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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또롱 님의 서재입니다.

젤 쉬운 게 제약재벌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라이트노벨

이또롱
작품등록일 :
2020.11.06 08:56
최근연재일 :
2020.12.18 12:20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32,858
추천수 :
420
글자수 :
359,540

작성
20.11.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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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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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글자
19쪽

5화. 투자(2)

첫 연재를 시작합니다. 졸작이지만 즐겁게 읽어주시길...




DUMMY

오진석.

중학교 때부터 같은 반 동창들 중에서 가장 키가 크고 머리가 커서 오징어라고 불렀었지.

당시 생각하는 게 또래 애들하고는 다르고 4차원적인 발언을 가끔 해서 반에서는 또라이 취급을 당했었다.

하지만 나는 진석이 싫지 않았다.

같은 청소위원으로 화장실 청소 같은 궂은일을 나보다 먼저 나서서 하고, 대화를 할 때도 무언가 나를 배려해주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 괜찮은 놈이라고 생각했었다.

진석은 똘망똘망하고 다부진 성격의 은재하고 친했었는데, 나도 진석, 은재하고 자주 어울려 다녔다.

그래서 반 친구들은 우리들을 또라이 3형제라고 했었지.


당시 반에서 성적 1등을 진석과 은재, 그리고 내가 돌아가면서 하곤 했다.

성적이 나오는 날, 반 1등을 한 놈한테는 하고 싶은 소원이 무엇이든 나머지 두 사람이 들어주는 게임을 했었다.

가령 내가 1등을 해서 피자*의 페퍼로니 피자가 먹고 싶다고 하면 용돈을 탈탈 털어 사주는 것이다.

가난했던 우리 집은 피자를 먹기가 어려워 늘 피자 먹는 아이들이 부러웠었다.

그래서 피자를 먹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공부해서 셋 중 1등을 가장 많이 차지했었지.


그 후 난 집안 형편상 어쩔 수 없이 공고로 진학했다.

일찍 취업해서 어머니의 짐을 덜어드리고 싶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공고로 진학하면 장학금을 받고 학교에 다닐 수 있었으니까.

그러면서 은재, 진석과 멀어지게 되었는데, 이렇게 다시 얼굴을 본 것이 오랜만이었다.


“이야, 진짜 오진석이네. 반갑다!”

“이형우! 이게 얼마만이냐?”


진석은 그때와 다름없이 빼빼 마르고 뿔테 안경을 쓰고 있었다.

달라진 게 있다면 그동안 키가 좀 더 자란 정도?


“여전하네.”

“뭐가?”

“그냥 다.”

“찌뿌둥.”

“찌뿌둥? 그게 뭔 소리냐?”

“아, 찌찌뽕할 걸 잘못 말했다.”

“하하! 성격도 여전하구나. 뽕찌찌다, 임마.”


나는 진석과 반갑게 인사를 하고 근처 술집으로 향했다.

오늘 같은 날, 술을 안 마실 수가 없었다.


“근데 은재는 잘 지내고 있냐?”

“은재는 휴가 나왔을 때 한 번 봤다. 걔 지금 군대 가 있거든.”


은재는 고등학교 때 더욱 열심히 공부해서 서울대에 들어갔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놈은 워낙 성격이 다부져서 군 생활도 잘할 걸? 아마 고참들이 다 말뚝 박으라고 할 거야.”

“그렇지 않아도 그런 소리 자주 들어서 고민된다고 하더라.”

“그놈 은근히 귀가 얇아서 진짜 말뚝 박을 수도 있겠는데?”

“저번에 휴가 나왔을 때, 학군장교(ROTC) 하지 못한 걸 후회하더라고. 땅개니까 대충 기다가 제대해야겠지 뭐. 형우야, 사실은 나도 다음 달에 군대 간다.”

“뭐?”


진석의 말로는 군대 가기 전에 나를 한 번 만나보고 싶어서 연락처를 수소문했다는 것이다.

그제야 진석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다.

아마도 무언가 정리하고 싶었던 마음일 것이다.

나의 한 시대가 끝나버린 느낌.

그래서 다시는 못 올 그때를 추억하며 지나간 계절의 옷을 수납장에 정리해서 넣듯 지나온 세월을 정리하고 싶었을 것이다.


나는 진석과 함께 중학교 그 시절로 돌아가 즐겁게 얘기꽃을 피웠다.


