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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전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한 망나니는 천재 소드마스터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흑전
작품등록일 :
2024.03.04 16:22
최근연재일 :
2024.03.31 16:15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73,748
추천수 :
3,908
글자수 :
154,558

작성
24.03.09 08:15
조회
6,723
추천
130
글자
10쪽

선빵

DUMMY

싸움에서 중요한 건 딱 두 개다.


기세.

그리고 선빵.


내가 휘두른 식판이 죄수의 얼굴을 후려쳤다. 그대로 고개가 돌아가며 입과 코에서 피가 튀어나왔다.


“커헉!”


거기서 멈추지 않고 녀석의 멱살을 잡았다. 있는 힘껏 당겨 머리를 식탁에 내리 꽂았다.


콰앙!


둔탁한 소리가 식당에 울려 퍼졌다.

정신을 잃은 죄수의 머리가 식탁을 훑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주변의 이목이 단숨에 쏠리고, 일순간 정적이 찾아왔다.


주변을 살피며 간수들이 어떻게 행동하나 파악했다. 이 싸움을 말릴 것인지, 그대로 지켜볼 것인지.


‘역시.’


녀석들은 은근한 조소를 지으며 팔짱을 낀 채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상황을 지켜보기로 판단을 내린 모양이다.


“병신 새끼.”


정적을 깬 건 같은 패거리 중 하나였다.


정확힌 패거리를 이끄는 서열 4등.

검은 피부에 탄탄한 몸을 가진 백발의 사내.


카자한.


그 녀석이 나를 보며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애들아. 무서운 줄 모르고 고개가 빳빳한 귀족님께 수용소 맛 좀 한번 보여줘라.”

“예!”

“귀족 참교육 들어가자! 애들아 뭐하냐! 죽여!”

“으아아아아!”

“다구리를 참 고급스럽게도 포장한다.”


식탁을 발로 찼다.


정면에서 달려드는 놈들을 밀어내고, 뒤에서 달려드는 녀석의 주먹을 피하며 팔을 잡았다.


그대로 다리를 걸고 바닥에 내리 꽂았다.


퍽!


허리가 꺾인 죄수의 눈동자가 뒤집혔다.

비명조차 내지르지 못하고 하얀 거품을 물었다.


하지만 아직 승기를 잡은 게 아니다.


뒤에서 느껴지는 기척에 몸이 반응했다. 허리를 빠르게 숙였다. 머리 위로 의자가 스쳐 지나갔다.


후웅!


그와 동시에 몸을 일으켜 세웠다.


너무 강하게 휘둘러서 제 힘을 못이긴 녀석. 의자를 양손으로 잡고 허리가 비틀어져 있었다.


빠르게 주먹을 뻗었다.

옆구리를 정확히 타격했다.


“컥!”


입을 벌린 녀석의 얼굴에 다시 주먹을 날렸다. 빠르고 짧게. 양손으로 한 번씩 후려쳤다.


퍽!

퍼억!


단 두 방에 얼굴이 피떡으로 변해 바닥으로 쓰러졌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발로 녀석의 손목을 부러트렸다.


“끄아아아아악!”

“뭐야. 더 짖어봐.”


이번엔 발목을 부러트렸다.


“커허허헉!”


바닥에 쓰러져서 숨도 제대로 못 쉬는 놈을 보며, 다른 죄수들이 잠시 주춤거렸다.


단숨에 쓰러진 셋.

전부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졌다.


한 놈은 기절해버렸고, 한 놈은 허리가 부러졌고, 다른 한 놈은 팔다리가 부러졌다.


그들의 눈에는 자신들의 미래처럼 보일 거다.


‘사기를 완전히 꺾어놔야지.’


그래서 일부러 더 과격하게 상대했다.


다수와 싸움은 한 번 거리를 내주는 순간 힘들어지고, 길게 끌어갈수록 체력적 한계에 부딪히게 돼서.


이렇게 잔바리들을 쳐내고 대가리를 끌어내 한다.


“다음은 목이야. 덤벼봐.”


겁을 먹은 패거리들이 달려들길 주저했다.


“....”

“뭐야. 끝이야? 진짜? 너네가 여기 서열 4위라며. 이렇게 병신이었다는 걸 인정하는 거야?”


멀리서 지켜보던 카자한이 이를 바득 갈며 앞으로 걸어 나왔다.


“이런 병신 새끼들!”

“와. 너희 두목이 인정했네.”

“이안. 프라이덴! 넌 오늘 내 손에 죽는다.”


잔뜩 화가 날 만도 하다.


이 좁은 수용소에서 나름 세력을 거느리고 어깨에 잔뜩 힘을 주고 다녔을 텐데.


밖에서 사고만 치고 다니던 망나니한테 박살이 나고 있으니.


이대로 상황이 종료되면 저 녀석들은 평생 웃음거리가 되어 살아가게 될 터.


