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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회귀 후 기자왕으로 인생역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유담R
작품등록일 :
2023.11.06 13:06
최근연재일 :
2023.11.23 07:00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607
추천수 :
14
글자수 :
78,919

작성
23.11.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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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1화 마와리 끝

DUMMY

10화


그러나 놀라워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 팔짱을 끼는 사람도 있었다.


“수습이 보고 올린 거면 기사는 다른 기자한테 넘겨. 이거 아홉시 뉴스로 올라가야 하는데 신입이 방송을 할 수 있겠어?”


억양도 기사도 엉망이일 게 뻔하지 않냐는 말이었다.


“이 기사는 생방 아니고 녹화로 할 거기도 하고요. 그대로 버리기에도 아까워서요. 한 번 시켜보기나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기존의 원칙을 없애기란 조직에서 쉽지 않은 법이다.

여기저기서 탐탁찮다는 소리가 터져나왔다.


“기 기자.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다른 수습들은 뭐가 돼?”

“다른 수습들은 열심히만 한다면 다들 입봉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지 않을까요?”

“그래도 기존의 규칙이 있는 거야. 수습 때면 핏덩이일 땐데, 말이라도 제대로 읊겠어?”


말이라도 제대로 읊지 못하고 실수 투성이일지 모른다.

그 위험부담을 안고 가는 이유를 기세태가 말했다.


“하지만 기획 기사라서 다른 기자가 보도를 하면 기사를 뺐은 게 됩니다.”

“흠......”

“만약 정기자가 제대로 못하면 사건 킬하겠습니다.”


잠시 회의장 내가 조용해졌다.

다른 사람이 이렇게 주장한다면 그냥 넘겼을 텐데, 하필 기세태이니 마냥 무시하기도 뭐했던 것이다.


그 때 내내 조용히 있던 국장이 말했다.


“그래. 이렇게 다 써온 거 다른 기자들이 읊기만 하게 하기도 뭐하고. 일단 시켜나 보죠. 기 기자가 그렇게 말할 정도면 믿을만 한 것 같은데?”


국장이 그렇게 말하자 의견 대립에 대한 정리는 끝났다.


“그런데 기 기자 눈에 든 신입이라... 흔치 않은데 신기하네.”


국장의 말에 다른 부장들이 모두 그 기사의 맨 밑에 써져 있는 기자 이름을 바라봤다.


“정도운 기자라.”


모래알 같이 많은 방송국 기자들 중, 정도운이라는 이름이 데스크의 뇌리에 박힌 순간이었다.



***



그 소식은 밥을 먹고 있는데 찾아왔다.


[정기자, 아홉시 뉴스 입봉 준비해.]


물을 마시고 있던 나는 그의 말을 듣고 그대로 뿜었다.


“푸흡!”


아홉시 뉴스 입봉이라니.


수습인 내가?


그 말에 나는 잠깐 얼빠진 기분이 들었다.


“제가 보도를요?”


그러자 기세태이 피식 웃으며 물어왔다.


[왜 자신 없냐?]

“아니요! 자신 있습니다! 보도 준비하겠습니다!”


나는 곧바로 그에게 소리쳤다.


오랜만에 보도였다.


10년 전에는 기사 쓰는 게 일이었지만, 업계에서 퇴출 당한 후, 나는 아홉 시 뉴스에 다시 서는 일은 두 번 다시 하지 못했다.


‘사회면에 용의자로 나오면 모를까...’


“죽음 뒤에서야 또 다시 보도를 하게 될 줄이야. 이래서 세상은 오래 살고 봐야 한다는 건가?”


‘아니지 난 죽어서 기회를 얻은 거지.’


“.......”


전화를 끊고 곧바로 수첩을 꺼내 보도를 준비했다.


중요하게 알려야 할 키워드와 육하원칙, 분명한 사실들로만 이어진 기사를 짧게 적은 뒤 기세태에게 올렸다.


그리고 추가 문자도 뒤이어 도착했다.


[10시에 촬영 기자님 도착하실 거야.]


그리고 그 소식은 경찰서 내에서 가장 먼저 이호진이 알게 되었고,

그렇게 10분도 되지 않아 수습들 사이에선 소문이 퍼졌다.


“너, 너 진짜야?”


박악대가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한 채로 달려와 물었다.


“뭐가?”

“수습인데 왜 입봉을 해? 진짜냐고!”

“어 진짜야.”


‘왜 소리를 지르는지 모르겠네. 진짜 중학생 때랑 똑같잖아?’


어릴 때는 이런 그가 무서웠었다.


그런데 이젠 그냥 감정 하나 조절 못하는 미성숙한 성인으로 보였다.


그리고 그 순간 박악대가 말도 안되는 소리를 지어냈다.


“너... 너...! 니가 내 아이템을 뺐었어!”

“........뭐?”


순간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혔다.


‘뺐어? 내가 너 걸?’


나는 팔짱을 끼며 박악대를 쳐다봤다.


