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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몽기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완결

도월씨
작품등록일 :
2023.05.19 13:49
최근연재일 :
2023.05.20 22:45
연재수 :
65 회
조회수 :
17,703
추천수 :
202
글자수 :
371,828

작성
23.05.19 23:40
조회
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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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1쪽

55

DUMMY

“준비를 제대로 했는지 궁금하군.”

“별 걱정을. 당신들이나 제대로 준비했는지 의문이군.”


벌레들의 울음소리가 크게 들릴 정도로 깊은 밤이 찾아왔다. 어둠 속에서 서로의 얼굴만을 보이던 이들도 이것을 알았는지, 나지막한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헌데, 우리야 그렇다 쳐도. 당신은 손해 볼 것이 없지 않나?”

“흥, 이번에도 폐하께 좋지 못한 모습을 남긴다면 난 무기의 소유권을 잃고 초야로 쫓겨나겠지. 잃을게 없지는 않다고.”

“뭐, 당신이 그렇게 말한다면 상관없겠지. 그래도 무기의 소유를 인정해주는 것에 만족하라고.”

“그나저나 의외야. 태후가 이번 대결을 반대할 줄을 몰랐거든.”


무유가 운적에게 선심 쓰듯 말하자 운적이 그를 낮게 깔아보며 답했다.


“태후께서는 이번 대결에서 승리하여 지금의 위치조차 빼앗기는 것을 원치 않으시지.”

“보아하니, 보국이 승리하면 지금 황제의 권한이 더욱 강해지는 기회가 생기니깐, 그것을 두려워하는군?”

“.....”


운적의 남다른 감각이 모용연의 계획을 알아차리자, 무유의 표정이 빠르게 굳어졌다.


‘역시, 저번 만남 때도 그랬지만, 계산이 빠른 자로구나. 기회를 틈타 이자의 무기를 가로채야겠어.’


남유에게 패배한 직후 자신을 되돌아본 운적의 경지는 저번보다 오른 상태였다. 그 덕분 이였는지, 무유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단 눈에 파악한 그가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됐고, 우리의 만남이 길어질수록 꼬리가 밟힐 위험이 있으니, 다음 이야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지.”

“알겠네.”


각자 다른 생각을 꿈꾸는 그들이 누가 볼세라 황급히 모습을 감췄다.


***


다음날 아침. 풀잎에 맺힌 물방울들이 땅을 적시며 향긋한 내음을 풍기기 시작했다.


“아으으.. 오랜만에 푹잤네.”

“...으음, 그러게요. 어제 도착한 사람들 덕분에 일감이 줄어서 그런가.”


안과 은월이 오랜만에 푹 잤는지 기지개를 펴며 아침을 맞이했다.


“일어났습니까?”

“누구십니까?”

“저, 연금입니다.”

“연금? 아!”


갑자기 들린 목소리에서 뜻밖의 이름이 나오자 안이 그를 맞이하러 나갔다.


“오, 형님. 잘 지내셨나요?”

“네가 이곳에 왔을 줄을 생각지도 못했네.”

“승상이 형님과 같이 계셨던 것을 알고는 직접 승상께 부탁을 드렸죠.”

“그래? 그런데 굳이 이곳까지 올 필요는 없었을 텐데.”

“...네? 승상께 아무 말씀 못 들으셨나요?”

“무슨 말?”

“...아, 하긴 형님께서는 제가 이곳에 왔다는 것도 방금 아셨을 테니. 들은 이야기가 없으시군요. 사실은...”


연금은 자신이 승상에게 들은 말들을 안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정말, 그 이야기를 다 했다고?”

“네, 그런데, 별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저 밖에 모르거든요.”

“하, 대체 무슨 생각으로.”


승상이 이번 계획의 일부를 연금에게 말했다는 것을 알아차린 안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도련님. 잠시 만요.”


자신을 부르는 은월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안이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무슨 일이야?”

“아무래도 저희의 우려가 맞을지도 모르겠어요.”

“스승님이 말씀하신 내용 말이지?”

“네, 아무래도 승상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게 분명해요.”

“... 그래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대비를 마쳤으니깐 큰 걱정은 없는데.”

“보장도 준비를 마쳤으니깐 상관은 없는데,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네요.”

“그렇다면...계획을 앞당겨야겠어.”

“무슨 말씀이세요?”


갑작스러운 안의 제안의 은월이 깜작 놀라 물었다.


