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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레 님의 서재입니다.

던전 그리드 : 살아남을 수록 강해진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비레
작품등록일 :
2018.04.09 10:02
최근연재일 :
2018.05.1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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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7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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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08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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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30화-시험과 마주하다

DUMMY

나는 곽가호가 갔던 길을 따라 걸으며 추한오에게 말했다.

“어느 길로 가는 것이 좋은가를 따질 때, 지금 우리가 고려할수 있는 건 하나뿐입니다.”

“그 도서관으로 가는 길인지, 그것 말이냐?”

“아뇨. 그게 아닙니다.”

내 말에 추한오는 다시 그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그래서 나는 계속해서 설명했다.

“어차피 그건 모르지 않습니까? 그런데 고려할수 없죠. 마찬가지로 어디가 보물이 많고 덜 위험한지도 모르니까 그것도 고려대상이 아닙니다.”

“네놈은 말을 질질 끌고 본론을 흐리는 고약한 버릇이 있구나.”

성격도 급하긴. 나는 검지를 들고 말했다.

“그럼 고려해야 할 건 딱 하나 뿐이죠. 후환이 없는 곳으로 가는 거죠.”

“후환이라면... 그놈들 말이냐?”

나는 추한오가 말하는 그놈들이 누구를 뜻하는지 알고 있었다.

앨런과 제이드 K, 나를 습격했던 그 청년들 말이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추한오에게 말했다.

“예, 맞습니다. 물론 제이드 K와의 대화로 동료들이 얼마 없다는 사실은 유추해냈지만, 그게 아예 없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으니까요.”

“그래서 이 길이 후환이 없는 길이라고?”

“예, 세갈래 길 중 한 길은 아무도 가지 않았고, 나머지 한 길은 제이드 K가 죽었고, 나머지 한 길은 ...제이드 K가 사람을 죽인 곳이죠. 만약 추적자라면, 어디로 가겠습니까?”

내 말에 추한오는 수염을 쓰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자신의 동료가 죽은 곳으로 가는게 맞겠지, 허나 거기 없다면 빈 곳으로 가겠구나. 아무 일도 없기 때문에 상대방이 자신을 피해 그곳으로 갔을 거라 예측 할수 있을 것이다. 과연... 그래서 한번 더 꼬아서 이 쪽으로 가겠다는 것이냐?”

“예. 그렇죠. 가장 추적하기에 확률이 적으니까요.”

나는 그렇게 말하며 걸음을 멈췄다. 바로 곽가호와 왕대훈이 죽었던 곳이었다.

이미 내가 다 뒷처리를 해놔서 그들의 흔적은 찾아볼수 없었지만...

그렇다고 내 머리 속의 기억이 없던 것이 되는 것은 아니다.

나는 고개를 숙여 예를 표했다. 그리고 바닥을 보면서 생각했다.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그리고 그 여파를.


그리고 고개를 들어올리며 다짐했다.


다시는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느니라고.


추한오가 말했다.

“본좌의 말을 잊지 말거라. 자신의 실수를 잊지 않을 수록 네놈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

“그정도는 저도 압니다. 안다구요.”

나는 투덜거린 후 고개를 들고 통로를 따라 계속해서 걸었다.

다행히도 다른 함정 같은 건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함정은 던전 입구 근처에만 있는 모양이었다. 마치 초심자용 테스트처럼 말이다,

사실 지금의 나에게 입구 근처에 있었던 함정같은 건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았다.

화살이 날아온다거나 칼날이 솟아오르는 함정 같은 건 테라노아의 마법으로 전부 튕겨버리거나, 아니면 내 그림자로 막을 수 있으니까.

하지만 이제부터는 그런 간단한 함정은 나오지 않겠지. 아마 점점 깊이 내려갈수록 더욱더 까다롭고 복잡한 함정과 강력한 적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한참을 더 깊숙이 들어간 나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까다로운 함정도, 강력한 적도 아닌,


“오오, 드디어 왔군!”


너덜너덜한 갑옷을 입고 있는, 검을 허리에 찬 남자였다.


***


내가 채 경계할 새도 없이, 그 남자는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나는 헨리라고 하네. 그란델 용병회사 소속 용병이지만... 자네나 자네 곁에 떠있는 유령의 복장을 보아하니 아마 말해도 모르겠군. 자네들은 다른 세계 사람이지?”

헨리라고 하는 사내는 그렇게 말하며 나와 추한오를 훑어보았다.

그 말에 추한오는 크흠, 하고 헛기침하며 말했다.

“본좌는 유령이 아니다.”

“네, 맞습니다.”

추한오는 나를 죽일듯이 노려보았지만, 나는 그런 추한오의 시선을 무시하며 헨리가 내민 손을 맞잡았다.

헨리는 반갑다는 듯이 손을 맹렬히 흔들며 말했다.

“진짜 다행이야. 나 혼자서 어떻게 하나 싶었는데...”

“왜요? 무슨 일 있습니까?”

내 말에 헨리는 손을 내저었다.

“말도 말게. 고약한 장치가 있어서 꼼짝도 할수가 없어.”

그렇게 말하며 헨리는 통로 안쪽을 가리켰다.

“저기 가보면 알걸세.”

그리고는 헨리는 성큼성큼 앞장서서 안 쪽으로 향했다.

나는 그를 따라갈지 말지 고민하다가 결국 따라가기로 마음 먹었다.

물론 그가 날 배신하고 함정에 빠뜨릴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애초에 그가 앞장서고 내가 뒤따라가는 상황에서 그러긴 쉽지 않을 것이다.

