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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호무 님의 서재입니다.

그래, 죽지 못해 산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태호무
그림/삽화
태호무
작품등록일 :
2022.06.21 23:45
최근연재일 :
2022.07.06 14:45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577
추천수 :
15
글자수 :
103,239

작성
22.06.23 13:00
조회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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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5쪽

더미(dummy)의 삶, 그 시작-2

DUMMY

늘 그렇듯 입학생들이 모인 교실에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하는 학생들이 있고, 혼자 멍하니 앉아 있는 부류에 학생들도 있다.


교실 분위기를 만들고 있는 건 같은 중학교 출신에 학생들이 몇 명이 모여 자신들만 아는 이야기와 싱거운 농담에 웃고 떠들고 어색한 공기를 더 어색하게 만들고 있다.


그 어색한 공기를 내뿜고 있는 태한이도 보인다. 책상에 팔짱을 끼고 앉아서 나름 편안하게 자세를 취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밑에서 흔들리고 있는 다리가 그 감정을 대변하고 있다.


앞에 앉아 있던 학생이 불쑥 뒤돌아 태한이를 본다.


“야, 그 다리 좀 진정시키지?”


“응? 아~ 쏘리. 잠깐? 너.. 교문 선배?”


“난 선배라고 한 적 없다.”


“신입생이 어쩌고, 저쩌고 했잖아.”


“그럼 이름도 모르는데, 딱 봐도 신입생인데 뭐라고 하냐?”


“맞는 말이네. 나 박무영, 넌?”


“양홍수. 반갑다.”


그렇게 첫 시작은 순조롭게 출발한 태한이다. 전에 태한은 먼저 이렇게 이름을 밝히고 하는 성격이 아니었다.


누가 말 걸기 전에는 말도 없었고, 말수도 적어서 주위에 친구들도 태한에게 신경도 쓰지 않는 투명한 존재로 여겨졌다.


껄렁껄렁한 녀석들에게 가장 좋은 먹잇감이자 타겟으로 찍히며, 한순간에 지옥으로 변한 학교생활로 몇 년간을 그렇게 당하며 살았다.


“넌 어디 중학교 나왔냐?”


홍수에 질문이 훅 들어온다. 평범한 질문이지만, 태한은 지금 검정고시를 봐서 이 학교를 지원해 합격한 설정으로 되어있어서, 평범한 흐름을 가진 상황이 아니라 말하기 좀 곤란했다.


“넌 어디 중학교 나왔는데?”


홍수가 고개를 돌려 턱으로 몇 명이 모여 이야기하고 있는 학생들을 가리켰다.


“쟤들하고 같은 중학교.”


“같은 중학교면 친하지는 않아도 얼굴 정도는 알지 않냐?”


갑자기 작아진 목소리로 대답하는 홍수다.


“전혀, 친하게 지내고 싶지 않은 애들이다.”


덩달아 태한이도 작아지는 목소리로 묻는다.


“왜?”


“저기 앉아 있는 새끼가 중학교 때, 애들 좀 많이 괴롭힌 새끼고, 그 앞 책상에 앉아 있는 두 새끼가 저 새끼 똘마니.”


“저런 조합으로 이 학교에 들어온 것도 신기하네.”


“다 저기 앉아 있는 새끼 능력이지. 연기, 음악 예술이고 뭐고 하나 없어도, 집안 빽이 좋으니, 저런 조합도 가능하지.”


‘이거 찔리네, 나 어떻게 합격한 거지?’


“쟤들 성격 안 좋냐?”


“저기 눈 돌아가는 거 보여? 이제 슬슬 하나 걸리면, 시작할 거다.”


앉아 있던 남자애가 웃으며, 떠들고 있지만, 슬쩍 눈은 주위를 살피고 있었다. 그러다 태한과 눈이 마주친다.


태한도 그 눈을 피하지 않고, 뚫어지게 자신을 보는 태한에게 눈을 부라리며, 위협적으로 나오고 있다. 태한은 그런 남자애를 보면서 살짝 웃는다.


태한의 미소를 보자, 자리 일어나서 태한 쪽으로 걸어오고, 그걸 본 홍수가 다시 태한을 등지고 앉는다.


