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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몽기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완결

도월씨
작품등록일 :
2023.05.19 13:49
최근연재일 :
2023.05.20 22:45
연재수 :
6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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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202
글자수 :
37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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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19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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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37

DUMMY

새벽 달이 부끄러워 하며 아침을 피해 숨어드는 시간. 황국을 지탱하는 큰 별 하나가 서쪽을 향해 떨어지는 것이 발견됐다.


“황제 폐하 께서 승하하셨습니다.”


“뭐라?”


황제의 죽음.


오랫동안 누워 있다가 허망하게 죽음을 맞이했다. 이 소식을 가장 먼저 접한 것은 왕준이었다.


“일, 일단 모든 관료들을 지금 당장 입궁하라고 하시오.”


“알겠습니다.”


왕준의 갈라지는 목소리가 그의 갈팡질팡한 감정을 그대로 보여줬다.


‘이제 내가 이 나라의 지존이 되는 것인가?’


떨리는 두 팔을 움켜잡고 감정을 추스르기 시작했다.


슬픔과 기쁨 두 감정속에서 그가 가장 먼저 택한 것은 기쁨이었다.


이 소식은 곧 바로 구호방에게도 전달 되며 화원과 소명에게 까지도 전달이 되었다.


“방금 이야기 한 것이 사실입니까?”

“예, 방금 폐하께서 승하하셨다는 소식이 왕준에게 전달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럴수가..”


화원은 슬픔을 못이기며 자리에 주저 앉았다.


옆에 있던 구호방의 사람이 팔을 붙잡지 않았더라면 머리에 큰 충격이 가해질 뻔했다.


“으흐흑, 이렇게 허망하게 돌아가시다니.”


눈물이 마를 기미를 보이지 않는 화원의 모습에 구호방의 사람은 자리를 비켜주기로 했다.


‘천관의 제자분들에게 이소식을 전해야 겠구나.’


구호방의 사람은 재 빨리 자리를 비우며 급보를 밖으로 전달하기 위해 몸을 움직였다.


***


“허어, 큰 별 하나가 떨어졌구나!”


촛대의 향이 희미하게 퍼져나가는 공간에서 도품이 별자리를 관찰하다 이상함을 눈치챘다.


“얘야, 이리로 오거라.”


“예, 스승님.”


“서신을 하나 적어줄 터이니, 이 것을 폐하께 전달해 주거라. 북남국의 승리가 머지 않았다고.”


저번 사건 이후로 아직 내상이 완전히 회복 되지 않아, 예언을 볼수는 없었다.


그러나 도품은 천문을 읽는 것도 능통하여 자신의 직감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아차렸다.


‘하늘도 우리를 돕는 것인가? 황국을 생각보다 빨리 정벌할수 있을 것 같구나. 제발 예언의 일이 발생하지 말아야 할텐데.’


속으로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며 붓을 들었던 도품이 손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그대로 팔을 뻗어 그의 제자에게 서신을 건넸다.


“자, 시간이 없다. 모든 것은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할게야.”


“네, 알겠습니다.”


빠르게 자리를 떠나는 제자의 뒷 모습을 보며 도품이 크게 한숨을 내뱉었다.


***


“도련님, 도성안의 분위기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그렇구나.”


해가 중천에 떠있는 시간.


은월과 안이 도성에 들어오는데에 성공했다.


‘황제가 죽었구나.’


이미 황국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고 있는 은월과는 다르게 안은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일단, 이곳을 벗어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유가 무엇이냐?”


“도련님의 얼굴은 도성에서도 이미 수배령이 떨어진 상태가 아닙니까.”


“두건을 두르고 있는데, 설마 우리를 알아보겠느냐?”


안의 말대로 얼굴에 칭칭 감은 두건 덕분에 얼굴을 알아보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그게 더 이상하다고 느껴지지 않습니까?”


은월이 처음으로 허탈한 미소를 짓자, 안이 조금 당황한 듯 눈동자를 좌우로 굴렸다.


“네, 네가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처음이구나.”


“앗, 죄송합니다.”


은월이 자신도 모르게 짓고 있던 미소를 황급히 걷었다.


“흠,흠.”


