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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레 님의 서재입니다.

던전 그리드 : 살아남을 수록 강해진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비레
작품등록일 :
2018.04.09 10:02
최근연재일 :
2018.05.17 18:1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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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71,907

작성
18.04.2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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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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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6화-요정을 만나다

DUMMY

사실, 나는 그 여자에게 포션과 활을 주고 망토를 덮어두기만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면서 미리 그 여자에게 말해둔 것이다.


내가 신호를 보내면 도와달라고.


그게 내 마지막 비장의 수단이었다. 그래서 나는 최대한 시간을 벌면서 싸웠던 거지. 여자가 회복할 때까지 시간을 벌어야 했으니까.

갑자기 도망친 것도, 청년이 방심하고 나를 쫓는데 순간이동을 쓰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래야 여자의 화살을 피할수 없을테니까.


하지만 결과적으로 성공해서 망정이, 솔직히 굉장히 위험한 도박이었다.


만약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상태가 안좋았다면?

여자가 내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다면?


물론 보험은 들어뒀었다. 사실 난 도망친게 아니라 내가 던진 칼을 줏으러 간 거였다. 그리고 내가 쏘라는 말에 청년이 움찔한 사이 다시 칼을 되찾고, 좀 전의 공략법을 되풀이 하는 거지.

하지만 이 청년에게 등을 보이고 도망친다는 것 자체가 더 위험한 도박이었다. 만약 실패했으면...


아마도 내가 이렇게 되었겠지.


나는 청년의 정장과 가면과 그 옆에 수북히 쌓여있는 금화들을 바라보고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그 여성을 바라보았다. 여성은 들고 있던 활을 내려놓으며 내게 말했다.

“죽었어?”

“네, 죽었습니다.”

나는 그 여성에게 그 청년이었던 금화를 들어보이며 말했다.

여성은 길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나를 향해 웃었다.

“고마워. 네 덕분에 살았어.”


아니, 이 여자가 왜 근데 보자마자 반말이야? ...근데 이쁘긴 하네.


“아, 뭐, 별거 아니에요. 근데 몸은 좀 괜찮습니까?”

“응, 네가 준 포션 때문에 다 나았어. 정말 고마워. 아, 진짜 웬 미친놈한테 걸려서 진짜 죽는 줄 알았네.”

“저거, 혹시 아는 사람이에요?”

“아니, 여길 돌아다니다가 처음 만났어. 내 귀를 보자마자 신기하다면서 죽이려들더라니까.”

그녀는 머리카락을 뒤로 넘겨 기다란 귀를 보여주었다.


...뭐야? 귀가 왜 저렇게 길어?


그런 내 의문은 여성이 내게 손을 내밀면서 한 말로 해결되었다.

“나는 요정족 전사, 세렌-아티시아라고 해.”


뭐? 요정?


나는 순간 내가 잘못들은 줄 알았다. 하지만 추한오가 그 사실을 부정해주었다.

“그렇군. 저 귀를 보니 이제 생각이 나는군. 그대는 요정이었나.”

“응, 맞아. 여기서 우리를 아는 사람을 보니 놀랍네. 혹시 같은 세계 사람이야?”

“아니다. 그저 본좌는 전에 그대와 같은 요정을 만나본 적이 있을 뿐이다. 그나저나 그대는 나를 보고도 놀라지 않는 군."

"응, 댁이랑 비슷한 자연의 수호령과도 같이 살고 있거든. 근데, 요정을 본적 있다고? 혹시 이름 알아?"

“유진이라고 했다. 뒤의 이름은 잘 기억이 안나지만.”

“음... 내가 모르는 이름이네.”


“잠깐만요. 요정이라구요?”

벙쪄 있던 내가 정신을 차리고 끼어들자, 세렌이라고 하는 요정과 추한오는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응, 근데 왜?”

“뭐 잘못 된거라고 있나?”

“...사람이 아니라?”

내가 삿대질 하며 말하자 세렌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난 인간이 아니라 요정이야. 넌 요정 처음 봐? 이상하네. 둘이 동료 아니었어?”

“동료 아니다. 저녀석은 본좌의 하인같은 것이지.”

“대체 누가 하인입니까. 누가.”


