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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전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한 망나니는 천재 소드마스터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흑전
작품등록일 :
2024.03.04 16:22
최근연재일 :
2024.03.31 16:15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74,327
추천수 :
3,932
글자수 :
154,558

작성
24.03.1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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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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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
글자
11쪽

드래곤 하트

DUMMY

북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북벽이다.


제국의 북부를 수호하는 벽이자.

천년간 단 한번도 뚫린 적 없는 철벽.


그 명성에 걸맞게 북부는 방어에 집중되어 있었다.


배우는 무술 또한 그랬다.


뜨겁고 활기찬 남부가 화염같이 거칠고 공격적이라면.

차갑고 정적인 북부는 얼음같이 단단하고 방어적이었다.


‘북부의 근본은 방어.’


식량을 구하기 힘든 상황에서 적과 싸워와야 했고, 높게 쌓인 눈 사이에서 몸을 움직이는 것이 쉽지 않았으며. 사소한 실수 하나가 목숨으로 이어지는 전장이었다.


마족과의 전쟁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랄까.


자연스럽게 공격보다는 방어의 형태를 취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형태를 발전시켜왔다.


상대의 공격을 파악하고, 피하고, 막고.

빈틈을 만들어내어 마무리 일격을 가하는.


최강의 방패라 불리는 북부의 무술.


‘기초 훈련소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이 맞는 법이지.’


어떻게 맞아야 덜 아픈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지.


그런 과정에서 맷집이 만들어지면, 더 이상 상대의 공격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이젠 맞는 게 익숙하니까.


자연스럽게 상대의 공격을 읽으려 하게 되고, 어떤 부분이 약점인지, 어떤 버릇을 가졌는지 파악하게 된다.


그것이 북부식 무술의 시작이다.


“흐압!”


상대가 지면을 박차며 주먹을 날렸다.


확실히 재빠르다.


수갑을 품으로 인해 신체에 가해졌던 제약이 사라졌고, 그로 인해 자신의 힘을 전부 낼 수 있게 됐다.


‘무술도 익혔나 보네.’


카자한보다 자세가 좋았다.


완벽하게 피할 방법은 없다.


그러면 막는다.


팔을 들어 올리며 비스듬히 대각선을 그렸다. 주먹의 경로를 예측하고 팔꿈치로 공격을 막았다.


퍽!


저릿함이 느껴진다.


‘수갑의 차이가 크네.’


카자한과 싸웠을 땐 서로 수갑을 차고 있어서 다리가 걷어차여도 별다른 느낌이 없었는데.


지금은 그 차이가 확연히 느껴졌다.


하지만 못 버틸 정돈 아니다.


역근경으로 인해 근골이 변하고, 신체를 단련하며 튼튼하게 만들었다. 상대의 주먹을 견디기엔 충분했다.


더군다나.


‘맞는 건 익숙해.’


기초 훈련소에서 도망을 치긴 했지만.

누나와의 개인 훈련을 통해 엄청나게 맞기도 했고.


수용소에서 죽어라 맞은 터라.


용병 생활을 할 때쯤엔 맷집 하나만큼은 어디 가서 꿀리지 않았다.


“고작 이 정도로 이빨 턴 거냐?”

“크흐흐흐. 여유 부리는 척 해봐야 소용 없어.”


앞에 있는 녀석이 다시금 주먹을 뻗었다. 맛보기는 끝난 건지. 두 주먹을 미친 듯이 휘둘렀다.


단순히 내지르는 것이 아닌.

주먹과 주먹이 이어지는 연계 공격.


팔꿈치를 이용해 녀석의 주먹을 전부 받아냈다.


조금씩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녀석의 공격을 조금씩 흘려냈다.


그 순간 분위기의 심각성을 느꼈는지.


“이 새끼 실력을 숨기고 있었네!”


상대가 조급함을 드러냈다.

동시에 구경하던 두 명이 전투에 참전했다.


‘합류하기 전에 끝낸다.’


한 놈이라도 빨리 쓰러트려야 다음 싸움이 편해질 테니까.


조금합을 느낀 상대를 바라봤다.

호흡이 거칠어지고 자세가 무너졌다.


다급함을 느끼고 뻗은 주먹엔 위력이 실려 있지 않았다.


훅!


상대의 공격을 흘려보냈다.

활짝 열린 가슴을 향해 다리를 앞으로 뻗었다.


콱!


바닥을 내리찍으며 허리를 비틀었다.

반발력과 함께 허리의 회전력이 주먹에 담겼다. 그대로 있는 힘껏 내질렀다.


북벽 권법의 일초식.

북벽일권.


북벽의 단단함을 담은 정권.


주먹이 녀석의 가슴을 후려쳤다.


“커헉!”


상대가 눈을 크게 뛰며 입을 벌렸다.


‘졸라 아프지?’


하도 맞아봐서 어딜 때려야 아픈지 정확히 알고 있다.


씨익.


다시 한 발 내디디며 몸을 회전시켰다. 팔꿈치에 회전력을 담아 녀석의 얼굴에 적중시켰다.


