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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전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한 망나니는 천재 소드마스터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흑전
작품등록일 :
2024.03.04 16:22
최근연재일 :
2024.03.31 16:15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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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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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08
글자수 :
154,558

작성
24.03.30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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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특무대

DUMMY

입소 전날이 찾아왔다.


유모가 차려준 저녁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다가, 아버지의 부름을 받아 훈련장으로 향했다.


구름 한 점 없는 밤하늘.

밤하늘에 떠 있는 달빛이 참 밝았다.


훈련장에 서서 달빛을 바라보다가 인기척에 고개를 내렸다.


하얀 결정들이 휘날렸다.


설풍 걸음을 극한으로 익히게 되면, 눈이 휘날리는 것 같은 흔적을 남기며 이동할 수 있다.


마치 눈과 하나가 된 것 같은.

환영의 묘리가 담긴 보법.


가벼운 바람이 불며 결정들이 날아가고, 아버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잘 지내셨습니까.”

“그래. 생각은 바뀌지 않았느냐.”

“예.”

“알겠다. 이젠 더 이상 물어보지 않으마.”


담담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시더니 그대로 검을 들어 올리셨다.


“들어라.”

“예.”


허리춤에 차고 있던 검을 뽑아 자세를 잡았다.


“얼마나 익혔는지 보자꾸나. 들어오거라.”

“그럼 한 수 부탁드리겠습니다.”


호흡을 가다듬으며 검을 꽉 쥐었다.

단전에 있는 서리꽃을 피우며 검에 오러를 담았다.


쩌저적.


검면을 타고 서리가 피어났다.


그대로 앞으로 달려가며 검을 휘둘렀다. 위에서 아래로 강력하게 그었다. 푸른 냉기가 잔상을 남겼다.


서리 베기.


아버지가 검을 들어 공격을 막았다.


챙!


검이 튕겨져 나갔다.

동시에 내 몸에 빈틈이 생겼다.


그 틈으로 아버지의 검이 빠르게 쇄도했다.


얼음 송곳 같은 날카로움.


직선으로 찔러오는 공격에 전신이 오싹했다. 너무나도 빨라 피하는 것은 힘들었다. 검면을 이용해 막아냈다.


찌르기에 담긴 힘이 묵직했다.

검과 함께 내 몸이 뒤로 밀려났다.


눈꽃 걸음을 펼치며 자세를 잡고, 두 번의 검격을 빠르게 휘둘렀다.


십자검.


십자 형태의 얼음 칼날이 날아갔다.

아버지의 검이 그대로 내 공격을 쳐냈다.


콰강!


얼음 칼날이 옆으로 튀어 나가며 터져나갔다.


그대로 몸을 날렸다.


서리 검술의 전반부 삼 초식.

그 마지막 기술을 펼쳐냈다.


단전에 있는 오러를 전부 검에 담았다.

새하얀 서리에서 짙은 냉기가 뿜어져 나왔다.


서리 파도.


검을 아래에서 위로 힘차게 들어 올렸다.

그와 함께 바닥에서부터 얼음 기둥이 날카롭게 튀어 올라왔다.


쩌저적!

쩌적!


파도처럼 휘몰아치는 서리.

냉기가 담긴 하얀 오러가 일직선의 경로에 있는 것을 얼려버렸다.


그 끝에 아버지가 검을 들고 계셨다.


가볍게 내리그은 검이 서리 파도를 반으로 갈랐다. 산산 조각 나며 부서지는 서리 파도를 보며 숨을 헐떡였다.


“허억...허억..,”


예전엔 미친 듯이 남발하던 기술이었는데. 일 년 서리의 경지라 그런지. 한 번 쓰기도 벅찼다.


얼른 단전도 키워야 하는데.


“훌륭하구나.”


고개를 슬쩍 아버지를 바라봤다.

진심으로 감탄하신 모습이다.


‘항상 갈망했던 칭찬이라 그런가.’


정말 별거 아닌데도 괜히 코가 시큰했다.


