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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레 님의 서재입니다.

던전 그리드 : 살아남을 수록 강해진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비레
작품등록일 :
2018.04.09 10:02
최근연재일 :
2018.05.17 18:1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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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7
글자수 :
171,907

작성
18.04.2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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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21화-기회를 잡다

DUMMY

광장(Square).


탐욕의 던전, 그 입구들이 모이는 최초의 장소.


그곳은 지금까지 봐왔던 던전 안의 공간과 확연이 달랐다.

지금까지 봤던 곳이 마치 영화에나 나오는 고대 유적처럼 어둡고 신비로운 분위기의 공간이었다면, 그 곳은 유적보다는 오히려 낡은 공원 같은 편안한 분위기였다.

마치 이곳이 지하라는 사실을 잊을 정도로 밝은, 흰색 돌로 둘러쌓여있는 안전한 공간.

그래, 내가 간과한 사실이 바로 그거다.


광장이 안전한 곳이라는 거 말이지.


“아니, 당신은 무성(武聖) 추한오?”


나는 광장 가운데, 분수처럼 생긴 구조물에 앉아있던 이가 일어나면서 한 말에, 이마를 짚었다.


광장에 사람이 없을 거라고 생각한 건 완전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던전이 넓은지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 중요한 건 광장이 안전한 곳이라는 거다.


무슨 소리냐고?“

만약 당신이 이 던전처럼 거상같은 위험한 적과 함정이 넘쳐나는 곳에 갇혀버렸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가다가 아무런 적이 없는 안전한 공간을 만났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당연히 거기 머물러 있겠지.


그러니 지금 이렇게 광장에 나 말고 네 명이나 모여있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는 거다.


여튼 저 인간, 아니 유령을 믿은 내가 등신이지.


나는 자책하며, 추한오를 보고 반갑다는 듯이 다가오는 사람을 경계했다.

추한오가 길드 내 공적으로 찍힌 이상, 그를 본 이들은 모두 주의해야 했다.

나는 추한오에게 물었다.


“아시는 분입니까?”

그 말에 답한 것은 추한오가 아니었다.


추한오처럼 도포를 입은 사내는 다가와 포권을 하며 말했다.

“본인은 화산파(華山派)의 곽가호라고 합니다.”

“귀검(鬼劍)인가.”

추한오는 그렇게 중얼 거린 뒤, 수염을 쓰다듬었다.

다행히도 나쁜 관계는 아닌가 보군. 나는 추한오에게 말했다.

“구면인가 보군요.”

“구면이지만 친한 사이는 아니다. 서로 이름만은 알고 지냈을 뿐이지.”

“여튼 적은 아니라는 거죠?”

“...네놈은 본좌가 사방에 적을 만들고 다니는 천마(天魔)같은 자인 줄 아는가?”

“천마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지금은 그거랑 크게 다를바가 없죠.”

왜냐하면 길드 전체에 적으로 찍혔으니까 말이지.

추한오는 내 말에 쯧, 하고 혀를 찬뒤, 그 곽가호라는 남자를 돌아보았다.

“그대는 어찌하여 이곳에 있는가.”

“태산 근처에 마굴이 생겼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아 소란을 막기 위해 들어왔다 이만 갇히고 말았습니다.”


그랬다는 건 이 자도 일단 보물을 만지긴 했다는 소리군. 그래야 저주가 걸리니 말이지.


“나가는 법을 아는가?”

추한오의 말에 곽가호는 침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괴이한 술법을 부려놨는지 온갖 수를 다써봐도 나갈수가 없습니다. 혹시 나가는 법을 아십니까?”

나는 추한오를 필사적으로 바라보았다. 눈치없이 알려주지 말라는 의미에서 였다.

추한오는 나를 힐끗 보더니 입을 열었다.


“안다.”


***


그 말에 반응한 것은 그 곽가호란 사람 뿐만이 아니었다.

그 옆에서 우리 이야기를 주의깊게 듣고 있던 양복 차림의 중년 남성, 관심없다는 듯이 고개를 돌리고 있던 온몸에 검은 천을 두른 붉은 머리의 여자, 그리고 벽에 기대고 서있던 롱 코트를 입고 있던 과묵한 청년까지, 그곳에 있던 모두가 추한오의 말에 일제히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물론 나도 마찬가지고.


...설마 여기서 그 저주에 대한 사실까지 까발리진 않겠지?


그때 추한오가 말했다.

“여기 제일 깊숙한 곳에 소원을 들어주는 신이 있다고 한다. 그 신에게 소원을 빌면 내보내달라고 빌면 나갈수 있을 것이다.”

그쪽인가.

나는 추한오의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주위 반응을 살폈다.

내 예상대로 모두는 추한오의 말을 전혀 믿지 않는 표정이었다.

“지금 절 놀리시는 겁니까? 그런 신이 어디있다고...”

“본좌가 직접 봤다. 그리고 싸워서 졌지. 그래서 이렇게 혼령이 된 것이다.”

추한오의 말에 광장의 공기가 얼어붙었다.

나도 추한오가 거기까지 말할줄은 몰라서 당황했다. 아니, 물론 말해도 아무 지장이 없긴한데 굳이 싸워서 졌다는 것까지 말할 필요가 있었을까?

