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흑전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한 망나니는 천재 소드마스터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흑전
작품등록일 :
2024.03.04 16:22
최근연재일 :
2024.03.31 16:15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74,329
추천수 :
3,932
글자수 :
154,558

작성
24.03.22 16:15
조회
5,424
추천
120
글자
12쪽

두 번째 조각

DUMMY

리치 왕 바하몬트.

녀석은 왕으로 불렸다.


그렇게 불려도 이상함이 없었다. 아니. 오히려 더 축소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녀석은 제국의 절반을 지배했다.


데리고 있던 병력은 수백만에 달하는 스켈레톤과 데스 나이트 수천, 리치 마법사 수백에 달했고.


스스로의 무력도 강했다.


꿈의 경지라 불리는 8써클 대마도사.

리치왕 바하몬트는 인류에게 있어 재앙과도 같은 자였다.


제국의 영웅이 아니었다면.


제국 전부가 리치 왕의 손에 넘어갔을 뿐더러, 대륙 전부가 리치 왕의 손에 떨어졌을 지도 모른다.


‘불의 여왕.’


바하몬트는 불 마법의 끝을 봤다고 알려진 그녀의 불꽃을 뚫지 못했다. 덕분에 내가 강해질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리치 왕을 죽일 비기.


그것을 연마한 뒤에 불의 여왕과 함께 제국군을 이끌고, 북부에 있는 리치 왕과 최후의 전투를 펼쳤다.


불과 얼음의 전쟁.


수십만의 제국군이 수백만에 달하는 바하몬트의 병력과 싸웠다.


죽여도 죽여도.

계속해서 부활하는 병력.


그때의 압도적이던 바하몬트의 모습이 선명하다. 손짓 한 번에 제국군 수만이 휩쓸려나가는 걸 직접 봤으니까.


그래서 그런가.


“....귀엽네.”


나를 향해 다가오는 수천 마리의 스켈레톤들이 귀엽게 느껴졌다.


검을 꽉 주며 앞으로 달려 나갔다.


녀석은 전생의 바하몬트가 아니다. 방대한 마나도, 병력들도, 마법에 대한 경지도 높지 않았다.


전생에 비하면 터무니없을 정도로 약하다.


물론.


나도 그때에 비하면 실력이 형편없고, 함께 싸워주던 동료들이 없지만.


‘난 녀석을 알고 있어.’


어떤 식으로 싸우는 지, 어떤 능력을 사용하는 지. 어떤 버릇을 가지고 있는지.


바하몬트라는 존재에 대해서 알고 있다.


반면에 저 녀석은 나에 대해서 모른다. 어떤 검술을 쓰는지, 어떤 재능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게 약점인지.


‘그게 네가 죽는 이유다.’


앞에 있는 스켈레톤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가볍게 휘두른 검에 스켈레톤의 두개골이 터져나갔다.


퍼억!


단순한 움직임만 가능한 하급 스켈레톤.

숫자만 많을 뿐 정교한 움직임을 소화하지 못한다.


퍼억!

퍽!


그저 상대의 공격을 피하고 부쉈다.

최대한 오래 싸우기 위해 힘을 아끼며 스켈레톤을 상대했다.


일격에 수 마리를 쓰러트렸다.


그게 쌓이고 쌓여서 수백 마리의 적을 쓰러트리자, 바하몬트가 웃으며 마기를 끌어올렸다.


“일어나라!”


내가 부서트린 스켈레톤들이 다시금 일어섰다. 턱을 딱딱거리며 자신의 갈비뼈를 들고 달려들었다.


씨익.


그래 저게 내가 원하는 거다.

계속해서 마기를 사용하는 것.


‘부서진 스켈레톤을 복구하는 데 드는 마기가 상당하지.’


저 녀석의 마기는 무한이 아니다.


계속해서 부활시키다 보면 마기는 줄게 되어있다. 이제 곧,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거다.


퍽!

퍼억!


“....제법이구나. 클클클.”


스산한 웃음과 함께 바하몬트가 마기를 뿌렸다. 스켈레톤들이 전부 힘을 잃으며 바닥에 쓰러졌다.


허공에 떠오른 뼈들.


그게 뭉쳐져 조금 큰 형태의 스켈레톤을 만들어냈다. 2m 정도 되는 키. 그만큼 덩치도 컸다.


중급 스켈레톤.


하급보다 움직임이 뛰어나고, 웬만한 검술을 구사할 정도의 정교함을 가졌다.


