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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회귀 후 기자왕으로 인생역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유담R
작품등록일 :
2023.11.06 13:06
최근연재일 :
2023.11.23 07:00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605
추천수 :
14
글자수 :
78,919

작성
23.11.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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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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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9화 잘익은 김치

DUMMY

9화


도하리의 말에 귀를 후볐다.

잘못 들은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예? 지금 뭐라고 하셨죠?”

“아, 놀라게 해드려서 죄송해요. 다름이 아니라 병원 정신과에서 안정될 걸 찾으라고 해서요.”

“심장이 뛴다고 하시지 않았어요?”


그러자 도하리가 천연덕스럽게 말을 바꿨다.


“아 제가 그랬나요? 잘못 말했어요. 심장이 안정되네요.”

“.......”

“죽을 뻔했더니 세상 모든 게 다 예민하게 느껴졌었거든요. 길 가다가 화분 맞아서 죽을 것 같고, 멀쩡히 있는 차가 갑자기 달려와서 죽을 것 같은 그런 기분 아시죠?”


도하리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런데 정도운 씨랑 있으니까 좀 나은 거 같아요.”


그녀는 그 때 살려줘서 정말 고맙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내가 인간 진정제도 아니고.’


“아니에요. 저는 할 일을 한 것 뿐이죠. 비명 소리가 나는데 그냥 갈 순 없지 않겠어요?”


그러나 내 질문에 도하리가 단번에 얼굴색을 바꿨다.


“사건에 끼고 싶지 않아서 모르는 척 할 수도 있죠. 가령 저희 집앞에 살던 이웃분이시라던지.”

“아.”

“사람 답게 사는 것도 쉽지 않은 세상이니까요.”


나는 또다시 불판 위의 문어가 되었다.


“오늘은 그냥 감사하다고 인사하려고 왔어요. 많이 드시고. 추가로 필요한 거 있으면 여기-.”


도하리는 자신의 명함을 꺼내 정도운에게 내밀었다.


“혹시 필요한 거 있으면 연락 주시고요. 밥을 추가로 시키시든 아님 제 본업이든요.”


명함에는 ‘보안 회사’ 라고 적혀 있었다.


화이트 해커가 딱 할 법한 직업이었다.


“IP추적, IP숨기기, 기타 등등. 인터넷에서 할 법한 모든 일은 다 저에게 연락주세요. 아, 아직은 이게 얼마나 중요한 건지 잘 모르실 수도 있지만-.”


도하리가 다급하게 변명하듯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시대는 아직 인터넷과 보안에 대해 감각이 없을 때였다.


보통 사람들이 이런 명함을 본다면 경비요원 회사냐고 때다.


“압니다. 이게 뭔지.”


그 말에 도하리는 예쁘게 웃었다.


순수하게 알고 있어서 기쁘다는 표정이었다.


“아 참고로. 요즘 뉴스에서 계속 시끄럽게 떠들고 있는 CCTV요? 저는 찬성입니다.”

“......”

“만약 기자님이 저를 못 발견하고 제가 그 때 죽었더라면. 그 범인은 잡히지도 않고 살아갔을 걸 생각하니 너무 억울해요.”


실제로 강도 사건 범인은 20년 뒤에 잡히긴 한다.


공소시효는 지나서 살인죄 처벌을 못해 그녀의 억울함은 풀리지 않지만.


한편 도하리는 자신의 앞에 서있는 기자가 마음에 들었다.


자신이 구해줬다며 돈이라도 요구한다면 줄 생각이었건만, 그는 딱히 원하는 것도 없어 보였다.


도하리는 정말 진심이었다.


“정말로 필요한 거 있으면 연락하세요. 제가 이 서울 바닥 웬만한 회사 보안은 다 잡고 있어요.”


도하리는 실력자란 뜻으로 그렇게 말했지만, 정도운은 조금 다른 생각이 들었다.


‘서울의 모든 회사. 그렇다면 ksk나 영권도?’


“그런데 그런 분이 왜 재개발 지역에?”

“그냥... 기분 전환?”

“기분 전환?”


아주 수상한 변명이었다.


원래 죽었어야 할 사람이 살아버렸다.

그 작은 날개짓이 후에 어떤 태풍이 되어 돌아올지 정도운은 아직 몰랐다.


“그럼 나중에 다시 봐요.”


하지만 왜인지 곧 다시 볼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한편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도하리는 정도운을 마주보고 있으며 생각했다.

내가 필요 없다면, 내가 필요하게 만들면 된다고.


‘내 필요는 내가 만들어.’


그녀는 지금 당장 머릿 속으로 주르륵 생각해 낸 내용들을 떠올리며 말했다.


“기자님. 주식 좋아해요?”

“아니요?”

“그럼 구해준 것에 대한 사례비는요?”

“됐어요. 몸조리나 잘 하세요.”


정도운이 돌아서려 했다. 도하리는 다급하게 그를 불러 멈춰 세웠다!


