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독서하자

천몽기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완결

도월씨
작품등록일 :
2023.05.19 13:49
최근연재일 :
2023.05.20 22:45
연재수 :
65 회
조회수 :
17,556
추천수 :
202
글자수 :
371,828

작성
23.05.19 22:55
조회
173
추천
3
글자
13쪽

46

DUMMY

“어딜 갔다 오는 게요!”


객잔이 아침부터 소란스러운 목소리에 들썩거렸다.


“아, 아니. 난 장군이 왔다갔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니깐?”


웅의를 보며 분노에 찼는지 운광의 이마에 핏줄이 곤두섰다. 자신의 조급함을 모르는 듯 한껏 여유를 부리는 모습에 어이가 없던 탓이다.


“받은게 있다면 당연히 돌려줘야 하는것도 있어야하는법. 장군의 말대로 적을 돌려줬으니, 이만 나와 함께 입궁합시다.”

“그것이...”

“또 뭐가 그리 불안한것이오?”

“아, 아니 그것이 아니라. 함께 가야할 일행이 있어서 그렇소.”


웅의의 입에서 뜻밖에 말이 나오자, 운광의 표정이 굳어졌다.


“일행?”

“그렇소. 아, 마침 저기 내려오는군.”


털털한 걸음걸이로 기지개를 펴며 안이 내려오자, 그를 발견한 웅의의 시선을 따라 운광의 눈길도 안에게 향했다.


“대낮부터 무슨 소란이 이렇게 난답니까. 하마터면 귀청이 떨어질뻔했네.”

“아, 미안하오. 나를 찾아온 이가 있어서 잠시 대화를 나눴소이다.”


계단을 내려온 안을 따라 은월 또한 내려와 안의 뒤로 몸을 쏙 숨겼다.


“설마, 장군이 말한 일행이라는 것이, 비실해보이는 사내 하나와, 여인이오? 허!”


운광이 기가 차다는 표정으로 헛기침을 내뿜었다.


‘이놈 봐라?’


안이 그 모습이 우스웠는지 어깨를 치켜 올리며 사납게 그를 바라봤다. 그 모습을 봤는지 운광이 안의 앞에 똑바로 서서 그를 내려다 봤다. 처음에는 몰랐지만 가까이에서 보니 안과 운광의 키가 차이가 심했다.


“미안하지만, 의장군이 선택한 일행이라고 해도 난 인정할수 없구려.”

“뭐, 나도 당신같은 자와 함께 하는 것이 영 거슬리는군.”


두명의 사내의 눈길이 공중에서 맞 부딪쳤다.


‘사람의 눈동자가 맹수와 같은 느낌을 주다니.’

‘보아하니 웅의보다는 수련의 정도가 낮군.’


각자의 생각을 정리하며 같은 모습이 오래 지속되자, 보다 못한 웅의가 그들을 뜯어 말리기 위해 앞으로 나섰다.


“자자, 너무 그러지들 마시오. 이 사내가 이렇게 보여도 나와 무예를 겨룰정도로 실력이 좋소. ”

“뭣? 장군과 견줄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단 말이오?”

“그렇소.”


웅의의 말을 들은 운광이 잠시 뒷걸음질 치며 몸을뺐다. 그러자, 안 또한 한발짝 물러서며 뒷짐을 지었다.


‘저 자의 실력이 좋다면, 태자마마께 힘이 될 수도 있다는 건데...’


운광이 잠시 고민하는 표정을 짓자. 숨어 있던 은월이 안의 귓가에 손을 모으는 것이 보였다.


“도련님, 웅의라는 사내는 몰라도, 저자는 예의라는 것이 없는 듯 한데, 그래도 따라 가실건가요?”

“어쩔수 없지. 나도 마음에는 안들지만, 어제 천기를 느낀 것을 보면 따라가야지. 어쩌면, 원기 자체를 모두 되찾을수 있을지도 몰라.”


남녀가 속다거리는 것을 운광이 빤히 쳐다보자, 웅의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그에게 다가갔다.


“지금 보니 부러워서 그런게로군!”

“뭐요? 말도 안되는 소리를!”


운광이 노발대발 하자 웅의의 상상이 깨졌다.


“허흠, 자네가 의장군과 실력을 겨룰정도라면 나도 인정하겠소. 앞에서 보인 무례를 용서하시오.”

