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행운™ 님의 서재입니다.

고려무신 천마되다!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현대판타지

행운™
작품등록일 :
2024.01.04 18:39
최근연재일 :
2024.02.26 07:00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15,187
추천수 :
228
글자수 :
297,915

작성
24.02.24 07:00
조회
64
추천
2
글자
11쪽

41

DUMMY

한세충은 온몸이 불타는 듯 뜨거웠다. 솟구치는 마력을 어찌할 수 없는 상황.


그것은, 악비도 마찬가지. 아까 척준경 장군이 뚫어준 혈맥이, 이제야 완벽히 순환되는 느낌.


둘 다 입에서 뜨거운 김을 뿜으며 소리쳤다.


"나를 따르라!"


"물러나지 마라!"


월광이 쏟아지고, 휘종의 검이 번뜩여도 맞선다. 그리고 홍건군을 도륙한다. 지금, 송나라 병력들이 겁먹은 것은, 적 무장의 강함이 아니라 죽지 않는 병사들일지니.


사기를 올리기 위해, 둘의 생각은 일치했다. 각기, 청운창과 역천신모를 크게 휘둘러 사마신군과 휘종을 물러나게 하고, 홍건 군에게 달려들었다. 한 번 무기를 낼 때마다, 반경 10미터 홍건 군은 조각도 남지 않는다.


-서걱-


공포심은 없으나 본능은 남아있는 듯, 그 기세에 주춤한다.


"우아아아아!"


겁에 질려 있던 송나라군 눈빛이 변했다. 다시, 부딪혔고, 난전이 시작되었다. 압도하지는 못하나, 더 이상 물러서지는 않았다.


"물러서지 말고, 머리를 노려라!"


한세충은 계속 독려했다. 허나, 역시 적들의 기괴함을 완전히 덮을 수는 없었다.


그들은 덤빈다. 덤비고, 또 덤빈다. 다리가 잘리고, 손이 박살 나도. 어깨에 화살시 꽂혀도, 심지어 목이 반쯤 잘려도 달린다.


이미 질려버렸으나, 단지, 버티고, 견딜 뿐.


"우리가 10배나 많다. 눌러버려!"


악비의 고함이, 자신들의 유리함을 다시 깨우쳐준다.


"장군님! 이것들, 인간이 아닙니다!"


"인간이 아니라고? 그래서? 인간이 아니기에, 더 상관없다. 손에 사정을 두지 마라! 동정을 버리고 도륙하라!"


한세충은 앞에 막아선, 천마홍건군 3명을 동시에 베어 버리며 외쳤다.


악비도 마찬가지. 역천신모를 사방으로 휘두르며, 천마홍건군을 도륙하니,


"짐의 신하주제에 지금 무슨 짓을!"


휘종이 자신의 검, 어장을 번뜩이며 다시 달려든다.


"신하? 나에겐, 천자는 오직 한 분뿐."


그때, 악비는 비로소 보았다. 인식 못했던 어장의 칼끝이. 그뿐 아니라, 휘종의 손끝부터, 지면을 디디는 발끝과, 회전하는 몸통이. 들어오는 그의 모습이 느리게 시야에 들어온다.


"느리지 않은가. 휘종. 마치, 죽여달라 애원하는 것처럼."


하여, 역천신모를 휘둘러, 휘종의 목을 뚫어버렸다. 마치 독사가 목덜미를 무는 듯한 느낌.


"커헉...... 이 놈이......"


단 한 방. 휘종은 꼬꾸라져 일어나지 못했다. 악비도 스스로 놀랐다. 온몸에 힘이 넘치다 못해, 폭발할 지경.


그 모습을 본, 책화수라가 승영을 들고 달려온다.


"자신들의 왕을 시해하다니...... 근본을 모르는 잡것!"


"네 눈에는, 저게 왕으로 보이느냐!"


악비도 일갈하며, 다시 역천신모로 맞선다.


