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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레 님의 서재입니다.

던전 그리드 : 살아남을 수록 강해진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비레
작품등록일 :
2018.04.09 10:02
최근연재일 :
2018.05.1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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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4.3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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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23화-진실을 밝히다(2)

DUMMY

나는 테라노아가 지나간 통로를 따라 걸으며 추한오에게 말했다.

“일단 제 목적은 광장에 있는 사람들과 친해지는 거였습니다.”

“의외군. 본좌는 네놈의 비열하고 음험한 반사회적 성격이라면 분명 귀찮아 할 것이라고 생각했거늘.”

“누가 반사회적입니까? 샐러리맨만큼 사회적인 사람은 없다구요.”

나는 추한오에게 그렇게 쏘아 붙인 뒤 계속해서 말했다.

“여튼 서로 친해지는게 저한테 이득입니다. 일단 서로를 견제하고 위협하는 것보다 나으니까요. 그러면 아무것도 얻어낼 수 없는데다가 피곤하기만 하거든요.”

내 말에 추한오는 ‘역시나...’ 하는 얼굴로 나를 보았다.

“네놈이라면 그렇게 생각할 줄 알았다.”

“왜요? 그게 뭐 잘못됐습니까?”

“말해봐야 자신이 옳다고 생각해 듣지도 않을 것을, 굳이 말해서 무엇하겠느냐. 어서 설명이나 마저 해보거라.”

거 참, 은근 기분 나쁘네.

추한오의 말에 속에서 뭔가가 울컥 올라왔지만, 그래도 어쩌랴. 내가 참는 수밖에.

나는 속으로 참을 인(忍)자를 삼키며 말을 이었다.

“어쨌든 그래서 곽가호가 당신을 보고 아는 척 했을 때, 놀라면서도 한편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접점이 있으면 서로 친해지기 쉽거든요. 그래서 곽가호과 더불어 왕대훈과도 금방 친해질수 있었죠.”

내 말에 추한오는 눈을 찌푸렸다.

“귀검(鬼劍) 곽가호는 그렇다 치고 왕대훈이라는 그 버릇없는 작자와 친해져서 얻을 것은 없을 것이다.”

“같은 세계에도 입구가 여러 개 있다는 정보는 줬습니다. 특히 제가 있는 세계 말이죠.”

그말인즉슨 잘하면 같은 한국 사람을 만날 수도 있다는 거지. 하지만 그 사실이 딱히 기쁘진 않았다. 어차피 이 탐욕의 던전에 들어온 이상, 같은 국적사람이고 뭐고 그 누구도 믿을 수 없으니까.

혁준이나 부모님이라면 모르겠지만, 그들이 여기를 왜 들어온단 말인가?

나는 말도 안되는 상상을 집어치우고 설명을 계속했다.

“특히 그 테라노아라고 하는 여자와는 친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마법 때문이냐?”

“네, 그 길드의 점주가 요리할 때 쓰는 걸 봤는데 편리해보이더군요. 그리고 전에 얻은 룬스톤도 써먹으려면 마법을 쓸 줄 알아야 하고요.”

“그래서 그 요정의 이름까지 들먹여 가며 마법에 대해 아는 척 한 것이로군.”

“네, 그리고 같이 가자고 한거고요. 그런데 제 예상보다 훨씬 더 조심스러운 성격이더군요. 거기서 혼자 가겠다고 할 줄은 몰랐어요.”

혼자 가겠다고 할 때 표정을 보니 뭔가 다른 사정이 있는 것 같지만 말이지.

그 때 추한오가 나를 나무랐다.

“허나 네놈은 마법보다는 무공을 먼저 배워야 한다. 본좌의 제자라면 모름지기 본좌의 무공, 천하무어도(天下武御道)를 쓸줄 알아야 할 것 아니냐?”

그러고 보니 그런 게 있다는 걸 까맣게 잊고 있었군.

“잘 몰라서 그런데, 그거 제법 강합니까?”

내 말에 추한오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만약 본좌를 아는 이가 네놈의 말을 들었다면 네놈을 머저리 취급 했을 것이다.”

“아니 이름만 달랑 알려주면 제가 압니까? 그래서 그게 그렇게나 대단한 겁니까?”

“대단하다마다. 모든 무기술(武基術)의 위에 있는 무공이니까.”

“그렇게 말씀하셔도 얼마나 대단한지 감이 잘 안오네요.”

“상처 없이 수천의 군대도 전멸시킬 수 있는 무공이라면 감이 좀 오느냐?”

“에이, 그거 거짓말 아닙니까? 그게 어떻게 가능합니까? 핵무기도 아니고...”

“과장은커녕 네놈이 이해할 수 있도록 낮춰서 말해준 것이다.”

...진짜? 그 정도로 강력하다면 혹하긴 하네.

하지만 나는 무공을 배우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릴 거라는 곽가호의 말을 떠올렸다.

“하지만 제가 그 무공을 쓸 수 있을 경지에 오르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물론 그렇지만, 본좌의 경험과 지식을 이어받은 네놈이라면 본좌의 무공을 습득하는 데에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다만...”

“뭡니까?”

“습득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으나, 본좌의 무공을 익힐 정도로 내공을 증진 시키는 데에는 제법 시간이 걸릴 것이다.”

“결국은 오래 걸린다는 거군요.”

“허나 그 마교 놈에서 얻은 내단과 비급을 쓴다면 시간을 어느 정도 단축시킬 수는 있겠지.”