“뭐, 썩 내키지는 않지만 사과는 받아주겠소.”


안과 운광의 분위기가 조금 풀어진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웅의가 다행이라는 듯 속을 쓸어내렸다.


“자, 그럼 지금 당장 출발하도록 하지.”


사뭇 진지한 목소리를 듣고 나서야, 그들이 객잔을 나섰다.


****


웅의와 함께 운광이 입궁한다는 소식을 들었는지, 황궁안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성벽 곳곳에는 궁수들이 배치가 되고 있었고, 덩치가 큰 병사들이 성문을 굳게 지키고 있는 것이 보였다.


“드디어 방패를 손에 넣을 기회가 왔군요.”

“그러게요. 오늘이 바로 태자의 마지막 날이 되겠지요.”


성벽에 나와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던 모용연과 무성이 서로 대화를 나눴다. 웅의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던 그들이였기에 쓸대없는 걱정은 오히려 짐만 될 뿐이었다. 웅의와 함께 운광을 처리한뒤 방패를 손에 넣는다. 이후에 그들이 얻게될 이익은 상상을 초월했다.


둥둥.


성내 전체에 웅장한 북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오는군요.”

“드디어, 천하가 내 손에 들어올 날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


모용연은 차마 터저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그대로 내 뱉었다.


“응? 무슨 소리가 들리는군?”


안이 북소리를 들었는지 한쪽귀를 파내며 웅의에게 물었다.


“황후가 준비를 단단히도 했나보군.”

“아아, 자네가 가진 무기를 빼앗으려고 한다던 그 여인 말이군.”


황궁까지 오면서 웅의에게 듣지 못한 이야기를 운광이 안에게 설명했고, 그것을 떠올린 안이 가볍게 말했다.


“그나저나, 태자는 이렇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나? 아무리 봐도 저기 보이는 자들은 우리를 공격하려는 모습인데.”


안의 말대로 태자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움직이지 않은 것이다. 만약 태자가 지금 움직여 황후와 대립을 하게 된다면, 서열상 위에 있는 그녀를 향한 패륜을 저지르는 모양이 됐기에, 명분을 잃은 것이 분명했다.


“황후가 이렇게 움직이는 것을 보니, 태자께서 또 한번 자객을 보냈나보군?”


옆에서 대화를 듣던 웅의가 올것이 왔다며 혀를 찼다.


“도련님.”

“걱정마, 아무일도 없을테니.”


어느덧 성벽에 가까워지자 궁수들이 활을 당기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전수장군 웅의와, 기마호군 운광이 입궁을 명 받고 오는 길이다. 문을 열어라.”


자신들을 향해 활을 겨눈 병사들을 보며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운광이 소리쳤다.


“미안하지만, 웅의와 운광은 역모를 꾀했으니, 이곳에서 자결하라는 폐하의 명이다. 군주께서 자비를 배풀어 기회를 준 것이니. 스스로 목숨을 끊어 충심을 증명하라.”

“저 빌어먹을 놈.”


언제 나왔는지 병사들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무성이 비웃듯 그들을 바라보며 외쳤다.


“흐음, 저자가 창을 가지고 있다던 사내로군.”

안이 무성이 들고 있는 창을 바라보며 나지막히 말을 꺼냈다. 일반적인 창과는 달리 생긴 무형의 창이 굳세어 보였다.


“온다!”


미처 구경을 끝내기도 전에 앞에 있던 운광이 소리를 내질렀다.


쐐액!


날카롭게 날아오는 화살들이 안과 일행을 향해 파도처럼 밀려오기 시작했다. 일사 분란하게 움직이던 병사들은 다음 공격을 준비하듯 다시 한번 화살을 장전하기 시작했다.


“공격이 끝나기도 전에 다음을 준비하다니, 내가 알고 있던 모습보다는 정예화 됐군.”

“이상한 소리 하지말고 허리나 숙이게!”


새들의 지저귐과 같은 공격이 코앞에 다가올때쯤 웅의가 방패를 들어 바닥을 향해 내리쳤다.


쾅!


땅에 박힘과 동시에 무지개색의 빛이 화살을 뒤덮었다.


“역시, 대단하군.”


