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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또롱 님의 서재입니다.

젤 쉬운 게 제약재벌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라이트노벨

이또롱
작품등록일 :
2020.11.06 08:56
최근연재일 :
2020.12.18 12:20
연재수 :
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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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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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59,540

작성
20.11.10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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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쪽

10화. 새로운 시작(1)

첫 연재를 시작합니다. 졸작이지만 즐겁게 읽어주시길...




DUMMY

상위 30%에 드는 성적을 기록한 후, 학원에서는 눈의 띄는 변화가 찾아왔다.

다른 학생들의 무시하는 것이 없어졌을 뿐만 아니라 수아를 포함한 E반 내에서도 의외라고 생각했는지 나를 보는 눈이 한결 달라지게 되었다.

또 나를 싫어하던 담임의 태도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매주 진행하는 진도평가 상담으로 담임을 만날 때였다.


“이형우 학생, 요즘 진도는 따라갈 만해요?”

“네. 아직도 모르는 부분이 생기기는 하지만 그 전보다는 훨씬 쉽게 수업 내용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이해도 쉽게 되구요.”

“좋아요, 아주 좋아! 솔직히 난 이번 시험 결과가 나왔을 때 컨닝한 게 아닐까 싶었어요. 아, 컨닝했다고 의심하는 게 아니라 그만큼 뛰어난 성적을 보여줘서 놀랐다는 얘기예요. 오해 없길 바라요.”

“예. 괜찮습니다.”

“암튼 이런 성적 내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그만큼 형우 학생이 노력한 성과가 나타난 거니까 잘 했다고 칭찬해주고 싶어요. 형우 학생, 참 잘 했어요!”

“감사합니다.”


담임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표했다.


“형우 학생, 지금처럼만 하세요. 성적 올랐다고 너무 자만하지 말고, 그렇다고 너무 무리하다가는 오히려 페이스를 잃을 수도 있으니까 속도 조절을 잘 해가면서 해요. 우리 한 번 해봅시다!”

“네.”


부담임은 좀 더 적극적이었다.

수업 중에 나를 지목하면서, 다른 학생들의 좋은 롤모델이 되고 있다는 둥, 내 성적에 자극을 받은 학생들이 더욱 열심히 하고 있다는 둥, 나를 띄워주기 바빴다.

그에 따라 공부 비결을 묻는 학생들도 생겨났다.

나는 아그나를 활용하는 ‘기적의 암기법’의 도움을 받았음을 말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평소 하던 공부 방법을 그대로 알려주기만 했다.


수업은 갈수록 재미있었다.

이제는 모르는 것 보다 아는 게 더욱 많아지자 수업 집중도가 더 높아졌고 더욱 재미있게 공부를 했다.

그동안 왜 공부를 하지 않았지? 하는 후회가 될 정도였다.


‘세상에, 공부가 재미있다니!!!’


다른 사람이 들으면 재수 없다고 하겠지만 난 진심이었다.

매년 수능 만점을 받은 학생들의 인터뷰 기사가 나오는데, 공부가 제일 쉬웠다고 얘기하는 학생의 심정을 이제는 알 것도 같았다.


나는 빠르게 다른 학생들의 수준을 따라잡았다.

수학은 한 문제집을 3~4번 정독하며 개념을 잡은 후 개념을 문제에 대입시켜 기출, 연계 문제들을 풀어나갔다.

가장 문제인 응용문제는 해설서와 담임과 부담임쌤, 수아, 아그나의 도움을 받아가며 각 문제별로 접근하는 방법을 익혔다.

영어는 수능에 100% 출제된 어휘책을 통해 숙어, 관용어, 동의어, 반의어, 파생어, 등을 꾸준히 암기하였고, 특목고에 다니는 상위권 학생들이 자주 본다는 문법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빠르게 영문 본문을 읽고 해석해내는 역량을 길러나갔다.

사탐은 ‘기적의 암기법’을 100% 활용할 수 있어 점수 올리기가 아주 쉬웠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다.

그 사이 나는 또 다른 아그나의 활용방법을 알아내었다.

예를 들어 아그나는 오늘 하루 내가 공부에 쏟은 노력이나 집중력 같은 요소들을 수치로 알려줄 수 있었다.