***


세렌은 내게 자신이 어디서 왔는 지 부터, 요정이 무엇인지 아주 친절하고 자세히 알려주었다.

“요컨대 당신이 사는 에우로이라고 하는 세계에서는 인간과 요정, 그리고 용들이 서로 어우러져사는 세계라는 거죠? 그리고 거기서 요정은 숲에서 자연과 함께 살며, 귀가 길고 밤눈이 밝고 자연의 힘을 다룰줄 아는 존재라는 거군요.”

“그래, 그리고 인간보다 수명이 20배 정도 길어.”


...왜 반말하냐고 따지지 않기를 잘했군.


“그래서, 그 요정인 당신은 왜 여길 들어온 겁니까? 이야기를 들어보니 별로 보물에 대한 욕심이 있을 것 같지는 않은데요?”

“사실, 난 보물 때문에 들어온게 아니야. 난 우리 부족에서 파수꾼을 맡고 있거든.”

“파수꾼이요?”

“응, 우리 부족을 지키는 역할이지. 그런데 숲에 이상한 동굴이 있다고, 조사해보라고 장로님이 말하는 거야. 그래서 들어왔다가 이렇게 갇힌거지.”

“그 장로인지 뭔지하는 사람이 원망스럽겠군요.”

“아니, 그렇진 않아. 어차피 파수꾼이니까 내가 해야할 일인걸. 그리고 나 말고 다른 요정들이 들어오는 것보다는 낫지. 나는 적어도 싸울수 있는 힘이 있으니까. 근데 문제는 나갈수가 없다는 거야.”

그렇게 말하며 세렌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그녀에게 안됐다고 위로를 해주며 넌지시 세렌에게 보물을 얼마나 모았는지 물어보았다.

“보물? 아 한 이정도 모았지.”

세렌은 서스름없이 자신의 보물주머니를 보여주었다. 거기에는 3200G라는 글씨가 빛을 내며 떠올랐다.

나보다 훨씬 적다. 나는 혹시나 싶어서 세렌에게 여기 들어온지 얼마나 되었냐고 물어보았다.

“얼마나 됐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꽤 된거 같아. 여기보다 한참 아래까지 내려갔다 다시 올라온거니까, 적어도 달이 바뀔 정도까지는 있었을껄?”

“예? 저 아래까지 내려갔다왔다고요?”

내가 깜짝 놀라서 외치자, 세렌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런데? 왜?”

이건 절호의 찬스였다. 나는 세렌의 양손을 붙잡고는 말했다.

“혹시 아래로 내려가는 길 좀 알려주실수 있습니까?”

“당연히 알려줄 수 있지! 내 생명의 은인인데!”

“감사합니다!”

좋았어! 주먹을 불끈 쥐는 나를 보고, 추한오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뭘 그렇게 좋아하느냐?”

“안 좋아하게 생겼습니까? 이제 한동안 안전해졌는데?”


그 길에 있는 적들은 다 이 세렌이라는 요정이 처리했을 거고 그 외 함정같은 것은 세렌이 알려줄 거다. 그럼 한동안 내가 위험할 일은 없다는 거다.


추한오는 쯧쯧 하고 혀를 찼다.

“네놈이 챙길 보물이 없지 않느냐.”

“그것보다 안전이 최우선이거든요?”

나와 추한오의 대화를 듣고 있던 세렌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내려가? ...혹시, 너도 이 던전 최하층에 그 소원을 들어준다는 신이 있다는 소문을 믿고 가는 거야?”

나는 사실대로 말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말하는 걸로 봐서는 세렌은 저주의 존재와, 저주를 푸는 방법을 모르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그녀에게 알려주는게 내게 이득일까?


아직은 판단할수 없어서, 나는 사실대로 말하는 대신 오히려 세렌에게 물었다.

“그럼 세렌도 그 소문을 듣고 내려간 겁니까?”

“아니, 나는 나가는 길을 찾아보려고 했는데, 계속해서 내려가기만 하더라고. 그러다 광장(Square)에서 다른 입구로 가는 길이 있다길래 그 쪽으로 올라온거야.”


광장? 다른 입구? 이게 무슨 소리야?