“아버지 덕분입니다. 구결에 대한 풀이가 잘되어있어서 익히기 쉬웠습니다.”

“그것을 다시 한번 네 방식대로 재해석 시켰구나.”


역시 아버지는 다르구나.


“예. 맞습니다.”

“익히면서 무슨 생각이 들었느냐.”

“단점이 너무 큽니다.”

“어디서 그렇게 느꼈느냐.”

“초식 하나하나가 비기에 가깝고, 소모되는 마나의 양이 큽니다.”


서리 검술은 막대한 마나를 기본 전제로 깔고 만들어진 검술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내가 펼친 검술은 일년 서리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위력조차 내지 못했다.


원래 서리 검술의 위력은 이 정도가 아니다.


“그래. 서리 검술은 눈덩이를 굴리듯. 어린 시절부터 차근 차근 단전을 키우고, 육체를 키워나가며 익혀야 완성 시킬 수 있는 검술이다.”

“예.”


난 너무나 늦은 나이에 익혔다.


허나, 그건 문제가 안 된다.


이전의 삶에서도 늦은 나이에 익히기 시작해 천년 서리의 경지에 올라섰다.


‘전생보다 수 년은 더 앞서 있어.’


거기다 근골까지 뒤바뀌었고, 한 번 해쳐나간 깨달음까지 있다.


이미 눈덩이는 굴러가고 있다.


북벽 너머에서 원하는 것들만 챙긴다면, 백 년 서리까진 단숨에 도달할 수 있을 거다.


“그런데 네겐 그게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구나.”

“예.”

“드래곤 하트 때문이냐.”


꼭 그런 것만은 아니지만.

진실을 전부 말할 필요는 없겠지.


“그렇습니다. 이게 웬만한 영약 뺨치는 수준으로 좋더라고요.”

“흐음. 그래. 알겠다.”


아버지가 뭔가를 고민하더니 다시금 나를 바라봤다.


“특무대에서 수석으로 돌아오거라. 그럼 드래곤 하트 조각 하나를 주마.”

“가지고 계신 게 있습니까?”

“구해봐야겠지. 그런데 그리 어려울 것 같진 않구나.”

“꼭 수석으로 돌아와야겠네요.”


* * *


입소 당일.


아침 일찍 일어나 반 로아첸을 데리고 텐트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대부분의 인원들이 일어나 있었다.


“이제 전부 일어나서 집합해라!”


확성기를 통한 지시에 남은 인원들도 텐트를 빠져나왔다.


한쪽에 마련된 거대한 공터.

그곳에 특무대 지원자들이 모였다.


반 로아첸이 그들의 분위기에 눌려 내 옆에 쭈구리처럼 붙어 있었다.


“진짜 졸라 많네...여기서 몇 명 안에 들어가야 한다고?”

“50명.”

“50명? 씨팔. 실력으로 줄만 세워도 나 같은 건 못 들어갈 것 같은데.”

“괜찮아. 못하면 죽으면 돼.”

“젠장!”


실력으로 줄을 세우면 그렇겠지만.

특무대에 들어가기 위해선 실력이 아닌 다른 것이 필요하다.


-독기, 집념, 정신력.

-딱 세 개를 집중적으로 볼 겁니다.


그것만 제대로 증명하면 없던 실력도 만들어 주는 곳이 특무대다.


“이거 완전히 얼빠진 녀석들 천지네.”


확성기에서 조소가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비웃음이라고 해야 하나.

한심함이 느껴진다 해야 하나.


짬이 많은 용병이 신병을 볼 때 거드름을 피울 때 많이 나오는 그런 말투였다.


“얘들아. 막아라.”


확성기에서 나오는 목소리와 함께 검은 정복을 입은 자들이 나타났다.


적당한 간격으로 서서 뒤늦게 들어오려는 지원자들을 막아섰다.


“뭐야. 좀 들어갑시다.”

“나까지만 들여보내 줘!”


몰래 비집고 들어오려는 녀석이 있자, 초록 머리카락의 사내가 나타났다.


그 순간 공기가 달라졌다.