“그럼 이건요? 정보를 빼낸다거나!”


그러나 그 순간 정도운이 움찔했다.


‘이게 통하네?’


도하리는 그의 망설임을 놓치지 않았다.

본능적으로 움찔했다는 건 그만큼 그것이 간절하단 뜻이다.


‘...그걸 어디다 쓸지는 모르겠지만.’


“.......”

“혹은 컴퓨터에서 어딘가에 숨을 때라던가?”


그건 보안 회사에서 일하는 도하리의 전문 분야였다.


그리고 그 때 정도운이 미끼를 물었다.


“...숨어?”

“아직은 필요성을 잘 모를지도 모르겠지만, 이 세상은 ip로 되어 있고, 곧 있으면 사람들 중 누구도 ip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을 거예요.”


인터넷은 점점 더 생활에 밀착할 것이고, 사람들은 그게 없으면 생활하지 못할 거다.


도하리 같이 컴퓨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 수 있는 미래다.


더불어 인터넷 신분증이라고도 불리는 ip.

하지만 때론 그 ip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있겠지?


“쉐도우라고 하죠. 뭐, 나 혼자 붙인 이름이에요.”

“ip를 못찾게 숨겨줄 수 있다는 건가요?”

“완전히는 아니고 뭐, 이중 삼중으로 찾기가 많이 힘들게 만들어 주겠다는 거죠.”


도하리는 설명하면서도 정도운의 관심이 그것에 닿는 것에 살짝은 의외라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의 정보를 캐내는데는 모를까, 모두의 시야에서 사라지게 하는 방식에 더 관심을 가질 줄은 몰랐네.’


아니나 다를까 정도운도 뒤늦게 도하리의 방식에 이의를 제기했다.


“...그런 걸 얻게 되면 남이 무슨 짓을 할 줄 어떻게 알고요?”

“모르죠.”


쉐도우로 만들어준 사람이 마냥 좋은 일을 할지는 도하리는 모른다.

그러나 도하리는 어깨를 으쓱했다.


“아예 ip를 못 찾게 만드는 건 불가능하죠. 이 지구를 떠서 우주로 나간 게 아닌 이상. 다만 일반인, 아니 적어도 이 대한민국 나라에서는 찾을 자가 없게 만들어는 볼게요.”

“.......”


그 말을 듣고 정도운은 생각했다.


‘그건 나랑 비슷하네.’


사실 정도운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회귀를 한 그 순간부터, 아니 회귀 전에 그의 인생이 꼬라박기 시작할 무렵부터 생각했던 게 있었다.


‘내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면.’


그는 수많은 sns 채널들과 땡튜브 기자 채널을 보며 생각했다.


‘기자라고 뉴스로만 모든 것을 말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미리미리 내가 말할 수 있는 출구도 뚫어놓을 걸.’


아무런 반박도 못하고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말하는 것을 지켜만 봐야 하는 건 너무 답답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개인이 조직을 반박할 수 있는 수단은 없었다.


‘그래서 회귀 할 때부터 생각했었지. 나도 블로그나 땡튜브를 열어 내 힘을 길러 볼까?’


조직의 힘이 아닌 내 개인의 힘.

미래는 그게 있어야 삶아남는 시대가 아니었을까?


‘그러나 그걸 실행시키려면 일단 기자 윤리를 몇 개 어겨야 해.’


원래 삶에서 정도운은 기자 윤리를 어겨본 적이 없었다.


그 때 도하리가 이어 말했다.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게 이런 짓을 하냐고 묻는다면... 사람이 그렇잖아요? 한번 죽을 뻔 하니 도덕 관념이 많이 낮아졌달까요?”


정도운의 속마음을 듣는 것도 아닐텐데도, 그녀의 말에 정도운은 흔들렸다.


“어차피 죽을 건데 그딴 게 다 무슨 상관이야.”

“!”

“라고 생각하게 된달까?”


어차피 똑같이 흘러갔다 죽을 거라면, 뭐든 해봐야 하는 게 아닐까?


도하리는 마지막으로 명함을 가리키며 말했다.


“한 번 생각해 보세요. 난 기자님께 꼭 필요한 사람이고 싶거든요. 제가 은혜는 꼭, 제대로 갚는 스타일이라서.”


왜인지 귀인이 한 명 생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



서울의 어느 시경 기자실.

BBE의 시경 캡(마와리를 도는 수습/2진 라인 기자들에게 취재 지시를 내리는 경찰 취재 최고참) 공이등은 위로 올라온 정도운의 보고를 보고 의자에 앉아 있다 단번에 일어섰다.


“뭐? 피해자가 죽을 뻔한 걸 구했던 게 우리 기자라고?!”


대체 이렇게 중요한 정보가 왜 이제 들어왔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대체 선배가 누구야?!”


대체 어떤 2진 기자가 수습을 쓰레기처럼 가리켰는지 궁금해서 명단을 열어본 공이등은 단번에 뒷목을 잡았다.