허나, 저게 끝이 아니다.


‘저 녀석은 사령술이 특기지.’


바하몬트의 눈이 번뜩이며 검은 연기가 스켈레톤에게 흘러 들어갔다.


스켈레톤의 두 눈에 붉은빛이 들어섰다.


“악령이 깃든 스켈레톤이다. 내 걸작이지.”

“키헤헤헤헤헤!”

“키이이익! 죽인다. 죽인다.”

“내가 죽인다!”


중급 스켈레톤 20마리가 날카로운 뼈를 들고 움직였다.


각자 다양한 검술을 펼쳤다.


그것들을 보며 몸을 움직였다. 하나씩. 하나씩. 검로를 읽으며 녀석들의 공격을 피해냈다.


반격은 필요없다.


내 목표는 저 녀석이 가진 마기를 소모하게 하는 거다. 무리해서 역공을 가할 필요는 없다.


오로지 피하는 것에 집중했다.


휙!

휙!


뼈가 한 끗 차이로 내 몸을 비껴나갔다. 동시에 들어오는 공격. 피할 공간이 없을 땐 검을 사용했다.


한쪽을 막고 한쪽을 피했다.


“...꽤 제법이구나.”

“클클클. 이러고 웃어야지. 왜? 이젠 웃을 여유가 없어졌어?”

“닥쳐라!”


사방에서 노리고 들어오는 중급 스켈레톤 공격. 지면을 박차며 도약했다. 허공에 뜬 상태에서 가볍게 오러를 일으켰다.


검면에 피어오르는 서리.


그대로 지면을 향해 떨어지며 검을 길게 내리그었다.


콰드드득!


중급 스켈레톤 하나가 반으로 갈라지며 얼어붙었다. 악령의 차가운 기운을 빨아들여 더더욱 단단해졌다.


다시금 검을 휘둘렀다.


쩌적!


얼음을 부수자 중급 스켈레톤 하나가 사라졌다. 다시 복구하나 슬쩍 쳐다보니 복구 대신 마법을 준비했다.


마법에 집중된 마기로 인해 중급 스켈레톤 몇몇이 삐걱거렸다.


‘한계인가 보네.’


중급 스켈레톤 수십 마리에 데스 나이트 두 마리까지 운영하려면 소모되는 마기가 장난이 아닐 터.


이제 본격적으로 움직일 시간이다.


파밧.


앞으로 치고 달리며 스켈레톤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오러가 악령의 차가운 속성을 빨아들이며 냉기의 기운을 강화했다.


주변에 가득한 냉기 또한 내 오러의 위력을 올려줬다.


중급 스켈레톤을 하나씩 박살 내며 바하몬트를 향해 전진했다.


“막아라!”


바하몬트가 다급하게 소리쳤다.

중급 스켈레톤이 벽처럼 일렬로 서며 바하몬트를 가렸다.


“병신아, 늦었어.”


오러를 끌어올려 검에 집중시켰다.


쩌저적.


검면이 전부 서리로 뒤덮였다.

새하얀 검신에서 냉기가 흘러나왔다.


“후우.”


오러는 마나의 정수다.


마나를 극도로 압축시켜서 무기에 집중시키는 것, 그로 인해 자신이 가진 무기의 위력을 극대화 시키는 기술.


그중 특출난 이들은 오러에 속성을 담았다.


프라이덴 가문은 대대로 냉기 속성의 오러를 다뤄왔고, 위력을 가장 극대화 시킬 수 있는 검술을 만들었다.


‘서리 검술.’


왼발을 뻗으며 검을 들어 올렸다.


양손으로 들어 올린 검을 적들에게 겨누었다. 오러에 반응한 주변에 기운들이 검으로 몰려왔다.


일년 서리 검술.

제 이식. 십자검.


전신에 차오르는 냉기와 함께 검을 위에서 아래로 내리그었다. 빠르게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격을 날렸다.


검에 담긴 오러가 십자로 뻗어나갔다.


모든 것을 얼려버리는 냉기의 검격이 적을 향해 쇄도했다. 적에게 닿자마자 모든 것을 얼려버렸다.


쩌저저적!

쩌저적!


십자 형태의 검격이 스켈레톤을 얼려 버리고 부숴버렸다. 중급 스켈레톤 수십 마리가 그대로 사라졌다.


가볍게 검을 털어내며 앞으로 달렸다.


“소용없다! 난 죽지 않는다!”

“진짜?”


드래곤 하트로 리치가 된 바하몬트.