묵직한 압박감이 전신을 짓눌렀다.

그냥 존재 자체만으로 그런 기세를 뿜어대고 있었다.


갈무리되지 않은 날 것의 느낌.


“피해 봐. 그러면 합격시켜줄게.”


사내가 몰래 기어들어 온 지원자의 머리를 향해 주먹을 뻗었다.


퍼억!


지원자가 주먹에 담긴 힘을 견디지 못하고 뒤로 날아갔다. 단 일격에 얼굴이 함몰되어 바닥에 쓰러졌다.


“커헉!”


쓰러진 지원자의 머리를 짓밟으며, 확성기를 통해 사내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자신 있는 놈은 들어와. 주먹 한 번만 피하면 합격시켜줄게.”


몇몇 지원자가 과감하게 도전했지만.

결과는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부 얼굴 뼈가 박살 나며 바닥에 쓰러졌다.


나머지 인원들이 공포에 떨며 침을 삼킨 채 뒤로 물러섰다.


“한심한 새끼들. 도전한 다섯 놈만 추가 합격. 나머진 돌아가라.”


초록 머리 사내는 걸음을 옮겨 준비된 단상 위로 올라섰다.


나를 포함한 모든 지원자가 그 사내를 바라봤다.


“지금이라도 목숨이 아까운 놈들은 절로 꺼져라.”

“....”

“호오. 죽고 싶어서 환장한 놈들이 이렇게 많아? 너희들 특무대가 뭐 하는 곳인진 알고 온 거냐?”


누군가 대답했다.


“특수 임무를 처리하는 부대 아닙니까.”

“그러니까. 뭔 임무를 처리하는 줄 아냐고.”


그러자 다른 이가 대답했다.


“십악을 암살하는 부대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 북벽 너머에서도 가장 강한 마족이라 불리는 열 명의 마족 새끼를 죽이러 다니는 부대다. 그만큼 죽음과 가까이 있는 부대지.”


사내가 옷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흉터로 가득한 몸이 드러났다.


하나하나가 생명에 연관되었을 치명적인 상처.


“훈련 과정에서만 8할이 죽는다. 그리고 임무에서 1할이 죽지. 특무대의 생존율은 1할이다. 지금이라도 목숨이 아까운 놈들은 저리로 꺼져라. 그럼 목숨은 건질 수 있을 거다.”


꽤 많은 지원자가 사내의 기세에 눌려 무리를 이탈했다.


“아직도 많이 남았네.”


사내가 혀를 굴리더니 입꼬리를 올렸다.


“뭐. 패기는 좋다. 특무대에 들어오고 싶은 놈들은 지금부터 저 앞으로 가서 주는 것들을 하나씩 챙겨라.”


하나둘 움직이는 것을 보며, 나도 반 로아첸을 데리고 줄을 섰다.


그곳에서 수갑을 받았다.


북부 수용소에서 쓰는 연결된 고리가 없는 환 형태의 흑색 수갑. 두께가 있어서 무게가 상당했다.


“마나가 안 느껴지는데?”

“무겐 뭐 이리 무거워. 이거 제대로 걷지도 못하겠는데.”

“이래선 뛰는 것도 힘들 것 같은데.”


주변에서 들리는 곡소리에 피식 웃었다.


‘체력 단련용 수갑.’


오러를 다루게 되면 기본적으로 신체 능력이 향상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오러에 의지하게 되고.


기초체력보다는 검술과 오러 운용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된다.


-북벽 너머에선 매번 한계를 마주해야 합니다.

-체력을 한계치까지 키워야 합니다.

-안 죽습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 다 적응하게 되어 있습니다.


나도 처음엔 저들처럼 곡소리를 내곤 했지만, 결국엔 무게를 늘리고 늘려 다섯 개를 차고 다닐 정도로 체력을 길렀다.


손에 쥔 수갑을 양팔과 다리에 찼다.


몸 안에 있는 단전과 차단된 느낌이 들면서 마나가 느껴지지 않았다.