안이 자신의 말에 당황하는 반응을 보인 것이 꽤 귀여웠는지, 은월이 감춰진 두건 아래로 수줍게 웃음을 지었다.


“자, 어서 구씨가 있는 곳으로 가세, 이제 곧 얼마 남지 않았겠구만.”


“그러게 말일세, 황제가 승하하시자 마자 뭐가 그리 급하다고 움직이려는지.”


지나가던 노인들과 스쳐지나가던 때. 그들의 대화가 안의 귀를 자극했다.


“저, 저기 방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누, 누구쇼?”


“아, 전쟁을 피해 도성으로 피난온 변방 백성입니다.”


안은 자신의 목소리를 들키지 않게 가느다란 목소리로 바꿔 말했다.


“아, 그렇구만. 아니 오늘 새벽에 황제께서 돌아가셨지 뭐요. 쯧쯧, 태자께서 결국 일을 치루신게야.”


“이보게! 입조심 하게.”


“아니, 뭐 틀린말 했는가? 어차피 변방에서 온 터라 도성 소식도 잘 모를텐데. 어쨌든 난 이만 가봐야 겠소.”


노인이 멈춘 발을 움직이려 하자, 안이 다급히 그의 손을 붙잡고 한가지 더 물었다.


“방금 구씨이야기는 또 뭔지 알수 있겠습니까?”


안의 말을 들은 노인들의 눈이 서로를 마주보더니 나지막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곳은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이니 우리를 따라 오시오.”


“아, 감사합니다.”


노인들이 먼저 자리를 옮기자, 안이 은월을 향해 손짓하며 불렀다.


“도련님, 따라 가실겁니까?”


“그래, 아버지가 계신곳을 알수 있을 것 같구나.”


“알겠습니다...”


“왜 그러느냐?”


“아, 아닙니다. 배가 좀 아파서.”


“그래? 그럼 나 혼자 다녀올 테니, 넌 일을 치루고 여기서 기다리거라.”


“네..”


안에게 배가 아프다는 핑계를 대며 거짓을 말한 것이 부끄러웠는지, 은월의 얼굴이 곧 터질 것 같이 붉게 물들었다.


“안오는게요?”


“아, 갑니다.”


노인이 뒤돌며 안을 부르자, 그가 은월을 향해 미소짓고는 그대로 그들을 따라 나섰다.


‘장난질을 하는군.’


은월은 안이 자신의 시야에서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는 순식간에 그 자리에서 모습을 감췄다.


한편, 노인들과 함께 이동을 하던 안은 작은 골목길에 들어서 발걸음을 멈췄다.


“후우, 걸음들이 꽤 빠르시군요. 군인이셨나 봅니다.”


“하하, 맞소, 우리들은 퇴역군인이지.”


안이 슬쩍 눈을 돌려 주위를 살펴 보았다.


누가 봐도 사람이 다닐 것 같지 않게 생긴 골목이었다.


그 비좁은 사이를 두고 서로가 대치하듯 마주보며 자리에 서 있었다.


“자, 이제 구씨 이야기를 해주시겠습니까? ”


먼저 입을 연 것은 안이였다.


“당연하지, 구씨 이야기는 잘못하면 목이 날아가 이곳에서 이야기 하는 것을 이해해주게.”


노인중 한명이 허허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그런데, 구씨에 대해서는 왜 물어보는가? 그는 황국에서는 역적과 다름이 없는 인물이네만.”


옆에 있던 다른 노인 한명이 안에게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아, 전에 제가 살던 마을을 구씨 상단이 도와준적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안은 자신의 신분을 들키지 않기위해 거짓을 내둘렀다.


“그런가?”


“맞는거 같은데?”


노인들이 서로를 향해 이야기를 나눴다.


“무엇이 말입니까?”


“하하하!”


안의 질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노인들의 모습이 젊은이들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마영적?”


안이 그들의 모습을 보고 놀라며 발을 한발짝 물러섰다.


“그래, 우리가 마관도주의 사람들이다.”


“내가 오는걸 알고 있었나?”


“장로께서는 모르시는게 없거든.”


“마벽이로군.”