“승상이 연금에게도 말을 꺼낸 것이 아무래도 수상해. 그를 오래도록 봐 왔지만. 이런 감정이 드는 것은 처음이거든. 어차피 장소도 이미 정리를 해 뒀고, 당장 진행해도 문제는 없을 거야.”

“두 나라가 승낙할까요?”

“승낙을 안 하면 하게끔 만들어야지.”


자신 있게 말하는 안의 모습을 보고는 은월이 조금은 걱정스러움을 내 비쳤다. 까딱 잘못하다가는 모든 게 물거품이 될 위험이 있었다. 심지어 아직 원기의 흐름의 가닥조차 제대로 잡지 못했기 때문에, 저번과 같은 기회가 두 번 다시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그럼, 도련님의 계획은 뭔가요?”

“사냥꾼의 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결투를 진행하게 만들어야겠어.”

“그, 그건 너무 말이 안돼요.”

“맞아, 말이 안 돼. 하지만 무기를 사용한 이들이 힘이 빠져 버린다면, 승상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르잖아?”

“무모해요.”


은월이 안의 계획을 듣고는 고개를 저었다. 보와 오는 서로가 사냥꾼의 무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참여했기 때문에 그들이 도저히 요구를 들어 줄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다녀올게. 씻고 있어.”

“조심하세요.”


안이 젖힌 수건으로 얼굴을 대충 닦아내고는 자리를 떠났다.


“응? 아우가 이른 시간에 웬일인가?”


밖에서 병기를 점거하던 웅의가 걸어오는 안을 발견하고는 말을 건넸다.


“아, 형님. 마침 잘 됐습니다. 폐하께서는 어디 계신지요?”

“폐하께서 라면 아직 주무실 텐데. 무슨 일인가?”


안이 웅의의 말을 듣고는 얼굴의 작은 미소를 지었다.


“그럼, 형님이 대신 폐하께 말씀을 올리셔야 할 것 같습니다.”

“무슨 말을?”

“이번 대결은 앞당기는 것과, 사냥꾼의 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조항을 넣을 생각입니다.”


안의 말이 끝나자, 싱글 거리던 웅의의 표정이 삽시간에 변했다.


“그,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린가? 갑자기 일정을 앞당기겠다는 것도 모자라서, 무기의 사용을 금하다니?”

“계속해서 생각을 해봤는데, 만약 사냥꾼의 무기를 사용하다가 한명이 다른 마음을 품고 군주를 향해 공격을 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야, 그러면 아직 대결을 치루지 않은 이가 폐하를 보호 하면 되는 것이고, 만약 그랬다가는 바로 그 자리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인데. 누가 그런 생각을 가지겠는가?”

“물론, 만약을 대비하자는 겁니다. 형님께서 부상을 입고 쓰러져 있는데, 남은 두 명이 다른 한명을 공격을 한다면 혼자 막아낼 수 있겠습니까?”


“허.. 이것 참.”


웅의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혀를 내둘렀다. 안의 말이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틀린 말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일, 일단 폐하께서 어떻게 생각하실지 물어는 봐야겠네.”

“그럴 필요 없을 것 같군요.”


안이 말을 마치며 웅의가 서 있는 자리 뒤쪽으로 손을 들어 올렸다.


“목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서 생각보다 일찍 일어나 버렸군.”


손오가 피곤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희의 대화를 들으셨군요.”


안의 말을 손오가 고개를 끄덕였다.


“내키지는 않지만, 말이 틀린 것도 아니니 나쁘지 않은 조건이라고 생각하네.”

“감사합니다. 그럼 일정은 오늘 오후로 잡아 놓을 테니. 형님께서는 운광과 함께 준비를 해주시죠.”


생각보다 빠른 승낙에 안이 발길을 돌렸다.


“폐하. 정말로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입니까?”

“뭐, 의장군의 실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알겠습니다. 준비 하도록 하지요.”


웅의가 손오의 말에 빠르게 수긍하며 허리를 숙였다. 이미 그가 승낙을 한 이상 다시 돌이킬 수 없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


“하, 무슨 이런 말도 안 나오는 상황이 있나.”

“어쩔 수 없지 않는가, 이미 보국도 조건을 받아 들였고, 폐하께서도 그 자의 말을 듣고 생각을 바꾸셨으니.”

“아무리 그래도 이건 말이 안 됩니다. 장군은 몰라도, 저는 무기가 없으면!”


남유와 운적이 서로 대화를 나누다가 흥분한 남유의 모습이 대화를 끊었다.


