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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방패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6號戰車Tiger
그림/삽화
-
작품등록일 :
2016.10.25 17:40
최근연재일 :
2016.11.29 23:27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45,325
추천수 :
754
글자수 :
183,127

작성
16.11.22 22:30
조회
624
추천
13
글자
9쪽

종말의 방패 39화.

DUMMY

“그대는 지금의 내 모습을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나는 지금 그대가 요크톤의 에녹 신전에서 빈민들에게 빵을 나눠주고 스프를 그릇에 담아주던 것을 기억하오. 그러면서 이 말을 했지. 가난하고 똥썩는 냄새가 나던 자들에게 삶의 희망을 버리지 말라고 말이오. 나는 그때는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었지만 그 모습이 마치 어제의 일처럼 느껴지오. 세상의 모든 것이 내 것 아니······. 내 자신의 이름을 숨기고 조용히 핀레이슨 북쪽에서 살고 있을 때 그곳을 찾아온 그대가 수많은 난민을 위해 눈물을 흘린 모습을 기억하오. 그대는 난민을 위해 기꺼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줬지. 특히 자신의 귀중한 신발을 어느 신발이 필요한 사람에게 내줬지. 하지만 그 사람은 칼을 들어 그대의 왼손을 찔렀지 않소.”


“······그 사실을 어찌 아시오? 그때 흘린 피가 참으로 내 마음을 어지럽게 흩어내지만 그래도 그때의 상처를 보며 이 세상의 어지러움을 잊지 말라는 신의 뜻으로 여기고 있소.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는데······.”


브롱크스 사제의 물음에 아론은 자신이 직접 그 모든 모습을 목도했기 때문이라고 대꾸했다.


그런 뒤 도살자 헨리 루퍼 같은 악귀의 손을 지난 수백에 달하는 까마귀의 먹이를 파묻은 그 모습을 기억했다.


“그대를 감싸는 고통으로부터 해방되시오. 브롱스크 사제. 비록 그대는 이곳에서 언제나 내 적이었으나 나는 그대 안에서 드높은 명예와 자비로움 그리고 의로움을 보았소.”


“그대는 정녕 누구요? 그대가 주장하는 대로 정말로 마지막 마법 왕의 아들이오? 내 안에서 아니 세상의 모든 이의 가슴에 담긴 관에 담겨 묻혀진 두려움의 유산을 이 자리에서 지켜보게 되다니 말이오.”


“어떤 미사여구로 치장하더라도 결국 성유를 바른 왕을 시해한 로버트 멜빌은 그가 저지른 악행에 지옥으로 떨어질 것이오. 누구든 손안에 든 독을 마시지 않고 억울하게 죽은 이를 애도하듯 고통으로 가득찬 영혼은 마법사 왕 자콥의 아들 아론으로 새로 태어난 것이오. 내가 태어나기 위해서는 피를 뿌려야 했지. 엄청난 제물도 필요했고······. 나는 지금 손을 내밀 것이오. 그대와 함께 내가 내 아버지를 애통해 하는 것을 함께 애도하도록 합시다. 나는 검은 옷을 입고 나의 죄 지은······. 내 앞선 육신에 깃든 영혼과 지금 내가 죄 지은 손에서 피를 씻어내기 위해서 이곳에서부터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 싶소.”


“······말씀하시는 것이 선대의 전하를 다시 뵙는 것 같군요. 그대는 정말로 요크톤의 모습을 추억에 담고 이 세상의 정의를 가슴에 새기고 있습니다. 좋습니다. 나는 이 대지와 입맞춤하고 있는 무릎을 다시금 일어서겠습니다. 내 자신을 이제는 잊혀지고 있는 요크톤의 유산이라 여겼습니다. 하지만 다시 일어서면서 나는 진정으로 위대한 유산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아론의 손을 잡은 브롱크스 사제는 자리에서 일어섰고 리처드는 슬며시 그 옆을 물러났다.


조심하기는 해도 많은 사람들이 30년 전에 사라진 마법사 왕에 대해서 말을 하고 있고 지금 이 로타르 왕국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왕국의 수호자 로버트 멜빌에 대해 떠들고 있다.