마벽을 떠올리자 자신의 손에 힘이 들어간 것을 느낀 안이 그대로 허리춤에 손을 가져다 댔다.


“나를 왜 기다린 것이냐?”

“당연히 네놈을 죽이려는거지.”


“나를 죽인다?”


“그래, 장로께서 직접 나서실 필요 없이 우리가 알아서 처리해주마.”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먼저 공격을 시도한 것은 다름아닌 안이였다.


쐐액.


짧디 짧은 단도 하나가 빠르게 허공을 가르며 그대로 앞에 있는 남자의 허리를 끊었다.


“악!”


허리를 가격당한 남자는 반응도 못해보고 순식간에 뒤편으로 나가 떨어지며 고개를 떨궜다.


“이, 이놈이!”


동료가 쓰러진 것을 바라본 남자가 기운을 모아 그대로 안의 얼굴로 손을 뻗었다.


툭.


그러나 그의 매서운 공격도 안의 가벼운 발길질로 닿지 못하고 그대로 바닥에 부딪혔다.


“크윽.”


남자가 몸을 일으켜 고개를 돌렸다.


휘이잉.


그러나 칼날은 이미 그의 목 가까이 있는 상태였다.


“마벽은 어디 있느냐?”


안의 목소리가 무겁게 깔리며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 날 위로 아직 온기가 느껴지는 피가 남자의 신경을 자극했다.


‘이대로라면 죽는다!’


남자의 머릿속에는 이미 죽음에 대한 공포가 자리잡고 있었다.


“다시 한번 묻지. 마벽은 어디 있느냐?”


남자가 질문에 답을 하지 않자, 안의 칼이 그의 목을 살짝 짖눌렀다.


“으윽.”


남자의 목에서 나온 액체의 줄기가 동료의 것과 함께 스며들기 시작했다.


“한가지만 묻지.”


“내가 먼저 질문 했을텐데?”


남자가 바들바들 떨며 안에게 질문을 던지자, 안이 날카롭게 그를 내려다 보며 답했다.


“이 물음에 답하면 알려주지.”


남자의 대답이 궁금했던거였는지, 안이 고민도 없이 그에게 말했다.


“무슨 질문이지.”


“네놈은 방금전 까지 원기를 쓴적이 없다. 무슨 수를 부린거지.”


“그냥, 옛날 생각좀 났거든.”


“뭐?”


남자가 안의 말을 듣고 이해 하지 못했다는 듯 표정을 지었다.


“자, 이제 헛소리 말고 마벽이 어디있는지 말해.”


“하하하, 그래. 말해주지 그건 말이야.”


촤악.


조금씩 움찔거리던 입술이 떨림과 동시에 그가 그대로 목을 칼날에 비틀며 목숨을 끊었다.


‘스스로 목숨을 끊어?’


안은 자신앞에 쓰러져 있는 그들은 바라봤다.


“이놈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내가 도성에 들어왔다는 것을 알고 있겠군.”

안은 정보를 듣지 못한 것을 아쉬워 하며 은월이 기다리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황궁 안으로 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 사이로 하얀 도포를 뒤집어 쓴 인물이 걸음을 옮겨도 그 누구도 관심 하나 없었다.


‘이 향기는?’


그들 중 이상함을 가장 먼저 알아차린 것은 마벽이었다.


그의 예리한 감각이 그 인물이 누군지 바로 알수 있게끔 반응했다.


“오랜만이구나.”


“오래간만에 뵙는군요.”


순식간의 의문의 인물이 마벽의 앞으로 나타나 말을 던졌다.


그러자 그에 반응하듯 마벽이 허리를 숙이면 인사를 건넸다.


“한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무슨 일이 생겼나 싶었습니다.”


“해야할 일이 좀 많았다.”


오랜만에 만난 여인의 목소리는 이상하리 만큼 차분하게 느껴졌다.


“무슨 일인지 여쭤 봐도 되겠습니까?”


마벽이 그녀의 이상함을 눈치채고 떠보기 위해 말을 건넸다.


“답해 줄수 없다.”


그녀의 대답 끝자락에서 미세한 떨림이 울렸다.


‘변화가 생겼구나.’