거기까지 가지 않기 위해 카라한이 직접 나선 거다. 나를 완벽하게 제압하고 자신의 위신을 되찾기 위해서.


“말로만 하지 말고 덤벼.”


손을 까딱이며 도발하자, 카라한의 눈빛이 싸늘하게 가라앉으며 자세를 잡았다.


잔바리들과는 다르게 체계가 잡혀있다.


‘카자한의 흑백신권.’


녀석은 자신의 격투술을 그렇게 불렀다.


누군가에게 배운 게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경험한 용병 생활 통해 스스로 만들어낸 오리지널.


-내 밑으로 들어오는 놈에겐 흑백신권을 알려주지.


예전엔 참 멋있고 엄청나 보였는데.


‘...확실히 조잡해.’


무게의 중심도 안 잡혀 있고, 자세도 쓸데없는 겉멋에만 모든 게 쏠려 있다.


실용성이 매우 떨어지는 격투술.


녀석이 4등까지 올라간 건, 저 격투술 때문이라기보단. 남들보다 조금 더 탄탄한 육체 때문이다.


딱 싸움 좀 하는 녀석과 아닌 녀석을 구분하는 문지기 정도랄까.


“흐압!”


내게서 빈틈이라도 확인했는지.

카라한이 기합을 터트리며 지면을 박찼다.


상대의 움직임을 바라봤다.


녀석이 내 지르는 첫 번째 주먹. 어깨에 힘이 빠져 있고, 하체 쪽으로 힘이 전부 실려 있었다.


얼굴을 노리는 듯한 일격은 훼이크다.


피할 필요가 없다.


후웅!


허공을 가르는 주먹과 함께 카자한이 회전력을 이용해 몸을 틀며 자세를 낮췄다. 다리를 길게 뻗으며 내 중심을 무너트리려 들었다.


이게 진짜 본심.


살짝 뒤로 물러서며 공격을 피할 수도 있지만, 분위기를 보아하니 슬슬 마무리를 지어야 할 시간인 것 같다.


아까 보였던 간수 하나가 사라졌으니.


‘빅먼이 곧 오겠네.’


그 전에 카자한을 박살 내야 한다.


왼발을 앞으로 내밀었다. 녀석에게 왼발을 내줬다. 회전력이 실린 카자한의 발이 왼발을 걷어찼다.


퍽!


하지만 내 왼발은 무너지지 않았다.


역근경을 통해 변화한 내 근골은 고작 이 정도에 무너질 수준이 아니다.


“...이게 무슨.”


내가 도약하길 기다렸을 카자한에게 미소를 지어주며 오른발을 들었다.


그대로 힘을 실어 내리찍었다.


쾅!


카자한이 빠르게 몸을 구르며 공격을 피했다. 자리에서 일어서는 것을 노리기 위해 발을 뻗었다.


카자한이 양팔을 교차하며 막았지만.

내 발에 담긴 힘을 이겨내지 못했다.


몸이 부웅 날았다.


자세가 무너지며 꼴사납게 뒤로 구르더니 식탁에 부딪혔다.


이를 바득바득 갈며 식탁을 부여잡고 일어나는 카자한.


“애미 없는 새끼가...”


식당 밖에서 들리는 소란 소리에 지면을 박차고 달렸다. 비틀거리는 카자한의 머리채를 잡고 그대로 무릎에 내리찍었다.


퍽!


안면이 박살나며 카자한의 고개가 뒤로 젖혀졌다. 사방에 피가 뿌려지며 카자한의 몸이 축 늘어졌다.


확실하게 마무리 짓기 위해 주먹을 내지르려는 순간.


탁!


빅먼이 나타나 내 팔을 잡아챘다.


“여기까지야.”


* * *


빅먼은 난장판이 된 식당을 보며 이를 갈았다.


“미치겠네.”


죄수들이 사고를 치는 건 흔했다.


기 싸움, 시비, 복수.


제국 전역에서 범죄를 저지르다가 이곳에 끌려온 만큼, 다들 성정 하나만큼은 사나웠다.


허나.


이곳은 재앙이라 불리는 이들을 수용하는 곳이라기보단, 노동력을 위한 수용소이기에 마나를 익히지 않은 이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간수 혼자서도 죄수 전부를 상대할 수 있어서. 죄수들끼리 그 어떠한 난장판을 쳐도 무력을 이용해 상황을 조절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간수들이 이안 프라이덴을 내버려둔 건.


‘망나니가 두들겨 맞는 상황을 기대했겠지.’


그걸 뭐라 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이안 프라이덴의 어깨가 올라간 걸 한 번쯤 짓눌러줄 필요는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상황이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면 개입해야 했다.


‘카자한을 포함한 패거리 네 명.’


저들의 노동력은 수용소 안에서도 뛰어난 편이었다. 단순히 광질만 뛰어난 게 아니라 감각도 뛰어났다.


