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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방패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6號戰車Tiger
그림/삽화
-
작품등록일 :
2016.10.25 17:40
최근연재일 :
2016.11.29 23:27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45,358
추천수 :
754
글자수 :
183,127

작성
16.11.04 22:30
조회
915
추천
14
글자
9쪽

종말의 방패 17화.

DUMMY


죽음과 손을 잡기 전까지는 승리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불안해졌다.


다들 싸우려 준비를 하고 결의를 다지고 있는데 인간들도 이곳을 떠나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다며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고향에 돌아가야 나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까?”


“고향이 어디인지도 기억나지 않아. 가족들은 어릴 적에 식량을 사기 위해 나를 팔았어.


이곳저곳을 떠돌다가 결국 여기까지 흘러들어오게 되었어.”


“내 기억에 남아 있는 고향은 집 뒤로 나무가 우거져 있고 그 앞으로 개천이 흘렀어. 하지만 어디인지 전혀 기억나지 않아.”


어릴 적에 노예로 팔린 사람도 있고 리처드처럼 반란 등의 이유로 고향에 돌아갈 수도 없는 사람들이 태반이었다.


이렇게 갈 곳을 잃어 갈팡질팡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 서 있던 아론은 모두의 앞에서 굳은 약속을 했다.


“모두들 고향으로 갈 수 없다면 나를 따라오겠나? 이제는 나 또한 돌아갈 곳이 없어. 30년 전에 코로아 산맥 안쪽에 있던 요크톤이 내가 태어난 고향인데······. 모조리 수장되어 버렸으니 어디로 갈 수 있어? 이제 물이 좀 빠져서 다시 갈 수 있을까?”


“나는 데벨롭 출신이요. 내 고향 북쪽에 있던 킹스 우드 분지는 완전히 물에 잠겼소. 킹빌 내해라는 산속의 거대한 바다를 이뤘소. 그러고 보면 물 흐름이 바뀌어 크로스필드로 내려오던 물길도 끊어졌고 산맥에 숨어 사는 거대한 거인들이 흙더미를 무너뜨려 예전에 그곳에 있던 라벳이라는 도시를 산이 덮어 버렸다고 하오.”


“스퀴드도 코로아 산맥의 거대한 가슴이 그 속으로 깊숙이 품었다고 들지.”


“그 스퀴드 도시가 있던 곳에는 누가 붙인 것인지는 몰라도 이스트오버라고 불리는 폭포가 생겨났소. 아론.”


그러고 보면 아론이 정말로 자콥이라는 선대 마법사 왕의 아들이라면 돌아갈 고향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아론은 광부들에게 이곳을 빠져나가면 자신을 따라 줄 것을 바랬고 모두들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전부터 생각해 둔 곳이 있으니 그곳에 가서 우리의 왕국을 세우도록 합시다. 이곳 광산은 본래 오크 족의 소유였으니 이 전투가 끝난 후 이들의 손에 맡기고 말이오.”


“그렇게 합시다. 아론!”


“나는 아론을 따르겠소.”


“나도 따르겠소.”


다들 아론과 함께 하겠다고 했지만 리처드는 굳이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냥 암묵적인 동의가 아니라 남들과는 달리 자신은 돌아갈 곳이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손에 쥔 창을 들고 싸워야 했다.



* * *



정찰을 맡은 오크들의 보고는 매우 정확했고 곧 강철 투구와 갑옷을 입은 볼크가 8백 정도의 오크와 모습을 드러냈다.


리처드도 광산의 입구 밖으로 나와 몸을 숨기고 적진을 살펴보았다. 대강 봐도 오크들은 하나같이 잘 무장하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오크 전사들 모두 야수처럼 그르렁 거리고 있었다. 거의가 짐승의 털가죽을 몸에 두르고 있고 대부분 가죽 된 투구를 착용했다.


몇 몇은 금속 투구를 사용했는데 그 위에 가죽을 덧씌우거나 베어낸 적의 머리를 위에 얹어 전리품 삼아 장식하고 있었다.


무기들은 창과 도끼, 곤봉 같은 것들을 갖추고 있는데 활을 가진 자들도 여럿 보였다.


리처드는 역시나 적진을 살피기 위해 밖에 나와 있는 티그르의 옆으로 다가가 가만히 손으로 적진을 가리키며 물었다.


“티그르. 이길 수 있겠어??”


“크르······. 수적으로는 이쪽이 우세하지만 저쪽은 전사 의례를 통과한 전사야!”


“전사 의례? 그게 뭐야??”


“크르~~~”


티그르는 귀찮다는 기색이 가득했는데 오크의 관습을 모르는 리처드의 물음에 짧게 대답을 했다.


오크는 성인이 되기 전에 거치는 의례로 우선 양육되며 같이 지낸 가족들과 작별하고 합숙하며 전투 기술을 연마한다. 최종적으로 오크 사제들의 제례에 참여하게 된다.


“크르~~ 그 입문 이후에 시험을 하게 되는데 통과하지 못하면 무조건 노예로 추락한다.”


“그래? 그런 것이 있군. 아! 그럼 티그르는 전사 의례를 통과 못한 거야?”


“크르르르르르르~~~”


“아! 미안!!”


몹시 불쾌한 기색을 보이는 티그르에게 리처드는 자신이 실수했음을 깨달았다. 리처드가 머쓱해 하니 티그르는 다른 행동을 하지는 않았다.


