23.05.15 30 2 24쪽
6 5_ 용사훈련 23.05.14 32 1 24쪽
5 4_ 궁금증 해결 23.05.13 35 1 16쪽
4 3_ 용사 테스트 23.05.12 36 1 15쪽
3 2_ 용사 한정우 +2 23.05.11 42 1 22쪽
2 1부 1_ 왕국 용사 소환 +3 23.05.10 79 2 13쪽
1 0_ 프롤로그 +2 23.05.10 138 4 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