“하지만 그 혈도인지 뭔지를 뚫고 운기조식을 해야한다면서요?”

“그렇다. 아쉽도다. 본좌에게 육신이 있었다면 네놈의 정신머리를 고쳐주면서 혈도를 뚫어줄 수 있겠을텐데...”

...없는 게 천만다행이로군.

“여튼 무공이 대단한 건 잘 알겠습니다. 그래도 무공도 쓰고 덤으로 마법도 쓸 수 있으면 더 좋은 거 아닙니까?”

추한오는 미간을 찌푸렸다.

“허나 무공과 마법 둘 다 배우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본좌는 마법을 모르니까 말이다. 그리고 배의 노력이 드는데 네놈이 감당할 수 있겠느냐?”

“노력은 여태까지 살면서 질리도록 했습니다. 까짓 거 더하면 되죠. 뭐.”

내 말에 추한오는 콧방귀를 뀌었다.

“자신없는 것보다 있는 것이 낫다만 허세가 아니길 바란다.”

허세일수가 없지. 초중고등학교 그리고 취직준비, 심지어 취직하고 나서도 종일 노력해야 하는 게 대한민국 국민의 현실인데 말이야.

“여튼 그게 지금 네놈이 그 여자를 쫓는 이유라는 건 알겠다. 하지만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는 군. 그럴거면 처음부터 그 여자랑 같이 가자고 하면 되는 게 아니냐? 왜 따로 갔다가 몰래 뒤를 쫓는 것이냐?”

“제가 먼저 같이 가자고 하면 너무 노골적이라 경계할테니까요. 그래서 다 같이 가자고 하면서 끌어들인 겁니다.”

추한오는 내 말에 연거푸 수염을 쓰다듬으며 낮게 신음했다.

“너무 조심스럽구나. 마치 계집애 같도다.”

“...계집애 같은 게 아니라 신중한 겁니다.”

“그건 그렇다 치고 그 청년은 어찌 된 것이냐? 왜 곽가호의 뒤를 쫓는 것이냐?”

이젠 들은 척도 하지 않는 군. 나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 사람이 아니라 제 뒤를 쫓는 겁니다.”

“뭐라고?”

나는 걸음 속도를 늦추며 계속해서 말했다.

“제이드 K인가 하는 청년은 아마 그 세렌을 죽이려 했던 청년과 한 패일겁니다. 한 패인지 아는 사이인지 모르겠지만 여튼 같은 곳에서 왔어요.”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

“테라노아의 마법을 보고 초능력이냐고 묻는 장면에서 눈치챘습니다. 왜냐면 그 애런인가 뭔가하는 청년도 투명망토를 보고 그랬거든요.”

나는 칼집에 차고 있던 그 애런인가 뭔가 하는 청년의 나이프를 꺼내들었다.

“그래서 저는 세렌에 대해 설명하는 척하며 일부러 이 나이프를 보여줬습니다. 청년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서요. 그랬더니 아니나 다를까, 순간이지만 저를 죽일 듯이 보더군요.”

“본좌는 네놈이 무기를 꺼내들어서 살기를 보인 것이라 생각했거늘.. 어쨌든 그래서 네놈을 노릴 거라고 생각한 거군.”

“네. 그래서 그 곽가호 씨 무리랑 같이 간척 했다가 돌아와서 투명망토로 몸을 숨기고 청년이 저를 쫓는지 감시한 겁니다.”

추한오는 내 말에 굳은 표정으로 수염을 쓰다듬었다. 그리고 나를 차가운 눈으로 내려다보았다.

“어쨌든 네놈은 도망친 게 아니냐? 그것도 자기 대신 타인을 위험에 처하게 만들고 말이다.

“도망쳤다기 보단 쓸데없는 싸움을 피하고 이득을 취한 셈이죠. 그리고 타인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니요. 어차피 그 곽가호란 사람은 강하다면서요? 그럼 제가 그 청년이 덤벼들어서 쉽게 물리치겠죠.”

“허나 만약 그 두 사람이 청년에게 당하면 어떻게 할 셈이냐?”

나는 추한오의 말에 순간 대답을 주저했다. 생각해보니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만약 그 둘이 청년에게 죽는다면... 솔직히 슬프지는 않을 것 같다. 거의 타인이나 다름없는 사람들이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렇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겠죠.”

내 말에 추한오는 한숨을 내쉬었다.

“네놈은 스스로가 똑똑하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언젠가는 그런 사고방식이 네놈의 발목을 붙잡을 것이다.”

“발목을 붙잡다니요? 제 능력과 상황을 고려해 최대한 효율적인 선택을 한 것 뿐입니다. 제가 힘이 있다면, 이런 짓까지 했겠어요? 다 무시하고 당장 저주를 풀 수 있는 신전으로 내려갔겠지요.”

내 말에 추한오가 뭐라고 말할 찰나,


통로 안 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가 힘을 드릴 수 있습니다.”

그 말과 함께 붉은 머리의 마법사, 테라노아가 모습을 드러냈다.

“다만, 방금 말하신 신전에 대한 이야기를 좀 듣고 싶은데요.”




잘 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사실 저는 그렇게 노력하지 않아서 쓰면서 좀 찔렸습니다.ㅎㅎ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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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2화-진실을 밝히다 +4 18.04.28 1,037 20 10쪽
22 21화-기회를 잡다 18.04.27 999 17 9쪽
21 20화-광장(Square) 18.04.26 1,007 1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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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6화-요정을 만나다 +2 18.04.21 1,228 2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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