녀석의 약점은 일반적인 리치와 다르게 라이프 베슬이 없다는 거다.


녀석의 심장에 있는 드래곤 하트.


저게 라이프 베슬 대신 불사의 형태를 유지 시키며 막대한 마나를 제공하지만.


그 마나를 전부 소모하게 되면 더 이상 불사의 형태를 유지할 수 없게 된다.


‘전생에 익힌 비기.’


그건 상대가 가진 마나를 소멸시키는 기술이다.


쑤욱!


자연스럽게 뻗은 검이 바하몬트의 갈비뼈를 지나 푸른 심장에 닿았다.


우우우웅!


내 안에 있는 드래곤 하트의 기운을 이용해 상대의 마나를 증발시켰다.


“끄어어어억! 이...이게 무슨! 안 된다! 난 이 대로 죽을 수....”

“그러게 데스 나이트라도 전부 데려왔어야지.”

“난 죽지 않는다!”


녀석의 몸에 마기가 일렁거렸다.


소환시킨 모든 것을 무로 되돌리며 마기를 보충하려 해보지만. 소용없는 짓이다. 마기 또한 어둠 속성을 지닌 마나일 뿐이다.


번쩍!

푸른 빛이 번쩍였다.


“끄아아아아악!”


절규를 내뿜는 바하몬트의 몸이 단숨에 무너져내렸다. 녀석의 머리가 바닥을 구르며 내 발치에 멈췄다.


전생에서 가문을 무너트린 범인.


이 녀석은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다. 다른 녀석들이 탐내던 것을 시기 좋게 빼앗았던 것뿐이니까.


‘진짜 복수는 이제부터야.’


강렬한 열망과 함께 발을 들었다.


콰득!


두개골을 박살 내며 앞으로 걸었다.

바닥에 떨어진 드래곤 하트를 집었다.


손에 쥐자 빙룡 카이사스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미 자격을 증명하였군.]

[네게 권능을 나누어주마.]


쥐고 있던 드래곤 하트가 녹아내리며 피부로 흘러 들어갔다.


서늘한 기운이 전신을 맴돌았다.


전신에 퍼지는 짙은 냉기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서리 심법을 외우며 드래곤 하트를 이끌었다.


우우웅!


독방은 서리 심법을 익히기엔 아쉬운 장소였다. 그래서 일년 서리를 완성 시키지 못했다.


영약과도 같은 드래곤 하트가 내게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줬다.


단전에 만들어진 얼음꽃 봉우리.


필 줄 모르고 단단하게 얼어붙어 있는 봉우리가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짙은 냉기를 뿜어내며 서리꽃이 피어났다.


한 겹의 꽃.


조금 더 욕심을 부리면 열 겹의 꽃인 십년 서리의 경지도 가능해 보이지만.


‘육체가 못 버텨.’


과한 욕심은 신체를 망가트린다.


드래곤 하트의 기운을 단전에 그대로 담으며, 머릿속에 새겨지는 권능을 받아들였다.


[더 많은 권능을 모아 강해지거라. 그러하면 더 많은 것이 보이게 될 터이니.]


머릿속에 새겨지는 새로운 권능.

네크로맨서 계열에 관련된 마법과 지식이었다.


‘써볼까.’


드래곤 피어를 그냥 사용하듯, 마법도 그냥 사용이 가능했다. 이게 드래곤 하트가 지닌 사기성이다.


손을 뻗어 마나를 집중시켰다.


“깨어나라.”


마나가 퍼지며 부서진 두개골에 흘러 들어갔다. 덜그럭거리는 뼈들이 하나로 모이며 바하몬트가 몸을 일으켜 세웠다.


무릎을 꿇은 채 나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위대하신 분을 뵙습니다.”

“바하몬트.”

“예.”

“네가 먹었던 드래곤 하트는 어디서 발견했지?”

“누군가가 건네주었습니다.”

“누군가?”

“자신을 구원자라 불렀습니다.”


구원자?

낯선 단어였다.


“더 자세히 설명해 봐.”

“죄송합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그럼 그 녀석이 너에게 이걸 주며 무슨 말을 했는지나 이야기해봐.”


고개를 든 바하몬트가 나를 바라봤다.


“힘을 키워 프라이덴 가문을 무너트리라 했습니다.”

“...재밌네.”


입꼬리가 절로 올라갔다.


피식.


어이가 없어서 나오는 웃음이었다.

