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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 님의 서재입니다.

고려무신 천마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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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
작품등록일 :
2024.01.04 18:39
최근연재일 :
2024.02.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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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97,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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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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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31-1

DUMMY

고려 사신단은 수행단 포함, 총 20명으로 구성되었다.


아골타가 신임하는,

금나라 장수 아지와 문신 4명.

그리고 나 척준경. 고려에 줄 하사품으로는,

질 좋은 말 1 필.

수행단 14명은 정예 중, 정예로 편성했다.


전쟁에서 큰 공을 세운,

화첨 모극부 출신 경호부대이다.

사묘아리가 직접 뽑은 문무를 갖춘 자들.


'위기 상황에, 척준경 님까지 나설 일은 없을 겁니다. 제가 믿는 자들입니다. 마음 편히 다녀오십시오. 유사시, 정원대장군 명을 따르도록 말해놨습니다.'


사묘아리는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고맙네.'


'무사히 다녀오십시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 표시로 사묘아리 손을 꼭 잡았다. 사신단 구석구석에서 그의 손길이 느껴졌기에. 수행단 14명은, 평소에는 보급과 막사, 식량 준비등을 담당한다. 다만, 문신 4명에게는 내 정체를 말하진 않았다.


"그럼 잘 다녀오너라. 대금의 위엄을 고려에 알리도록, "


환송식은 간략하게 하였다. 아골타는 위엄 찬 목소리로, 우리를 치하하였고, 물러가는 와중에, 나와 눈이 마주치자 살짝 고개를 숙였다. 자연스레,


"자. 빠르게 이동할까요."


아지가 재촉했고, 우리도 그에 따라, 쉬지 않고 이동했다. 노숙과 야영은 익숙했고, 운이 좋으면 마을에서 편히 쉬었다. 얼마나 갔을 까? 최단 거리로 달려온 덕분에, 어느새 고려와 가까운 라오량 남쪽 마을에 도착했다.


"오늘은 여기서 쉬자."


"알겠습니다!"


수행 14명이 마을을 정찰하고, 근처에 막사를 만들었다. 계속된 전쟁에 탈영병들이 도적떼가 되어, 민가를 약탈하고 있다. 잘 못 진입했다가는,

기습을 당할 수도 있고, 함정일 수도 있으니.


지나쳐온 여러 마을 중, 두 개의 마을이 황폐화가 되었고, 그 마을들에는, 주민들의 참혹한 시체가 곳곳에 널브러져 있었다.


살육의 발톱은 눈이 없었다. 남자는 물론, 여자, 노인, 어린아이. 슬프고도 안타까운 광경은,

살아남은 자의 몫이니,


전쟁은 그런 것이었다. 한 줌 권력자들을 위해,

태산처럼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는 것.


허나,


개인이 어찌할 수는 없는 흐름. 다만, 명복을 빌어줄 뿐이었다. 그것 말고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여기는 괜찮아야 할 텐데. 안 그런가, 척?"


"그렇습니다."


화첨 모극부 14명과 더불어, 내 정체를 아는, 장수 아지. 그는 나를, 그냥, 척이라 불렀고,

나는 아골타 금군 출신으로 신분을 세탁했다.


'어찌 정원 대장군을 저따위가 하대할 수 있겠습니까?'


처음, 나를 봤을 때, 아지는 커다란 덩치가 안 어울리게 몸을 떨며 말했다. 아골타는 그런 그를 가만히 내려다보다 입을 열었다.


'내 말대로 하거라. 그리고, 정원 대장군은 고려에 도착하면, 따로 임무가 있으니 간섭 말라. 더하여, 만약 그가 원하는 일이 있다면, 뭐. 든. 지. 적극 지원하라.'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황제의 당부. 처음, 어색했던 모습과는 달리, 지금은 자연스레 나를 하대하고 있다. 정원 대장군이라는 거창한 직위는, 내 운신의 폭을 작게 만들 뿐이니, 명분보다는 실리를 택한 내 요청이었다.


마을을 돌아본, 모극부 인원들이 돌아왔다. 한 노인과 함께.


"평화로운 마을입니다. 마을 족장이 직접 문안드리러 왔습니다."


노인은 아지에게 절을 하고, 입을 열었다.


"백성촌에 잘 오셨습니다. 객을 위한 집도 마련되어 있으니, 편히 쉬십시오."


"내가 누군지 아느냐?"


"황제 폐하의 사신단임을 누가 모르겠나이까. 제가 마을을 안내하겠습니다."


우리는 마을을 둘러보았다. 전쟁의 흔적이 보이긴 했으나 활기찬 마을이었다.


밥 짓는 연기, 뛰어노는 아이들. 몇몇 집들은 불에 탄 흔적이 보이지만, 전반적으로 평화롭다.


"도적단 같은 것은 없는가?"


"많았습니다. 근처 마을은 모두 약탈당하고, 그랬는데, 백련교도 들이 모두 쓸어버렸지요. 여기는 모두 백련교를 믿습니다요."


백련교?


"천마......"


나도 모르게 탄식하였다.