“아... 기세태 이 개자식!”


기세태는 공이등과 동기였다.


“이러면 갈굴 수도 없잖아?”


아무리 동기라도 현재 캡은 공이등이었다. 그러나 공이등은 기세태를 어려워했다.


사실 기세태는 늘 공이등보다 먼저 달려나가던 놈이었다.


선배들에게 인정 받던 것도 더 빨랐고, 기자상도 더 빨랐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원래 시경 캡이 기세태였다.


다만 기세태는 기자면 뛰어다녀야지, 가만히 앉아 보고 받는 게 싫다면서 시경 캡을 스스로 관뒀었다. 여러모로 재수없는 놈이었다.


“기세태 얘는 아무튼 이래서 안돼. 기자가 피해자를 구해준 거면 다른 방송국 같은 보도를 내보내는 게 아니라 특이점이 있는 보도를 내보냈어야지?!”


공이등은 당장 정도운에게 전화를 걸으려 핸드폰 전화번호부를 뒤지기 시작했다.



***



경찰서에 있던 감자알 같은 수습 기자들은 신이 나 있었다.


“밥이다... 밥이야!”


그들의 앞에는 뜨끈한 삼계탕이 1인 1닭으로 있었다.

평소 김밥으로 대충 떼우던 그들은 삼계탕에 감격하며 걸신 들린 듯 먹기 시작했다.


게눈 감추듯 삼계탕이 입에 들어갔다. 마치 청소기처럼.


“국물... 따뜻한 국물 오랜만이다... 훌쩍...”


도하리는 이상하게 기자들 사이에 잘 섞였다.

밖에 나갔다 온 나는 문득 기자들과 도하리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였다.


도하리의 옷차림은 전혀 기자가 아니었음에도.


“아, 지금 하는 이걸 사쓰마와리라고 한다고 했죠~”

“줄여서 마와리라고 하죠.”

“신기해요. 늘 기자들이 어디서 정보 얻는지 궁금했거든요.”

“노가다 까는 거죠. 경찰서 돌면서.”

“그렇구나~”


나는 그들 옆에 적당히 잡고 삼계탕을 뜯으며 생각했다.


‘카멜리온 같다고.’


그런데 그 때 전화가 걸려왔다.

공이등 캡에게서였다.


‘무슨 일로 전화를 했지?’


캡과 수습 사이엔 다른 기자들이 많았다. 그런데 다이렉트로 여기까지 전화가 온다니?


“네 캡. 정도운입니다.”


나는 사실 이 사람과 만나길 바라지 않았다.


미래에 기세태는 사회부장 자리에서 밀려나고부터 지방으로 보내진다.

그런데 그 때 사회부장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던 그 사람.


‘그 사람의 오른팔이 이 사람이었지.’


승진을 위해 얼마든지 야비해 질 수 있는 사람, 진실과 관계 없이 나를 골로 보내는데 일조한 공이등.


그러나 나는 애써 감정을 갈무리하고 냉정하게 전화를 받았다.


그런데 상대가 내 냉정을 방해했다.


[“너 피해자 인터뷰 좀 따와라.”]

“예?”

[“네가 피해자 구했다며? 인터뷰 좀 따오라고. 생명의 은인이면 그 정도는 해줄 수 있는 거 아니야? 아픔은 나눠야 치유되는 거야, 정기자~”]

“.......”


자고로 아픔이란 나눠야 치유되는 것이지.

피해자도 위로 받고 싶은 마음이 왜 없었겠어?


하지만 다들 안하는 이유.


‘그렇게 튀면 여론이 피해자 신상을 뒤질 텐데?’


지금은 피해자 신변 보호 따윈 개나줘 시절.

몇몇 악질은 가해자 보다도 피해자 신상을 더 궁금해하고 캐내던 시절이다.


‘이 새끼 뭐야?’


통화로 해서 다행이다.

만약 실제로 얼굴을 맞대고 이 소리를 들었으면 입모양으로 욕이라도 갈겼을 테니까.


더 들을 필요도 없었다. 나는 이미 결심을 끝냈다.


‘당연히 거절이다. 안 할 거야.’


그런데 대답을 하려는 순간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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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1화 마와리 끝 23.11.18 33 1 11쪽
10 10화 잘익은 김치 23.11.17 36 1 11쪽
» 9화 잘익은 김치 23.11.16 38 1 12쪽
8 8화 잘익은 김치 23.11.15 41 1 12쪽
7 7화 잘익은 김치 23.11.14 41 1 12쪽
6 6화 잘익은 김치 23.11.13 42 2 12쪽
5 5화 역전의 시작 23.11.12 48 1 12쪽
4 4화 역전의 시작 23.11.11 52 1 11쪽
3 3화 내가 다시 신입? 23.11.10 52 1 11쪽
2 2화 내가 다시 신입? 23.11.08 56 2 12쪽
1 1화 내가 다시 신입? 23.11.08 6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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