-챙!-


치열한 공방. 두 거한이 십여합을 싸웠지만 결판은 나지 않았다.


"승영은, 달빛 아래에서 질 수 없는 신물. 곱게, 척준경을 내놨다면 죽을 일은 없었겠지. 후회하거라. 그리고 조용히, 사라지거라."


번뜩임과 함께, 승영이 잔상을 남기며, 악비의 머리를 노렸다. 허나, 악비도 방심하지 않았다. 동시에, 두어 걸음 물러나며, 역천신모를 휘둘러 반격한다.


"꼭두각시 같은 놈 따위가, 감히 누굴 내놔라 마라야!"


허나, 점점 밀리는 느낌. 책화수라의 승영은 달빛을 받아 점점 속도를 내고, 그 속도가 정점에 올랐을 때, 중얼거린다.


"승영. 월영."


순간, 책화수라 모습이 사라졌고, 악비의 시야가 어두워졌다. 번뜩임. 오직, 간헐적 번뜩임만이 인지할 수 있는 전부.


-부우웅-


-챙!-


역천신모를 휘둘러, 치명상은 가까스로 막아내고 있으나,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상황에 공포감이 스멀스멀 잠식한다.


"어디냐?"


왜 시야가 안보는 것인지. 어떻게 준비 동작 없이 검 격이 날아오는 것인지. 꼬리를 무는 의문들. 목으로 날아오는 검 격을 쳐내며, 악비는 머리를 털어 잡념을 없앴다.


"오냐. 무슨 사술인지 모르겠지만, 어디 둘 중 누가 쓰러지는지 해보자."


악비는 날아오는 검 격을 쳐내며, 그쪽으로 침착하게 역천신모를 찔렀으나, 닿지 않았고, 무엇인가가 주변을 맴도는 느낌만 있을 뿐이었다.


"장군님! 으으악!"


범상치 않음을 인지하고 달려오던 병력들은, 바람에 휘날리는 낙엽처럼 머리가 떨어져 나갔다.


악비는 생각했다. 척준경이 자신의 혈맥을 개방해주지 않았다면, 지금쯤 내 최후도 다를 바 없었을 것이라고. 숨을 내쉬며, 다음 검격을 기다렸고,


-푹!-


책화수라의 승영이 악비의 심장을 노리고 찔러들어왔다.


-스. 스. 스. 스-


어두웠던 시야가 밝아지며, 악비는 자기 가슴에 꽂힌 승영을 보며 웃었다. 입술 틈으로는 피가 흘러나온다.


"크흑...... 잡았다......"


"일부러 노린 것인가. 아님, 우연인가."


심장을 노리고 찔러 들어온 승영이 3/1 정도 들어왔을 때, 악비가 잡아 멈춘 것이었다.


"우연...... 이겠냐?"


그는 바로 역천신모를 휘둘러 책화수라 목을 노렸다.


-부웅-


허공을 가르는 소리. 책화수라는 승영을 버려둔 채, 뒤로 빠르게 물러났다. 이 모든 것이 찰나의 순간.


어둠은 이미 물러가고, 승영은 악비의 가슴에 꽂혀있었다.


"역시. 악비...... 인정하마. 근데, 그 상처 치명상일터, 네 운도 여기까지다."


"과연 그럴까. 흐흡!"


악비는 자기 왼쪽 가슴에 반쯤 박힌 승영을 잡아 빼며 숨을 삼켰다.


"넌, 그전에 죽으니 괜찮다. 이제 내 차례이다. 어디, 피똥 싸며 막아보거라!"


강력한 마력의 기류가 악비를 감싼다.


"그래. 뭐든 보여라. 송나라의 장수여. 너는 여기서 살아 돌아갈 수 없으니."


책화수라는 담담하게 말했고, 악비는 뜨거운 마력을 폭발시키며, 역천신모를 뒤로 당겼다. 마치, 활시위를 당기듯이.