“그러게, 평소에 사냥꾼의 무기에 너무 의존하면 안 된다 하지 않았는가.”

운적은 어쩔 줄 몰라 하는 남유를 보며 콧방귀를 뀌었다.


“.... 이거나 드시지요.”


얼굴이 붉게 변한 남유가 운적을 향해 작은 주머니를 던졌다.


“이게 무엇인가?”

“승상이 장군께 드리는 단약입니다.”


삼(三)이라는 글자가 떡하니 보이는 주머니를 열자 3개의 단약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효과가 무엇인가?”

“그저, 기력을 올려주는 효과입니다. 승상께서 장군과 제 사이가 껄끄러운 것을 알고도 드리는 것이니 감사히 여기시지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남유가 신경질 적인 말투를 내 뱉고는 밖으로 나가버렸다.


‘꼴에 승상이라고 이런 것을 준비했나. 성의를 봐서라도 하나정도는 괜찮겠지?’


성국출신이라는 불신이 그의 마음에 남아있었지만, 남유를 도왔다던 이야기가 떠올랐는지, 단약 한 알을 입으로 집어넣었다.


“캑, 생각보다 쓰군.”


목으로 넘기기 힘들었는지 운적이 재빨리 차를 들이켰다.


“장군,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누구더냐?”

“잘 모르겠습니다. 급하다는 말 밖에.”

“아, 들여보내라.”


자신을 찾아온 이가 누군지 알았는지, 운적이 그를 안으로 불렀다.


“이, 이게 어떻게 된 건가? 갑자기 모든 일정이 바뀌다니.”

“당신이야말로 미쳤군. 이런 대낮에 대놓고 이곳에 찾아오다니.”


무유가 불안감에 휩싸인 눈동자로 운적을 붙잡았다.


“이러면 우리의 계획이 물거품이 되지 않는가!”

“어허! 그래도 이 사람이.”


운적이 자신을 붙잡고 있는 그의 손을 매몰차게 떼어냈다.


“아, 아. 미안하군. 내가 너무 흥분을 했어.”


무유는 자신의 실수를 알아차리고는 빠르게 사과했다. 운적이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맘만 먹으면 자신을 죽일 수 있는 위치라는 것을 뒤늦게 떠올렸기 때문이었다.


“자네와 나는 협력 관계지, 상하 관계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알 텐데.”

“그, 그렇지. 서로의 계획을 위한 협력 관계지.”

“그럼, 다시는 이런 일이 없으면 좋겠군.”

“알겠네. 앞으로 조심하도록 하지.”


무유가 빠르게 자신의 모습을 낮추자, 운적이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일단, 자네는 성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병사들에게 전하게. 자네가 준비한 병사들 말고, 내 병사들 말일세.”

“나를 오의 진영으로 보내는 건가?”

“내가 써주는 서신 하나면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을걸.”

“...알겠네. 그럼 기다리도록 하지.”


무유의 처진 어깨가 운적이 건네는 서신을 건네받았다.


“내 생각에는 일각 안에 모든 상황이 끝날걸 세. 그 안에는 일각 이후의 상황을 전해 놨으니. 그대로 움직이면 될 것이야.”


무유가 운적의 말을 듣고는 도망치듯 밖으로 나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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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61 23.05.20 142 2 12쪽
60 60 23.05.20 140 2 13쪽
59 59 23.05.20 142 2 10쪽
58 58 23.05.19 146 2 10쪽
57 57 23.05.19 147 3 10쪽
56 56 23.05.19 156 3 11쪽
» 55 23.05.19 156 3 11쪽
54 54 23.05.19 172 3 11쪽
53 53 23.05.19 171 3 11쪽
52 52 23.05.19 168 3 12쪽
51 51 23.05.19 168 3 10쪽
50 50 23.05.19 166 3 9쪽
49 49 23.05.19 168 3 12쪽
48 48 23.05.19 176 3 10쪽
47 47 23.05.19 184 3 13쪽
46 46 23.05.19 176 3 13쪽
45 45 23.05.19 176 3 17쪽
44 44 23.05.19 187 3 13쪽
43 43 23.05.19 185 3 13쪽
42 42 23.05.19 180 3 12쪽
41 41 23.05.19 191 2 16쪽
40 40 23.05.19 184 3 16쪽
39 39 23.05.19 187 3 15쪽
38 38 23.05.19 186 3 14쪽
37 37 23.05.19 191 2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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