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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회귀 후 기자왕으로 인생역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유담R
작품등록일 :
2023.11.06 13:06
최근연재일 :
2023.11.23 07:00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614
추천수 :
14
글자수 :
78,919

작성
23.11.13 19:00
조회
42
추천
2
글자
12쪽

6화 잘익은 김치

DUMMY

6화


“아무튼 여긴 너무 혼잡하니, 조금 있다 봅시다!”


조금 있다 보자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어 가만히 바라보자 강오복이 말했다.


“진술서 하나만 써주세요! 앞으로 우리 범재가, 기자님은 특별히 더 잘해드릴게!”

“아 네 알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자 강오복이 씨익 웃었다. 그러면서 옆에 있던 경찰에게 다시 말했다.


“진짜 출발!”


그런데 그 때 인파 속에서 누군가 목이 터져라 질문했다.


기자였고,

기자들 중에서도 박악대였다.


“형사님! KSK 뉴스 박악대 기자입니다! 사람 죽었습니까?”

“......다행히. 사람은 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박악대는 집요하게 물었다.


“그럼 사람 크게 다쳤습니까? 어디 크게 찔려서 병원이라도 실려갔나요?”


질문의 문장에 강오복이 얼굴을 찌푸렸다.


“무슨 그런 질문을... 마치 피해자가 다친 걸 바라는 듯이 질문하시네? 제가 잘못 해석한 거겠죠? 잘못 해석한 것이길 바랍니다.”

“.......”


강오복은 인파에 질린 표정을 지으며 운전석에 앉은 경찰에게 소리쳤다.


“뭐해? 출발해!”

“네!”

“자세한 건 서에서 하겠습니다! 비키세요!”


이리저리 플래시가 터졌다. 눈이 부실 정도로 세상이 환해졌다 검어졌다 했다.


그 사이를 범인을 잡은 경찰차는 자리를 빠져나갔다.


나도 윗선에 보고할 사진을 몇 개 찍은 후 그것을 확인하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내 앞으로 누군가 섰다.

고개를 내려보니 방금 소리치던 박악대가 서있었다.


“야. 너가 가장 먼저 왔다며? 어떻게 그렇게 빨리 오게 된 거야?”


딱 봐도 시비를 거는 표정이었다. 욕심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얼굴은 익숙했다.


“설마 경찰한테 뒷돈이라도 주냐? 어? 야 너 수습 때부터 그런 짓 하고 다니면 안돼.”


예전에도 알고 있었지만 정말 이 놈은 시간이 지나도, 시간이 되돌려져도 똑같다.

나는 그에게 말했다.


“기자는 진실을 전해야 하는 사람인데.”

“뭐?”

“벌써 추측과 가짜뉴스로 범벅된 말로 사람 하나를 궁지에 몰려 하다니, 수습이 벌써부터 그러면 안돼.”


그러자 그가 단번에 표정을 바꾸고 나를 우리부리하게 노려보았다.


“너 돌았구나?”

“돈 건 너지. 사태 파악 못하는 것도 똑같고.”

“내가 뭘?”

“생각을 좀 해보렴. 지금 네가 나한테 이래도 되냐?”

“뭐?”

“서에 가서 말하자고 하지만. 정말 서에서 네 질문을 받아줄 시간이 저 경찰들한테 있을까?”

“.......”


없을 것이다.

그건 이놈도 알고 나도 안다.


받아줘 봤자 모든 다른 기자들도 동시에 받아적는 취재일 뿐이다.

그건 차별점이나 메리트가 전혀 없다.


박악대는 사태를 파악했는지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며 초조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얘는 이 머리로 기자를 어떻게 한 거야? 아무튼 옛날이나 지금이나 먹물만 먹은 건 똑같구나.’


그 때 이호진이 저 멀리서 올라오는 게 보였다. 그는 나를 발견하더니 눈이 휘둥그레져서 달려왔다.


“이호진 왜 이렇게 늦었어?”

“허억... 헉... 뛰어왔어. 아 근데 경찰들 범인 잡고 다시 내려가더라? 아 진짜... 그런데 정도운 너는 휴가 받았으면서 왜 여깄냐?”

“나중에 말해줄게.”


이호진은 나와 대치하고 있는 박악대를 발견하고 더 이상의 질문을 멈췄다.


여기서 더 말했다가는 박악대의 KSK 방송국에도 취재 정보가 흘러간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 때 잠시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돌리고 있던 박악대가 물었다.


“야, 그럼 그것만 알려줘. 안 죽었으면, 다쳤어?”

“너 되게 답 맡겨놓은 사람처럼 묻는다? 알려주면 네가 나한테 뭘 해줄 수 있는데?”

“뭐?”

“내가 왜 네 말을 다 들어줘야 하는데?”

“......우린 동창이잖아.”


다시 얼굴 봤을 때와 정반대로 이젠 또 동창이란다.


“말은 바로 하자. 우리 사이가 아름다운 동창은 아니잖아. 악연이겠지.”