순식간에 사라진 화살들을 보며 대단한 광경을 목격한 듯 무성이 박수를 쳤다.


“후우. 이대로 성 안까지 밀고 들어가야겠소.”


호흡을 다스리던 웅의가 뒤를 바라보고 말하자, 안과 운광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 됐다. 내가 직접 가도록 하지.”


피가 끓는 것을 느꼈는지, 유리한 입장을 버려두고 무성이 성벽 아래로 뛰어 내렸다.


“저 자가 무엇을 하려고..”


그 모습을 발견한 일행이 앞으로 몸을 움직이다 그대로 멈춰섰다.


“무슨 꿍꿍이지?”


운광이 매섭게 쳐다보며 무성을 향해 넌지시 말을 던졌다.


“저 화살로도 방패를 뚫을수 없는 것을 아는데, 굳이 자원을 낭비해서 쓰겠나. 사내라면 정당한 방법으로 무기를 가져가는 것이 옳지 않는가?”

“헛소리를 하는군.”


웅의가 박혀있던 방패를 들어 올리며 앞으로 나서려고 하자, 뒤에 있던 안이 그의 어깨를 붙잡았다.


“잠깐, 내가 싸우지.”

“뭣?”

“도련님!”


안의 돌발스러운 행동에 일행이 놀라 그를 말리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가장 열정적으로 그를 말릴려는 것은 당연 은월이였다. 그녀는 입을 삐죽 내빌고는 안이 움직이지 못하게 그를 꽉 껴안았다.


“월아, 내가 누군지 너가 더 잘 알고 있잖아. 걱정하지마.”

“그치만..”


은월의 눈에서 닭똥같은 눈물이 떨어져 나오자, 웅의가 그를 제지했다.


“부인을 나두고 지아비가 싸움을 하겠다니. 혹시라도 잘못된 선택으로 여인을 혼자 남겨둘 생각인가?”

“이제와서 무슨 소리지? 언제는 자신 대신 싸워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해놓고 이제와서 걱정을 하다니, 너무 모순적이지 않은가?”


안의 말을 들은 그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자, 안이 자신을 붙잡고 있는 은월의 손을 천천히 떼어냈다.


“다녀올게.”


안이 허리춤에 있던 검을 빼어들고는 천천히 무성의 앞으로 나아갔다.


“네놈은 누구냐.”


너무나도 평범한 모습을 한 사내가 걸어나오자 무성이 유심히 안을 살피기 시작했다.


‘별 다른 느낌은 없는데.‘


무성이 생각을 하는 동안 안 또한 천천히 마음을 가담듬기 시작했다.


‘같은 실수는 하지 않는다.’

낙원의 기억으로 날뛰다 소중했던 연을 잃었던 아픔이 낙인처럼 그의 머릿속에 새겨져 있었다. 안은 그때 그 일 이후로 더 이상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자신의 처치를 분간도 못하는 놈은 빨리 사라지거라.”


웅의와의 대결을 방해한 안이 거슬렸는지 무성의 손에 들린 창이 재빠르게 안을 향해 날아갔다.


“흡!”


짧은 간격을 두고 창이 허공을 가르며 허리를 숙인 안을 꿰뚫지 못했다.


“저 움직임은 뭐지?”

“인간의 움직임이 맞는가?”


그 모습을 지켜보던 운광과 웅의 또한 놀라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재밌구나!”


자신의 공격을 피한 것이 자존심에 상처를 냈는지, 돌아온 창을 잡고 무성이 뛰어 오르며 안에게 달려 나갔다.




차가운 쇠붙이들의 소리가 은은하게 울려퍼졌다.


“무기가 대단하기 한가보군. 이런 평범한 사내의 무예를 이정도까지 끌어올리다니.”

“자만심이 하늘을 찌르는구나!”


무기를 들지 않았을때의 실력을 파악했는지, 안이 그를 힘껏 비웃어 보였다. 그리고 그의 도발에 넘어갔는지 흥분을 가라 앉히지 못하는 무성의 공격이 더욱 매서워지기 시작했다.


“저런 평범한 사내에게 뭐이리 쩔쩔 메는 게야?”


그들의 싸움을 지켜보던 모용연 또한 불안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는지 입술을 물어 뜯었다.


“하? 조금 어울려 주려고 했더니 더 이상은 안되겠구나!”

