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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호무 님의 서재입니다.

그래, 죽지 못해 산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태호무
그림/삽화
태호무
작품등록일 :
2022.06.21 23:45
최근연재일 :
2022.07.06 14:45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576
추천수 :
15
글자수 :
103,239

작성
22.06.25 20:00
조회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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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6쪽

더미(dummy)의 삶, 그 시작-4

DUMMY

홍수가 이름을 한 명씩 부르고 있지만, 그 이름을 듣고도 아무 반응 없는 정도를 넘어서 생전 처음 듣는 이름인 것처럼 듣고 있다.


그 모습과 표정이 너무 열 받은 태한이 그런 한수의 턱을 돌려 차버리자, 그 충격으로 그 자리에 주저앉는다.


“기억도 못 하는 새끼가.. 최소한 미안한 감정이라도 가져야지, 지금 다른 사람 이야기하냐?”


“...”


“김수한, 야구부 투수였고, 너무 설친다고 오른손 골절시켜서 야구 그만뒀다. 기억하냐?”


“...”


“차영화, 네가 그 당시 사귀던 여자친구가 맘에 들지 않는다는 말에 불러내서 패고, 속옷만 입은 사진까지 찍어서 협박, 결국 자퇴했고, 아직까지 정신과 치료 중. 기억하냐?”


“남은수, 너한테 대들었다고, 다리 박살 내는 바람에, 아직도 다리 절며 살고 있다. 애도 아직 정신과 치료 중이고, 기억하냐?”


“그.. 그만..”


“오동혁..”


“그만, 그만하라고 이 새끼야.”


태한이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한수와 눈높이를 맞추며 앉는다.


“기억하냐고.”


“내가 뭘 잘못했는데, 원래 세상이 그런 거 아니야? 약자 앞에선 강하고 강자 앞에선 약한 게. 그게 내가 어른한테 배운 걸 따라 했는데, 왜 나를 탓해, 당하지 않으려면 자기들이 강해지면 되는 거 아니야? 나를 탓하려면 이렇게 만든 어른들을 탓해.”


“우와~ 이 비겁한 새끼 봐? 왜 너희 같은 새끼들은 너희들이 잘못한 일에 어른 핑계를 대지? 어른들이 이런 환경을 만든 거다? 핑계도 좋아.


어떤 어른들이 애들 괴롭히고, 돈 뺏고, 그 돈으로 너희들 술 처먹고, 담배 피라고 하디?


이거 하지 마라, 저거 하지 마라, 하면 꼰대니, 고리타분하고 답답해하는 새끼들이 나쁜 짓 하다 걸리면, 늘 어른들 탓, 부모 탓, 환경 탓. 탓할 거 많아서 좋겠다, 이 새끼야.”


“가난하고, 약한 새끼들이 잘못이지. 장난 좀 친 걸 가지고, 존심에 눈 부라리고, 능력도 없는 새끼들이 설치는 꼴도 우습고, 그래서 그 새끼들 수준 좀 알려 주려고 팼다.


그런데 알아서 잘 무마가 되네? 돈 좀 바르니 아무런 일도 없이 넘어가고, 이런 게 다 내 잘못만 있는 거냐? 난 그냥 내 수준으로 환경에 완벽히 적응했을 뿐이야.”


“그래서 그 높은 수준 좀 보자고 하는데 왜 칼을 안 드냐? 앞에 칼 빨리 들어서 그 높으신 수준 좀 알려 줘봐.”


결국 모든 건 자기 위주에 변명밖에 없었다. 잘못에 이유는 남 탓이고, 자신은 떳떳하다는 논리를 억지로 가져다 붙여 합리화하려는 회피에 가까웠다.


약자에게는 철저히 군림하려 하고, 강자에게는 자신도 피해자라는 모습으로 만들어 잘못에 대한 반성과 사과도 없이 동정을 구걸하는 모습이다.


“왜 들어야 하는데? 드는 순간 내가 저 칼에 찔릴 텐데, 너도 나랑 다를 게 뭐냐? 우리보다 세다고 결국 너도 힘으로 누르고 있잖아.”


“에휴, 이 새끼야! 찌를 땐 좋았지? 칼 들고 설치면서 세상 다 가진 듯 행동하더니, 막상 앞에 닥치니 칼 한번 안 잡아 봤던 새끼처럼 놀고 있네.”