고개가 획 돌아가며 바닥에 쓰러졌다.


‘한 놈은 끝냈고.’


내게 달려드는 두 놈을 보며 다시금 자세를 잡았다. 이제 어느 정도 전투에 익숙해졌다.


녀석들의 약점이 훤히 보인다.


운 좋게 마나심법을 익혀서 마나를 다룰 줄은 알지만, 그것에 의지한 채 단련을 제대로 하지 않은 이들.


그런 녀석들은 마나도 제대로 다룰 줄 모르고, 신체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마나가 만능인 줄 안 달까.


이 녀석들은 수갑을 푼 반 로아첸이랑 싸워도 질 거다.


“딱 한 놈만 살려준다.”

“지랄하네. 신나게 얻어맞던 새끼가 운 좋게 한 번 이겼다고 여유 부리고 있네.”

“뭘 일일이 대답하고 있어. 가자.”


둘이 동시에 주먹과 발을 날렸다.


상단과 하단을 동시에 노리는 공격이자, 쉽게 피하지 못하도록 양쪽에서 공격해왔다.


지들 딴엔 협동 공격이라고 펼친 것 같은데.


너무 허술해서 빈틈이 훤히 보였다.


북벽 보법을 밟으며 묵직하게 앞으로 나아갔다. 하단을 노린 발차기를 흘려내고, 몸을 비틀며 상단을 노리는 주먹을 잡아챘다.


그대로 힘을 주며 당기자 녀석이 딸려왔다.


하체가 부실하니 어쩔 수 없다.


“이런 젠장!”


자신의 실책을 알아채도 늦었다.

그대로 팔꿈치를 찍어 내렸다.


퍽!


내가 잡은 팔이 꺾이며 부러졌다.


“끄아아아악!”


동굴 안에 비명이 메아리처럼 울려 퍼졌다. 팔을 잡으며 절규하는 죄수를 보며 다른 녀석이 움찔거렸다.


아직 고민 중인가 보네.

그럼 더 확실히 보여줘야겠지.


걸음을 한발 내딛으며 다른 발로 절규하는 죄수의 머리를 걷어찼다.


퍼억!


녀석이 피를 토하며 뒤로 쓰러졌다. 하얀 눈동자가 유일하게 서 있는 죄수를 향했다.


“....이런 씨팔.”


패닉에 빠진 것을 보며 몸을 움직여 녀석들이 들어온 통로를 등지고 섰다.


혹여나 도망치더라고 광산 안쪽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도록.


“어때. 이제 좀 생각이 달라졌어? 아니면 아직도 해볼 만한 가? 덤빌 거면 덤벼. 말리진 않을게.”

“뭐...뭘 이야기하면 살려줄 거지?”

“누구한테 사주받았는지부터 시작할까?”

“...몰라. 밤이기도 했고 가면을 쓰고 있어서 못 봤어. 그냥 너만 손봐주면 편의를 봐준다고 했어.”

“목소린 기억한단 소리네?”

“변조해서 확실치 않아.”

“따라 해봐.”

“뭐?”

“그 새끼가 말한 것처럼 똑같이 말해보라고.”


녀석이 주저하길래 아래에 있는 죄수의 머리를 슬쩍 밟았다.


“해. 한다고!”


그리곤 열심히 흉내를 냈다.


목소리를 변조했다고 하더라도, 특유의 억양은 남아있을 거다.


그것만 알아내도 이득이다.


‘있다.’


죄수가 따라 하는 말투에서 특유의 독특한 억양이 느껴졌다.


“다시. 이번엔 평소의 네 목소리로.”

“젠장!”


다시 따라하는 걸 들어보니 저 녀석이 가지고 있는 버릇은 아니었다.


머릿속에 말투를 남겨놨다.


‘실마리는 찾았고.’


이번엔 개인적으로 궁금한 걸 물어볼 차례다.


“수갑은 어떻게 풀었냐?”

“열쇠를 줬어.”


죄수가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으려고 하길래 손을 들어 말렸다.


“그건 내가 확인할게.”

“뭐? 젠장! 살려준다며!”

“글쎄. 난 그런 말 한 적 없는데?”


그대로 달려가서 하나 남은 죄수를 정리했다. 애초에 겁을 먹고 있던 놈이라 상대하는 게 훨씬 수월했다.


바닥에 쓰러진 녀석의 주머니를 뒤지니 열쇠가 나왔다.


진짜는 아니고 복제품이라고 해야 할까.


특정 시간만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진 열쇠였다. 그 시간이 지나면 사라져서 흔적조차 남지 않았다.


“특수 열쇠까지 접근할 수 있는 간수 중에 하나라...”


이러면 배신자의 머리털을 찾아내기 훨씬 수월해졌다. 가능성 높은 간수들을 만나 억양만 파악하면 찾을 수 있다.


접근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다.


‘상대는 안심하고 있을 거야.’


설사 일을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흔적이 남을 만한 거리를 주지 않았을 거라 생각하고 있을 거다.


가면과 목소리를 변조하고.

특수 열쇠로 증거를 날렸다고 생각할 테니까.


