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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기자왕으로 인생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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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담R
작품등록일 :
2023.11.06 13:06
최근연재일 :
2023.11.23 07:00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603
추천수 :
14
글자수 :
78,919

작성
23.11.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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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2화 마와리 끝

DUMMY

12화


한편 정도운의 보도를 보던, 수도권의 어느 가정집.


“BBE의 정도운입니다.”


아홉시 뉴스를 보던 고등학생 선우연은 기자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그의 마지막 멘트 때문이었다.


“아무리 밝은 빛 아래라도 그림자는 생깁니다.”


그러니 주위 사람에 관심을 가지자는 이야기였다.


‘아무리 밝은 빛 아래라도...’


선우연은 창밖의 교회를 쳐다봤다.

그녀의 집 바로 앞에는 교회가 있었다.


그녀의 아버지가 목사로 있고, 그 밑으로 동네 신도들이 쫙 깔려 있는.

검은 밤에 홀로 환하게 빛나고 있는 십자가.


그녀는 그 밑에 드리워진 그림자가 마치 자신 같다고 생각했다.


거실 소파 아래에서 쭈그려 앉아 티비를 보고 있는 그녀는 팔을 긁었다.

상처 입은 팔이 회복되느라 간지러웠다. 그렇게 긁다가 잘못해서 멍을 긁으면 아팠다.


최근 선우연의 고민은 내가 언제까지 이 그림자 속에서 살아야 하느냐였다.

그리고 그녀는 그 기자의 말을 곱씹고 곱씹다가, 마침내 빛으로 나갈 용기를 찾았다.



***



한편 평화롭게 사과를 깍아 먹고 있던 평화로운 어느 집.


“이번에도 사업한다고 돈 다 날리면 내 손에 죽는다.”

“에이 누나 왜 그래? 이번엔 진짜 되는 아이템이라니깐!”

“저번에도 그 말 했잖아. 저저번에도!”

“이번엔 진짜야. 아는 형님이 도와주시기로 했어.”


세상에 아는 형님, 아는 동생이 사업 도와주는 게 가장 무서운 법이거늘.

남자는 저번 사업도 말아먹고는 이번에도 희망의 끈을 놓지 못했다.


여자는 한 마디 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 때였다. 남자가 티비를 보다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저거 정도운이야?”

“뭐? 도운이가?”


과도로 사과를 깍던 여자도,

화면으로 자기 조카 얼굴을 발견한 남자도.

모두가 정도운을 보며 화들짝 놀랐다.


그들은 바로 정도운의 고모와 삼촌이었던 것이다.


“저거 도운이 맞지? 도운이 입봉 했어?”

“맞아...”

“우왁!! 내 조카 정도운이 드디어 입봉했다! 우왁!!”

“아 시끄러워!”


고모는 남동생을 타박했지만, 이미 그녀 또한 자리에서 일어나 주방으로 향한지 오래였다.


“누나 뭐하게?”

“도운이 고생하는데 그냥 있을 수가 있나? 내일!”

“내일?”

“내일 도운이 찾아가서 도시락이라도 줘야 겠어.”


그리고 삼촌은 그녀의 말에 감탄했다.


“그거 정말 좋은 생각이다...! 나도 도와줄까?”

“됐어, 넌 거실에 앉아서 숨이나 쉬고 있어~”



***



경찰서에 출입하던 정도운은 오늘 뜻밖의 손님들을 맞이했다.

중년의 남녀. 둘은 하나 같이 정도운을 외치고 있었다. 자신을 찾고 있는 것이다.


“여기 정도운 기자 있어요?”

“정기자. BBE의 정기자 라고 했어요.”


정도운은 그들의 얼굴을 알아보았다. 못 알아볼 수가 없었다.


“고모? 삼촌?”


그들은 자신의 가족들로, 자신이 어릴 적 부모님을 잃었을 때 대신 키워준 사람들이기도 했다.


말이 고모 삼촌이지 그에겐 제2의 부모나 다름 없었다.


나이가 든 뒤에도 얹혀 살기 미안해서, 대학생이 되자마자 그 집에서 나왔었다.


“도운아!”

“정도운!”


그들은 손목이 나가라 그에게 손을 흔들며 반가움을 표출했다.

그리고 전력질주 해 달려오더니 정도운을 끌어안았다.


“커헉...!”


‘누가 운동선수 출신 아니랄까봐.’


정도운은 자신을 껴안는 둘을 마주 안으며 생각했다.


“정도운! 입봉을 했으면 연락을 했어야지!”

“내가 티비로 너 얼굴 확인해야 해?”


서운함을 표출하는 둘을 정도운은 쩔쩔매며 달랬다.