"어찌 아십니까? 여기는 바로, 천마님의 보살핌을 받는 마을입니다."


그리 말하는, 족장 얼굴에 자부심이 있었다.


이해가 갔다. 백련교의 세력이 커진 것은, 요나라와 금나라의 전쟁 직 후.

종교는 사람의 마음에 스며들고, 그 마음에 구멍이 많을수록, 더 깊게 스며든다.


그리고,


전쟁은 그 구멍을 충분히 만들었다. 백련교에 흠뻑 젖기 쉽도록. 나 같아도, 내 아이와 아내를 지킬 수 있다면, 백련교가 아닌, 그보다 더 악독한 것이라도 의지하리라.


"그렇군요......"


내 허탈한 대답에 아지가 성을 낸다.


"이 노옴들! 백련교는 사술을 일삼는 사이비이니, 우리 황제께서 곧, 배척령을 내리실터인데, 그런 곳에 의지하여 생명을 부지하다니, 미쳤구나!"


"저희가 죽어갈 때, 도와준 사람들입니다. 아무리 성을 내셔도 저희가 어찌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마을 족장은 목소리를 떨면서도,

물러남이 없었다.


"그래도, 이 놈들이!"


"저희는 백련교가 아니었으면 도적떼나 탈영군인들에게 죽었을 겝니다."


나는 눈빛으로 아지를 만류했다.


"그래...... 그래도 백련교는 순수한 종교는 아니니, 조심하거라."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을 족장은 다시금 공손하게 고개를 숙였다.

우리는 좋은 거처를 마련해 준다는 족장을 만류하고, 막사로 돌아갔다.


"느낌이 좋지 않아요. 눈빛이 이미, 광신도들입니다."


문신들이 아지에게 말했다.


"별일 없을 거다. 아니, 있어도 없을 것이야. 여기, 화첨 모극부 경호부대를 이기려면, 군대를 끌고 와야 할 것이니."


그들은 동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저기, 척? 금군 출신이라던 대, 임무가 뭡니까?"


"저는......"


"이봐. 저자는 신경 꺼. 폐하의 밀명을 가지고 있으니, 그가 하는 일은 그 어떤 것도 궁금해하지 말도록."


"아...... 알겠습니다!"


문신들은 내 눈치를 보며 소리쳤다. 그때,


-우. 드. 드. 드. 드. 드-


땅이 울리는 진동 하며 울리는 소리.


"백련교도들의 습격입니다!"


화첨 모극부 한 명이 뛰어들어오며 소리쳤다.

우리가 급히 막사 밖으로 나서자,

100여 명 사내가 다가오고 있다. 깃발에는 분명, '천마'라고 적혀 있었다.


기마병 100 여기. 이기기 힘들다. 일반적이라면 말이다. 허나, 우리는 자신 있었다. 화첨 모극부들은 창을 꼬나쥐고, 금방이라고 튀어나갈 채비를 하였고, 나도 조용히 허리띠를 움켜쥐었다.

현원검은 탄성이 좋아, 허리에 감아 놓고, 허리띠로 사용하고 있는 중이었기에.


앞서서 달려오던 사내가 말에서 내려 무릎을 꿇는다.


"황제 폐하의 사신단을 뵙습니다."


의외였다.


"이름은?"


아지가 묻자, 그가 대답했다.


"포왕삼입니다. 백련교의 대주교이자, 북계 홍건군의 대장입니다.


창백한 얼굴. 탄탄한 근육. 예전, 맹하마가 알려준 대주교가 틀림없었다.


"우리에게 무릎 꿇는 이유는?"


"백련교는 금나라의 건국을 환영하는 바이며, 우리 천마께서는 폐하께 곧 예를 갖출 생각입니다."


"예를 갖춰서, 요나라의 천조제처럼 빙의하시려고 하는 가."


내 가시 돋친 말에 그는 분명, 움찔했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다. 저희 백련교와 홍건군은 어디까지나......"


"우리는 다 알고 있다. 네 놈들의 더러운 속내를."


그가 일어났다. 전에 없던 나의 날 선 태도에, 아지와 문신들이 당황했다.


"사신단 여러분, 진정하십시오. 여기서 반목하는 것은, 여러분들한테 과히 좋지 않습니다."


포왕삼은 낮은 음성으로 협박에 가까운 소리를 내뱉었다.


"지금, 감히 협박하는 것인가!"


나는 지금 계산된 행동을 하고 있다. 포왕삼을 여기서 죽인다면, 그 후계는 맹하마가 받을 것이요, 그렇다면 내 사람이 더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기에.


"협박이라니요. 사실을 알려드리는 겁니다. 20여 명을 도륙하는 것은, 우리 홍건군에게는 아주 쉬운 일이라는 것을 말이죠."


포왕삼은 이제, 대놓고 흉흉한 살기를 뿜었다. 그 모습에,


"뭣이!"


화첨 모극부가 일제히 창을 겨누었고, 그건 백련교도 마찬가지였다. 포왕삼은 잠시 심호흡을 하더니, 다시 온화한 모습으로 입을 열었다.