“우리들 중에서는 니가 공부를 제일 잘했었는데. 근데 네가 공고 가서 좀 놀랬어.”

“그때 우리 집 사정이 많이 안 좋았거든. 엄마가 하던 장사가 망하기도 했고.”

“너도 일반고 진학했다면 지금쯤 은재랑 같이 서울대에 진학했을 수도 있었을 텐데. 나야 고등학교 때 좀 놀아서 간신히 in-서울 했지만 말이야.”

“난 반대로 너무 놀아서 in-서울도 못했을 거 같은데? 후후, 괜찮아. 지금도 나름 만족하면서 지내고 있어. 서울 올라왔으니까 이제 자격증 준비도 하면서 취업할 회사도 알아볼 거라고. 얌마, 군대도 내가 고참, 취업하면 사회생활도 내가 고참이니까 깍듯이 모셔라.”


말은 그렇게 했지만, 솔직히 앞으로 뭘 할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둔 것은 없었다.

서울에 올라온 것도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올라온 것일 뿐이고, 지금은 알바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뿐이니까.


진석은 요즘 사는 얘기를 하느라 바빴다.

서울 중위권 대학 생명공학과를 전공하면서 팀 프로젝트를 수행했던 얘기, 무슨무슨 이름도 낯선 공모전에 참여한 얘기, 도서관에서 만난 마음에 드는 여자 얘기, 벌써부터 자격증을 준비하며 취업 대비 스펙을 쌓고 있다는 얘기까지 두서없이 흘러갔다.


대학 생활...

딱히 대학을 가고 싶은 생각이 없었고, 가정 형편상 갈 수도 없었다.

그런데 진석의 얘기를 듣고 있다 보니 대학생활이 재미있게 느껴졌고, 진석이 부럽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젠 돈도 넉넉하게 가지고 있으니 마음만 먹으면 공부해서 삼류대라도 들어갈 수 있다.

그런데 그러기엔 어쩐지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았다.

이왕 가려고 마음먹고, 들어가고자 결심이 섰다면 좋은 대학을 들어가고 싶었다.

게다가 더욱 중요한 것은 대학을 나온 다음이다.

그 다음엔?

직장인? 공무원?

어느 회사에 들어가서 어떤 일을 할 것인가.

난 도대체 뭐가 하고 싶은 걸까...


진석과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나는 그런 생각에 사로잡혔다.

나의 미래...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뭐고, 내가 잘하는 분야는 어떤 게 있을까...

어머니는 내가 대학에 못 간 것을 가장 미안하게 생각하셨다.

지금부터라도 공부를 해서 대학에 들어갈까.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보는 게 어떨까...


그날 밤, 나는 이런저런 생각들로 잠을 쉽게 이루지 못했다.



***



월요일부터 주가는 상승하기 시작했다.

일주일 정도 지루한 횡보 움직임을 보이던 주가는 월요일 오전 장이 개장할 때부터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하더니 이후로도 꾸물꾸물 상승했다.

그에 따라 한때 -3억 4천에 육박하던 손실도 조금씩 줄어들어 수요일이 되었을 때 드디어 손익구간으로 턴어라운드를 했다.

그런데 그 후로도 상승세가 멈추질 않았다.

상한가를 기록하지는 않았지만 많게는 15%씩, 적게는 3~4% 꾸준히 상승하는 것이 아닌가!

금요일이 되자 주가는 49,800원까지 치솟았다.

처음 산 가격이 27,900원이었으니 무려 78.24%, 12억 1천만 원이나 수익액이 늘어나 있었다.


나는 뛸 듯이 기뻤다.

주식투자를 한 지 보름 만에 12억 원 정도를 벌어들인 셈이다.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르고, 가만히 있어도 웃음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는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49,800원을 정점으로 이후 주가가 다시 하락하기 시작했다.

빠른 속도로 떨어질 때마다 적게는 수천만 원, 많게는 억 단위의 돈이 허공으로 날아가 버리고 있었다.

더 떨어지기 전에 빨리 팔아야 돼!

1초 단위로 변하는 손익금액을 바라보며 나는 다급해졌다.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아그나에 대한 믿음도 사라진지 오래였다.

오로지 호가창을 바라보며 팔아야 된다는 생각만이 뇌리를 지배했다.


손익금액이 점차 떨어져 7억이 되었을 때, 그러니까 5억 정도를 허공으로 날렸을 때,

나는 결국 참지 못하고 전량 매도를 하고 말았다.