‘세상은 참······.’


리처드는 섬머타운에서 여전히 게으름을 피우고 있고 어머니나 루시 그것이 화를 내고 발로 차며 일을 하라고 닦달할 때를 기억했다.


그때로 돌아가 매일 똑같은 일상이기는 해도 그속에서 영원히 벗어나지 않고 싶었다.


‘아!’


지금 리처드의 눈에는 온통 자신의 피를 제물로 바쳐 다른 세계로 여행을 떠난 사람만 사방에 널려 있었다.


목이 없는 사람들 얼굴이 뭉개져 본래 어떤 형체였는지 알아 볼 수 없고 목에 깊은 상처를 입어 신 앞에 섰을 때 말을 할 수 없을 사람들이다.


갑자기 추위가 몰려왔고 배가 몹시 고팠다. 무엇인가 따뜻한 것이 먹고 싶었지만 손에 쥘 수 있는 것은 물에 젖은 육포와 함께 나무그릇에 받아 마시는 와인이었다.


와인을 물처럼 벌컥 거리며 마시다 보니 문득 한 생각이 들었다.


‘빌어먹을 술만 많이 늘었네.’


섬머타운에 있을 때도 술을 마시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리처드는 이상하게 비어 있는 자신의 마음을 어찌 할 수 없었다.


살아있기는 하지만 비에 젖어 있고 손에 피를 묻히고 있지만 간절히 바라고 있는 알프레드 콕스의 것은 아니었다.


‘지금 내가 이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거지?’


스스로에 물어 보았지만 비는 더욱 요란하게 소리를 냈다.


그 약간의 물은 리처드의 손에 남아 있던 죄악을 조용히 씻어냈다.



* * *



호스포드 가문이 블런츠타운을 잃고 대패를 거듭하니 지지하던 세력들은 슬슬 각자 살길을 찾으려 했다.


이때 호스포드 가문의 주인 니콜라스는 아직은 온전하게 움직이지 못하는 어깨를 여러 차례 주무르며 어느 이름 모를 야생 배나무 아래에 앉아 있었다.


그 앞으로 아들 월터와 동생인 마틴, 기사인 바이런이 있는데 세 사람 모두 이곳저곳에 찢어지고 부어 오른 상처를 치료 받고 있었다.


오랜 경험에 의해 증류주로 씻은 상처를 역시나 독주에 푹 적신 실로 꿰매었다.


“으으~ 좀 살살해라!!”


월터가 얼굴을 잔뜩 찌푸리며 왼쪽 팔에 입은 상처를 돌보는 군의에게 짜증을 냈다.


군의는 몹시 지쳐 있으면서도 매우 침착 월터의 상처에 곱게 태운 재를 뿌리는 것으로 마지막 필요한 조치를 끝냈다.


“그나저나 어떻게 하죠? 여러 좋은 녀석들을 잃어 몇 몇 녀석들을 더 잃어버리는 것은 상관하지 않지만 그 아론이라는 자가 마치 좋은 육체를 망가뜨리는 종양처럼 자라나는 것을 막을 수 없을까 걱정입니다.”


“이제 백작님의 친구라는 분들이 호스포드 가문에 대한 충성을 두 발로 밟아 흩어 버리고 바람을 타고 아론에게 달려가고 있습니다. 결국 우군이 하나도 없게 된다면······.”


“이 호스포드라는 이름이 가지는 것만 해도 한 1만의 위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인데 지금 내게 남은 것은 이 앞에 앉은 용맹하지만 지치고 부상을 당한 팔들이 가진 것들 뿐이구나.”


니콜라스 호스포드는 갑자기 나타난 아론에게 가문이 이룬 모든 것이 무너지고 이렇게 길거리를 걸식하게 됨을 탄식했다.


잠시 생각해 보고 있던 니콜라스는 마틴과 바이런에게 병력이 얼마 남았는지 물었다.


“1백 명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또한 식량도 다 버리고 이곳에 이르러 한 순간을 넘기기도 힘이 듭니다.”