내가 묻자 세렌은 내게 자신이 들었던 사실을 말해주었다. 요컨대 던전을 따라계속 내려가면 다른 입구들과 연결되어있는 광장이라는 지점이 존재한다는 거였다.

“길드란데서 말해주더라고. 200골이나 받긴 했지만. 정말 양심이 없는 놈들이라니까.”

투덜거리는 세렌을 향해, 정말 그렇다고 맞장구를 처준 뒤에 물었다.

“그럼 세렌은 다른 입구로 들어왔다는 거죠? 그리고 제가 들어온 입구로 나가려고 한거구요.”

“그래, 그러다 저 미친 놈을 만나서 죽을 뻔한거지.”

이건 귀중한 정보군. 다른 입구로 이어져있는 장소가 있다는 것 말이다. 그 말인 즉슨, 다른 입구를 통해 들어온 존재와 마주칠 가능성이 생각보다 높다는 거다.


문제는 그 존재가 어떨지 모른다는 거지.

이렇게 세렌처럼 우호적인 존재일수도 있겠지만, 방금 그 청년처럼 위험천만한 존재일수도 있다.

...이거 안전하다고 좋아했는데 방심하면 안되겠는 걸.


그렇게 생각에 잠겨있는데 갑자기 세렌이 내게 물었다.

“근데 무슨 소원을 빌려고?”

“...그냥 여기서 나가게 해달라고 하려구요.”

“아, 그래? 그럼 너도 여기로 못나가는 거야?”

내가 그렇다고 말하자, 세렌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여기로도 못나가는 건가? 대체 뭣 때문이지?”

...역시 저주를 모르는게 확실하다. 알고 있었으면 여기 들어온지 한 달이 지났는데 돈을 그정도 밖에 못 모았을 리가 없다. 여기로 올라올 이유도 없고 말이야.

그때 세렌이 갑자기 내게 말했다.

“그럼 우리 목적이 같네?”

“네?”

“맞잖아. 너나 나나 여기서 나가려는게 목적이잖아?”

거기에 나는 집 장만할 정도의 돈을 좀 챙겨가려는 목적도 있지만... 그건 말하지 않도록 하자.

죄책감에 시선을 피하는 내게, 세렌이 달라붙어왔다.

“그럼 우리 목적이 같은데 같이 가는게 어때? 아까보니 너도 실력이 굉장하던데 우리 둘이 힘을 합치면 무서울게 없을 거야!”

그 말에는 추한오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본좌라면 모르겠지만, 미숙한 네놈이라면 같이 다니는게 더 나을 것이다.”

확실히 추한오의 말에는 일리가 있다. 좀 전의 청년의 머리를 정확히 꿰뚫은 활 실력도 그렇고, 혼자서 광장이 있는 곳까지 내려갈 정도면 세렌은 상당한 실력자임이 틀림없다. 그녀와 같이 행동하는 건 큰 도움이 되겠지.

게다가 믿을만한 사람, 아니 요정인데다가 성격도 좋고 얼굴도 이쁘고.


그녀와 같이 가면 얻게 될 산더미 같은 이점을 생각하며, 나는 심호흡을 하고 세렌에게 말했다.


“죄송하지만 전 혼자 가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남자는 독고다이죠! 

ㅎㅎ이건 농담이고 주인공이 동행을 거절한데에는 사실 다른 이유가 있으니 그건 다음화를 기대해주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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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7화-복수를 하다 18.05.04 833 14 9쪽
27 26화-해답을 찾다 +2 18.05.03 850 13 10쪽
26 25화-각성 18.05.02 904 15 8쪽
25 24화-마법을 배우다 18.05.01 930 17 11쪽
24 23화-진실을 밝히다(2) +4 18.04.30 963 20 9쪽
23 22화-진실을 밝히다 +4 18.04.28 1,037 20 10쪽
22 21화-기회를 잡다 18.04.27 999 17 9쪽
21 20화-광장(Square) 18.04.26 1,007 1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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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8화-미로를 발견하다 18.04.24 1,098 16 9쪽
18 17화-혼자가 되다 18.04.23 1,169 18 9쪽
» 16화-요정을 만나다 +2 18.04.21 1,229 2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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