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안녕하세요

회귀 후 기자왕으로 인생역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유담R
작품등록일 :
2023.11.06 13:06
최근연재일 :
2023.11.23 07:00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615
추천수 :
14
글자수 :
78,919

작성
23.11.20 07:00
조회
28
추천
0
글자
12쪽

13화 마와리 끝

DUMMY

12화


그런데 지금 상황이 그렇지가 못했다.


박악대가 아버지의 말에 아무 대답도 못하자 그가 고개를 들고 말했다.


“보고 받기로는 그 애가 이번에 뉴스 입봉을 했다지? 수습이 입봉도 하다니...”

“......”


그런데 지금 박악대는 저놈보다 강하지 못했다.


형사들도 수습 동기 기자들도 다 정도운을 좋아했다.

싹싹했고 뭘 물어보면 가르쳐주는 걸 아까워하지 않는 정도운의 멍청한 성정 때문이었다.


“더 잘해라. 넌 내 아들이라는 걸 명심해.”

“...네. 저는 이만 경찰서로 돌아가겠습니다.”

“그래.”


집을 떠나며 박악대는 주먹을 쥐었다.


박악대는 아버지를 존경했다.


언론인이면서도 그는 정치인이나 기업인들 사이에서도 꿀리는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더 잘해야 해.’


박악대는 아버지가 나서지 않을 수 있도록, 자신 선에서 정도운을 이길 거라 다짐했다.


그렇게 다시 경찰서로 돌아온 박악대.


하늘이 도와주는지 그의 눈에 아주 먹음직스러운 아이템이 나타나 있었다.


‘교복?’


웬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자 청소년이 경찰서 앞에서 고민하고 있었다.


왜인지 모를 기자의 본능으로 박악대는 그를 불렀다.


“학생? 무슨 일 있어요? 왜 경찰서 앞에서 머뭇거리고 있어?”

“.....”

“나 기자인데, 혹시 대화 상대 필요한가 해서요.”


그러나 그는 대답이 없었다.


‘아닌가? 시간 낭비 했군.’


쓸모없다고 판단되자 박악대의 말투가 곧바로 차갑게 바뀌었다.


“할 말 없으면 됐고요.”


박악대는 그를 지나쳐 가려 했다.


그 때 미약하게 뒤쪽에서 고등학생이 박악대를 불렀다.


“...혹시.”


돌아서서 보자 곧이어 고등학생이 어렵게 입을 열기 시작했다.


“...아버지를 신고하고 싶습니다.”


‘아버지를?’


박악대의 눈이 순간 동그레졌다.


‘아버지를 신고하는 아들이라.’


박악대는 본능적으로 느꼈다.


원래 그냥 사건보다 ‘친족 사건’ 같이 감정이 섞인 사건이 더 헤드라인 뽑기가 유용한 법이다.


곧바로 박악대의 표정에 미소가 걸리고 목소리가 친절해졌다.


“학생, 우리 저기 카페 가서 이야기 좀 할까? 뭐 좋아해? 핫초코?”


그리고 며칠 후, 박악대는 자기 이름으로 기사를 냈다.


박악대의 첫 기사이자, BBE를 대항할 수습 기자!


아이템은 바로 얼마 전에 취재했던 그 고등학생 이야기.

뉴스 제목은 <아버지를 경찰에 신고하는 폐륜아> 였다.



***



도하리는 정도운의 영상을 머릿속으로 계속 생각했다.


정도운은 그녀에게 연락해 도움을 구하지 않았다. 그의 상황이 그럴 수가 없는데도.


“내가 착각을 한 거라고?”


도하리는 이제 슬슬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잘못 짚었다는 사실을.





정도운은 이른 아침부터 경찰서 앞에 찾아온 누군가의 모습에 당황했다.


“도하리?”


주차장 아래에서 태양을 내리쬐고 있는 건 분명 그녀가 맞았다.


