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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방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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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號戰車Tiger
그림/삽화
-
작품등록일 :
2016.10.25 17:40
최근연재일 :
2016.11.29 23:27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45,575
추천수 :
754
글자수 :
183,127

작성
16.11.11 07:30
조회
753
추천
25
글자
9쪽

종말의 방패 28화.

DUMMY

갑자기 하늘의 눈물이 지독하게 쏟아지고 있는 지금 잔뜩 시체에 맺히는 이슬에 젖은 리처드는 어느 이름 모를 숲속으로 들어왔다.


거칠게 손에 든 창을 내던졌고 몇 걸음 걷다가 주저앉았는데 그 옆으로 형편없이 깨지고 찢어진 노예들이 다가와 쓰러졌다.


“이런 젠장······.”


리처드는 어느 굵직한 나무 둥치에 등을 기댔는데 눈에서 비가 내리는지 아니면 하늘의 눈물이 타고 흐르는지 알 수 없었다.


심장은 지금 미친 듯이 뛰어 오르고 있는데 리처드의 하체는 몸 안의 쓸모없는 물을 막을 수 없었다.


“으으으······.”


처음이라면 처음으로 리처드는 이곳에서 제대로 된 전쟁에 참전했다. 그렇지만 여지없이 실패했고 2백 남짓한 노예 패잔병들과 함께 어느 숲에 주저앉아 있었다.


리처드는 자꾸 머리를 차갑게 식히는 손길을 피하려 왼손으로 머리카락을 털어냈다.


슬쩍 고개를 돌려 보니 아론이 창과 함께 기대 서 있었다. 아론도 몹시 지치고 힘든 것 같았다.


그 양손으로 검을 잡고 휘두르던 기사 마틴과 자루 긴 전투 망치를 들고 휘두르던 용맹한 기사, 분명히 스스로를 바이런이라고 외쳤다.


그렇지만 조금만 더 시간이 충분했다면 이들을 모두 신의 곁으로 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신은 아론에게 더 큰 고난이 남아 있다는 증거를 내보이셨다.


갑자기 1백 남짓한 병력이 북쪽과 남쪽에서 나타났고 기병 80여기가 동쪽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덕분에 사방이 포위된 노예군은 완전히 수세에 몰렸고 도시 안쪽에서 30여기의 잘 무장한 기병이 나오자 전세가 뒤집어졌다.


리처드는 간신히 탈출하는데 성공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또 진흙 속에 파묻혔다.


“······젠장······.”


리처드는 지금 이 현실에 두려운 생각이 들자 자신도 모르게 문득 허리춤에 손이 갔다. 그곳에는 은화 한 개가 감싸져 있었다.


겨우 한 개지만 그 차가운 은화 한 조각만 있으면 어떻게 해서든 이곳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리처드······. 무사했군.”


“아! 아론······.”


이때 아론이 다가와 리처드가 무사함을 기뻐했다.


리처드도 안도하며 웃음을 보이기는 했지만 지금 주변에 있는 2백 명의 사람들 사이에 이대로 있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았다.


모두들 지금이야 아론과 함께 하고 있지만 언제든 돌변할지 모른다.


“아론······. 얼른 이 자리를 피해야 하지 않아?”


“리처드······. 내가 왜 피해야 하지?? 저들의 실력이 조금 더 우세해서 밀렸던 것뿐이야. 무엇이 두렵단 말이야?”


“그렇지만 아론······. 내가 보기에 이들은 지금 모두 지쳐 주저앉아 있지만 곧 새로운 유희를 필요로 할 꺼야. 누군가를 찢어 죽이려는 것······. 특히 아론 너와 나를 찢어 죽이려고 하겠지.”


“아주 즐거운 일이겠지만 이들은 그렇게 하지 못한다.”


아론도 패전한 노예들이 지금 불평으로 모든 것을 가득 채우고 있음을 모르지 않았다.


리처드는 이들이 패전의 책임을 물어 자신들을 공격할 것을 두려워했지만 아론은 그럴 필요가 없다며 느긋해 했다.


“어차피 이자들은 어디 갈 곳이 없다. 나를 버린다면 스스로 살아갈 수 없음을 알고 있으니 불평을 가져도 나를 어찌 하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아론······. 저들은 분명 우리 뒤를 추격해 올꺼야. 지금 비가 내리고 있으니까 서둘러 이곳을 벗어나자!”


“가만히 보면 리처드가 싸움에 대해서 제법 잘 알고 있어. 광산에서 30년을 지내면서 오크에게 말을 건 사람은 리처드가 처음이었어. 오크······. 그 티그르와 대화를 나누고 함께 힘을 합쳐 사슬을 끊게 했으니 말이야. 그리고 지금 이 상황에서 어찌 해야 할지를 가장 먼저 알고 나에게 권하고 있으니 말이야. 리처드······. 일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실패한 직후와 성공하기 직전이야. 그때를 잘 넘겨야 일이 이뤄진 것이야.”


“무슨 말이야? 아론??”


리처드는 아론이 갑자기 자신을 칭찬하니 어이가 없었다. 아론은 굉장히 침착하게 창을 손에 집어 들었다.


그런 뒤 이리저리 찢어져 힘을 잃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낭패감과 함께 하고 있는 노예들 앞에 섰다.