“야, 왜 실실 쪼개냐?”


태한이 자리 앉아서 앞에 서 있는 남자애가 묻는 말에 답한다.


“너는 왜 보는데?”


“앗쭈우, 이 새끼 봐라.”


“야! 양홍수.”


“어.. 어? 왜? 한수야.”


“이 새끼 아는 새끼냐?”


“지.. 금 처음 인... 사 했는데?”


“나에 대해서 좀 알려줘라. 거, 조용하게 학교 다니려고 했는데 왜 태클을 자꾸 걸고 지랄이야.”


목소리가 점점 커지면서 모두 한수에게 집중한다. 마치 이걸 기회로 반을 휘어잡으려고 하는 듯 보였다.


태한에게 말하고 있지만, 반 전체를 상대로 말하고 있는 한수다.


“아~ 그 새끼 진짜, 반 분위기 흐리는데 뭐 있네.”


“앗쭈우, 점점..”


“점점~ 멀어지기 전에 조용히 해라. 다들 첫날이라 어색한데, 너희들끼리 친목질하는 이야기를 우리가 들어야 하냐? 좋은 이야기라면 몰라, 싸움이 어쩌고, 저쩌고, 누굴 팼네, 어쨌네, 누굴 꼬셔서 사귀느니, 마느니, 이런 이야기를 우리가 들어야 하냐고.”


“너 중딩 때 좀 놀았냐?”


“놀긴, 검정고시 보려고 공부만 했지.”


“뭐야? 검정 출신이야? 근데 이 학교를 왜 와?”


“집하고 가까워서 왔는데, 문제 있어?”


“너 좀 끝나고 남아라. 아주 재미있는 새끼를 봤네.”


“만원.”


“뭐?”


“남으라메,”


“근데 뭔, 만원?”


“상도덕이라고 들어 봤냐? 없겠지. 뭘 시킬 때는 그에 따른 값을 치러야지, 내 시간 버려가며 남는데, 만원이면 싼 거지.”


“우와, 이 새끼 깡다구 보소? 그래 남으면 거기서 계산해 줄게.”


“오케이. 좋아. 나중에 보자고.”


다시 자리로 돌아간 한수와 그 똘마니들이 태한을 노려본다. 홍수가 그런 그 똘마니들 분위기를 살피다 등을 지고 있는 상태로 태한에게 말을 건다.


“야! 너 왜 그래? 저 새끼들 장난 아니야.”


“나는 장난이냐?”


“농담하지 말고,”


“걱정마, 한번 죽지 두 번 죽냐?”


태한의 도발에 한수 주위에 있던 그 똘마니들은 각자 자리로 돌아가 앉아 여전히 태한을 노려보고 있다.


두 사람의 대화를 다 들었던 반 아이들도 태한과 한수를 보며, 둘이 주도하는 분위기에 휩쓸려 더 어색해지는 교실 분위기다.


교실 앞문이 열리며, 교실 안으로 성인 남자가 들어와 교탁에 선다.


“자~ 거기.”


“네?”


“앞으로 네가 임시 반장이다. 인사하고 조회 시작하자.”


“차렷, 경례”


“안녕하세요.”


“좀 있으면, 강당에서 입학식을 한다. 그 전에 이렇게 먼저 인사를 하게 돼서 기쁘다. 난 실용 음악과 4반 담임 강훈식이다.


너희들 중에 아이돌로 연기자로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활약할 아이들이 분명 나올 것이고, 졸업해서도 그 이름을 알린 사람들도 나오겠지.


그러니 부디 학창 시절을 부끄러운 일로 미래에 쌓아 올릴 커리어에 먹칠하지 않기를 바라며, 충실한 학창 시절을 마무리해 그 인성까지 알려져 태후 예술고등학교에 이름을 알려주길 바란다. 이상”


여전히 분위기 탓인지, 담임이 나가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아이들이 없었다. 그냥 책상에 엎드려 자거나, 화장실을 가는 게 전부였다.