‘나야 일한다지만, 저 정도면 집 아니야?’


나는 가까이 다가가 도하리를 불렀다.


“도하리씨? 아침부터 무슨 일이십니까? 경찰 불러드릴까요?”


질문을 하자 그제야 그녀가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표정은 평소와 달랐다. 평소 웃고 있던 미소와 달리 그녀는 무표정했다.

마치 이제 더이상은 내 속을 떠보지 않겠다는 것처럼.


“부탁을 하실 줄 알았는데 아무 말도 안하시네요.”

“그게 무슨 뜻이죠?”

“아, 오해는 마세요. 다른 건 아니고 저번에 기자님이 나한테 할 말이 있어 보였거든요. 제가 직감은 안 틀리는 편이라.”


아무리 눈치가 좋아도 그렇지, 너무 잘 맞추는데? 내가 그 순간 고민이 있었다는 걸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다.


“돗자리 까셔도 되겠어요.”

“너무 솔직하신 거 아니에요?”


내가 솔직하다고? 정도운은 그런 소린 또 처음 들어봤다.

내 어리둥절한 얼굴에 도하리가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은 건 순간이었다.


도하리가 내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보다 말했다.


“기자님 참...... 좋은 기자셨네요.”


좋은 기자. 도하리가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마치 그게 의외라는 것처럼.


“예?”


내가 의문스런 표정을 짓자 그녀가 황급히 말을 덧붙였다.


“아니에요. 잠깐 일이 있어서 왔는데, 생각해 보니...... 저 혼자도 해결할 수 있는 일인 거 같아요. 저는 이만 갈게요.”


마음대로 훌쩍 왔던 것처럼, 도하리는 마음대로 훌쩍 가버렸다.

뭔가 이대로 보내기가 찝찝해 나는 그녀의 차문을 닫아주며 말했다.


“혹시 문제 있으시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


그러자 도하리는 평소와 달리 아주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그제야 나는 깨달았다. 이제까지의 미소가 모두 가식이었다는 것을.


“저는 은혜는 꼭 갚거든요. 특히 목숨 살려준 은혜는.”


그녀의 미소를 보고 있자니 이상한 기분이 드는 한편, 소름도 돋았다.

잠깐 멈칫한 나에게 도하리가 차 창문 너머로 팔을 크게 흔들어 인사했다.


“기자님, 다음에 봐요!”


왜인지 나는 지금 그녀의 모습이 진짜 그녀의 모습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라.”


저도 모르게 맞서 손을 흔들어주던 나는 팔을 내렸다.

도하리가 진짜고 뭐고 지금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저 사람이 어떻게 내가 본인에게 부탁할 게 있다는 걸 알았지?”


몰랐다면 절대 나올 수 없는 대사라고 생각했다.

대체 어떻게 알았는지 나는 그게 너무 놀라웠다.


곧 나는 내 핸드폰을 천천히 내려다보며 말했다.

반짝반짝 신형 핸드폰.

기자가 된 후 사양이 안 좋으면 전파가 잘 안 통할까봐 새로 바꾼 핸드폰이었다.


“......설마 도청이라도 하는 거 아니야?”


해커 도하리.

그러고 보니 그녀는 대한민국의 1세대 해커지 않은가?


나는 찝찝함에 그날 바로 핸드폰을 교체했다.


그리고 이후, 그간 각종 닭요리를 가지고 꾸준히 경찰서를 들락날락하던 도하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



마와리가 끝났다.


마와리가 끝나면 수습 기자들은 ‘정식 기자’ 딱지를 달고 일하기 시작한다.


경찰서만 돌고 돌았던 수습 때와 달리 정식 기자부터는 부서로 나뉘기 시작한다.


부서는 회사가 나눠주기도 하고, 개인 희망을 받기도 한다.


그 중 기세태는, 자기가 생각하기에 어울릴 것 같은 곳에 수습 기자를 배정해 버리기로 유명했다.