나름 승급을 한 경지였기에, 그녀에게 이상한 마음을 품어도 이상할게 없는 상태였다.


“내가 이렇게 찾아온 것은 당분간 어떠한 활동도 하지 말라는 말을 전하기 위해서다.”


“이유를 알려주실수 있습니까?”


“내 계획이 조금 틀어졌을뿐이다.”


그녀가 지금 거짓을 말하는 것을 단번에 알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녀 앞에서 그것을 드러내지 않았다.


“알겠습니다. 그리 하도록 하죠.”


“좋구나, 그럼 난 이만 가보마.”


“벌써 가는 것 입니까?”


“다음 연락은 기다리면 차츰 하도록 하마.”


여인은 자신이 할 말만 한체 그대로 사라졌다.


‘재미있구나.’


여인이 사라진 자리에서 마벽이 의미심장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더 이상 여인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어졌음을 알아차린 모양이었다.


****


“월아, 월아.”


골목을 빠져 나온 안은 은월을 찾고 있었다.


“대체 어디로 간 게야.”


약속 장소에 있어야할 은월이 보이지 않자, 혹여 무슨 일이 생겼는지 걱정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그때.


“도련님.”


“악! 놀랬잖느냐. 어디 갔다 온 게냐.”


은월이 뒤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며 안을 놀래키자, 시퍼렇게 질린 얼굴이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 예전에 살던 골목이 떠올라서 그곳을 잠깐 다녀 왔습니다. 그나저나, 어르신 소식은 들으셨나요?”


“후우, 아무래도 마벽이 우리가 올 것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아.”


“그렇다면 그 노인들은?”


“마영적의 사람들이였다.”


‘마벽이 알고 있었다? 왜 눈치 채지 못했지.’


은월은 조금 놀랐는지 몸을 움찔거렸다.


“왜 그러느냐?”


“아, 아닙니다.”


은월의 눈동자가 미세하게 흔들리는 것을 느낀 안이 그녀의 어께를 붙잡았다.


“자, 일단 구호방의 사람들부터 만나야겠구나.”


“어서 가시지요.”


은월은 부끄러워 하며 안의 품속에 안기며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마치 누군가 그들을 보고 있으면 연인이라고 충분히 오해할수 있는 모양이었다.


“그런데, 일은 잘 해결했느냐?”


“무슨 일.. 아! 해, 해결했습니다...”


“하하하, 농이였다.”


은월은 고개를 푹 숙이면서 발 걸음을 재촉했다.


****


탁.


“흐음.”


“허어.”


오랜만에 동주와 천주가 바둑을 두고 있었다.


“그래서, 다음 계획은 뭔가?”


“제가 오히려 묻고 싶습니다.”


“그런가?”


탁.


둘을 짧은 대화를 나누며 조용히 손만 움직이고 있을 뿐이었다.


“천주께서는 이미 알고 계시지요?”


“무엇을 말인가?”


길이 막혔는지 천주의 미간이 깊게 파인 것을 바라본 동주가 입을 열었다.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이미 알고 계시지 않느냐 이말입니다.”


“흐음.”


탁.


천주의 손길이 바둑돌에서 떨어졌다.


“그래, 자네가 맡아줘야할 일이 있어.”


“무엇입니까?”


“예전에, 다른 세계로 넘어간 양망을 알고 있지?”


“아, 제가 천주와 싸우는 것을 막아버리자 도망친 그 놈 말이군요.”


“그래, 그놈. 그놈 덕분에 내 아우랑 일이 틀어져서 말이지.”


“그 말씀은 즉슨.”


“그래, 자네가 좀 아우를 막아줘야겠어.”

“하하하!”


천주의 말을 들은 동주가 갑자기 호탕한 웃음으로 그에게 답했다.


“사실 자네도 이미 알고 있었구만!”


그의 웃음을 들은 천주도 멋쩍게 웃음을 내보였다.


“안그래도 제자 놈들에게는 각자 할 일을 이미 말해둔 터였습니다.”


“그렇다면?”


“아무래도 제 마지막이 이번 일로 결정 나겠군요.”


그의 말을 들은 천주가 침묵으로 그를 바라봤다.


작게 떨리는 눈.


