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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방패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6號戰車Tiger
그림/삽화
-
작품등록일 :
2016.10.25 17:40
최근연재일 :
2016.11.29 23:27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45,323
추천수 :
754
글자수 :
183,127

작성
16.11.06 22:30
조회
945
추천
20
글자
8쪽

종말의 방패 21화.

DUMMY

“그곳에는 우리의 자유가 있지.”


“자유라······. 그 자유라는 것이 대체 무엇인지 모르겠어. 나는 이 광산에 온지 5, 6살 때였어. 어쩌다 보니 20년 넘게 이 광산에서 아직 살아남았는데······. 어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아론······. 그 자유가 뭐야? 대체??”


인간 중 한 사람이 비록 광산에서 해방되었지만 자신의 손에 쥔 자유라는 것에 대한 것을 알지 못하겠다며 어깨를 늘어뜨렸다.


아론이 그 사람들 앞으로 나와서 자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것을 가르쳐 줬다.


“자유?? 그것이 무엇일까? 자유란 개인이 소유할 수 있는 가장 최고의 보물이야.”


“소유? 보물??”


“그래······. 최고의 보물이지. 사실을 자기의 생각에 가두는 것이 소유지. 그 생각을 소유를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자유야.”


“어려운 말이군. 아론······. 역시나 좀 어렵네. 하하하~~~”


듣고 있던 리처드는 문득 누군가 했던 말인지 마을의 나이 많은 어른이 어디에서 들었다고 했던 말인지 생각났다.


대강 기억나는 것이 오해하는 것 보다 이해되는 것이 두렵다는 말인가 하는 것이다.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아론······. 당신을 이해하는 사람은 거의 없겠지. 나도 그렇고 말이야.’


리처드는 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어떻게 해서든 블러프로 돌아가 알프레드 콕스라는 녀석을 죽여 버리겠노라고 맹세했다.



* * *



티그르를 대표로 한 오크들과의 합의에 따라 아론은 자신을 따라 서쪽으로 가겠다는 사람들과 떠날 준비를 했다.


티그르의 재량으로 15일치 식량을 가져갈 수 있게 되었고 모두 곤봉과 창, 단검 같은 것으로 무장했다.


“크르~ 그럼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기를 빌겠다.”


“그럼 이곳 광산에서 티그르 족장의 부족이 번성할 수 있기를 빌지.”


출발하기 전 티그르와 아론은 서로 마주보고 작별을 했고 어색하지만 굳게 양손을 잡고 악수를 했다.


광산에 남아 있는 오크들 모두 이 순간만큼은 대부분 밖으로 나왔고 인간들이 서쪽으로 떠나는 것을 배웅했다.


리처드도 자신의 몫으로 나눠 받은 식량을 담은 낡은 자루를 밧줄로 묶어 가방처럼 등으로 메었다. 담요를 길게 말아 몸에 두르고 손에는 창을 들고 허리에는 단검 한 자루를 찼다.


그냥 조용히 사람들과 함께 몇 걸음 걸어가려니 티그르가 불러 세웠다.


“크르~ 리처드······. 잠깐만······. 크르~~”


“아! 티그르······.”


“받아라. 리처드. 크르~~”


“아! 고마워. 티그르.”


티그르는 자신이 허리에 차고 있던 나무 물통을 꺼내 건넸다. 낡은 것이지만 가죽으로 만든 어깨끈은 새것이다.


티그르의 작별 선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리처드는 감사를 표했고 티그르는 인간처럼 살짝 고개를 끄덕인 후 돌아섰다.


리처드는 본래 아론과 서쪽으로 가지 않고 혼자 남쪽으로 내려갈 생각이었다. 그렇지만 혼자서는 결코 블러프까지 가지 못한다는 모두의 걱정에 마음을 바꿨다.


인간이 혼자서 오크의 세상을 가로질러 블러프까지 갈 수는 없다.


“혹여 브라이어 우드에서 발행한 금색 통행증을 가지고 있더라도 혼자서 여행하는 인간은 오크들의 사냥감이지. 이곳에 있는 오크들은 그나마 지금 대신 먹을 것이 있어서 참고 있는 거야.”


“······그렇다면 어찌 하죠?”


“곧이 복수를 하겠다면 서쪽 바닷가로 간 후 안전을 확보하고 먼 길이만 돌아서 가도록 해. 그쪽도 결코 안전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너를 사냥해 잡아먹으려는 오크는 만나지 않을 것이니 말이야.”


아론을 비롯해서 모두가 만류하니 리처드는 당장은 서쪽으로 떠나는 사람들과 함께 하기로 했다.


어찌 되었거나 지금 리처드는 티그르가 작별 선물로 건넨 물통의 어깨끈을 둘러메었고 해가 저물고 있는 서쪽을 향한 걸음을 재촉했다.



* * *



시기상으로 보면 분명 늦봄이나 여름이 분명한 것이 대지는 온통 푸른 얼굴을 드러내며 세상의 모든 것을 즐겁게 만들고 있었다.


그 위쪽으로 스스로는 인간으로서 이곳까지 온 것은 자신들 밖에 없다며 자조하는 1백의 지치고 힘든 영혼들이 서쪽을 향해 흘러가고 있었다.


이들 중에서 리처드도 있었는데 머리에는 햇볕을 막기 위한 다 떨어진 천으로 만든 두건을 뒤집어쓰고 있었다.


리처드는 이제는 세상의 모습에 익숙해진 눈이 즐거웠지만 두 다리는 아직 깊은 대지 아래에 묶여 있는 것 같았다.