“...”


“그럼, 그냥 맞자.”


그렇게 밤을 밝히는 불빛들이 생겨나며, 멋있는 풍경을 만들어 가고, 그 풍경과 동떨어진 매타작 소리가 들린다.



긴 탁자에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어른들이 보이고 그 옆에 앉아 있는 사람을 째려보고 있다.


학폭위의 회부 결정을 위해 1차 조사도 마치기 전에 똘마니들의 부모가 학교로 찾아 와, 이미 한바탕 난리를 쳤는지 교장과 교감, 담임까지 쩔쩔매고 있었다.


“왜, 사고 친 학생 부모는 안 오는 겁니까?”


“그 학생의 부모님은 이미 돌아가셔서 대리로 다른 분이 오실 겁니다.”


“부모 없는 고아 새끼니, 이런 대형 사고를 치지. 아니, 그런 새끼까지 받아야 할 정도로 학교 사정이 안 좋습니까?”


“저기, 기태 아버님, 지금 학교에요. 그런 욕설은 좀 자제해 주시죠.”


“아니, 씨발 내 아들이 지금 두들겨 맞아서 병원에 누워있는데, 내 욕이 중요해요? 전치 18주에요. 교장 선생님. 지금도 많이 참고 있는 겁니다.”


“이 학교에 보내려고 들어가는 돈이 얼만데. 이런 일이 생기는 거죠? 신입생 뽑을 때, 더 신중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신중히 하고 있습니다. 아직 원인 파악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앞서가지 마시죠.”


“담임 선생님, 우리가 성급하게 생각하는 사람으로 보이세요? 결과를 봐요. 기태라는 아이는 18주에 우리 호영이는 16주, 태훈이는 12주에요. 세 명 모두 나중에 장애도 있을 수 있다고 하는데, 우리가 성급하게 생각하는 걸로 보이세요?”


“...하지만, 네 명이 그렇게 한 사람한테 맞았다는 게, 너무 이상 하잖습니까?”


“부모가 조폭이었던가, 싸움만 가르쳤나 보죠.”


벌컥,


회의실 문이 열리며, 단정하게 머리를 넘기고, 검은색 정장을 입고, 금테 안경을 쓴 사람이 심각한 표정으로 들어오자, 모두 입을 닫고, 모두 일어나 그 사람에게 인사를 한다.


“오셨군요. 한수 아버님.”


“잘 지내셨어요? 한수 아버님.”


“잘 지낼 수가 있나요. 애가 그 모양인데.”


“역시, 거보세요. 교장 선생님, 한수 아버님처럼 바쁘신 분도 이렇게 오셨는데. 그 사고 친 개.. 학생 대리인가, 뭔가, 하는 인간들은 코빼기도 안 보이는 건 뭡니까?”


마치 꼬리를 치는 모습이 이미 학부모 사이에서도 서열이 정해지고 있었다. 기세등등한 모습으로 욕설도 내뱉더니, 한수 아버지 등장으로 마치 교양있는 모습으로 변하는 기적을 보여주고, 이제 모든 게 순조롭게 해결될 거라고 자신하는 모습들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한수한테 들었습니다.”


교장이 죄지은 듯 머리를 숙이며, 한수 아버지에게 묻는다.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그 학생이 교실에서부터 한수와 다친 친구들이 이야기하던 중에 그 학생이 화를 내며 먼저 시비를 걸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싸움이 붙었는데, 배트와 칼을 들고 먼저 덤볐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칼을 빼앗으려다 칼에 그 학생이 찔렸고, 겁이 난, 제 아들과 친구들이 멈추려고 하는데 그 상태로 배트를 들고 덤비는 바람에 그렇게 다친 거라고 합니다.”


그 말을 듣고 담임이 나선다.


“제가 알아본 바로는 한수와 기태, 호영이, 태훈이가 먼저 학교 마치면 남으라고 했고, 그렇게 한 달 동안 무영이가 맞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칼 이야기는 듣지 못했지만, 네 명이나 되는 아이들이 한 아이에게 그렇게 일방적으로 맞았다는 게, 믿기 어렵습니다.”


쾅~


기태 아버지가 탁자를 치며, 담임의 말에 화를 낸다. 그 시작으로 학부모들이 일어나 담임을 추궁하기 시작했다.


“아니. 씨.. 당신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 알고 떠드는 거야?”