‘아악! 왜 팔았지?’


나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하지만 이미 매도를 하고난 다음이었다.

손해를 본 건 아니었지만, 나는 찝찝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다.


‘10배 수익을 보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었으니 아그나가 그렇게 해줄 것이다. 그런데 왜 팔았어, 등신같이!’


매도창에 클릭을 누른 오른손을 잘라내 버리고 싶은 기분이었다.


‘아니지, 약속했던 시간은 아직 20일 넘게 남아 있다. 그러니 다시 사면 되는 거 아냐?’


방안을 쉴 새 없이 돌아다니며 자책하던 나는 순간 번개같이 떠오른 생각에 얼른 컴퓨터 앞에 다시 앉았다.


호가창은 무서울 정도로 주가가 하락하고 있었다.


▼40,300

▼39.800

▼38.800

...


주가가 이미 만원이나 빠졌는데도, 하락 속도가 줄어들질 않아서 결국 순식간에 하한가를 기록했다.

시초가 대비 13,400원이 빠진 31,200원이 된 것이다.


얼른 주식동향과 관련 기사를 검색해보았다.


[***엘비, 단기차입금 증가]

[증시 대차잔고 70조원 넘어, ***엘비 대차잔고 증가율 1위]

[***엘비, 공매도 물량 코스닥 1위]


<단기차입금이란 변제기한이 1년 이내에 도래하는 차입금으로, 단기차입금이 많다는 얘기는 1년 안에 갚아야 할 빚이 많다는 걸 의미한다.>

<대차잔고는 주식을 타인으로부터 빌린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공매도와 연관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매도란 주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내는 것으로, 주가가 떨어질 것을 예상하고 주식을 매도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방법이다. 공매도를 통해 주가가 충분히 하락한 후 저가의 주식을 사서 되갚는 방식으로...>


주식관련 게시판에는 ‘공매도를 박살내자. 멸공!’같은 공매도를 성토하는 글들로 도배되어 있었다.


‘음...정리를 하면, 단기간에 갚아야 할 빚이 많다는 얘기네. 주가 하락을 노리고 주식을 빌려서 공매도하는 수량이 많다는 얘기고.’

‘그럼 주식이 더 떨어질 수도 있겠네.’


그렇게 생각한 나는 바로 매수를 하지 않고 좀 더 지켜보기로 결심한 후, 다음 주 월요일 장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아니나 다를까, 장 시작과 함께 주가는 무섭게 곤두박질치고 있었다.

3만원이 깨진 다음에도 27,000원까지 순식간에 떨어지더니 다시 3만원을 회복했다가 떨어졌다가 다시 회복했다가를 반복하고 있었다.

요동친다는 표현이 적절할 만큼 주가는 정신없는 흐름을 보이고 있었다.


‘지금 살까...’


나는 고민에 빠졌다.

주가가 더 떨어질 것 같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더 이상의 하락은 보이지 않았다.

주가는 30,100원으로 3만원을 굳건히 지켜내고 있었다.


‘총 15억 4천 2백만원으로 투자했다가 7억 정도 수익을 얻어서 현재 22억 5천 8백만원.’

‘처음 산 게 27,900원이었는데 지금 30,100원이니 한 10% 비싼 가격인가?’

‘그래, 따지고 보면 그렇게 비싼 것도 아니야. 지금 사자!’


나는 곧바로 투자액 모두를 몰빵 매수했다.

매수수량 75,016주, 매수단가 30,210원이었다.


다행히 그 후로도 주가는 견고하게 3만원선을 지켜내었지만, 그렇다고 상승하지도 않는 지루한 흐름을 보이다가 결국 장이 마감되었다.

아그나가 약속한 11월 18일이 되려면 아직 2주 정도 남아 있다.

나는 그날이 되기 전까지는 다시는 매도를 하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하고는 일부러 HTS프로그램을 꺼버렸다.



***



지난 2주 동안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안개 속에 싸여 있는 듯 정신이 멍하고, 롤러코스터를 타듯 기분이 아찔했다고 해야 할까.

나는 2주 동안 정신없이 날아다니는 것 같은 기분에 휩싸여 있었다.

이유는 물론 주식 때문이었다.


매수를 한 다음날부터 주가가 심상치 않게 움직이더니 정신없이 상승했다.

그날 하루 18%상승에 이어 다음날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그 다음 날도 上.