한 번 항의를 하는 기자도 있었는데 그에게 뭐라 했더라?


“너가 가장 잘할 곳에 배정해 준 거야! 왜? 내 판단이 마음에 안 들어? 그럼 그 자리에서 더 잘해서 직접 자리 차지하던가!”


지금 생각해보니 깡패가 따로 없네.


하지만 지금은 2000년대 초반. 직장 상사의 말이 곧 법인 이 때는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번 생에선 기세태가 나에게 물었었다.


[“정도운, 너 어느 부서 가고 싶어?”]


그의 눈에 들었다는 사실에 안도하는 한편, 기세태는 여전히 나에게 그 부서를 제의했다.


[“너는 경제부가 어떠니? 내가 봤을 땐 너는 딱 경제부야, 경제부.”]

“사회부요.”

[“경제부 가면 참 잘할 거 같은데~?”]

“사회부요. 사회부요. 사회부요.”


‘그놈의 경제부, 대체 왜 나한테 계속 경제부를 가라는 거야?!’


나는 기자가 처음 되려고 했던 때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그랬듯 그 부서를 답했다.

그에게 내 뜻을 잘 전달하기 위해 또박또박 자신감 있는 어투로 말했다.


“저는 사회부 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그중에서도 탐사 보도팀에 가고 싶어요.”


나는 오래 전부터 그곳이 좋았다.

가장 사람과 가까운 부서라서.


그러자 기세태가 말했다.


[아주 근본 중에 근본을 가고 싶다고 하네. 너 거기가 방송국 얼굴인 건 알지?]

“네.”

[가고 싶다고 해서 갈 수 있는 곳이 아닌 것도 알겠네.]

“네. 알고 있습니다.”


수습 기자에서 정식 기자가 되던 과거의 때, 나는 원래는 경제부로 배정되었었다.


기세태은 내가 경제에 어울릴 거라 생각했던 것이다.


[경제부는 어떠니?]

“.......”


여러 의미로 한결 같은 사람이다.


내 침묵에 그도 거절을 읽었는지 한발자국 물러났다.


[고민은 해볼게.]

“경제부도 좋은 부서죠. 좋은 부서인데요.”

[그지? 난 뭔가 너가 경제부에 들어가면 참 잘할 것 같아.]

“하지만 만약 사회부에 보내주신다면. 제 온몸 불살라 기자 생활에 제 인생을 바치겠습니다.”


나는 내 각오를 보여주기로 했다. 그리고 얼마나 사회부로 가고 싶은지 어필도 했다.


[그래, 정기자 의견은 알겠어.]


다행히 기세태는 더 나에게 제의하지 않고 알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어쨌든 나한테 어느 부서 가고 싶냐고 물어봤다는 건 내 의견을 반영해줄 생각인 건가?’


나는 다시 경찰서로 걸어가다가 진짜 궁금해졌다.


“경제부라... 대체 왜 나를 계속 경제부로 못 보내서 안달이지? 진짜 내가 그쪽에 재능이 있나?”


주식도 좀 하긴 했었지만, 그래도 취미 수준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딱히 내가 경제에 어울리는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건 경제부에 들어갔었던 경험이 도움이 된다는 거지.”


원래는 경제 같은 거에 별로 관심이 없었던 나였다.

그런데 부서가 경제부로 배정이 되었으니 어쩌랴?


나는 과거에 강제 경제 공부를 시작했었다.


‘그 말인 즉슨, 요 근래의 부동산이나 주식 투자에 대한 정보는 내 머릿속에 저장되어 있단 뜻이다.’


“미래에 가장 가치 있는 상품.”


나는 그것에 투자해보기로 결심했다.



***



기세태은 기자들에게 연락해 말했다.

각자 집에서 씻고, 잠자고, 내일 사람 몰골로 방송국에 나타난다.


다만 주의사항은 단 하나였다.