“아니, 그럼 우리 애들이 그 학생을 괴롭혔다는 겁니까?”


“담임 선생님도 선 좀 지키세요. 애들 다쳐서 열받아 죽겠구만.”


한수 아버지가 손을 들자 모두 쥐 죽은 듯이 조용해진다.


“모두 진정하세요. 담임 선생님도 학생을 지키고 싶은 건 이해하지만, 지금 상황은 범죄예요. 아무리 제 아들의 말이 틀렸더라도 지금 누워있는 건 제 아들과 저기 부모님들의 아이들입니다. 장애도 있을 수 있다는 건 들으셨겠죠?”


“...”


벌컥,


다시 회의실 문이 열리며, 검은색 정장을 입은 젊은 여성이 들어오고, 뒤로 가방을 든 검은색 양복을 입는 남자 두 명도 함께 들어온다.


태한의 대리인으로 온 하연이었다. 태한과 있을 때는 또래의 아이들, 친구처럼 짓던 표정이 지금은 완전히 현재 그 나이에서 보이기 힘든 카리스마를 뿜어내고 등장만으로 분위기를 휘어잡는 하연이다.


교장과 교감, 담임이 앉아 있는 맞은 편에 하연이 서 있자. 뒤따라 들어오던 남자 한 명이 옆에 의자를 끌고 오자, 그대로 앉아 다리를 꼬고 앉아 팔짱을 끼며, 주위를 둘러본다.


“반갑습니다. 박무영 학생 대리인 김하연입니다.”


모두 하연에 분위기에 눌려 눈도 제대로 못 마주치고 있던 사람들이 무영이라는 이름이 들리자, 눈에 쌍심지를 켜고 기태의 부모가 먼저 나선다.


“이제 나타나셨네.”


“저 태도는 뭐야? 이봐요. 사고를 쳤으면, 먼저 사과하세요.”


하연이 자신에게 말하고 있는 학부모를 바라본다. 마치 기세 좋게 말했지만, 막상 눈이 마주치자 눈을 피하는 기태의 부모다.


“그쪽 부모님들이 먼저 사과하시면, 저희 쪽도 도의적으로 생각해 사과하죠.”


호영이 아버지가 소리친다.


“아니, 무슨 저런 강짜가 다 있어. 누가 누구한테 사과하라고 난리야? 지금 무릎을 꿇고, 싹싹 빌어도 모자랄 판에 어디서 거들먹거리며 떠들고 있어?”


“교장 선생님?”


“예, 말씀하시죠.”


“저것 좀 쓰겠습니다.”


“예?.. 예, 그러시죠.”


“연결해요.”


뒤 서 있던 남자가 TV를 켜고 USB를 TV에 꽂아 USB에 담긴 자료를 실행시킨다. 영상 하나가 실행되면서, 날짜와 요일별로 한수와 똘마니들이 태한이를 폭행하는 영상이 그대로 흐르고 있었다.


그 영상을 보던 학부모들이 모두 당황하며 TV 화면을 외면하고, 기태의 아버지가 소리친다.


“저게, 뭐? 그래서 어쩌라고 쌍방폭행 몰라? 저렇게 때렸다고 애들 장애인을 만들어 놓고, 뭐 하자는 건데? 그걸 보여준다고 뭐 달라지는 것 있어?”


하연이는 그런 기태 아버지의 말을 씹고, TV 화면만 보고 있다. 그런 하연의 모습에 더 화가 나는지 더 날뛰기 시작한다.


“묻잖아. 어른이 물으면 대답해야지 어린 것이 싸가지 없게 뭐 하는 짓이야?”


여전히 반응이 없는 하연이다. 그렇게 한참을 떠들어도 반응이 없던 하연이 마지막 한수에게 태한이 칼에 찔리는 장면이 나오자. 싸늘한 눈빛과 표정으로 학부모들을 본다.


“싸가지 없는 말 이제 제대로 시작해 보죠.”


그 장면에서 화면이 멈추면서 하연이와 눈을 마주치는 사람이 없었다.


“영상 봤으니, 뭐 별말 안 하겠습니다, 지금 무영이도 심각한 부상으로 누워있습니다. 갈비뼈 골절에 허벅지 뼈에 금이 가고, 정강이뼈는 아주 제대로 부러져서 못 걷고 있죠.