단기 급등에 따른 투자 경고종목으로 지정되고 1일간 매매가 정지되고 나서 거래정지가 풀린 다음 날 다시 上.


그에 따라 수익률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갔다.

매수를 한 다음날부터 17%수익이 나더니 그 후로 59%, 114%, 238%, 461%... 끝없이 상승했다.

상승폭이 너무도 가팔라서 무서워질 정도였다.


***엘비 급등과 관련된 기사들도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다.


[***엘비, 경구용 항암제 ‘누보세라닙’ 글로벌 임상시험 3상 결과 발표]

[*LB, 글로벌 임상 3상 성공으로 상한가 직행]

[***엘비, ‘누보세라닙’ FDA허가 예상]

[***엘비 ‘누보세라닙’ 임상, 유럽종양학회 ‘Best of ESMO 2019’ 선정]

[특징주 ***엘비, 8거래일째 상승, 코스닥 시가총액 2위로 올라서]


증권게시판에는 상한을 축하하는 글들과 함께, 공매도 세력을 박살내 속이 다 시원하다는 글이 가득 올라왔다.

아니나 다를까,


[***엘비, 연일 주가 급등에···사면초가 몰리는 공매도 세력]

[***엘비에 잘못 ‘덤빈’ 공매도, 대규모 손실우려 어쩌나?]

[***엘비, 단숨에 코스닥 시총 2위로···공매도 손실 4천억]


공매도 관련한 기사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흐흐. 니들도 한 번 당해봐라.’


주식을 공부하면서 공매도에 대한 개미투자자들의 원성이 자자한 것을 잘 알고 있던 터라, 나는 공매도 세력에 ‘한 방’을 먹인 것이 통쾌하게 느껴졌다.


어쨌든 주가가 상승할수록 나는 헤아릴 수 없는 흥분에 휩싸였다.

그 사이 ***엔비는 FDA와 Pre-NDA(신약허가신청 전 사전미팅)을 진행했고, 美 Elevar와 합병계약을 공식으로 체결했다.

전자는 Pre-NDA를 진행함으로써 FDA의 신약허가 가능성을 더욱 높인 것이고, 후자는 항암신약 개발회사와의 합병을 통해 신약개발회사이자 글로벌 빅파마(Big Phama)로서 성장한다는 목표를 확고히 세운 것이었다.

그에 따라 하루 주춤하던 주가는 그 다음날부터 다시 엄청난 속도로 재차 상승하기 시작했다.


[***엘비, 52주 신고가 경신!]

[거침없는 ***엘비, 코스닥 시총 2위에 이어 시총 1위까지 노린다]

[***엘비 상승 도대체 어디까지 갈까]


그리고 약속된 운명의 그날, 11월 18일.

나는 HTS프로그램을 켜고 장이 시작하기를 기다렸다.


사실 그동안 주가가 급등락을 거듭할 때마다 매도를 하고 싶어서 손이 근질근질거렸다.

떨어지면 어쩌나 하는 불안함과 그에 따라 불쑥불쑥 치밀어 오르는 매도에 대한 욕구...

하지만 나는 끈질기게 참았다.

아그나에 말을 믿은 탓도 있겠지만, 그것은 무엇보다 나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11월 18일, 오늘까지 견뎌온 것이다.

나는 스스로가 대견스러워졌다.

내 자신이 이런 끈기와 뚝심을 갖고 있는지 처음 알았고, 그동안 수많은 매도 유혹을 견뎌낸 스스로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은 심정이었다.


나는 자산평가 항목을 클릭했다.

매수수량 75,016주, 매수단가 30,210원, 수익률 602.394%, 총 평가금액 13,602,056,520원...

투자한 22억 5천 8백만원이 약 136억의 돈이 되어 있었다.


사실 이 정도도 충분한 돈이었지만, 난 더욱 욕심이 생겼다.

10억이 있으면 100억이 갖고 싶고 100억이 있으면 1000억이 갖고 싶다고 그랬던가.

그래, 아그나가 말한 시각까지는 좀 더 시간이 있으니까 그때까지 참아보자.

그렇게 마음먹은 나는 호가창을 뚫어져라 노려보았다.


드디어 장이 개시했다.

주가는 아직도 상승세가 꺾이질 않아서 전일 종가에서 3%가 뛴 상태로 시작한 주가는 20만원을 돌파해도 거침이 없었다.


▲201,500

▲202,000

▲203,000

...