“윽?”


무성이 화를 참지 못하고 창을 바닥에 내리꽃자, 이상한 문양이 창의 앞에 나타났다.


“이것은.... 지기의 기운과 비슷하군?”


등에서 올라오는 한기를 느꼈는지 문양을 보고는 안이 한발짝 물러섰다.


“마지막이다.”


퍼억!


문양에서 공간이 열리더니 빼곡이 놓여있는 창들이 일제히 안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는 안조차도 그것은 피할수 없었는지 결국 하나의 창이 그의 몸을 꿰뚫었다.


“커억.”

“도련님!”


안이 쓰러지는 모습을 본 은월이 그의 앞으로 달려나가려고 하자 운광이 그녀를 붙잡았다.


“나름 쓸만한 움직임이였다.”


무성은 이제야 짐을 떨쳐 버렸는지 개운한 표정으로 안을 향해 걸어나갔다.


“으윽...”


숨이 멎어가듯 고통이 밀려옴과 동시에 단전에서는 이상한 반응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어젯밤 방패를 마주 했을때와 비슷한 느낌. 지기의 기운이 조금씩이지만 확실하게 안의 몸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남길 말은?”


무성이 창끝을 안의 머리에 가져다 대며 묻자, 안이 그를 보고는 베시시 웃어보였다.


“고맙다.”

“응?”


촤악.


안을 겨누던 무성의 목이 공중으로 치솟아 오르더니 그대로 바닥을 향해 나뒹굴었다.


“무성!”


모용연은 그 모습을 보고는 사시나무 떨 듯 공포에 질리다가 이내 혼절을 하고 말았다.


“무슨 일이 벌어진게지?”

“나, 나도 모르겠소.”


웅의와 운광 또한 눈앞에 벌어진 상황에 놀라며 입을 다물지 못하자, 그 틈을 타서 은월이 안에게로 달려나갔다.


“도련님 괜찮아요?”

“봐라, 내가 뭐라 했어, 괜찮다고 했지?”

“이 기운은... 지기를 되찾은신건가요?”

“음.. 아무래도 잠깐?”


창이 뚫고 지나간 몸을 만지작 거리던 안이 상태를 살피고는 은월의 볼을 움켜잡았다. 그러자 안의 몸을 돌고 있던 지기의 기운이 거짓말처럼 그의 몸에서 사라졌다.


“아니, 자네 도대체 정체가 뭔가?”


한걸음 달려온 웅의가 믿을수 없다면 눈을 부비적 거리며 물었다.


“됐고, 일단 입궁부터 한 뒤에 설명하도록 하지.”


안이 빙그레 웃으며 몸을 돌리자, 그에 뒤를 따라 운광 역시 몸을 움직여 그들을 따랐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 글 설정에 의해 댓글을 쓸 수 없습니다.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천몽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세계관 23.05.19 133 0 -
65 외전 23.05.20 142 1 4쪽
64 완결 23.05.20 177 3 18쪽
63 63 23.05.20 153 2 16쪽
62 62 23.05.20 143 2 13쪽
61 61 23.05.20 141 2 12쪽
60 60 23.05.20 140 2 13쪽
59 59 23.05.20 142 2 10쪽
58 58 23.05.19 146 2 10쪽
57 57 23.05.19 146 3 10쪽
56 56 23.05.19 156 3 11쪽
55 55 23.05.19 155 3 11쪽
54 54 23.05.19 170 3 11쪽
53 53 23.05.19 170 3 11쪽
52 52 23.05.19 168 3 12쪽
51 51 23.05.19 167 3 10쪽
50 50 23.05.19 165 3 9쪽
49 49 23.05.19 168 3 12쪽
48 48 23.05.19 174 3 10쪽
47 47 23.05.19 182 3 13쪽
» 46 23.05.19 174 3 13쪽
45 45 23.05.19 174 3 17쪽
44 44 23.05.19 186 3 13쪽
43 43 23.05.19 182 3 13쪽
42 42 23.05.19 178 3 12쪽
41 41 23.05.19 188 2 16쪽
40 40 23.05.19 183 3 16쪽
39 39 23.05.19 186 3 15쪽
38 38 23.05.19 183 3 14쪽
37 37 23.05.19 188 2 1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