[노숙자 몰골로 나타나지 말 것.]


그제야 수습 기자들은 거울을 바라보았다. 웬 야인들이 서있었다.


그리고 한 기자가 머리를 긁적이다가 무언가가 잡혀서 잡아 눈앞에 보았다.

어제도 밤을 새는 바람에 피곤해서 눈앞이 흐릿해 잘 보이진 않았지만, 무언가 꿈틀거리고 있는 것이.


“.......이거 이야?”


그 말에 그의 손바닥을 본 주변 기자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소리를 지른 건 당연한 이치였다.


“으아아아악!!”

“으아악!!”

“꺄아아아악!!”


오늘도 평화로운 경찰서였다.






마와리를 끝내는 기자들이 짐을 싸기 시작한 것 외로, 진짜 기자 생활 자체를 그만두러 짐을 싸는 수습들도 있었다.


기자는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는다며 그만두는 것이었다.


“나 기자 그만 둔다. 이 길은 내 길이 아닌 것 같아.”

“잘 가.”

“잘 가...”


다른 기자들은 아쉬움을 느끼는 한편 복잡한 표정으로 떠나는 기자를 바라봤다.

나도 그 떠나는 기자에게 다가갔다.


“고개 들고 다녀. 포기하는 거 나쁜 거 아니야.”


포기했다는 죄책감 때문인지 그 기자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우리나라는 포기하는 사람, 그만두는 사람을 좀 안 좋게 보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나는 인생을 한 번 살면서 포기하는 건 오히려 현명한 것이라는 것을 배웠다.


나는 그의 짐을 같이 들어주며 그의 차 까지 같이 걸어갔다.


“그래. 포기하는 용기.”

“아니. 포기하는 건 용기가 아니지. 그건 그냥 세상이 널 포기시킨 거고. 포기 라는 단어에 주체성이 얼마나 있다고 생각하냐? 당했는데 뭔 용기야?”


그렇게 포기 당하면 보통 무기력증과 매너리즘에 빠져 방안에 처박히거나 다른 일을 시작할 때 용기도 가지지 못한다.


‘뭐? 내가 이 일을 이만큼 했으니까 다른 일도 할 때도 열심히 할 거라고? 그러니까 포기에도 의미가 있는 거라고?’


나는 개소리라고 생각한다.

미래에서도. 취업하지 않고 방에 처박혀 있는 청년들 중, 사회생활 후 처박힌 사람이 열 명 중 네 명이라고 했다.


“다른 일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게 용기다. 우울과 무기력증에 빠지지 말고.”

“.......!”

“다른 일 도전해서 보란 듯이 성공해서 나중에 다시 보자.”


미래의 난 그럴 용기가 없었었다.


이제 떠날 사람은 떠나고 남을 사람은 남는, 마지막 선택의 시간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회귀 후 기자왕으로 인생역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5 15화 투자(2) 23.11.23 19 0 11쪽
14 14화 투자 23.11.22 21 0 11쪽
» 13화 마와리 끝 23.11.20 29 0 12쪽
12 12화 마와리 끝 23.11.19 33 1 11쪽
11 11화 마와리 끝 23.11.18 34 1 11쪽
10 10화 잘익은 김치 23.11.17 37 1 11쪽
9 9화 잘익은 김치 23.11.16 38 1 12쪽
8 8화 잘익은 김치 23.11.15 41 1 12쪽
7 7화 잘익은 김치 23.11.14 42 1 12쪽
6 6화 잘익은 김치 23.11.13 43 2 12쪽
5 5화 역전의 시작 23.11.12 49 1 12쪽
4 4화 역전의 시작 23.11.11 53 1 11쪽
3 3화 내가 다시 신입? 23.11.10 53 1 11쪽
2 2화 내가 다시 신입? 23.11.08 57 2 12쪽
1 1화 내가 다시 신입? 23.11.08 67 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