정말 예상치도 못한 정보에 머리가 살짝 뜨거워졌다.


전생에 프라이덴 가문은 멸문했다.


남부 대공의 계획하에, 2 황자가 황제가 되어 북부를 압박했고, 내부의 배신자가 무너트린 북벽으로 바하몬트가 쳐들어왔다.


가문을 무너트린 네 명의 적.

그중 하나를 처리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네?’


바하몬트의 뒤에 구원자라는 녀석이 있었다. 전생에서 단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존재랄까.


북벽 너머에서 활동하고.

드래곤 하트에 대한 존재를 알며.


그것을 자신이 사용하는 게 아니라 바하몬트에게 넘긴 채 자신을 철저하게 감추는 이상한 녀석.


‘...배신자가 구원자란 놈일까?’


남부 대공이나 2 황자는 북벽 너머에서 활동하기가 힘들다.


허나, 배신자는 다르다.


녀석은 북벽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다. 드래곤 하트에 대한 정보도 원한다면 얻을 수 있고, 바하몬트와 접촉도 가능했을 거다.


“얼굴 같은 거나 생김새, 특징 같은 거. 기억나는 거 없어?”

“손. 손이 파랬습니다. 마치 푸른 수정 같다고 해야할까.”


이러면 배신자도 아니다.


북부의 무술 중에 피부를 파랗게 하는 건 없었다. 북벽 너머에 존재하는 파란 피부를 가진 종족.


그 녀석이 자신을 구원자라 부르며 프라이덴 가문을 무너트리라 했다는 건데.


‘변수가 생겼네.’


구원자란 녀석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가 없다. 하지만 바하몬트가 실패했다는 걸 알면 다른 계획을 세울 거다.


녀석의 목적은 프라이덴 가문의 멸문이니까.


‘지금의 난 대응하기가 힘들어.’


가문으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영향력을 끼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힘을 기를 시간도 필요하다.


누군가 나 대신 가문에 생기는 변수를 막아줘야 한다. 그런 사람이 딱 한 명. 아주 적합한 사람이 있다.


“...아버지.”


아버지를 만나야겠어.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회귀한 망나니는 천재 소드마스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0 따듯함 +10 24.03.31 2,673 113 12쪽
29 특무대 +3 24.03.30 2,776 102 12쪽
28 시궁창의 왕 +6 24.03.29 3,199 113 11쪽
27 너 나 좋아하냐? +8 24.03.28 3,746 108 11쪽
26 오다 주웠다 +5 24.03.27 4,111 115 12쪽
25 균형을 맞추려하네 +10 24.03.26 4,617 125 14쪽
24 북부에 있는 모든 이에게 알려라 +5 24.03.25 4,818 139 11쪽
23 어머니가 살아있습니다 +8 24.03.24 5,039 133 12쪽
22 충성 +5 24.03.23 5,276 134 12쪽
» 두 번째 조각 +5 24.03.22 5,425 120 12쪽
20 먼저 먹는 새끼가 임자지 +5 24.03.21 5,387 118 10쪽
19 북부 대공 막내아들인데? +6 24.03.20 5,457 116 11쪽
18 잘 버텼어 +4 24.03.19 5,556 114 11쪽
17 악령 +4 24.03.18 5,728 110 11쪽
16 일단 좀 맞자 +4 24.03.17 6,000 119 12쪽
15 개처럼 짖으라면 짖고 +5 24.03.16 6,157 128 11쪽
14 드래곤 피어 +4 24.03.15 6,348 131 10쪽
13 사령술사 바하몬트 +4 24.03.14 6,338 140 11쪽
12 저기 니 남친 지나간당 +6 24.03.13 6,518 141 11쪽
11 북벽 심법 +5 24.03.12 6,663 144 10쪽
10 드래곤 하트 +4 24.03.11 6,640 152 11쪽
9 이상한 목소리 +6 24.03.10 6,557 146 12쪽
8 그럼 내가 건드리지 뭐. +4 24.03.09 6,675 128 13쪽
7 선빵 +4 24.03.09 6,739 131 10쪽
6 2황자 +7 24.03.08 6,853 140 13쪽
5 깨달음 +5 24.03.08 6,917 146 11쪽
4 또 다시 독방 +4 24.03.07 6,950 153 12쪽
3 또 보자. 씹새야 +6 24.03.06 7,124 149 11쪽
2 북부 수용소 +6 24.03.05 7,718 157 12쪽
1 후레자식이 회귀함 +13 24.03.04 10,289 167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