‘이 놈. 지가 무슨 소리 하는지도 모르는 거 아닐까?’


합리적인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다행히 이 공간에서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닌 듯 옆에 있던 이호진이 말했다.


“야. 기자들이 취재하는 거 당연한 거지 아이템을 뺐었다는 게 말이 돼?”

“.......”

“그 범죄 현장에 정도운 제외하고 다른 기자들 중에서도 네가 첫번째로 간 거 아니잖아?”

“.......”


그러나 박악대는 나만 노려보았다.


그건 애써 이호진이 말하는 진실을 회피하려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정도운은 그 사건으로 입봉하는 것도 아니고 그거 관련 다른 보도 거든?”

“무슨 다른 보도?”


그러자 박악대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강도 사건 관련이라고 해서 그 사건으로 입봉하는 줄 알았나보다.


할 말이 없어진 박악대는 곧 돌아서서 가버렸다.


나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내가 다른 사람의 아이템을 뺐어?’


이번 사건은 그렇지 않다.


애초에 이번 사건은 강도를 20년이나 일찍 잡은 것이다.


‘내가 잡았지.’


덕분에 공소시효가 지나기 전 잡아서 모든 책임을 물을 수도 있었고.

죽은 피해자도 없었다.


‘하지만 다른 사건들은?’


정도운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실 그는 앞으로 20년 동안 있을 모든 기자상을 다 읊을 수도 있었다.


취재하고자만 한다면 모든 기자상을 다 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내가 원하고자만 한다면 나는 한국에서 가장 이름을 날리는 기자가 될 수 있다.’


모두의 입에 오르락내리락 할 수 있고, 가장 언론 권력이 강한 인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한 오 년 정도 매 년 기자상을 탄다면 그렇게 되겠지.


‘나는 이미 다 아니까.’


하지만 그건 옳은 걸까?


내가 회귀했다는 특혜만으로, 그리고 영권에게 복수할 거란 목적 만으로.


‘고작 그런 것들로 다른 기자들의 노력을 내 것으로 할 권리가 있을까?’



***



촬영을 해주시는 기사님이 경찰서 앞에 도착했다.


“정무담 기자죠? 수습 기자인데 입봉을 한다는? 보통 정식 기자 되고 몇 년은 있어야 할까 말까인데, 대단하네.”


나는 그의 얼굴을 보자 마자 울컥했다.

그는 과거에도 내 촬영을 주로 해줬던 그 촬영 기사님이었기 때문이다.


‘진짜 옛날로 돌아간 것 같네.’


나는 그에게 머리를 푹 숙이며 인사했다.


“잘부탁 드립니다!”

“아이고 화이팅 넘치시네... 저야 말로요.”


촬영 기자는 젊은 게 역시 좋다며 허허 웃었다.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내쉬었다. 보도를 하러 바르게 서고 시선은 카메라를 향했다.


‘카메라 너머엔 사람들이 있다.’


그러니 카메라를 너무 노려보지도, 그렇다고 눈을 피하지도 않게.

말투와 억양은 너무 격앙되지도 너무 축 처지지도 않게.


‘기자가 감정을 내보이면 편향되어 보이니까.’


그런데 촬영 기자는 카메라 버튼을 누르려다 말고 나에게 말했다.


“어? 잠깐만요 정 기자님. 그냥 보도 하게요?”

“예?”

“이거 깜빡한 거 같은데?”


촬영 기자는 신입 기자의 재미있는 실수라고 생각했는지 하하 웃으며 마이크를 들어보였다.

마이크 앞면에는 BBE 방송국 로고가 적혀 있었다.


나는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결국엔 나를 죽이기까지 했던 마이크.


그러나 여전히 그것은 차갑고 따뜻했으며, 영롱하고 다정했다.


“정 기자님. 이제 촬영 시작하겠습니다. 레디~ 액션!”



*

*

*



그렇게 해서 아홉시 뉴스엔 협조를 해준 강오복 형사의 인터뷰와 청아가 뜨겁던 시절 범재에서 벌어졌던 범죄에 대한 기사가 나온 것이었다.


“어? 도하리 씨 또 오셨네요?”

“네. 첫 기사 나온다고 해서요.”


이번에도 도하리는 먹을 것을 잔뜩 들고 찾아왔다.

나는 이러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려 했지만, 가져온 게 후라이드 치킨이었다. 거절할 수가 없었다.


이호진이 닭다리를 뜯으며 그에게 다가와 속삭였다.


“하아... 난 네가 진짜 부럽다. 너무 예뻐...”

“.......”

“어떻게 구해도 저렇게 예쁜 분을... 듣고 있어?”

“.......”

“정도운 뭘 멍하니 있어? 닭이나 먹어! 다 네 덕분에 하는 호사인데.”


그 덕에 억지로 손에 닭다리를 들게 된 정도운은 짜증난단 표정으로 이호진을 쳐다봤다.


“왜? ...와. 저거 너네?”