“모두들 이곳까지 나를 잘 따라왔다. 흔한 말이지만 우리는 최선을 다해 싸웠다. 비록 그 결과가 좋지 못해 많은 형제들이 돌아오지 못하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이 자리에 서 있다.”


“아론!! 그대는 우리에게 승리를 약속했소. 하지만 지금 어찌 되었소??”


“다 죽었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다니······.”


“그래! 다 죽었다. 하지만 지금 너는 살아 있다. 그러니 기뻐해라! 그리고 지금 마땅히 자리에서 일어나 해야 할 일을 하란 말이야!!”


아론의 외침에 사람들 모두 어리둥절했다.


리처드는 가만히 창을 집어 들고 기대 일어섰고 허리에 차고 있는 도끼를 만지작거렸다. 간절하게 이 자리를 벗어나 도망치고 싶었지만 창을 더욱 강하게 쥐었다.


“무슨 일을 하란 말이오?”


“도대체 지금 무엇을 할 수 있소? 1천 명 이상이 죽었어! 1천 명이······.”


“다 끝났어. 다 끝났어.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다 끝났다고?? 그래! 1천 명이 죽거나 흩어졌지. 하지만 지금 이곳에는 2백이나 되는 용사들이 살아남아 있다. 이 정도만 해도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


다들 아론이 어째서 지금 다 망해서 도망쳐야 하는 상황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외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아론은 매우 진지하면서도 엄숙한 목소리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노예들에게 어찌해서 승리할 수 있는지를 강변했다.


“저들은 지금 승리한 후 우리를 얕잡아 보고 비를 맞고 싶지 않다며 블런츠타운으로 돌아갔다. 우리가 패배했다고 믿고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할 것이니 우리가 되돌아가서 공격을 가한다면 승리를 거둘 수 있다.”


“······.”


“······.”


다들 아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다시 죽으러 돌아가는 것 같으니 두려웠다.


잠시 동안 서로들 입술과 혀가 언어라는 것을 말할 수 있음을 잊어버린 듯 굳고 목 구멍 속으로 말려들어가 버렸다.


“에잇!!! 어차피 이대로 도망쳐도 인간 사냥꾼을 피할 수 없어! 이래죽나 저래죽나 똑같아! 이 세상에서 인간의 형상으로 움직이고 있는 이상 적어도 죽을 때는 인간의 모습으로 죽겠어!!!”


“그래! 맞아! 나는 인간이다! 내 고향에서 이곳까지 먹고 살 것은 있겠다 싶어 흘러왔지만 결국 이곳에는 노예로 전락했어. 하루하루 일만 하는 짐승처럼 살 수는 없어!”


“어차피 지금 상황에서는 죽음을 피할 수 없어. 죽음을 기다리는 것보다 죽음을 찾아나서겠다!!!”


의외로 노예들 모두 죽기로 싸우겠다고 맹세하며 기적적으로 기세를 회복했다.


어차피 식량도 없고 이리저리 다친 사람들이 많으니 이 상태로 시간이 지나봐야 추격대에 사로잡혀 죽게 될 것이다.


인간 사냥꾼이 자비를 베푼다면 그 자리에서 죽일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말뚝에 박혀 죽을 것인데 얼마나 끔찍하면 항문에 뾰족한 말뚝을 찔러 넣고 그 위에 사람을 세워 놓는다.


항문부터 파고 든 말뚝은 복부, 가슴, 목을 뚫고 나오는데 쉽게 죽지도 않는다.


혹은 범죄자들에게 하는 처벌인 십자가형을 받게 될 수도 있다. 이것은 등 뒤로 양쪽 어깨를 이어지도록 큼직한 말뚝에 누워 팔목을 묶고 손바닥에 못질을 한다.


그런 뒤 말뚝의 양쪽을 받침대 등으로 들어 올려 미리 다듬어 세워 놓은 단단한 기둥에 고정시킨다.


기둥에는 발이 닿는 부분에 디딤이 되는 목재가 덧붙여 있는데 그 위에 발을 겹쳐 얹고 통째로 못을 관통시켜 박아 버린다.


적당하게 다리 부분을 밧줄로 묶어 두면 정말 고통은 엄청나게 지독한데 며칠 동안 죽지도 않는 경우도 있다.


자애심이 깊은 경우 금방 심장을 창으로 찔러 주거나 아니면 곤봉으로 무릎과 갈빗대를 쳐 죽이기도 한다.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노예들 모두 자신들이 그렇게 될 것임을 알고 있으니 당장 해야 하는 두 가지 선택 중 하나를 주저할 것 없이 손에 쥐었다.


“좋다! 우리는 결코 죽음을 기다리지 않는다. 죽음을 찾아갈 것이다!!!”


“와!!! 싸우자! 싸우자!!”


“좋아! 싸우자!!”


“우리는 죽지 않았다! 싸우자!!”


노예들 모두 지독한 삶이 깃든 거칠고 녹슨 강철 주먹을 머리 위로 높게 치켜들었다.



(다음에 계속...)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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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59 ru***
    작성일
    16.11.11 08:55
    No. 1

    재밌게 잘 보고 있는 독자입니다. 오랜만에 보는 좋은 필력의 글입니다. 한가지 오류를 지적하자면 십자가형은 손바닥에 못을 박는게 아니라 팔목에다 박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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