나는 그를 지나쳐 가려 했다. 그런데 그 때 그가 소리쳤다.


“그, 그럼 원하는 게 뭔데! 말해봐!”

“원하는 거? 그 말은 나랑 정보를 트자는 거야?”

“.......”


기자들끼리 정보 교류를 할 때도 있다.

보통은 자기 방송국 내부에서지만, 가끔은 다른 방송국 기자와도 나눌 때도 있었다.


‘수습 때 이런 거래나 했다간 선배들에게 탈탈 털리겠지만...’


하지만 안 들키면 되지 않겠어?


“그럼 나중에 두 개 더 말해 줘.”

“그게 무슨 뜻이야?”

“내가 이번에 하나 말해줄 테니까 다음에 넌 두 개 말해주는 거야.”

“야 그건 숫자가 안 맞잖아?”

“싫음 말고?”


지금 주도권은 내 손에 쥐어져 있었다.

박악대는 예전과 달리 쉽게 숙이지 않는 나에게 답답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어차피 방송국도 다른데 본인이 뭘 할 수 있겠냔 생각에 닿겠지.


‘경찰서에는 이미 많은 기자들이 있을 테니, 차별점을 얻으려면 박악대는 이곳에서 뭐라도 건져야 했다.’


처음엔 전국의 시선을 사로잡는 강도 사건이더니, 이젠 범인이 흉기까지 휘둘렀다.


수습 기자가 된 후 하찮은 사건이나 건지고 있던 박악대는 흥분되었을 거고 분명 이 사건에 군침을 흘리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고민을 끝낸 박악대가 말했다.


“그럼 딱 질문 하나만 묻자. 나중에 너도 질문 두 개 해.”


사건 전체에 대해 들으면 나중에 사건 전체에 대해 두 번이나 말해줘야 한다는 사실이 부담이었던 듯 그가 말했다.


‘그 와중에 빠져나갈 구멍은 만들어뒀군.’


후에 내가 그에게 무언가를 물을 때, 박악대는 내 질문에 따라 답변을 교묘하게 피해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려고 사건 전체가 아닌 질문 한 줄로 처리한 것이다.


“좋아. 나도 너한테 구구절절 다 공유하는 건 싫으니까.”


그러자 박악대는 기다렸다는 듯 질문했다.


“그럼 질문 하나. 피해자 얼마나 다쳤어?”

“피해자? 안 다쳤어 멀쩡해. 놀라서 심신미약 정도야.”


그런데 내 말을 들은 박악대가 얼빠진 반응을 했다.


“......뭐? 너 그거 진짜야?”


나는 영문을 몰라 어깨를 으쓱했다.


“왜? 안 다쳤으니 다행이지.”


‘원래라면 죽지만.’


이번엔 칼에 손끝 하나 닿지 않고 끝났다.


그 때 옆에서 듣고 있던 이호진이 말했다.


“안 다쳤어? 다행이네.”

“어. 그런데 많이 놀란 것 같더라. 울던데?”

“울만 하지. 나였으면 기절했다.”


그런데 그 때 박악대가 나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말했다.


“너, 너 그거 거짓말이면-.”


부들부들 떨리는 손가락을 바라보며 나는 분명하게 전달했다.


“거짓말 아니야. 거짓말이면 내가 니 아들이다.”

“......!!”


그러자 내가 진실만을 말하고 있다는 걸 깨달은 박악대가 카메라를 집어 던지고 싶다는 표정을 지었다.


“심신미약 따위를 들으려고 내가 너랑 딜을 한 게 아니야!”

“안 다친 걸 뭐 어떻게 하냐?”

“아 짜증나! 그러려면 경찰차랑 구급차는 왜 왔다갔다 한 거야? 크게 다친 건줄 알았는데 멀쩡하다고?”


박악대는 혈압이 오르는지 뒷목을 잡았다.


“심신미약 정도로 무슨 기삿거리가 돼?! 강도라며? 무슨 칼 든 강도가 저 따위야?”


결국 박악대는 화를 참지 못하고 바닥에 돌아다니는 돌멩이를 잡아 던졌다.


길고양이가 한끝 차이로 돌멩이를 피하고 캬앙 울었지만 박악대의 관심 밖인 듯 보였다.


그는 화가 나는 듯 쿵쿵대며 그 자리를 떴다.


이제 이 쓸모없는 곳에는 관심이 없다는 듯이.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호진이 말했다.


“쟤 소시오패스야?”

“난 그럴 거라고 생각해.”

“소시오패스는 똑똑하다던데.”

“그럼 아닌가 보다.”


우리가 모르는 무언가 다른 병이 있는 게 분명하다.


박악대의 뒷모습을 보고 있는데 문득 이호진이 몸을 돌려 물어왔다.


“아 그게 문제가 아니라. 너가 왜 여기 있어? 너 휴가였잖아?”