다른 죄수들은 최하급 파편만 캐오는 데 반해, 카자한은 하급 마석이나 정말 가끔 중급 마석을 캐오기도 했다.


수용소에서 담당하는 한 달 할당량 삼분의 일을 담당하고 있달까.


‘아무리 빨라도 한 달은 못 움직이겠네.’


허리가 꺾이고, 팔 다리가 꺾이고, 안면이 부서지고, 아주 난리에 난리가 아니었다.


“하아...”


저 녀석들이 해왔던 노동력은 이제 이안이 감당해야 했다.


그게 북부 수용소의 룰이었다.


상대를 죽이거나 불능으로 만들어도 되지만, 그에 대한 대가는 그들에게 부여된 노동력을 감당하는 것.


‘규칙에 문제는 없지만...’


일 잘하는 놈 넷이 불능이 되었고, 일을 한 번도 안 해본 놈이 다섯 명의 할당량을 채워야 하는 상황.


이안은 이제 막 수용소에 들어왔고, 아직 제대로 된 광질을 해보지 않은 초짜였다.


‘이겐 완전 손해야.’


빅먼은 짜증을 참아내며 옆에서 웃고 있는 이안을 바라봤다.


“내가 사고 치지 말라 했지.”

“먼저 시비를 거는 데 어떻게. 그냥 당하고 있을 순 없잖아? 안 말린 간수들 탓을 해야지.”


틀린 말은 아니었다.


“아오. 쯧. 식사 시간 끝이다. 전부 일어나서 광산으로 갈 준비해!”


빅먼이 살기를 풀풀 날리자, 죄수들이 입도 뻥긋 안 하며 식판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일부 간수들이 죄수들을 데리고 식당을 빠져나갔다.


“너넨 여기 싹 다 정리하고, 저 녀석들 병실로 데려가. 그리고 오늘 이 자리에 있었던 놈들 싹 모아서 저녁에 모여.”

“...예”

“대답봐라.”

“예!”

“그리고 넌 일로 와.”


빅먼은 이안을 데리고 식당 입구에 섰다.


자신에게 닥칠 운명을 모르는 건지, 아는 데도 저러는 건지. 웃고 있는 모습을 보니 코가 벌렁거렸다.


“너 지금 네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알아?”

“독방에 있을 때 네가 설명해줬잖아.”

“그걸 아는 놈이 사고를 쳐?”

“감당할 수 있으니까.”


목덜미를 잡은 빅먼은 화를 참아내며 입을 열었다.


“감당할 수 있다고? 저 넷은 하루에 최하급 냉기의 마석 160개를 캐오는 놈들이야. 거기다 네 몫까지 합치면. 넌 하루에 200개의 마석을 캐와야 한다는 뜻이라고. 그걸 못캐면...”

“사형이라고?”

“잘 아네.”


북부 수용소는 차갑다.

귀족이라고 예외를 두지 않았다.


감당하지 못할 짓을 저지른 이에겐 오직 죽음 뿐이다.


“이번 일은 소가주님 선에서 해결 될 문제가 아니야. 알아?”

“형은 필요 없어.”


이안이 자신 있다는 듯 입꼬리를 올렸다.


“내게 할당된 마석만 캐오면 해결되는 문제잖아?”


아무것도 모르고 철 없는 망나니.

흔히 봐오던 고집 센 귀족. 이안이 딱 그 모습이었다.


더 이상의 말은 의미가 없었다.


직접 몸으로 겪고 후회하면서 울고불고 난리를 쳐봐야 북부는 봐주지 않을 터.


“그래. 니 좃대로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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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일단 좀 맞자 +4 24.03.17 5,986 118 12쪽
15 개처럼 짖으라면 짖고 +5 24.03.16 6,141 127 11쪽
14 드래곤 피어 +4 24.03.15 6,332 130 10쪽
13 사령술사 바하몬트 +4 24.03.14 6,322 139 11쪽
12 저기 니 남친 지나간당 +6 24.03.13 6,504 140 11쪽
11 북벽 심법 +5 24.03.12 6,646 143 10쪽
10 드래곤 하트 +4 24.03.11 6,627 151 11쪽
9 이상한 목소리 +6 24.03.10 6,546 145 12쪽
8 그럼 내가 건드리지 뭐. +4 24.03.09 6,660 127 13쪽
» 선빵 +4 24.03.09 6,724 130 10쪽
6 2황자 +7 24.03.08 6,837 139 13쪽
5 깨달음 +5 24.03.08 6,905 145 11쪽
4 또 다시 독방 +4 24.03.07 6,932 152 12쪽
3 또 보자. 씹새야 +6 24.03.06 7,106 148 11쪽
2 북부 수용소 +6 24.03.05 7,695 156 12쪽
1 후레자식이 회귀함 +13 24.03.04 10,249 16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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