‘워낙 정신이 없었어서 깜빡했다.’


“아, 아니. 나중에 정식 기자 되고 기사 내면 그 때 말하려고 했지.”


원래는 정식 기자 때 입봉을 했어서 시기를 헤깔렸던 것도 있었다.


“덥지 않아? 일단 위로 올라가자.”


나는 경찰서 휴게실로 삼촌과 고모를 데려갔다.


밖보다는 소파도 있고 테이블도 있고 에어컨도 난방도 모두 되는 이곳이 났다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크으~ 우리 조카 좋은 곳에서 일하네?”


밑에 있는 기자들이 들었다면 피를 토하며 억울해 했을 말이었다.

괜히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 나는 그 말을 정정해주지 않았다.


도시락을 까먹으며 그동안의 근황을 나눴다.


“유진이랑 혜린이는?”


정유진과 정혜린은 정도운의 사촌들이었다.


“잘 지내. 유진이 군대에 있어.”

“혜린이도 잘 지내. 이번에 이직해서 개고생 중이야.”

“아이고... 괜찮나?”


내가 걱정하는 말을 하자 둘은 말했다.


“개고생을 할 수 있는 게 잘 지내는 거야. 아팠어 봐라. 고생도 못한다?”

“그럼 그럼.”


누가 운동 집안 아니랄까봐, 둘은 걱정 따윈 없는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 집안 핏줄이라면 그런 거에 죽지 않는다.”

“그럼 그럼.”


정도운에게 그들은 믿을 만한 가족이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미래에도.

아무리 힘들어도 그들은 내 아버지의 유산에 손대지 않았다.

보호자의 지위로 얼마든지 나에게서 그 돈을 강탈할 수 있었음에도.


그래서 정도운도 편안하게 그들을 맞이할 수 있었다.

정도운은 그들에게 가장 좋은 소파에 앉으라 자리를 비켜주고, 등허리 없는 의자에 앉아 젓가락을 들었다.


“역시 고모 음식이 최고야~”

“에이 뭘.”


고모가 쑥스럽다는 듯 손사레를 쳤다. 그 때 삼촌이 좋은 분위기에 재를 뿌렸다.


“맛 평범한데?”


말을 안하면 반이라도 갈 것 같은데.

그러나 삼촌은 말을 멈추지 않고 고모는 등짝 스메싱을 멈추지 않았다.


‘이게 우리 가족 매력이지 뭐.’


나는 인사가 끝난 후 간단하게 그들의 근황을 물었다.


“고모는 요즘 뭐하고 지내?”

“나? 나는 평소처럼 일하고 밤엔 취미생활.”


고모는 요리를 하는 취미가 생겼다고 대답했다. 요리교실에도 다닌다고.


“삼촌은 요즘 뭐 해?”

“나? 아 나 말을 안했나? 나 이번에 회사 차렸다.”

“......뭐?”


그러나 삼촌의 대답은 늘 내 생각을 뛰어넘었다.

내 놀란 반응에 안중 없이, 삼촌은 어깨를 쫙 펴고 외쳤다.


“찐빵 회사! 따끈따끈 찐빵!”

“사업 하지 말라니까!”


고모가 타박했지만 삼촌은 멈추지 않았다. 등짝 스메싱이 이어졌다.


“아 이번엔 아는 형님이 도와줘서 진짜 잘될 거라니까!”


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아 기억난다.’


이 때 내 삼촌은 하던 체육관 일을 그만두고 갑자기 호빵 회사를 세운다.


그리고 걱정과 달리 꽤나 회사는 대박이 터져 잘 나갔다.


“호빵 안에 팥만 넣는 게 아니라, 피자도 넣고 야채도 넣을 거란다! 야채 호빵! 피자 호빵! 이름 어떠니?”


그 호빵들은 대박이 났다.


단팥 호빵만 있던 현재와 달리 조금만 지나면 야채 호빵과 피자 호빵이 전국을 강타한다.

그리고 그 첫 개발을 삼촌이 했다. 이건 특허 넣으면 두고두고 돈이 들어오는 황금알 낳는 거위 같은 거였다.


‘그런데 그 야채 호빵이 문제였다.’


그 야채 호빵 때문에 회사는 별처럼 떠올랐다가, 별똥별처럼 추락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나는 삼촌에게 간단한 조언을 했다.


“삼촌.”

“응?”

“일단 그 야채 호빵, 특허 넣어놓자.”

“트, 특허? 그게 뭐야?”

“특허 서류 내가 도와줄게. 아, 그리고 그 ‘아는 형님’ 만나지 마. 알았어?”

“응... 응?”


그러나 삼촌은 대답을 얼버무렸다.