“싸, 싸우다니...”

“그게 본좌의 소원이었으니까.”

추한오의 말에 곽가호란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이해했습니다. 제가 아는 무성(武聖)이라면 그럴것이라 예상했습니다.”

물론 이해한 것은 그 쪽 뿐이었다.

“잠깐, 그럼 진짜 신이 있다는 겁니까?”

양복을 입은 중년의 말에 추한오는 인상을 찌푸렸다.

“이름.”

“예?”

“이름을 밝혀라. 네놈은 예의도 없느냐?”

추한오가 윽박지르자, 그 중년은 벌벌 떨기 시작했다. 꼭 대기업 부장처럼 생긴 주제에 영 패기가 없구만.

그 때, 그 곽가호란 자가 나서서 말했다.

“이자는 왕대훈이라고 합니다.”

“그 자의 소개를 왜 그대가 하는가?”

추한오의 말에, 곽가호가 대답하려고 했지만,

“같은 국적이니 그렇겠죠.”

그보다 내가 먼저 말했다. 내 말에 추한오는 눈을 가늘게 뜨고 나를 보려보았다.

“같은 국적?”

“네,”

나는 그렇게 말하고, 왕대훈이라고 하는 사람에게 물었다.

“중국인이죠?”

“...그, 그렇다만 그쪽은?”

“저는 한국인입니다. 이렇게 같은 시대에 사람끼리 만나다니 반갑네요.”

나는 그렇게 말하며 그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물론,


사실 하나도 반갑지 않았지만.


***


“회식 때 술에 취한 상태로 2차를 가기 위해 어디 가게로 들어갔는데 정신을 차려보기 여기였다는 거군요.”

“그렇지! 자네 이름이 뭐라고 했었지?”

“방기주입니다.”

“그래, 방기주 자네, 제법 똑똑하구만! 마음에 들어!”

...니가 마음에 들면 어쩔건데?

나는 목구멍까지 차오른 말을 집어삼키며 왕대훈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계속 그의 이야기를 듣는 척하면서 속으로 그에게 들은 정보를 정리했다.


일단 그와 나는 같은 세계에서 온 게 맞다. 하지만 들어온 입구가 다르다.

나는 한국에 있는 내 집 지하,

그리고 그는 중국 번화가에 있는 어떤 가게.

그 말인 즉슨, 같은 세계에서도 들어올수 있는 입구는 여러개라는 거다.

그건 그나마 다행스러운 사실이었다. 만약 내가 원래 들어왔던 출입구로 나가지 못하더래도 나와 같은 세계의 출입구가 있다면 그곳을 통해서 나올 수는 있다는 거니까.

아마 그 위치는 내 집이 아니겠지만 말이지.

잠깐, 그러고 보니...

“왜 말이 통하는 거지?”

내 말에 왕대훈은 두 눈을 크게 뜨고는 내게 물었다.

“뭐야, 자네 중국말 할줄 알던거 아니었어?”

“아닌데요.”

근데 왜 말이 통하는 거지? 그 고리비라는 난쟁이처럼 몇개 국어를 할수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야.

그러고 보니 추한오도 그렇고, 세렌과도 말이 술술 통했던 것도 좀 이상하긴 하군.

설마 이것도...


“저주의 영향이죠.”


그 때, 앙칼진 목소리가 광장에 울려퍼졌다. 그 붉은 머리의 여자였다.

그 여자는 우리를 향해 자신의 손목을 들어보이며 말했다.

“여기 들어와서 보물을 만진 이들은 이렇게 손등에 이런 문양이 새겨지고 저주에 걸려요. 우리가 이렇게 말이 통하는 건 그 저주의 영향일 거에요.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것도 마찬가지일거구요.”

나는 어떻게 그걸 아냐고 말하려는 추한오를 손으로 제지한 뒤, 그 여자을 향해 한걸음 다가가며 말했다.

“저주라니 그게 대체 무슨 소립니까?”

그러자 여자는 나를 향해 들고 있던 지팡이를 치켜들었다.

“다가오지 말아요! 그랬다간 가만두지 않을 거니까!”

여자는 그렇게 말한 뒤 지팡이로 작게 원을 그렸다. 그러자 짐볼(gym ball))만한 크기의 불덩이가 지팡이 위에 떠올랐다.

그걸 보자 왕대훈은 기겁하며 곽가호 뒤에 숨었고, 곽가호는 숨을 들이켰다.

“저건 무슨 고약한 술법인가!”

“당신, 혹시 초능력자?”

그 때 벽에 기대고 서있던 청년은 그렇게 말하며 천천히 여자 쪽으로 다가왔다.

“잠깐, 멈춰요! 더이상 다가오면 쏘겠어요!”

당장이라도 유혈사태가 벌어질 것 같은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저건 마법입니다.”


나는 아는 척하며 말했다.


그 여자를 포함해서 왕대훈, 곽가호, 그리고 청년까지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추한오도 내게 무슨 생각이냐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추한오에게 시선으로 답한다.


이 상황을 이용해서 최대한 이득을 볼 생각이라고.




잘 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역시 자기가 잘하는 것을 해야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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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3화-진실을 밝히다(2) +4 18.04.30 962 20 9쪽
23 22화-진실을 밝히다 +4 18.04.28 1,035 2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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