"너도 마찬가지다! 백련교의 노예놈아!"


-그. 그. 그. 그. 그-


"역천신모. 이무기!"


그리고는, 앞으로 내지른다.


단순한 찌르기가 아니었다. 균열이 생기며, 빨려 들어갈 만큼, 강한 마력의 폭풍이었다.


마치, 허공에 큰 구멍을 내려는 듯.


역천신모는 마치, 거대한 뱀처럼 꾸물거리며 책화수라를 잠식한다. 책화수라가 웃었다.


"그래...... 이 정도는 되어야지!"


그러면서, 그 이무기의 머리를 맨손으로 잡는다. 이번에는 악비가 웃는다.


"걸렸다. 이놈!"


그리고, 다시 한번 마력을 폭발시킨다. 이무기는 몸을 뒤집으며 책화수라의 손을 빠져나가 그의 가슴을 물어버린다. 뜨거운 피가흐르고, 몸이 반쯤 뚫려버린 책화수라는 뒤로 주춤거린다.


"제발 죽어라. 백련교의 장수여."


악비는 역천신모를 그대로 휘둘렀으나, 책화수라는 몸에 구멍 난 채, 맨손으로 역천신모의 날 부분을 잡아 밀었고, 함께 앞으로 튀어나가며, 동시에 주먹으로 악비의 턱을 때렸다.


-쾅!-


둔탁한 타격음. 악비는 그대로 땅에 처박힌 채, 몸을 일으키려 하는데, 책화수라가 목을 잡아, 그대로 들어 다시 내동댕이. 가슴에서는 피분수가 울컥, 사방으로 튀었다. 어찌 저런 힘을 연달아 낼 수 있는지. 악비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질 않았다.


다시, 꽂히는 책화수라의 주먹을 악비는 가까스로 일어서, 머리로 받아버렸다. 그리고 그대로 턱을 향해 주먹을 올렸다.


"육탄전이라면 나도 뒤지지 않는다. 이 시체새끼야."


-펑!-


이번엔 책화수라 턱이 들린 채, 주춤거린다. 놓치지 않고, 악비가 쇄도하여 주먹을 내었으나, 책화수라가 잡았다.


"시체라. 나는 죽으면 더 강해진다. 대신, 기억을 잃어가지만...... 이제 내가 누군지도 희미하군. 허나, 여기 싸우는 이 순간이 정말 즐겁다. 그것만이 내 증명이니까."


"완전 미친놈이군."


이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미친 듯 주먹을 휘두른다.


-쾅. 쾅. 쾅.-


둘은 격렬하게 치고받았으나, 점차 악비 쪽이 밀리기 시작했다.


반면,


처절한 게 싸우는 그들과는 달리, 한세충과 사마신군은 둘 다 서로에게 치명상을 내지 못한 채, 강렬한 공방을 주고받는 중이었다.


멀리서 검광을 날리는 것으로는 한세충을 못 이긴다는 판단을 한 사마신군은 단숨에 베어버릴 각오로, 월왕구천검을 휘둘렀으나, 예상과는 달리 한세충은 강했다.


"이상한 일이군. 갑자기 강해졌어."


아까는 분명, 멀리서 검광만 날려도 충분했거늘. 갑자기 강해진 것이 이해가 가질 않았다.


월왕 구천검이 번뜩거리고, 다시 푸른색의 청운창이 번쩍인다. 한 방, 한 방이 치명적인 공격.

마치, 두 마리의 맹수가 약점을 노리 듯, 신중하게 한 합, 한 합에 집중하고 있었다.


"네 놈과 싸우니, 금나라의 미천한 장수가 한 명 떠오르는구나."


사마신군이 무의식적으로 내뱉는 소리에 한세충이 웃으며 받아친다.


"아마도...... 사묘 아리겠구나. 칭찬으로 알아두지."


"......"