『2019년 9월 19일 현재, 공부 강도를 100으로 봤을 때 이형우 님이 기울인 노력은 98%, 집중력은 70%입니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집중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전두엽과 대뇌피질을 자극할까요?』


라던가,


『2019년 9월 23일까지의 학업 성취도 달성율은 76%, 백분율 상위 18%, 석차 5120등입니다... 9월 24일 현재 학업 성취도 달성율 78%, 백분율 상위 17%, 석차 4866등입니다.』


이런 식으로 현재의 달성율이나 내가 위치한 등수도 바로 확인이 가능했다.

때문에 아그나를 통해 집중력을 100%로 끌어올리는 훈련을 받고, 그날그날의 노력의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아그나가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공장에 다니며 술이나 퍼마시는 내일이 없는 삶을 살고, 지금처럼 미래를 꿈꾸는 건 감히 생각조차 못하고 있었겠지?’


새삼 나에게 이런 기회를 준 아그나가 고맙게 느껴졌다.

이제는 아그나가 없는 삶은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

그만큼 나에게 아그나는 절대적인 존재가 되었다.


어느 날, 수능 두 달여를 남기고 총정리 과정 수업을 들을 때였다.

갑자기 오진석에게서 연락이 왔다.

휴가를 나와서 은재를 만날 예정인데 나오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은재는 그새 제대를 했다고 했다.


나는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날 생각에 들뜨기도 했지만 두 사람에게 꼭 할 말이 있었기 때문에 모든 걸 제쳐두고 약속장소로 향했다.


“야, 오진석, 기은재!”


테이블에 앉아 있던 진석과 은재가 나를 보더니 반갑게 맞아준다.

서로 어깨를 툭툭 치면서 반가움을 표시하는데, 특히 은재는 중학교를 졸업한 이후로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너무도 반가웠다.

은재는 똘망똘망한 건 여전했지만 예전에는 좀 왜소해 보였는데 이제는 몸까지 좋아져서 늠름하기까지 했다.


“중학교 때에 비해서 몸이 엄청 좋아졌네?”

“얘 군 입대 전보다 살이 더 쪄서 나왔어. 군대 체질이라니까.”

“군 생활이 편하긴 했지~ 아무튼 진석이 통해서 서울 올라왔다는 얘기 듣고 깜짝 놀랐어. 넌 어떻게 사냐?”


은재가 오랜만에 만난 사이인데도 허물없이 물어보았다.


“나 지금 학원 다닌다. 나도 니들 따라 대학 한 번 가보려고, 흐흐.”

“그래? 잘 됐네. 넌 공부 잘 했으니까 잘 할 수 있을 거다.”

“헐~ 뒤늦게 공부하기가 쉬운 일이 아닌데 대단하다. 난 제대하고 다시 공부하려니까 미치겠더라고.”

“동감. 지금 우리 부대 여가시간에 컴활이랑 ITQ 자격증 공부하고 있는데 그새 머리가 굳어서 문제가 안 풀려ㅋㅋ.”


내 말에 진석과 은재가 한 마디씩 했다.

나는 얘기를 나누며 상황을 살피다 마침내 친구들에게 선포를 했다.


“근데 은재야, 나 니가 다니는 서울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자,


“장난 하냐? 얘가 서울대를 아주 우습게 아네.”

“니가 중학교 때 공부 잘 한 건 인정한다만, 그거랑 고등학교 과정은 차원이 달람마, 꿈 깨고 지방으로 내려가지만 말아라.”

“내가 지금 장난하는 걸로 보여?”


나는 학원에서 있었던 일을 자세히 얘기했다.

서울대 재수반으로 들어갔던 이야기며, 거기에서 행정실장과 상위 50% 안에 들기로 약속했다는 얘기, 그리고 단 여섯 달 만에 쟁쟁한 애들을 제치고 상위 30% 내에 들었다는 얘기까지...


“지금도 서울 상위권 대학에 들어갈 수준은 된다. 목표했던 서울대까지는 얼마 안 남았다고.”

“야, 그래도 수능이 두 달 밖에 안 남았다. 무슨 수로 격차를 줄여서 서울대를 들어 가냐?”

“형우야, 니 말대로 지금까지 충분히 최선의 노력을 했다고 생각해. 근데 현실적으로 서울대는 힘들어. 그렇게 1년 공부해서 쉽게 들어갈 수 있는 곳이면 진석이는 안 들어왔겠냐?”

“뭐야, 그럼 고등학교 3년 열심히 공부했는데도 서울대에 못 들어간 난 머리가 떨어진다는 거네?”


진석이 안경을 밀어 올리며 은재를 쳐다보았다.