다만 손에 쥐고 있는 단검과 도끼를 적을 머리통에 박아 넣을 궁리를 했다.


“크르~ 저들이 아무리 대단해도 이 도끼를 저기에 있는 대장 볼크의 머리통에 박아 넣으면 다 끝장날 것인데 말이야. 크르르~~”


“이쪽의 전력이 객관적으로 저쪽보다 떨어지지?”


“크르르르르르~~~ 그것을 몰라서 물어보는 거냐?? 기회가 있을 때 떠나라고 했는데 어째서 떠나지 않은 거야??”


“티그르 너하고 함께 싸우기 위해서야.”


리처드의 대답에 티그르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고맙다는 뜻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기쁘지는 않았다.


가만히 살펴보니 볼크가 지휘하는 오크들은 곧 바로 전투에 돌입하려는 듯 서둘러 배를 채우고 있었다.


“티그르······. 저들 모두 이쪽을 보고 있네??”


“크르~ 무슨 소리야??”


“아니~ 다른 것은 아니고······. 저들 모두 야수 같아서 말이야. 오직 정면만 보고 있다는 말이야. 우리가 약하다는 것을 저들도 알고 있다는 말이야.”


“당연한 것 아니야? 크르?? 무슨 대단한 말이라고······.”


티그르가 어이없어하니 리처드는 자신이 괜히 말을 했다고 여겼다. 이때 아론이 옆으로 다가왔다.


아론은 분위기가 경직되고 험악한 것 같으니 어색하게 웃으며 상황을 물었다. 리처드가 대강 자신이 했던 말을 반복했다.


“아! 아론······. 저들이 이쪽을 보고 있는 것 같아서. 그냥 다른 곳은 신경쓰는 것 같아 보이지 않아.”


“그건 그러네. 티그르······. 저들은 이쪽을 얕잡아 보고 있으니 말이야. 이렇게 해보는 것이 어떻겠어??”


“크르~ 좋은 생각이 있어? 아론??”


“제안이야 티그르······. 너의 결단이 필요해.”


아론은 단검으로 바닥에 그림을 그려가면서 몇 가지 상황을 설명했다. 듣고 있던 티그르는 자신과 함께 있는 다른 오크들을 돌아보았다.


모두의 동의를 구하는 것인데 다른 오크들은 별다른 생각이 없었다.


“크르르~~ 티그르의 결정에 따르겠어.”


“크르르르~ 티그르가 결정해. 내가 보기에는 좋아 보여.”


오크들이 최종 결정을 자신에게 넘기니 티그르는 아론의 뜻에 따르기로 했다.



* * *



다시 광산으로 돌아온 아론은 여러 가지 모습으로 싸울 준비를 하고 있는 오크와 인간들의 앞에 섰다.


그 옆에는 티그르가 서 있고 리처드도 창을 손에 들고 앞쪽에서 사람들을 지켜보았다. 잠시 말없이 오크와 인간들을 바라보던 아론은 크게 외쳤다.


“이곳에 서 있는 나는 나 자신의 무지함이 부끄럽다. 지난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 광산에서 나는 내 운명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었다. 오크든 인간이든 모두 동등한 운명을 가지고 있다. 그 진정한 운명은 바로 자유다.”


“······.”


“크르······.”


“자유를 향한 갈망은 본능적인 충동이다. 내면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충동······. 마치 웃음 같고 호흡 같은 것이다. 어떤 위치에 있든지 어떤 삶을 살고 있든지 자유를 향한 갈망을 막을 자는 아무도 없다. 지금 저곳에 있는 볼크라는 자들은 이 광산을 가지들 것이라고 우기며 이곳에 있는 모두를 노예로 삼았다.”


인간과 오크들 모두 말없이 전의를 다지면서 손에 쥔 무기를 고쳐 잡았다.


다들 여러 가지 이유로 노예로 추락했고 결국 이 광산까지 끌려와 저 아래 더 이상 추락할 곳이 없는 곳까지 떨어졌다.


“오랜 세월 동안 이곳에 있는 모두는 능욕당하며 하루하루 잡아먹히지 않기만을 바라며 그들의 발아래 짓밟히고 있었다. 이제 저 밖에 있는 자들은 자유를 향한 염원마저 없애려 한다.”


“······크르······.”


“······.”


“하지만 실패할 것이다. 자유를 향한 갈망은 땅속에 잠든 씨앗과 같다. 이제 비를 맞아 곧 싹이 틀 씨앗이 되었다. 자!! 이제 우리가 폭우를 일으켜 저 광산 밖에 있는 자들의 오만을 씻어내 버리자!!!”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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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종말의 방패 44화. 16.11.27 581 14 9쪽
44 종말의 방패 43화. 16.11.27 425 1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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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종말의 방패 30화. 16.11.12 757 14 8쪽
29 종말의 방패 29화. 16.11.11 773 19 8쪽
28 종말의 방패 28화. +1 16.11.11 747 25 9쪽
27 종말의 방패 27화. +1 16.11.10 787 16 9쪽
26 종말의 방패 26화. 16.11.10 801 15 9쪽
25 종말의 방패 25화. +1 16.11.09 819 19 8쪽
24 종말의 방패 24화. 16.11.09 918 1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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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종말의 방패 22화. +1 16.11.07 927 17 9쪽
21 종말의 방패 21화. 16.11.06 947 20 8쪽
20 종말의 방패 20화. 16.11.06 951 1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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