그렇게 둘은 검 격을 계속해서 교환하는 사이, 이제 송나라 병력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팽팽하던 장수들의 싸움도 이제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백련교의 장수들은, 홍건군과 마찬가지로, 치명상을 입어도 그 기세가 줄지 않았으나, 악비와 한세충은 상처가 늘어나며 점차 동작이 무뎌지고 있기에.


"끝이다!"


사마신군의 외침. 월왕구천검이 달빛을 받아 번뜩이며, 한세충이 결코 피할 수 없는 궤적을 비춘다.


그리고,


-드. 드. 드. 드.-


그 궤적을 따라 강력한 검광이 비치며 지나는 모든 것을 벤다. 한세충은 청운창을 휘두르며 검광을 튕겨내려 했지만, 역부족.


그 시점, 악비도 마찬가지.


"재미있는 싸움이었다."


책화수라가 피투성이가 된 악비의 멱을 잡고 들어 올렸다. 한쪽 손에는 승영을 든 채.


"...... 너희...... 살아 있는 것은...... 맞는가. 흘리고 있는 피조차 거짓인 듯한데......"


악비는, 만신창이가 되어, 잘 떠지지 않은 눈으로 책화수라를 노려보며 말했다.


"하핫. 거짓된 피라. 그럴지도. 그분 아래서, 내가 흘리는 피는 마치, 강가의 자갈처럼 하찮고 의미가 없으니. 그런 피를 흘리는 내게 죽는 네 놈은 도대체 뭐란 말이냐!"


책화수라는 웃었고, 악비는 입꼬리를 올렸다.


"나? 적어도...... 사람이고...... 의미는 있으니. 크큭. 그 따위로 사느니...... 내 삶이 낫다."


"......"


악비의 목소리에 조롱이 섞여있었다. 책화수라 입술이 떨리고, 승영을 쥔 손이 올라갔다.


"너. 나를 열받게 했다. 백 조각, 천 조각으로 찢어발겨주마!"



여기까지인가. 악비는 체념했다. 승영의 칼날이 달 빛을 받아 빛나고, 시야는 좁아졌다.




-그. 그. 그. 그. 그.-




그때, 세상이 진동한다. 책화수라는 얼굴을 지푸리며 움찔했다.




"이럴 수가......이것은......그럴리가 없어......그럴리가......"




그리고, 누군가가 세상에 먹물을 쏟은 듯, 모든 것이 검은색으로 물들었다. 달빛 한 점 없이.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고려무신 천마되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휴재합니다. 24.02.26 46 0 -
53 43 24.02.26 54 1 11쪽
52 42 24.02.25 60 2 13쪽
» 41 24.02.24 65 2 11쪽
50 40 24.02.23 78 2 11쪽
49 39 24.02.22 67 2 17쪽
48 38 24.02.21 70 1 11쪽
47 37 24.02.20 68 1 13쪽
46 36 24.02.19 80 1 12쪽
45 35 24.02.17 83 1 12쪽
44 34 24.02.16 82 2 13쪽
43 33 24.02.15 82 1 16쪽
42 32 24.02.14 93 1 12쪽
41 31-2 24.02.13 97 1 13쪽
40 31-1 24.02.12 107 3 13쪽
39 30 24.02.11 99 2 12쪽
38 29 24.02.10 93 2 11쪽
37 28 24.02.09 101 2 15쪽
36 27 24.02.08 105 3 11쪽
35 26 24.02.07 110 1 11쪽
34 25 24.02.05 118 3 13쪽
33 24 24.02.04 115 3 13쪽
32 23 24.02.03 121 3 14쪽
31 22 24.02.02 137 3 13쪽
30 21 24.02.01 142 4 12쪽
29 20 24.01.31 155 4 14쪽
28 19 24.01.30 155 4 15쪽
27 18 24.01.29 175 4 12쪽
26 17 24.01.28 180 4 13쪽
25 16 24.01.27 191 3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