“얜 또 희한한 곳에 꽂혀서 태클을 거네. 그게 아니라,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걸 얘기하는 거야. 아무튼 형우야, 목표를 좀 현실적으로 잡아. 그게 너한테 좋아.”


문득 은재의 말에 반발심이 들었다.


“얘들이 내 말을 안 믿네. 그럼 우리 내기 한 번 할래?”

“그래 하자! 재밌겠는데? 뭘 걸래?”


그때 진석이 예전 일을 꺼내며 다시 말했다.


“아, 우리 중학교 때도 1등하는 사람한테 원하는 걸 들어줬었잖아. 그것처럼 한 가지 소원을 들어주기 어때? 형우가 서울대에 합격하면 우리 두 명이 소원을 들어주는 거고, 반대로 서울대에 들어가지 못하면 니가 우리 두 명의 소원을 들어주는 걸로.”

“콜!”

“콜!!!”


나는 힘껏 외쳤다.

그리고 이때다 싶어서, 두 명에게 생각해둔 얘기를 꺼내었다.


“나는 이미 정해둔 소원이 하나 있다. 그거 들어줘.”

“뭔데?”

“아, 그 전에 소원 말하면 무르기 없기다. 반드시 들어준다고 약속해.”

“그거야 쉽지. 약속한다.”

“그렇게 쉽게 말하지 말아. 니들 인생이 달려 있는 문제니까, 그러니 심각하게 생각해보고 대답해!”


인생이 달린 문제라는 얘기에 진석이 멈칫거렸다.

하지만 은재가 먼저 나서서 소리쳤다.


“약속한다니까 그러네. 말해봐, 뭔데?”

“난 서울대에 들어간 다음에 바이오 회사를 차릴 거야. 그 회사 직원으로 니들이 참여해줬으면 한다. 모든 구체적인 플랜은 세워둔 상태야. 진석이 너는 생명공학과니까 바이오 회사랑 잘 맞고, 은재 너는 화학과니까 바이오 기업하고 연관이 되잖아.”


나는 그 동안 인터넷을 통해 알아놓은 지식들을 대방출하며 자세히 설명했다.


내가 세우고 싶은 기업은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바이오의약품이란 생물공학을 통해 개발된 새로운 의약품으로, 의약품은 크게 화학합성의약품과 바이오의약품으로 구분되는데 그 중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하는 회사를 차리겠다는 것이 나의 꿈이다.

바이오의약품은 그 특성에 따라 항체의약품, 생물학적제제, 유전자재조합의약품, 세포배양치료제, 유전자치료제, 동등생물의약품 등으로 분류되는데 그 중 동등생물의약품 즉 바이오시밀러 회사를 차리겠다는 목표다.


다양한 바이오의약품 회사 중에서 바이오시밀러 회사를 차리고자 하는 이유는,

첫째,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바이오의약품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점.(우리나라 주력 수출업종인 메모리반도체의 전 세계 시장규모의 거의 두 배에 이른다.)

둘째, 블록버스터급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특허만료 시기가 도래함에 따라 바이오시밀러 분야가 급성장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위에서 의약품은 크게 화학합성의약품과 바이오의약품으로 구분된다고 했는데, 보통 화학합성신약이든 바이오신약이든 새롭게 개발된 약을 오리지널(Original)이라고 부른다. 이 오리지널 의약품은 신약개발의 어려움, 대규모 R&D자금 소요 등의 이유로 일정기간 동안 독점판매를 인정해준다(보통 20년). 그래서 20년 동안 독점판매가 이루어지다가 특허만료 시기가 도래하면, 화학합성의약품은 제네릭(Generic)이라고 불리는 복제의약품이 등장한다. 제네릭은 신약으로 개발한 약의 특허기간이 만료되어 다른 회사에서도 동일성분으로 생산하는 약으로, 약효 동등성이나 생동성 실험을 거쳐 본래의 약과 동일한 약효가 입증된 약이다. 비아그라를 예를 들어 보자. 비아그라는 발기부전 치료제로 화이* 제약회사가 소유한 오리지널 합성의약품이다. 그런데 이 비아그라의 특허만료에 따라 팔팔정이나 누리그라정, 이디포스정, 해피그라정 등 많은 다른 제약회사가 생산하는 제네릭의약품들이 등장하게 되었다. 제네릭의약품을 생산하는 회사들은 그동안 비아그라 판매를 통해 화이*가 누렸던 독점 이익을 나눠 갖기 위해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그런데 제네릭이 좋은 점은 약을 소비하는 소비자 입장에서 제네릭의약품이 많이 등장할수록 약값이 떨어지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으로 동일한 약효를 누릴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에는 같은 약효를 보장하는 많은 제네릭 약들이 등장하게 된다.