태한을 노려보며, 의자를 툭 치고, 화장실로 향하는 한수와 똘마니들이 지나간다. 태한은 살짝 비웃으며 양팔을 들고 고개를 흔들며 도발을 더 강력하게 걸고 있다.


“야, 진짜 쟤들 장난 아니다. 쟤네 아빠가 한국대 음악 교수이고, 우리 학교와도 관계가 깊고, 저 새끼가 저러는 이유가 괜히 있는 게 아니야.”


“뭐, 잘나가던, 집안 빵빵하던, 누군가를 자신들 게임용으로 가지고 놀려고 하는 새끼들은 왜 인지 기분이 나빠. 누군가 찍혀서 저 새끼들한테 당하는 걸 보는 방관자는 되기 싫거든.”


“..넌. 참 특이하다.”


“맞아. 내 인생부터가 좀 특이하다.”


“그런 게 아니라. 보통이면, 저런 새끼들한테 찍히기 싫어서 슬슬 피하던가 상종을 안 하는데 넌 오히려 도발한다.”


“그래야 저 새끼들이 다른 누군가를 찾지 않고, 나한테 시빌 걸겠지. 그걸 기다리는 거야.”


“그럼, 오늘은 어떻게 할 건데?”



퍽,


봄이라고 하지만, 아직은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그 찬바람에 누군가 맞는 소리가 산속으로 퍼지고, 그 소리를 따라 시끄럽게 웃는 소리까지 들리며, 산 분위가 더욱 차가워진다.


학교 뒷산에 모인 다섯 명에 학생들이 한 학생을 둘러싸고 손가락질하며 배꼽을 잡고 웃고 있다.


“하하하, 뭐야 이 새끼 겨우 이거야?”


“그러게, 난 또 뭐 한방 있을 줄 알았는데. 허접한 새끼였어?”


“하하하. 야! 좀 실력 좀 보여 봐.”


톡톡,


태한이었다. 입술이 터져 피가 흐르고 있었고, 역시 경험이 있는 애들이라 어디를 때리면, 아프고, 어디를 때리면, 티가 나지 않는지 알고 있다는 듯이 쉽게 노출되지 않는 곳을 집중적으로 때리고 있었다.


퍽퍽,


다시 배를 사커킥으로 내지르고 있다.


“어디 아까, 학교에서 하던 짓 고대로 해봐.”


“그러게, 아까 얼마나 열탱이 받던지. 야이~ %&*%#* 학교에서 하던 짓 해보라고.”


한수가 태한을 때리던 애들을 밀치고, 앞에 앉아 태한에 머리끄덩이를 잡아 들고 입꼬리가 올라간 미소를 짓고 말한다.


“앞으로 어설프게 개기지 마, 그냥 조용히 있었으면, 네 앞에 홍수가 이 꼴 나는 건데. 앞으로 너로 정했잖냐. 이 얼마나 재미있는 일이야. 앞으로 우리 잘 지내보자.”


그렇게 잡은 머리를 바닥 팽개친다.


팍,


“가자.”


그렇게 한수와 똘마니들이 동산 아래로 내려간다.


“야아~ 그냥 가냐? 만 원은 주고 가야지.”


갑자기 멈춰선 일행들이다.


“저 새끼가 아직도 정신 못 차렸나.”


일제히, 태한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 단체로 밟고 있다.



다음날, 멀쩡히 등교하는 태한이 보인다. 어제 그렇게 맞았는데, 얼굴엔 상처도 없었고, 오히려 활기차게 등교해서 친하지 않은 아이들에게까지 아는 척하며, 보는 사람도 절도 웃음 짓게 하는 활기찬 아침 인사를 한다.


“모두 안녕, 오늘도 힘내서 학창 시절에 아이돌로 데뷔해 보자고,.”


“그 얼굴로 힘들 것 같은데?”


“재봐라? 아이돌을 얼굴로 뽑냐?”


태한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물론 지금이야 그렇지. 하지만, 곧 실력 위주로 볼 거니까. 준비 열심히 해보자고.”


“그래도 얼굴은 볼 텐데.”


드르륵~


문이 강하게 열린다. 한수와 똘마니들이 개선장군처럼 교실로 들어와 의자도 거칠게 끌며 거만하게 앉아 떠들기 시작한다.