더군다나 저 칼로 찌른 것 때문에 지금 간도 손상돼서 심각한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는 의사 소견입니다. 여기 진단서와 의서 소견서 제출합니다.”


남자가 가방에서 서류를 꺼내 교장에게 가져가 앞에 놔둔다.


“저희는 집단 폭행에 대한 상황을 증거와 자료로 입증했고, 자! 그럼, 여기 계신 학부모님들도 무영이가 그 아이들을 때렸다는 증거 좀 보여주시죠.”


“...”

“...”

“...”


“아이들이 그렇게 증언하고 있지 않습니까? 다친 아이들이 모두 한 사람 지목하고 있는데, 피해 당사자의 말이 증거지 뭐가 더 있습니까?”


“그렇게 따지면, 저도 가설 하나를 제시하죠. 저렇게 한 달 동안 사람을 때리고, 칼로 찌르기까지 했는데, 그 아이들이 자신들 죄를 감추기 위해 서로 자작극을 벌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죠. 한수 아버님?”


“자작극으로 자신에 몸을 그렇게 다치게 할 수 있을까요?”


“그렇게 생각하세요? 그럼, 무영이는 어떻게 저 몸 상태로 그 아이들을 그렇게 때릴 수가 있죠? 저 몸 상태로 다시 학교를 찾아가서 그 사고 현장까지 갈 수 있다고 보십니까?”


“...”


“그래서, 학부모님들에게 묻는 겁니다. 어떻게 해야 저 상태의 몸으로 사람을 패고, 다치게 할 수 있는지 증거를 보여 달라하는 겁니다.”


무언가 눈빛이 흔들리며, 수만 가지의 생각들이 빠르게 돌아가는 한수의 아버지에 눈빛이 보인다.


“그럼 경찰조사까지 해야겠군요.”


깜짝 놀라는 교장이 말린다.


“한수 아버님, 이런 일 경찰에게까지 알려지면, 학교에 타격이 큽니다. 더군다나 지금 몇 명의 아이들이 아이돌로 데뷔해서 좋은 활약을 해주는 덕에 우리 학교만 특별하게 기획사 오디션을 학교에서도 하고 있는데, 이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면,..”


한수 아버지가 교장의 말을 끊는다.


“아니오. 저런 영상 하나로 다친 우리 애들이 절대 가해자가 되는 꼴을 못 보겠습니다. 병원 누워있는 상태를 보고서도 저렇게 나오는데, 이건 저의 자존심이자, 정의 문제입니다.”


그런 한수 아버지의 모습에 그 눈을 바라보고 하연이 실소를 지으며, 뒤에 서 있던 남자를 불러 귓속말로 무언가 전한다.


무언가 말을 들은 남자가 다시 다른 영상을 하나 더 실행시킨다.


“태산 중학교, 야구 선수였던 김수한입니다. 2학년 때, 한수가 배트로 내려쳐서 오른손 골절로 야구를 접고 지금은 그저 일반 학생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렇게까지 한 이유를 말해 줄 수 있어요?”


“그 시작은 아마 전국대회에서 저희가 준우승을 하고부터 일 겁니다. 그 대회에서 성적이 좋아서 아이들에게 관심을 좀 받으니, 그게 기분이 나빴는지 모르겠지만, 너무 설친다고 일진 애들을 모아서 슬쩍슬쩍 건드리기 시작 하더라구요.


갈수록 심해져서 그만하라고 했지만, 그 뒤로는 교실에서만 괴롭히던 행동들이 학교를 마쳐도, 운동이 끝나도, 집 앞까지 찾아와서도 계속됐어요.”


“그럼,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해보지 않았어요? 같이 운동하는 선배들에게도 도움을 구해 볼 생각은 안 했나요?”


“나중에 알았지만, 일진 선배들과 친한 운동부 선배들도 괴롭히기 시작했어요. 개인 훈련 빼고는 합동 훈련에서 물 당번만 시키거나, 공 줍고, 락커룸 청소. 후배들이 하던 일을 제가 다했죠.”


“그러다, 결국 손까지 다친 겁니까?”


“제 실수였어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덤볐지만, 근데 그게 실수였어요. 아무리 뭘 해보려 해도 쪽수가 많으니 어떻게 해보지도 못하고.. 결국 이렇게 되었네요.”