그게 녀석의 약점이 될 거다.


‘딱 기다리고 있어.’


어떤 놈이 됐던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


자리에서 일어나 본래의 일을 하기 위해 곡괭이를 챙기려는 찰나, 손에 쥐고 있던 열쇠를 바라봤다.


“한 번만 열어볼까?”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열쇠.


잠깐이라도 풀어서 내 온전한 몸 상태를 확인해보고 싶었다.


철컥.


수갑에 열쇠를 넣고 돌리자 수갑이 풀렸다. 손목을 옥죄던 게 풀려서 그런지 해방감이 느껴졌다.


시원한 바람이 전신을 휘몰아치며 감각이 선명해졌다.


더불어 몸이 한층 가벼워졌다.


“...이거 뭐야.”


주먹을 쥐며 다리를 앞으로 내딛었다.


북벽 권법 일초식.

북벽 일권.


주먹을 일순간 내지르자.


팡!


옷 소매가 공기를 터트리는 소리를 내며 주먹이 앞으로 뻗어나갔다. 몸은 가벼워졌으나 실리는 힘은 더욱 강해졌다.


그 위력이 느껴졌다.


내 예상보다도 더 뛰어난 상태에 입이 다물어지질 않았다.


그리고.


확장된 감각을 통해 웅웅 거리던 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왔다.


[얼음의 축복을 받은 아이야. 내 목소리를 따라오라. 그러하면 너에게 더 많은 축복을 내려주마.]


듣는 것만으로도 온몸이 얼어붙을 것 같은 싸늘함. 하지만 내겐 너무나도 익숙한 목소리였다.


빙룡 카이사스.


“뭐야. 드래곤 하트가 여기에도 있었어?”


* * *


모든 종족 중 최강이라 불리는 종족이자, 중간계를 지배하는 반신이라고도 불리는 종족이 있었다.


드래곤.


마법의 종주라고도 불리며.

무술의 종주라고도 불리는.


그 어떠한 것에도 통달한 엄청난 존재.


검사들이 사용하는 마나 단전이나, 마법사들이 사용하는 써클의 개념이 드래곤에게서부터 시작됐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허나.


실제로 본 이들은 없다고 알려진 전설적인 존재가 드래곤이었다.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종족.


대부분은 전승처럼 내려오는 이야기라고 하거나, 음유시인이 만들어낸 가상의 종족이라고 말하지만.


그런 이에게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


‘드래곤은 존재해.’


내 몸으로 직접 경험했다.


냉기에 대한 내성을 키우기 위해 이것저것 삼키다가, 냉기의 마석과 비슷하지만 묘하게 다른 걸 삼킨 적이 있었다.


드래곤 하트 조각.


태어날 때부터 마나의 축복을 가진 드래곤이 만들어내는 특별한 심장.


그 안에는 드래곤의 다양한 지식과 권능이 담겨 있었다.


[나는 빙룡 카이사스다.]

[누군가 내 심장을 여러 개로 나누었다. 그와 함께 내 지식과 권능들도 나뉘었지.]

[내 시험을 통과했으니, 네게도 권능을 나누어주마.]


그때 들었던 목소리와 똑같았다.


밖으로 나가면 찾아다니려고 했던 걸, 지하 광산에서 찾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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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어머니가 살아있습니다 +8 24.03.24 5,039 133 12쪽
22 충성 +5 24.03.23 5,276 134 12쪽
21 두 번째 조각 +5 24.03.22 5,424 120 12쪽
20 먼저 먹는 새끼가 임자지 +5 24.03.21 5,387 118 10쪽
19 북부 대공 막내아들인데? +6 24.03.20 5,457 116 11쪽
18 잘 버텼어 +4 24.03.19 5,556 114 11쪽
17 악령 +4 24.03.18 5,728 110 11쪽
16 일단 좀 맞자 +4 24.03.17 6,000 119 12쪽
15 개처럼 짖으라면 짖고 +5 24.03.16 6,157 128 11쪽
14 드래곤 피어 +4 24.03.15 6,348 131 10쪽
13 사령술사 바하몬트 +4 24.03.14 6,338 140 11쪽
12 저기 니 남친 지나간당 +6 24.03.13 6,518 141 11쪽
11 북벽 심법 +5 24.03.12 6,663 144 10쪽
» 드래곤 하트 +4 24.03.11 6,640 152 11쪽
9 이상한 목소리 +6 24.03.10 6,557 146 12쪽
8 그럼 내가 건드리지 뭐. +4 24.03.09 6,674 128 13쪽
7 선빵 +4 24.03.09 6,739 131 10쪽
6 2황자 +7 24.03.08 6,853 140 13쪽
5 깨달음 +5 24.03.08 6,917 146 11쪽
4 또 다시 독방 +4 24.03.07 6,950 153 12쪽
3 또 보자. 씹새야 +6 24.03.06 7,124 149 11쪽
2 북부 수용소 +6 24.03.05 7,718 157 12쪽
1 후레자식이 회귀함 +13 24.03.04 10,289 16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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