"우리가 구한 마을이 서른 게 하고도 세 개. 여기 마을 포함입니다. 저희는 싸울 생각이 없습니다. 나중에 황제께 이러한 사실을 아뢰주십사 하고 찾아왔습니다."


"......"


말에 가시가 있었으나, 다시 공손한 태도를 유지했다. 마력을 숨기고 있으나, 상당한 강자임도 틀림이 없었다. 그래도, 질 리는 없겠으나, 마을 사람들이 다칠까 두려워 선뜻 나 설 수는 없었다. 우리는 떠나면 그만이나, 이들은 분명 위험하리라.


"그래. 그 사실은 내가 아뢰겠네. 더 할 말 있는가?"


아지가 답했다. 그러자, 포왕삼이 손짓하였고, 수하들은 상당한 양의 식량을 가지고 왔다.


"변변치 않지만 받아주십시오. 저희 정성입니다."


아지는 내 눈치를 봤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알겠네."


"그럼, 저희는 물러나겠습니다."


그래. 마을 사람들이 위험해질 일은

하지 않는 것이 답이리라.


그들은 왔을 때처럼, 신속히 물러났다.


"이 식량은 마을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내 말에 아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을 촌장은 뜻하지 않은 횡재에 입이 벌어졌고, 우리는 뜻하지 않게 환대를 받으며, 씁쓸한 표정으로 고려를 향해 다시 걸음을 재촉했다.


삶은 그런 것이다. 먹을 것이 있고, 잘 곳이 충족되어야 고개 들어 하늘을 볼 수 있는 법.


백련교가 금나라에 발을 못 디디게 하려면,

사람들이 먹을 수 있고, 쉴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같은 결과를 피할 수 없다.


우리는 그렇게 몇 개의 마을을 거쳤고,

비슷한 경험을 했다. 나는 이 생각을 아지에게 말했다.


"황제폐하께, 내 당부를 전해주게나."


둘 만 있는 자리. 아지는 내게 고개를 숙였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백련교 배척령은, 백성의 생활이 안정된 이후에 내려도 늦지 않다고. 만약, 섣불리 나서면, 이들의 삶은 더 참혹해질 것이라고."


"그리 전하겠습니다."


거짓된 지원도 지원이다. 백련교의 쌀 한 톨에 의지하는 백성들에게, 그 밥줄을 대책 없이 끊을 순 없는 법. 그렇게 고민하고 고뇌하는 사이, 우리는 고려 국경 근처에 도착했다.


거기에는 마을이 하나 있었는 데,

이름이 연운이라 하였다.


...


요나라와 송나라 경계의 마을, 연운.

크지는 않지만, 작지도 않은,

상업이 발달한 마을이다.


아직 전쟁의 여파가 가시지 않아, 경계심이 분명했지만, 생각보다 환대한다.


"차린 것 없지만 천천히 드십시오."


마을 이장이 웃으며 말한다. 마을 회관으로 보이는 곳에, 쉴 곳을 마련해 주고, 가짓수가 적지만 정갈한 음식까지. 분명 금나라 깃발을 봤을 터인데, 아지가 물었다.


"우리는 금나라요. 여기는 요나라에 속한 곳이 아니었소?"


금나라라고 우길 수는 있으나, 생활양식이 분명, 송나라였다. 백발이 성성한 이장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


"저희 같은 힘없는 사람들은 어느 나라든 상관이 없지요. 요나라든 송나라든 금나라든 말입니다. 사실 우리 마을은 요나라와 송나라 경계에 있어,

양 나라에 세금을 내고 있었는데, 지금은 송나라에게만 내고 있어요. 이제 금나라 체계가 정비가 되면, 다시 세금을 걷을 테지만 그전까지는 예전보다 여유가 있어 좋습니다."


영역이 자로 잰 듯 완벽하지 않은, 이런 마을들은 이렇게 자구책을 만들어 살아간다. 더 깊은 산속 마을은 양쪽 어느 나라에도 세금을 내지 않겠지만, 이 마을은 두 군데 모두 세금을 낼 만큼 풍족한 모양. 여기를 노리고 있는 도적떼들도 많을 테니, 나라에 도움을 받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리라.


"환대에 감사하오."


오늘은 오래간만에 편히 쉴 수 있을 듯싶었다.

이장 옆에는 범상치 않은 청년이 서 있었다.


"금나라 장수께 실례가 안 되면, 요나라와 전투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그 청년은 고개를 숙였고, 이장은 난처해하며,


"제 아들놈인데, 무례를 용서해 주십시오."


아지는 크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


"마침, 여기 금나라 장군이 계시니 부탁한 번 해보게."


나를 보았다.


"이름이 뭐라고 하셨소?"


"적청이라 하옵니다."


들어본 적이 있다. 송나라의 명장 중, 한 명이다. 그렇다면 이 청년이 나중에 그리 되는 것인가.

영웅은 기백부터가 다르구나. 나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해태, 이 자의 마력을 측정해 봐'


[마스터. 아직 발현되지 않아 정확한 측정이 어렵습니다만, 그 수치만으로도 장군급입니다.]


오늘 밤은 지루하지 않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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