순식간에 주가가 10%까지 상승했다.

그에 따라 두근거리던 심장이 120BPM으로 정신없이 뛰고 있다.


12%

13%

14%

...


순간,


삐삐삐삐-


시계 알람이 세차게 울렸다.

아그나가 말한 예정시간을 맞춰놓은 알람소리다!

시계는 정확히 11월 18일 오전 10시 12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아아~ 벌써?’


순간 입에서 아쉬움의 탄성이 흘러나왔다.


‘계속 올라갈 거 같은데...!’


총 평가금액을 본다.

1초에 평가수익이 10만원도 아니고, 100만원도 아니고, 수천만 원씩 불어나고 있다!


‘수천만 원이야, 근데 팔아야 돼?!!!’


흥분으로 점령당한 마음과 함께 참을 수 없는 욕심이 치밀어 오른다.


‘좀 더 갖고 있어보자!’


충혈된 눈으로 호가창을 보며 부르짖었다.


“좀 더!”

“좀 더!”

“좀 더!!!”


그런데,


그때였다!


번개같이 스치는 생각...


‘아그나를 믿기로 했잖아!!!’


순간 몸이 굳었다.


‘지금까지 아그나의 예측이 틀린 적이 있었어? 아그나의 말대로 해야 돼!’

‘그래도 지금 이렇게 올라가고 있는데! 좀 만 더 참자. 딱 1분만 더 참자고! 그럼 수십억이 더 생긴단 말야!!!’

‘안 돼, 이형우! 정신 차려!’

‘아그나의 예측이 모두 다 맞다고 할 수 있어? 틀릴 수도 있는 거잖아!’

‘욕심 부려서는 안 돼! 그러니 이제 팔자! 나중에 다른 거 투자해도 늦지 않아!’


끝없이 느려지는 찰나의 순간,

그 사이에도 마음이 수십 번이 변했다.

마치 빠르게 움직이는 진자를 보는 것 같았다.


‘이형우! 아그나가 말한 대로 하자. 기회는 또 있어!’


나는 마침내 떨리는 손으로 마우스를 잡고 커서를 매도 버튼으로 움직였다.

그리고 눈을 찔끔 감았다.


틱...


눈을 슬며시 떠서 화면을 확인했다.

주식 전량이 매도처리 되어 있었다.


서둘러 주식 평가창을 띄워 총 평가금액을 확인한다.

수익률 672.411%, 총 평가금액 15,183,040,380원...

670%면 7배는 넘고 8배가 채 되지 않는 수치다.


‘에게, 이것밖에 안 돼? 10배 수익 나게 해달라고 했는데...’


그 동안에도 주가는 끊임없이 올라가고 있었다.


▲209,500

▲210,500

▲212,000

...


“하아... 왜 그랬지? 좀 더 참았어야 됐는데!”


후회가 물밀 듯이 밀려들어온다.

참지 못하고 의자에서 일어나 방안을 세차게 휘돌았다.

그리곤 머리를 세차게 쥐어박으며 울부짖었다.


“이 멍청한 놈! 결국 못 참고 매도하다니! 도대체 왜 그랬냐고!!!”

“수익률이 8배가 채 안 되잖아! 그런데 아그나를 100프로 맹신하다니!”


분노를 넘어 아그나를 향한 비난의 감정이 솟구쳤다.

아그나를 불러내 힐난이라도 해야 직성이 풀릴 것 같았다.


그런데...


‘잠깐, 아니지! 처음 투자한 금액이 15억 4천 2백만원이니까, 그 열배면 154억 2천만원이 되어야 하는 거잖아!’


나는 평가금액을 다시 살펴보았다.


‘총 자산평가액이 15,183,040,380원이니까 열배인 154억에서 3억 정도가 부족하네. 달성율이 총 98.46%...’


휴대폰 계산기로 일일이 계산하며 중얼거리고 있는데,


그때였다!


213,900원까지 치솟던 주가가 그 가격을 정점으로 찍은 후 정신없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212,500

▼201.800

▼199.600

...


채 10분도 안 돼 +18% 상승을 기록하던 주가가 시초가 근처인 보합까지 밀리더니 더욱 하락해서 -10%를 기록하지 않은가!


믿기지 않는 하락 반전에 난 호가창을 멀거니 쳐다보았다.

입이 저절로 움직였다.


“꼭지에서 판 거였어...”


작가의말

내일은 3연참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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