그렇게 증언 영상이 흘러나오자. 한수 아버지에 눈빛이 변한다. 한수에게 당했던 아이들이 한수와 똘마니들이 저지른 일을 상담 형식으로 진행되는 영상에 내용들이 자신도 아는 일도 있었고, 모르는 일이 더 많다는 걸 느꼈는지 점점 떨리는 눈빛으로 영상을 보고 있다.


영상이 종료되고 하연의 말이 이어진다.


“경찰조사 저희도 원하고 있습니다. 언론에도 알려서 제대로 대중에게 판단도 받아보죠. 한수 아버님 동의 하시죠?”


“...”


“김 변호사님?”


“예, 사장님.”


사장님이라는 말에 모두가 놀란다. 나이도 어려 보이는데, 저 나이에 사장이란 위치와 변호사 두 명을 대동하고 변호사를 통해서 이야기의 주도권을 잡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 그 주도권을 잡는 실력에 더욱 놀랐다.


“지금 당장 자료 언론사에 배포하세요.”


언론사에 배포하라는 말에 학부모들도 좌불안석이 되었다. 자신들에게는 아직 뚜렷한 증거라고 있는 것이 자신들의 자식들 말밖에 없었다.


가해자로 생각하는 쪽은 폭행 영상과 증언 영상 자료까지 준비된 상태라 점점 불안해지고 있다.


“자.. 잠시만요. 아직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잖아요?”


기태 아버지였다. 기세등등했던 모습은 사라지고 점점 위축되는지 말소리도 작아졌다. 다른 학부모들도 불안했는지, 말 한마디 없이 한수 아버지만 바라보고 있다.


“여기서 끝낼 이야기가 아니라는 건 한수 아버님께서 말하지 않으셨나요? 더 길게 이야기해봐야 평행선일 텐데, 그냥 경찰과 언론에 맡겨 보죠.”


“반 아이들을 불러서 물어보죠.”


한수의 아버지가 아이들을 부르자고 하자. 뭔지 모르지만, 계획이 있는 듯 보이는 모습에 불안했던 학부모들이 모습이 점점 안정되고 있다.


담임이 물어본다.


“뭘 물어보시려고 하는지 알 수 있을까요?”


“분명 들었습니다. 심하게 때려서 많이 다쳤다고 생각했는데, 다음날 멀쩡히 등교했다고 하더군요.”


하연이 크게 웃는다.


“하하하, 우와~ 그 부모에 그 자식이라는 건가요? 때려서 다친 건 알았는데. 가해자는 무영이다? 그러니 저런 영상을 보고도 그렇게 대범하게 나오시지.”


“말조심하시죠.”


“좋습니다. 아이들 부르죠. 담임 선생님 아이들 좀 부르시죠.”


“네? 누굴..”


“거기 있었던 홍수인가 있지 않나요?”


한수 아버지가 나선다.


“안 됩니다. 홍수라는 학생도 그 자리에 있었죠. 홍수 학생이 무영 학생 돕고 있었다고 하니. 홍수 학생도 가해자일 수도 있습니다. 무작위로 몇 명 데려와 주세요.”


“한수 아버님 말씀대로 해주세요.”


그렇게 담임이 밖으로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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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가르침에서 얻는 더미(dummy)에 의미-4 22.07.01 19 1 14쪽
11 가르침에서 얻는 더미(dummy)에 의미-3 22.06.30 26 1 15쪽
10 가르침에서 얻는 더미(dummy)에 의미-2 22.06.29 34 1 13쪽
9 가르침에서 얻는 더미(dummy)에 의미-1 22.06.28 32 1 15쪽
8 더미(dummy)의 삶, 그 시작-5 22.06.27 30 1 16쪽
» 더미(dummy)의 삶, 그 시작-4 22.06.25 28 1 16쪽
6 더미(dummy)의 삶, 그 시작-3 22.06.24 40 1 15쪽
5 더미(dummy)의 삶, 그 시작-2 22.06.23 39 1 15쪽
4 더미(dummy)의 삶, 그 시작-1 22.06.23 54 1 15쪽
3 알 수 없는 신호, 그 첫 시작을 알리다-3 22.06.22 55 1 14쪽
2 알 수 없는 신호, 그 첫 시작을 알리다-2 22.06.22 57 1 15쪽
1 알 수 없는 신호, 그 첫 시작을 알리다-1 22.06.21 106 1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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