이호진의 말에 나는 고개를 돌려 티비 쪽을 바라보았다.


티비에는 BBE의 아홉시 뉴스가 켜져 있었다.


오프닝이 켜지고 앵커와 아나운서가 간단하게 인사를 한 뒤, 곧바로 나오는 뉴스는 정도운의 뉴스였다.


“정도운 니 얼굴이야. 신기하다!”

“야! 소리 켜봐!”

“소리 켜! 동영상도 찍어놔야지~”


다들 손에 닭다리를 들고 있어서인가?

입봉 한단 이야기에 질투하던 기자들도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다들 만면에 미소였다.


민망한 기분에 정도운은 사진을 찍고 있는 기자를 타박했다.


“무슨 사진을 찍어? 하지 마!”


그러나 아무리 그라도 다수의 기자들을 막을 수는 없었다.

정도운은 카메라를 막으려 했지만 허공의 허우적거림으로 끝났다.


“아 왜? 이게 다 추억인 거라고.”

“맞아. 지금 우리 완전 거지 꼴인데 이거 다 나중엔 추억이라고. 추억은 미리미리 찍어둬야지!”


거지꼴로 추억이라 말해봤자 믿음이 안 갔다. 진실은 따로 있다는 걸 우리 모두 알았다.

한 명이 기어코 진실을 입밖으로 말했지만 애써 다들 무시했다.


“......추억일 거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지금을 견딜 수가 없다.”


“야. 쟤도 찍어. 정도운 지금 꼴이 너무 웃겨.”


거기다 기자들에게 몸이 막혀 버둥거리고 있는 모습을 찍기까지!


“야! 하지마!”


황급히 얼굴을 가려봤지만 이미 플레시는 켜진 뒤였다.


“에에~ 이미 찍었지~”

“에에~”

“에에~”


그 사이 텔레비전으로 정도운의 보도가 거의 다 흘러나왔다.


소란스러움에 우연히 지나가다가 기자실을 힐끔거리던 형사들도 축하한단 소리를 덤으로 얹어 줬다.


“신입이 고생했네. ...이건 축하빵!”

“크헉!”


그렇게 힘 좋은 형사님들께 등짝도 몇 대 후두려맞은 정도운이었다.


“오오 나도! 나도 축하빵!”

“하지마!”

“축하빵 나도!”


다른 기자들도 축하빵을 보곤 다들 팔을 들고 달려들었다.


“방금 진짜 세게 때린 사람 누구야?”


진짜 힘을 주고 때리는 기자놈도 있었다.


“내가 진짜 나중에 꼭 찾아내서 똑같이 때린다! 아악!”


나는 진심을 담아 소리쳤지만 그의 말에 귀 기울이는 기자는 없어 보였다는 게 문제였다.


지잉-.


휴대폰 진동이 울렸다.


아홉시 뉴스가 끝난 후 곧바로 공이등에게서 전화가 걸려온 것이다. 전화를 받은 나는 간략하게 설명했다.


피해자 인터뷰는 안되고, 대신 거기 있던 강오복 형사가 도와줬다고.

그리고 서장님은 자기 경찰서가 잘 찍히도록 주차장에 차를 다 빼줬다.


‘하하하! 기자님 앞으로 저희 범재 휴게실을 마치 내 집이다 생각하고 쓰십시오!’


서장님은 기사가 좋게 난다니 아주 좋아하셨다. 아무래도 이번 사건의 진정한 승자는 서장일지도 몰랐다.


“공이등 선배님, 그렇게 됐습니다.”

[“너... 두고보자.”]


공이등은 이를 갈며 전화를 끊었다. 내가 자신을 배신했다 생각하는 것 같았다.

거기다 하필 엮인 사람이 기세태이니 더더욱.


‘귀찮기는.’


공이등은 여전히 기세태를 자신의 라이벌로 생각하고 있는 듯 했다.


‘그냥 자기 인생 살 것이지.’


아무튼 피곤한 스타일들이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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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기자왕으로 인생역전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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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화 투자 23.11.22 21 0 11쪽
13 13화 마와리 끝 23.11.20 28 0 12쪽
12 12화 마와리 끝 23.11.19 33 1 11쪽
» 11화 마와리 끝 23.11.18 34 1 11쪽
10 10화 잘익은 김치 23.11.17 36 1 11쪽
9 9화 잘익은 김치 23.11.16 38 1 12쪽
8 8화 잘익은 김치 23.11.15 41 1 12쪽
7 7화 잘익은 김치 23.11.14 42 1 12쪽
6 6화 잘익은 김치 23.11.13 42 2 12쪽
5 5화 역전의 시작 23.11.12 48 1 12쪽
4 4화 역전의 시작 23.11.11 52 1 11쪽
3 3화 내가 다시 신입? 23.11.10 52 1 11쪽
2 2화 내가 다시 신입? 23.11.08 56 2 12쪽
1 1화 내가 다시 신입? 23.11.08 6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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