이 오리지널약과 제네릭약과의 관계가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 바이오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Biosimilar)이다. 즉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의약품이 바로 바이오시밀러로, 마찬가지로 특허가 만료된 바이오의약품과 같은 효능을 발휘할 수 있게 만든 카피약인 셈이다.

화학물질을 합성한 화학합성의약품과는 달리 바이오의약품은 생물체에서 유래된 것을 원료로 제조한다. 즉 화학적으로 합성한 것이 아니라, 동물 세포나 효모 대장균 등을 이용해 고분자의 단백질 제품을 만드는 과정을 거친다. 이러한 바이오의약품을 만들 때는 살아있는 세포를 통해서 제조해야 하기에 완전히 동일한 복제품을 만들 수 없고, 다만 유사하게 만들 수 있을 뿐이다. 그래서 유사하단 뜻의 바이오시밀러(biosimilar)라고 불린다. 결국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약과 동일한 공정으로 제조하지는 않지만 임상실험을 하여 생물학적으로 거의 동일한 효과를 낼 경우에만 동등성을 인증 받아 바이오시밀러로서 인정받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바이오시밀러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생물체에서 유래된 것을 원료로 제조하기에 세포배양기 등 복잡한 생산설비를 설치해야 하고 품질관리도 까다로워 상대적으로 비싸다. 또 관련 기술개발 및 생산공정 자체가 어렵고 제품화되기까지 승인기간이 길고 복잡해 막대한 자본과 마케팅 능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바이오시밀러는 기존에 가격부담으로 인해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을 구입하지 못한 환자들에게 보다 싼 가격에 치료기회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성장가능성이 대단히 크다. 때문에 이러한 바이오시밀러 회사를 차려서 크게 키우겠다는 것이 나의 야심이었다.


“...너네들도 셀트** 회사 알지? 내 목표는 바로 셀트** 같은 회사를 차리겠다는 거야.”


바이오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와의 관계나 바이오시밀러 회사의 앞으로의 성장성과 가능성을 언급하며 장황하게 얘기를 늘어놓는 동안, 오진석과 기은재는 시시각각 얼굴 표정이 변했다.

그리고 내 얘기가 끝이 나자 기다렸다는 듯이 진석과 은재가 말했다.


“헐! 공부한다고 하더니만 얘가 드디어 미쳤네. 너 학원에서 스트레스 졸라 받냐?”

“허튼소리 할 놈은 아닌데...”

“그러니까 더 이상한 거지! 형우야, 빨리 병원에 가봐.”

“난 진지하다고! 그러니까 너네들도 진지하게 생각해봐.”

“진짜 대박이네. 니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니... 바이오시밀러 회사를 차린다라, 이거 뭐라고 얘길 해야 할지 모르겠다.”


진석이 머리를 긁적이는 동안 은재는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다시 말했다.


“그래 형우야, 니 말대로 회사를 차린다 하자. 그러자면 돈이 있어야 할 텐데. 더군다나 그런 회사라면 돈이 엄청 들겠는데, 약을 개발하는 시간도 무지 걸리고.”

“돈이라면 걱정 마. 정부자금도 받고 투자회사로부터 투자도 받을 생각이니까. 그리고 나 돈 많아.”

“야야, 네 사정 뻔히 알고 있는데 어디서 구라질이야?”

“진짜라고! 보여줄까?”


나는 혹시 싶어 가져온 통장을 꺼내 보이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가방을 열어 통장에 찍힌 숫자를 보여주었다.


“일십백천만십만백만천만억십억백억... 백삼십억???”

“그래, 단순히 재미나 호기로 얘기하는 거 아냐. 난 진짜 진지하다고.”


은재와 진석은 통장에 찍힌 숫자를 보면서도 쉽게 믿으려고 하지 않았다.

휴, 하는 수 없이 로또 1등에 당첨되었고 그 돈으로 주식투자를 해 대박을 터트렸다는 얘기를 꺼냈다.


내 얘기에 특히 진석은 침을 흘릴 정도로 놀라워했다.


“그거 진짜야? 아아, 진심 개부럽다!~”

“어메이징한 얘기네...”