“내가 있을 때는 좀 조용하고, 내가 말할 때는 더 조용하고, 교실 분위기 흩트리는 새끼들은 알아서 죽었다고 생각해라. 알겠냐?”


“아~ 그 새끼 참, 야~”


태한이 또다시 도발한다. 어제 그렇게 맞고도 달라진 게 없는 태한의 행동과 말에 멍해진 한수와 똘마니들이다. 보통 그렇게 맞고 나면, 알아서 기어야 하는데, 오히려 더 설치고 있고, 어제 일은 없었던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다.


“너 어제 덜 맞았지?”


“그런 물 주먹으로 사람 패고 다니다 니들이 죽어. 실력 좀 키우던가, 아니면 그냥 조용히 찌그러져 있던가. 그리고 그 싸가지 없는 자세는 좀 풀지? 물건도 작아 보이는 새끼가 쩍벌이 웬 말?”


“이익, 저 새끼가 진짜.”


한수가 나서려는 똘마니 잡으며 말린다.


“놔둬, 학교에서 폭력 쓰면 쓴 사람이 무조건 징계야.”


“어후~ 진짜~”


“무영아! 우리 학교 끝나고 또 봐야지?”


태한이 한수 앞으로 다가간다. 충실한 부하 한수 똘마니들이 그런 태한의 앞을 막는다.


“비켜, 쫄따구들은 머리들 이야기하는데, 끼는 거 아니다.”


“하아~ 어이없네. 뭐 이런 돌아이 새끼가 다 있지.”


태한이 앞에서 떠들고 있는 애에게 귓속말로 전한다.


“돌아이를 건드리면 어찌 되는지 기대해. 후우~”


소스라치게 놀라며 빠르게 뒤로 물러난다.


“이 새끼가 귀에 바람은 왜 불고 지랄이야?”


“그러면 알아서 비켜라.”


한수 앞에 서서 손을 내미는 태한이다.


“뭐?”


“만원”


“뭐야? 나한테 지금 삥까지 뜯는 거냐?”


“삥? 누굴 삼류 양아치 만들고 있어. 어제 학교 남으면 만 원 준다며, 어제 안 줬으니 오늘은 수금 좀 하자.”


“미쳤나, 이 새끼가..”


자리에서 일어서는 한수다.


“어제 한수 이 새끼가 학교에 남으면 만 원 준다고 들은 사람, 손?”


얼떨결에 등교한 아이들이 전부 손을 든다. 그런 아이들을 똘마니들이 눈을 부라리며 위협하자, 서서히 내려가는 손들이 보인다.


“봤냐? 만원.”


태한의 두 눈을 바라보며, 지갑을 꺼내 태한의 손위에 만원을 놓아둔다.


“땡큐, 자, 아침 안 먹은 사람들 모여라.”


쭈뼛대며 슬글슬금 한수와 똘마니들에 눈치를 보며, 태한의 주위로 모이는 반 아이들이다. 그렇게 태한이 반을 또 한바탕 뒤집고, 매점으로 가고, 빈 교실에 한수와 똘마니들이 멍하니 태한이 나간 문을 보고 있다.



다시 빈 교실에 똘마니들만 남아있었다. 오늘도 태한은 한수에게 만원을 뜯어내 아이들을 데리고 매점으로 직행했다.


“어제 분명히 다리 아작낸거 맞지?”


“그 소리 뼈 부러지는 소리였는데..”


“어디 다리만이냐? 그렇게 맞으면 갈비뼈도 정상이 아닐 텐데, 저 새끼 하는 짓 봐라.”


“맞아, 저게 사람 새끼냐? 한 달 내내 처맞고 저렇게 당당한 새끼 살다 살다 첨 본다. 씨발.”


한수는 머리를 만지작거리며,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말이 파악이지 한수와 똘마니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각목과 알루미늄 배트로 패도 다음날이면, 멀쩡한 모습으로 등교해서 아이들과 신나게 떠들고 웃고 있는 모습에 기가 질리고 있는 한수다.


“이렇게 재미없는 새끼는 진짜 첨 보네. 아예, 죽일까?”