섬머타운에서도 이렇게 오랜 시간 걸어본 적이 없었다. 광산 노예로 있을 때도 실제로 두 발로 오랜 시간 걸었던 일은 오래지 않았다.


죽은 오크 전사의 것을 벗겨 가져온 변변치 않은 신발은 어느새 밑창이 다 닳아 버렸다.


수리할 바늘과 가죽끈이 없으니 어쩔 수 없이 두꺼운 가죽 조각을 대고 천으로 발을 싸매는 사람들이 많았다.


리처드도 마찬가지였는데 그래도 이렇게 어딘가를 향해서 걷고 있으니 다행이라고 여겼다.


광산을 떠났을 때 가지고 있던 식량은 거의 바닥나 사람들은 대부분 땅을 파서 벌레를 잡아먹기도 했다.


개천을 찾으면 열심히 뒤져 물고기를 잡고 개천에 서식하는 물벌레들까지 모조리 훑어 먹었지만 지쳐 굶어 죽는 사람들이 여럿 나왔다.


이 과정에서 북쪽을 떠도는 떠돌이 오크들과 만나기도 했다. 오크들과 전투를 벌였고 모두 죽이기는 했지만 사람들의 손실도 컸다.


조랑말 10여필을 노획했지만 모두 잡아먹었고 오크 들이 가지고 다니는 고기 가루 자루를 구해 그럭저럭 버틸 수 있었다.


고생길이 이어지니 더욱이 일부는 아론이 서쪽으로 사람들을 이끌어 가는 것에 불평불만을 품고 밤에 어딘가로 도망쳐 버렸다.


이들이 끝내 어찌 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앞쪽으로 거대한 거인들이 가로 막았을 때 60명이 남아 있었다.


“아아! 저기가 북쪽 톤 산맥이구나.”


“분명히 톤 산맥 북쪽 자락이야.”


“드디어 여기까지 왔다. 톤 산맥 북쪽 자락······. 저곳은 쉽게 넘을 수 없어.”


“지금 상태로는 말이야. 쉽게 넘을 수 없어.”


그런데 마치 칼날과 같은 거대한 산맥을 보자 모두들 다들 크게 허탈해하며 주저앉았다.


더 이상 위로 올라갈 수 없다고 탄식했는데 지리를 잘 알고 있는 몇 몇이 이 산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면 뉴 홀란에 닿을 수 있다고 대꾸했다.


“뉴 홀란??”


“아! 아론은 모를 수 있겠군. 북쪽의 콕스 가문이 세임스 산과 톤 산맥 사이에 새로 건설한 도시야. 그곳으로 가면 살 수 있을 꺼야.”


“하지만 이 상태로 남쪽 아래로 내려가면 오크 서쪽을 지배하는 칠러튼(Chillerton) 오크 영토를 통과해야 해. 이곳은 워낙 북쪽이라서 오크도 잘 오지 않는 곳이니 우리가 무사했지만 남쪽으로 가면 오크 족의 소굴을 완전히 가로질러야 해! 내려가기 전에 끝장 날 꺼야.”


모두들 이 사실을 알고 있지만 워낙 지치고 힘들어 산을 넘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몇 몇 사람들은 아예 드러누워 허탈함에 크게 웃다가 갑자기 엉엉 울기까지 했다. 다들 그냥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있고 꼼짝도 하지 않았다.


리처드도 창에 기대 앉아 고개를 무표정하게 바닥으로 향한 상태로 꼼짝도 하지 않았다.


여러 가지로 당혹스러웠지만 시간이 지나도 사람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자신 혼자서라도 산을 넘을 결심을 했다.


‘다들 돌아갈 고향이 없지만 나는 아니야······. 고향이 사라지기는 했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 반드시 말이야.’


리처드는 가만히 눈을 감고 내일 아침이 오기를 기다렸다. 가지고 있는 식량이 있지만 산을 넘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섬머타운에서 가축과 함께 생활하며 돌팔매로 사냥을 할 수 있고 광산에서 거친 음식도 먹을 수 있었다.


‘아직은 하늘의 눈이 온전한 따사로움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으니 산을 넘을 수 있을 꺼야.’


가지고 있는 낡은 부싯돌과 담요라면 자신을 산맥 너머까지 데려다 줄 것이 분명했다. 계속해서 이 생각만을 되뇌며 리처드는 어서 날이 밝기만을 기다렸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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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종말의 방패 44화. 16.11.27 579 14 9쪽
44 종말의 방패 43화. 16.11.27 425 1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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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종말의 방패 41화. 16.11.24 580 12 8쪽
41 종말의 방패 40화. +2 16.11.23 658 1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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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종말의 방패 33화. 16.11.15 747 15 8쪽
32 종말의 방패 32화. 16.11.14 829 12 9쪽
31 종말의 방패 31화. 16.11.13 759 17 9쪽
30 종말의 방패 30화. 16.11.12 755 14 8쪽
29 종말의 방패 29화. 16.11.11 772 19 8쪽
28 종말의 방패 28화. +1 16.11.11 747 25 9쪽
27 종말의 방패 27화. +1 16.11.10 786 16 9쪽
26 종말의 방패 26화. 16.11.10 799 15 9쪽
25 종말의 방패 25화. +1 16.11.09 819 19 8쪽
24 종말의 방패 24화. 16.11.09 916 13 9쪽
23 종말의 방패 23화. +2 16.11.08 857 16 9쪽
22 종말의 방패 22화. +1 16.11.07 926 17 9쪽
» 종말의 방패 21화. 16.11.06 946 20 8쪽
20 종말의 방패 20화. 16.11.06 951 15 9쪽
19 종말의 방패 19화. 16.11.05 912 13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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