조금은 긴장을 한 듯 그의 감정이 요동치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 속으로는 이별을 맞이 한다는 작은 슬픔또한 묻어나 있었다.


“그럼, 슬슬 가봐야 할 때가 온 듯 싶군요.”


“빨리 가려는군.”


“어차피 여기 남아 있어도 바둑의 결과는 계속 같을 것 입니다.”


“에잉, 이 사람이.”


천주는 수염을 쓰다듬는 동주를 향해 팔을 뻗었다.


그러자 작은 호리병이 살포시 날아가, 그의 손바닥으로 떨어졌다.


“이게 무엇입니까?”


동주가 궁금해 하며 호리병을 살짝 흔들자, 청아한 출렁거림이 귀에 들려왔다.


“술일세. 가는길 그거라도 가져가라는 내 성의 일세.”


“천주에게 이런것도 받고, 오래살고 볼 일이군요.”

동주는 호리병을 허리춤에 잘 걸어 놓고 천주를 바라봤다.


“그럼 이만.”


동주가 허리를 숙여 천주에 대한 예를 차리자마자, 그의 모습이 온전히 눈에 담기기도 전에 그의 앞에서 사라졌다.


“잘가시게나.”


천주는 하늘을 바라보며 푸념에 잠긴 듯 멍한 얼굴로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쾅.


천도산으로 큰 벼락 하나가 떨어졌다.


그와 동시에 삽시간에 퍼져나간 불길이 천도산의 만년설을 녹이며 천관을 집어 삼켰다.


또한, 수많은 나무들이 타기 시작하며 그읏한 향이 북남국 전역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세계의 문.


세 개의 세계를 연결해주는 문이 곧 열릴 것을 암시하는 일이었다.


“뭐라? 천도산에 변고가 생겨?”


“그렇습니다. 천도산에 불이 붙기 시작하더니, 그 연기가 북남국 전역으로 퍼지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아니, 이런 일이 있을거라는 것을 안도관에서는 몰랐단 말이냐? 예언을 할수 있다더니 이런것도 몰라?”


“죄송합니다. 안도관으로 부터는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습니다.”


“그래, 동주는. 동주가 지내는 곳이 그 곳인데, 그는 지금 뭘 하고 있다는겐가?”


“그, 그것도 잘..”


“에잇!”


북남국의 황실에서도 이 일은 간단하게 보지는 않았다.


전쟁도중 이런일이 발생한다는 것은 되려 백성들의 민심을 동요하게 만들기 충분했기 때문이었다.


“일단 최대한 많은 천도의 출신들을 불러들이게, 자신들이 신성시하는 곳이니, 분명히 앞다퉈 불길을 거두려 할것이야.”


“예, 알겠습니다.”


조안은 골칫거리가 늘어났다며 고개를 흔들 뿐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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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외전 23.05.20 140 1 4쪽
64 완결 23.05.20 174 3 18쪽
63 63 23.05.20 151 2 16쪽
62 62 23.05.20 139 2 13쪽
61 61 23.05.20 138 2 12쪽
60 60 23.05.20 138 2 13쪽
59 59 23.05.20 140 2 10쪽
58 58 23.05.19 144 2 10쪽
57 57 23.05.19 144 3 10쪽
56 56 23.05.19 154 3 11쪽
55 55 23.05.19 152 3 11쪽
54 54 23.05.19 167 3 11쪽
53 53 23.05.19 166 3 11쪽
52 52 23.05.19 166 3 12쪽
51 51 23.05.19 163 3 10쪽
50 50 23.05.19 163 3 9쪽
49 49 23.05.19 166 3 12쪽
48 48 23.05.19 172 3 10쪽
47 47 23.05.19 179 3 13쪽
46 46 23.05.19 171 3 13쪽
45 45 23.05.19 172 3 17쪽
44 44 23.05.19 183 3 13쪽
43 43 23.05.19 179 3 13쪽
42 42 23.05.19 176 3 12쪽
41 41 23.05.19 186 2 16쪽
40 40 23.05.19 181 3 16쪽
39 39 23.05.19 184 3 15쪽
38 38 23.05.19 180 3 14쪽
» 37 23.05.19 184 2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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