한수의 말에 서로 눈치를 보며, 일이 심상치 않다는 걸 느끼고, 침묵으로 한수의 제안을 거부하고 있다.


“누가 할래?”


“...”


“반드시 저 새끼 무릎 꿇고 싹싹 비는 모습 꼭 봐야겠다.”


“...”


“진짜 죽이는 거 아니야. 겁만 주자는 거지. 겁. 누가 칼 들을래?”


막상 한수 입에서 칼이란 말이 나오자, 모두 한수에게 눈을 돌린다. 너무 막 나가는 한수와 엮이기 싫은 눈치들이다.


“알았다. 이 새끼들아! 내가 칼들 테니까. 나중에 잘 잡아 괜히 칼 찔리게 하지 말아라.”


일단 한수가 한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똘마니들이지만, 불안한 눈빛은 숨길 수 없었다.


“그냥 겁만 줘서 싹싹 빌게 할 거니까. 쫄지마.”



늘 맞던 장소에서 또다시 쓰러져 있는 태한이 보인다. 그 상태로 밟고, 다시 밟아도 신음소리 한 마디 내지 않고 묵묵히 똘마니들에 발에 밟히고 있는 태한이다.


“이 지독한 새끼, 아주 질린다. 질려”


“좀, 빌어라, 이 새끼야! 아니면 너 오늘 죽어. 진짜아~”


“제발 좀 한 번만 빌자아..”


때리면서 애원하고 있는 똘마니들이다.


스윽, 탁,


짙은 회색 폴딩 나이프에서 칼날이 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됐어. 잡아”


한수에 말에 똘마니들이 한수 손을 보며, 겁을 먹고 뒤로 물러선다.


“잡으라고 했다.”


“너 그 칼 뭐야?”


“아빠, 낚시용 칼.”


“거기까지 가지 말자. 진짜, 그러다 진짜 좆된다.”


“그래, 우리 다른 새끼 찾자. 촉법 나이 때도 아니라, 그러면 심각해진다.”


여전히 자신이 정한 일에 다른 선택은 하고 싶지 않은 한수였다.


“너희들은 잡고만 있는 건데 왜들 지랄들이야? 잔말 말고 잡아.”


하는 수 없이 태한을 잡아 일으켜 세운다. 천천히 한 걸음씩 걸으며, 어디를 찔려야 그동안 답답했던 기분이 풀릴까를 생각하는 한수다.


그렇게 태한이 앞에 선다. 그리고 귀에 작게 속삭인다.


“여기를 이렇게 하면, 소리 좀 지를까?”


나이프가 태한의 복부를 가로지르고 그 칼을 따라 피가 흘러내린다. 고통으로 이를 악물고 참고 있는 태한의 얼굴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는데도 끝까지 한수를 보며 입꼬리를 올려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 미소로 기분 좋았던 복부에 칼질이 더 기분인 안 좋아지고 있는 한수였다. 다시 태한의 귀에 속삭이려고 한다.


“찌를 용기도 없는 새끼가 칼 들고 설치는 꼴이라니..”


“뭐?”


“그런 칼 들고 설치면 세상 무서울 게 없는 것 같지? 응?”


태한의 도발에 한수의 손이 분노로 부들부들 떨리고 있다.


“칼 든 새끼들에 최후가 궁금해? 그럼, 찔러 봐. 그 최후가 어떤지 보여줄게.”


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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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가르침에서 얻는 더미(dummy)에 의미-1 22.06.28 32 1 15쪽
8 더미(dummy)의 삶, 그 시작-5 22.06.27 30 1 16쪽
7 더미(dummy)의 삶, 그 시작-4 22.06.25 28 1 16쪽
6 더미(dummy)의 삶, 그 시작-3 22.06.24 40 1 15쪽
» 더미(dummy)의 삶, 그 시작-2 22.06.23 40 1 15쪽
4 더미(dummy)의 삶, 그 시작-1 22.06.23 54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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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알 수 없는 신호, 그 첫 시작을 알리다-2 22.06.22 57 1 15쪽
1 알 수 없는 신호, 그 첫 시작을 알리다-1 22.06.21 106 1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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