“동기가 나 땜빵치느라고 팔 빠져라 일하는데 집에 가만히 있을 수가 있나.”

“그럼 경찰서로 오지,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범인을 잡았다고?”

“응.”


그러자 이호진이 얘는 뭐하는 애냐는 듯한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너 죽을 수도 있었던 건 알지?”

“알아. 하지만 비명 소리가 들리는데 어떻게 안 가냐?”


사실 거짓말이다. 나는 이미 경찰에게 연락을 한 뒤 일을 벌였다.

변명할 게 없어서 그냥 말했던 건데...


이호진이 나를 놀란 눈으로 쳐다봤다.


“.......설마 죽어도, 설사 죽더라도 그게 더 중요했다는 거냐?”

“뭐라고?”


되물었지만 사실 들렸다. 그런데 내 귀를 믿을 수가 없었다.


“너 뭐라 그랬냐?”

“......너 허약한 줄 알았더니 대단한 놈이었잖아?”


이호진의 말에 대한 의미를 물은 건데, 이호진은 감탄이나 하고 있었다.

나는 그의 착각을 바로 잡아주려 했다.


“이호진 나는 그런 게 아니라-.”


일단 내가 오글거려서 못 참겠다.

온몸이 불판 위의 오징어처럼 쭈글거리느니 그런 건 아니었다고 말하는 게 낫지.


“허약해서 휴가 받느라 동료 힘들게 하는 놈인 줄 알았더니...”

“.......”


나는 그의 오해를 냅두기로 했다.

뭐든 나쁜 것보단 좋은 게 낫지 않겠어?


“대단한 놈. 넌 이 시대의 진정한 기자다!!”

“.......”

“넌 취재를 위해서라면 병원 환자로도 숨어 들어갈 수 있는 놈이야!”

“왜 이야기가 그렇게 튀어?”


나는 이호진이 하는 그 일이 어떤 일인지 알고 있었다.


몇달 전에 기사가 하나 떴었다.

어느 산골 자기의 병원이 사실은 가족들이 버린 사람들을 데려다 가둬두는 곳이었는데, 환자 학대가 심했다고.


그런데 취재진 중 한 기자가 그곳에 환자로 숨어들어가서, 결국 그 병원의 문제를 밝힌 일이었다.


“나보고 거길 가라고?”

“너는 할 수 있어! 넌 기자 정신이 투철한 놈이니까!”

“그럼 너는?”

“나는 사회부나 정치부 싫다. 스포츠국이나 문화부 가서 뉴스 알리면서 사는 게 꿈인 놈이야.”

“......”

“하지만 너는...!”


표정을 보니 이호진은 정말 나를 그런 것도 할 수 있는 기자처럼 쳐다보고 있었다.


‘얘는 왜 같은 기자면서 기자를 동경하는 거야?’


나는 당황해서 말실수를 했다.


“아니 뭐, 예전에 취재할 때도 쓰레기 뒤집어 쓰고 잠입은 했었지만...”


뒷골목 쓰레기통에도 들어갔던 적이 있는 나였지만.


‘아무리 그래도 병원은 너무하잖아?’


그러나 그 말을 한 건 실수였다.

이호진이 두 손을 기도하는 표정으로 깍지끼며 나를 쳐다봤다.


“오오 벌써 취재를 했었어? 역시...!”

“아니 꿈꿨어.”


이호진의 반응이 슬슬 수치스러웠다.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돼!”

“아니 꿈꿨다고. 하지 말라고.”

“말하지 말라니! 이건 기자들 술자리 썰이야!”


이호진은 일평생 술자리 대화로 이 소재를 갖다 쓸 거라 말했다.


‘착하지만 이상한 놈이군.’


제발 이호진이 안 그랬으면 좋겠다고 나는 생각했다.



***



나는 언덕길을 내려가면서 곧바로 기세태에게 전화했다.


“선배, 저 정도운입니다. 보고 드리려 연락 했습니다.”


[보고? 너 지금 휴가 중이잖아.]


“휴가 중에 범인 잡았습니다. 여기 ㅇ일 오후 3시. 서울 범재구 ㅇㅇ동, 얼마 전부터 청아에서 강도 사건 벌이던 범인을 경찰이 체포했습니다. 관련 내용이랑 영상 사진 자료 보내겠습니다.”


내 자초지종을 한 줄로 줄여 들은 기세태는 적잖이 놀란 듯 했다.


[어떻게? 네가 범인을 잡아?]

“아, 우연입니다.”

[뭐? 우연? 우연이 아니라 이건...]

“예?”

[신입 넌 정말 기자 정신이 투철한 놈이었구나...?! 몸 허약해서 휴가나 받는 썩은 무인 줄 알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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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7화 잘익은 김치 23.11.14 42 1 12쪽
» 6화 잘익은 김치 23.11.13 43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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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화 내가 다시 신입? 23.11.08 57 2 12쪽
1 1화 내가 다시 신입? 23.11.08 6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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