옆에서 답답했던 고모가 삼촌의 두 볼을 쫘악 잡아 당기며 ‘눈 피하지 말고 만나지 말라고. 저번에 아는 동생한테 사기당한 거잖아!’ 라고 외쳐도 끝끝내 답하지 않았다.


그래. 운명을 피하기가 어디 쉽나?

......역시 믿을 건 고모 밖에 없었다.



***



BBE 방송국.


기자들은 모두 어제 뉴스에 어떤 뉴스가 나왔는지 체크했다.

그건 그들의 일상이었다.


이미 낮 데스크 회의 때 대충 뭐가 올라가고 떨어졌는지 들었지만 그래도 변동 사항은 언제든 생겼다.


“에이 이번엔 또 분량 안되서 짤렸네.”

“그런데 맨 앞에 나온 걔는 누구야? 못 보던 애인데?”

“정도운. 수습이래.”

“뭐 수습?”


그들은 이번에 맨 처음 입봉한 수습 기자에게 관심을 가졌다.


그도 그럴 것이 다들 마와리 시절은 있었지만 그 중 입봉을 한 경우는 처음이었다.


기사를 보고 놀란 기자도 있었고.


“수습이 할 기사 내용이 아니던데? 누가 기사 대신 써준 거 아니야?”


부러워하는 기자도 있었다.


“어떻게 수습 기자가 데스크를 통과했지?”

“하아... 나도 아홉시 올라가고 싶다. 작년에 올라가고 올라가질 못했네...”

“이름이 뭐야?”


그러나 모든 기자들은 다들 그 기자의 이름을 확인했다.


‘정도운.’

‘정도운 기자라고?’


때마침 뉴스 화면에서 정도운이 클로징 멘트를 했다.


마이크를 들고 화면을 정확하게 응시하며.


“BBE의 정도운 입니다.”



***



방송을 보는 박악대는 초조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정도운을 좋아하고 있었다.


그건 곧 정도운의 영향력이기도 했다.


박악대는 감이 좋았다. 그는 점점 더 자신의 입지가 작아지는 것을 느꼈다.


다른 사람이 보자면 고작 수습이 무슨 입지냐고 하겠지만, 박악대는 평범한 수습이 아니라 KSK 보도국장 아들이었다.


박악대는 손톱을 깨물며 집으로 돌아갔다. 보통 수습들은 집으로 자유롭게 가지 못하지만 그는 예외였다.


아버지의 안배로 같은 라인에 수습 둘이 있는 곳으로 배정된 그는, 다른 수습에게 일을 맡기고 간간히 집으로 갔다.


특히 오늘처럼 아버지가 부르는 경우가 그랬다.


서울에 있는 마당 딸린 저택이 그의 집이었다. 대대로 부를 쌓은 집안은 부유했다.

정원으로 들어가자 곧바로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일은 어떠냐?”


그는 정원에 있는 테이블 의자에 앉아 신문을 보고 있었다.


“할 만 합니다.”

“할 만 한 게 아니라 잘해야지.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실적을 올려야 하는 거고.”

“......네.”


지독히도 결과 중심인 그의 아버지는 늘 그런 말을 했다.


“그래서? 그 애는 어떠니?”

“.....!”


그리고 늘 아버지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정도운에 대해 아버지에게 말한 적이 없는데?’


그러나 이미 ksk 보도국장이자 박악대의 아버지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박악대는 식은땀을 흘리며 입을 다물었다.


박악대가 다시 정도운을 마주쳤을 때, 그는 기함할 정도로 놀랐다.

그에게 정도운은 어릴 때 잠깐의 장난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여전히 박악대는 자신이 폭력을 저지른 거나 그를 가지고 논 것에 대해 전혀 죄책감이 없었다.


‘약자는 마땅히 그런 것.’ 그것이 바로 이 집안의 가호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인이 되었고, 그 사람이 나와 같은 업계에 나와 같은 일을 하고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박악대는 불안감에 휩싸여 불안정한 정신상태로 살았다.


‘어떡하지? 정도운이 입봉한 거 알까?’


혹시 그가 자신을 혼내지는 않을까 걱정되었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ksk 보도국장 박혁세는 보고 있던 신문 너머로 박악대를 바라보며 물었다.


“불안하냐?”

“......네.”

“걱정하지 마라. 어차피 너가 더 강하면 어차피 그놈은 너 못 건드려.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학폭을 저질러도 아무렇지도 않게 덮였다. 박악대의 아버지는 그 때를 꺼내며 말한 것이다.


“너가 강하면, 세상 사람들이 다 너만 숭배할 정도로 높은 자리에 올라가면. 어차피 정도운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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