“진석이 너는 어차피 자격증 준비하고 제대하면 바로 취업 대비 스펙 쌓는다고 했으니까, 아예 우리 회사에 들어오면 되잖아. 은재 너도 지금 2학년으로 복학했다고 했잖아, 니가 졸업할 때쯤 나도 회사를 차릴 거거든. 그러니까 그때 너도 합류하자고. 바이오시밀러 스타트업~ 얼마나 근사하고 멋지냐! 우리끼리 뭉치면 뭔들 못하겠냐고.”

“야, 너한테 얘기했지. 군대에서 잠도 제대로 못잘 만큼 미래에 대한 걱정이 크다고. 외동아들이라 집에서는 내가 잘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그러니까 우리 회사로 들어오라고. 월급도 대기업 수준으로 주고 스톡옵션이라고 하냐, 그것도 줄게. 그러면 취업 걱정할 필요도 없으니 부모님한테도 당당히 말할 수 있잖아.”


난 진석의 말을 얼른 가로채서 말했다.

뭐라 변명을 늘어놓기 전에 원천봉쇄하려는 의도에서였다.


바이오시밀러 회사를 차린다면, 좋은 직원들을 모집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다.

때문에 당연히 그래야 할 일이지만, 하지만 나는 그전에 진석, 은재와 함께 하고 싶은 바람이 컸다.

함께 하면 좋은 분위기 속에서 서로 협조하며 회사를 이끌어나갈 수 있을 것이고, 그러다 보면 자연 바이오의약품 개발 시기도 앞당겨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때 끈끈한 동지애를 느꼈던 트리오로서 그때의 즐거웠던 시절을 다시금 부활시키고 싶은 의지의 소산인 셈이었다.

그래서 난 무리를 해서라도 두 사람을 내 회사에 꼭 끌어들이고 싶었다.


진석이 입을 다물자 이번에는 은재가 나섰다.


“난 지금 연구원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랩실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어. 이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하고 대학원에 진학한 다음에 더욱 연구에 매진할 거야. 게다가 후배 여자애랑 사귀고 있는데 걔도 나와 같은 화학 연구원을 꿈꾸고 있어. 그래서 걔랑 함께 대학원으로 진학할 거야. 형우야, 난 계획이 있어. 그래서 미안하지만, 힘들겠어.”

“그럼그럼, 그렇게 해. 연구도 하고 대학원으로 진학도 해. 니 학자금과 니 여자친구 학자금 모두 대줄게. 그러니 대학원에서 더 연구도 하면서 우리 회사 일도 하란 말이야. 아예 니 여자친구도 우리 회사로 데려오자. 그래서 같이 일하면 되잖아?”

“...”

“난 너네 둘을 우리 회사로 꼭 데려오고 싶어. 그래서 이런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우는 거야. 그리고 난 회사를 차려서 성공할 거라는 강한 확신을 갖고 있어. 두고 봐, 10년 안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회사 중 하나로 만들어 보일 테니까. 그리고 그 길을 너희 둘과 함께 가고 싶단 말이야. 알겠어?”


진석과 은재는 모두 말을 잃고 앉아 있었다.

남자 셋이 말없이 술만 들이키는 어색한 시간이 이어졌다.

그러던 순간, 마침내 은재가 말을 꺼냈다.


“네 의지는 충분히 잘 알겠어. 그런데 인생이 걸린 문제니까 진석이나 나도 쉽사리 결정을 내리기가 힘들어. 그러니까 우선 넌 서울대에 진학하는 것에만 집중해. 그래서 만일 진짜로 서울대에 합격한다면, 그땐 심각하게 고민해볼게.”

“알았어! 난 한다면 하는 놈이야. 그러니 합격하고 나서 보자고. 그땐 꼭 내 소원대로 하는 거다!”

“알았어, 임마.”


진석과 은재를 회사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서울대 합격이 반드시 필요하다.

게다가 친구들 앞에서 서울대에 들어가겠노라고 호언장담을 했으니 목표한 서울대 진학에 실패한다는 건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문제였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총정리 과정에 총력을 기울였다.

매일 아그나를 불러 집중도와 두뇌회전율을 100%로 끌어올렸고, 늘 최상의 컨디션이 유지될 수 있도록 했다.


두 달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 수능 시험이 시작되려고 하고 있었다.


작가의말

내일은 오전에 일이 있어, 밤 10시에 업뎃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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