“······차라리 모든 것을 다 그 마법사 왕의 아들이라고 주장하는 아론에게 내주고 나는 작은 오두막이라도 얻어 그곳에 기거하며 지낼까? 마땅히 내 아버지가 아무 것도 없는 것에서 이룬 것이고 나와 내 형제, 내 아들이 짊어지고 가져가야 할 호스포드라는 이름이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을 잃었다. 하지만 이 상태로 포기할 수는 없지. 아직 힘과 작위가 있을 때 웰스포드로 간다.”


“웰스포드요??”


“맞아. 웰스포드······. 이 호스포드 가문의 시작은 본래 톤토 가문에게서 이어져 나왔고 대대로 그곳 웰스포드에서 살았다. 여기에 더해 나는 공식적으로 로타르 왕국에 충성을 맹세하고 그 대가로 세금을 납부했다. 나에 대한 보호를 요청할 수 있지.”


처음 시작이야 로버트와 해리퍼드 가문에 대한 복속을 거부한 톤토 가문의 잔여가 블런츠타운에 몰려든 것이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 호스포드 가문은 로버트에게 무릎을 꿇었고 정식으로 브롱스크 사제의 파견을 받아들이면서 신하가 되었다.


“그렇지만 데벨롭의 찬탈자가 이곳까지 눈을 돌리겠습니까?”


“찬탈자이기 때문에 아무리 하찮은 곳이라고 해도 눈을 돌리지 않을 수 없지. 스스로 허리를 숙이고 세금을 바치는 신하가 영지를 잃었는데 왕국의 보호자가 그 권리를 지켜주지 못하면 아무도 왕가를 위해 돈을 내지 않기로 맹세할 것이야. 더욱이 지금 저곳에 있는 아론은 마법사 왕의 아들을 자칭하고 있다. 모두들 아버지에게 들었던 일을 기억하고 있지?”


“······로버트 멜빌이 마법사 왕 자콥과 왕국을 뒤흔드는 전쟁을 벌인 일을 누가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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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종말의 방패 46화. +2 16.11.29 1,084 15 11쪽
46 종말의 방패 45화. 16.11.28 468 11 9쪽
45 종말의 방패 44화. 16.11.27 579 14 9쪽
44 종말의 방패 43화. 16.11.27 425 10 8쪽
43 종말의 방패 42화. 16.11.25 617 14 9쪽
42 종말의 방패 41화. 16.11.24 581 12 8쪽
41 종말의 방패 40화. +2 16.11.23 658 13 9쪽
» 종말의 방패 39화. 16.11.22 625 13 9쪽
39 종말의 방패 38화. 16.11.22 686 12 8쪽
38 종말의 방패 37화. 16.11.20 714 13 9쪽
37 종말의 방패 36화. 16.11.19 723 12 9쪽
36 종말의 방패 36화. 16.11.18 731 15 9쪽
35 종말의 방패 35화. 16.11.17 734 15 9쪽
34 종말의 방패 34화. 16.11.16 690 14 8쪽
33 종말의 방패 33화. 16.11.15 747 15 8쪽
32 종말의 방패 32화. 16.11.14 829 12 9쪽
31 종말의 방패 31화. 16.11.13 759 17 9쪽
30 종말의 방패 30화. 16.11.12 755 14 8쪽
29 종말의 방패 29화. 16.11.11 772 19 8쪽
28 종말의 방패 28화. +1 16.11.11 747 25 9쪽
27 종말의 방패 27화. +1 16.11.10 786 16 9쪽
26 종말의 방패 26화. 16.11.10 799 15 9쪽
25 종말의 방패 25화. +1 16.11.09 819 19 8쪽
24 종말의 방패 24화. 16.11.09 916 13 9쪽
23 종말의 방패 23화. +2 16.11.08 857 16 9쪽
22 종말의 방패 22화. +1 16.11.07 926 17 9쪽
21 종말의 방패 21화. 16.11.06 946 20 8쪽
20 종말의 방패 20화. 16.11.06 951 15 9쪽
19 종말의 방패 19화. 16.11.05 912 13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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