만약 그게 함정이라고 해도, 여차하면 테라노아의 마법과 룬스톤을 쓰면 된다.

그러면 웬만한 함정은 다 빠져나올수 있겠지.

그렇게 그의 뒤를 따라간지 얼마되지 않아 통로가 넓어지더니 커다란 공간이 모습을 드러내었고,

“...이게 뭐죠?”


두터운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서 있는, 두 개의 커다란 철문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통과하려면 여길 지나야해."

그렇게 말하며, 헨리는 자신의 앞에 있는 지레 형태의 스위치를 잡아당겼다.

그러자 드르륵, 하는 소리와 함께 던전이 마치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진동했다.

마치 무너지기 직전 동굴 같았다. 그래서 나는 자세를 낮추고 주머니에서 룬스톤을 꺼내 손에 쥐었다.

그 때, 거대한 철제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그 광경을 보고 추한오는 씩 웃었다.

"이걸 보니 본좌가 어렸을 적이 떠오르는 구나. 곤륜(崑崙)의 깊숙한 낭떠러지 아래 수련장이 이런 곳이었다."

"죄수였습니까?"

내 말에 추한오는 두 눈을 부릅 떴다.

"네놈, 못하는 말이 없구나!"

"저런 곳에 갇혀있었으면 죄수지 뭡니까?"

"갇혀있던게 아니었다. 내 무공의 원류였던 스승, 무천도사(武天道士)의 무공을 전수 받기 위해, 스스로가 원해서 그곳에 있었던 것이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스스로 원해서 기숙학원에 들어간 셈인가.

...이해할수가 없군.


여튼 문이 다 열리자, 헨리는 문 앞으로 가더니 내게 이리 오라고 손짓했다.

나는 두걸음 정도 떨어진 거리를 유지하며 그에게 다가갔다.

“저기 좀 보게.”

그가 가리킨 문 안 쪽에는 사방이 벽돌로 뒤덮인 거대한 방이 있었다.

그 거상이 있는 곳 만큼 거대하진 않았지만, 작은 체육관 급은 되어보이는 넓이였다.

물론 문제는 넓이가 아니었다.


나는 그 문이 있는 곳 반대쪽 문을 지키고 있는, 족히 높이가 5미터는 넘어보이는 박쥐 모양의 석상을 보고 눈을 찌푸렸다.

“저게 뭐죠?”

“가고일(Gargoyle)이야. 유적이나 던전을 지키고 있는 괴물이지,”

“많이 셉니까?”

“강한게 문제가 아니야. 이걸 보라고.”

헨리는 성큼성큼 그 문 안으로 들어섰다.

그러자 가고일의 눈이 빛나며, 저음의 중후한 목소리가 들렸다


[나, 이모르는 아모르와 함께 이곳. 시험의 집행자. 우리는 둘이자 하나. 절대 홀로 쓰러지지 않을 지어다, 우리를 쓰러뜨려야 보물로 향하는 길이 열릴 것이니, 도전하고자 하는 자는 한 걸음 더 내딛어라. 그렇지 않으면 포기할지어니...]


헨리는 내게 들었지? 라는 표정을 하고서 방을 도로 나와 내게 다가왔다.

나는 헨리에게 말했다.

“여기 말고 반대쪽 방에도 똑같은 가고일이 있겠군요. 그 이름은 아모르겠고요.”

“그렇지. 눈치가 좀 빠르네. 그럼 내가 왜 댁을 기다렸는지 알겠어?”

그 말에 내 대신 추한오가 답했다.

“둘을 모두 쓰러뜨러야 하니까 혼자서는 무리라는 것이군.”

“그래, 바로 그거야. 그래서 여기서 꼼짝도 못하고 다른 사람을 기다렸던 거지. 한번 도전하면 끝이니 함부로 해볼수도 없고... 댁이 와서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영원히 기다릴뻔 했어!”

“그냥 광장으로 돌아가서 다른 길로 가면 되잖습니까?”

내 말에 헨리는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아, 맞다. 그 생각을 못헸네.”

추한오는 그런 그를 보고 혀를 찼다. 아마도 조금 모자란 사람이라고 생각되서 그런 거겠지. 하지만...

나는 고개를 저은 뒤. 반대편 문을 가리켰다.

“그럼 제가 저쪽으로 가면 됩니까?”

“그래, 형씨. 좀 부탁할게!”

나는 헨리를 뒤로 하고 반대쪽 문으로 향했다.

문 앞에 서자, 그의 말대로 똑같이 생긴 가고일이 반대쪽 문 앞을 지키고 서있었다.

심호흡을 하고 방 안으로 한 걸음 내딛자 좀 전에 들었던 중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 아모르는 이모르와 함께 이곳. 시험의 집행자. 우리는 둘이자 하나. 절대 홀로 쓰러지지 않을 지어다, 우리를 쓰러뜨려야 보물로 향하는 길이 열릴 것이니, 도전하고자 하는 자는 한 걸음 더 내딛어라. 그렇지 않으면 포기할지어니...]


역시 똑같군. 그 때 추한오가 내게 말했다.

“그나저나 의외로다.”

“뭐가 말입니까?”

“그 헨리라는 작자 말이다. 본좌가 보기에는 그다지 강해보이지 않거늘, 혼자서 이 가고일을 상대하겠다고 할 줄이야.”

“그래요. 그게 문젭니다."

“뭐?”

나는 한 걸음 더 앞으로 내딛는 대신, 추한오에게 말했다.

“그 사람한테는 조금 수상한 점이 있거든요.”




잘 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과연 이번 시험의 보상은 무엇일까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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