그동안 체력 단련을 헛으로 한 건 아닌지. 수갑의 무게가 비교적 가볍게 느껴졌다.


제대로 된 훈련을 위해선 무게를 올릴 필요가 있다.


“하나 더 주십시오.”

“하나 더?”

“너무 가벼워서 제대로 된 훈련이 안 될 것 같습니다.”

“여기 있다.”


특무대 교관은 덤덤하게 수갑을 건넸다.


그걸 받아 양 팔과 다루에 두 개씩 차고 나자, 확실히 몸에 부담이 확 느껴지며 움직임이 둔해졌다.


적응되면 세 개까진 올려도 될 것 같다.


“전 두 개씩 더 주십시오.”


옆을 슬쩍 쳐다보자 회색 머리카락의 남자가 수갑을 두 개씩 더 받았다.


서부 대공 방계 출신 카스벨.


강철의 축복을 받은 일족으로 다른 그 누구보다 무를 익히기 좋은, 축복받은 신체를 타고난 가문.


직계 혈통에 버금가는 재능답게.


몸이나 신체 균형 같은 것이 다른 이들과 남달랐다. 태어날 때부터 근골의 축복을 받은 몸 같다고 해야 할까.


그뿐만이 아니다.


분위기에서 느껴지는 독기와 집념이 장난 아니었다.


‘딱 봐도 수석일 것 같은데. 이런 녀석이 떨어졌다고?’


카스벨.


전생에서 특임대에게 들었던 수석 명단엔 없던 녀석이다.


-수석은 쿠엔이란 녀석이었습니다.

-차석은 루필라였지?


단순히 그뿐만이 아니다.


“저도.”

“젠장. 나도 하나 더.”


이외에도 에르덴이 이야기했던 주요 인물들의 이름을 특무대 인원에게서 들어보질 못했다.


아무리 특무대가 실력만 강해서 들어가는 곳은 아니라고 하지만.


‘단 한 명도 특무대에 들어가지 못했다는 건 말이 안 돼.’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그런 말도 했다.


-그때 기수가 완전 폭망이었지. 쓸만한 녀석들은 전부 훈련에서 죽어가지고. 저주받은 기수라고 불렸잖아?


훈련에서 전부 죽었다라.


‘배신자가 이쪽에도 수작을 부린건가? 아니면 정말 운이 없었던 걸까.’


그건 지켜보면 알게 되겠지.


뭐가 됐던.


이번 생엔 적어도 그렇게 허무하게 죽을 일은 없을 거다.


내가 미래를 바꿀 테니까.


‘어디 한 번 보여줘봐.’


재능만 확실하다면 책임지고 키워서 부려 먹어 줄게.


“흐흐...이거 껌이네.”

“교관님. 이 녀석도 두 개 더 주십시오.”

“이런 씨팔! 야!”


반 로아첸의 팔에 세 개의 수갑을 채웠다.

때마침 초록 머리 사내가 확성기로 지시를 내렸다.


“수갑을 전부 찼으면 전부 뛰어라! 지금부터 북벽까지 달린다. 참고로 늦게 도착한 절반은 저녁밥이 없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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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북부 대공 막내아들인데? +6 24.03.20 5,440 11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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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드래곤 피어 +4 24.03.15 6,332 130 10쪽
13 사령술사 바하몬트 +4 24.03.14 6,321 139 11쪽
12 저기 니 남친 지나간당 +6 24.03.13 6,504 140 11쪽
11 북벽 심법 +5 24.03.12 6,646 143 10쪽
10 드래곤 하트 +4 24.03.11 6,627 151 11쪽
9 이상한 목소리 +6 24.03.10 6,546 145 12쪽
8 그럼 내가 건드리지 뭐. +4 24.03.09 6,660 127 13쪽
7 선빵 +4 24.03.09 6,723 130 10쪽
6 2황자 +7 24.03.08 6,836 139 13쪽
5 깨달음 +5 24.03.08 6,905 14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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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북부 수용소 +6 24.03.05 7,695 156 12쪽
1 후레자식이 회귀함 +13 24.03.04 10,249 16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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