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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전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한 망나니는 천재 소드마스터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흑전
작품등록일 :
2024.03.04 16:22
최근연재일 :
2024.03.31 16:15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73,745
추천수 :
3,908
글자수 :
154,558

작성
24.03.14 16:15
조회
6,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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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
글자
11쪽

사령술사 바하몬트

DUMMY

북부 수용소에서 열리는 결투의 밤.


죄수들에게 허락된 유일한 오락이자, 선별 수용소에 보낼 죄수들을 가리기 위한 결투.


오늘은 빅 매치가 열리는 날이었다.


“왜 경기 시작 안하냐!”

“크이마 씹새야! 자냐? 니 짬에 지금 잠이 와!”

“우우우우우!”


흥분한 죄수들이 경기 지연에 한 마디씩 던졌다. 원래라면 시작했어야 할 시간이 벌써 1시간이나 늦어졌다.


지연된 이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반 로아첸은 이안 프라이덴이 있어야 할 자리를 바라봤다. 텅 비어있는 감옥. 옆에 있던 부하가 입을 열었다.


“그 새끼 쫄아서 튄 거 아닙니까?”

“아니.”


이안 프라이덴.

아직도 그 눈빛이 선명했다.


악귀의 눈.


그 녀석은 겁먹어서 도망칠 정도의 녀석이 아니었다. 그럴 녀석이었다면 이런 판을 짜지도 않았을 터.


무슨 일이 생긴 것이 분명했다.


광산 안에서 습격받았다면 제아무리 이안 프라이덴이라도 살아남기 힘들 터.


“어떤 간 큰 새끼가 내 먹이를 건드렸는지 알아봐.”

“예.”


부하가 잠시 멀어지는 것을 보며 입맛을 다셨다.


‘아쉬운데.’


그것도 매우 아쉬웠다.


반 로아첸은 주먹을 쥐었다 피면서 저번 주에 있었던 결투를 떠올렸다. 공포와 피로 얼룩진 상대. 그걸 이안에게 직접 새겨주고 싶었다.


귀족의 오만함을 꺾어버리고.

절망 속에서 허우적거리게 만들고.


내기로 건 소원권으로 평생 노예로 삼아 굴리고 또 굴리며, 선별 수용소로 떠나기 전까지 장난감으로 만들어 즐길 생각이었다.


그때 진행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죄송합니다! 지금 막 경기를 시작해도 된다는 이야기를 전달받았습니다! 오늘은 늦어진 만큼 제 소개를 넘기고 곧장 경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와아아아아아아!”


거센 함성이 감옥을 휩쓸었다.


크이마의 진행과 함께 경기가 곧장 시작되며, 첫 번째 결투를 벌이게 되는 죄수들이 경기장으로 들어섰다.


허나, 반 로아첸의 시선은 다른 곳에 향해 있었다.


복도를 따라 걷는 이안 프라이덴.


자신감 넘치는 발걸음과 오만함이 보이는 얼굴, 어디 하나 다치지 않은 아주 멀쩡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흐흐흐. 그래. 그럼 그렇지.”


반 로아첸은 희열감에 찬 미소를 지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벌써 몸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잠깐 후면 경기가 펼쳐질 테지만 그때까지 참는 것이 고역일 정도로 빨리 저 녀석과 싸우고 싶었다.


아니, 싸우는 게 아닌.

일방적으로 짓밟고 싶었다.


눈을 번뜩이며 이안 프라이덴을 바라봤다. 어떻게 조리해야 맛있을지, 어떻게 가지고 놀아야 재밌을지. 계속해서 머리를 굴리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그런 반 로아첸을 깨운 건 간수였다.


“반 로아첸. 나와라.”


활짝 열린 감옥 문을 바라보며 반 로아첸이 몸을 일으켜 세웠다. 여전히 시선은 이안 프라이덴에게 향해 있었다.


녀석 또한 감옥을 빠져나와 경기장으로 향했다.


그것을 보며 반 로아첸도 움직였다.


“두구두구두구. 이번 경기는 여러분이 기다리고 기다리셨을 빅 매치! 반 로아첸 대 이안 프라이덴의 경기 입니다!”

“와아아아아아!”

“뜸 들이지 말고 빨리 시작해라!”


반 로아첸이 걸을 때마다 옆에 있는 감옥에서 죄수들이 소리를 질렀다.


“반 로아첸! 또 병신 같이 처맞지 말고 이번엔 확실하게 처리해라!”

“이번에도 지면 개망신이다!”

“저 오만한 귀족 새끼 면상 좀 꺾어봐라!”


상당히 거친 말투지만.

하나 같이 반 로아첸을 응원했다.


“반!”

“반!”

“반!”


모두가 자신의 이름을 외쳤다.

이 안에 이안 프라이덴을 응원하는 이는 없었다.


“북부 수용소의 자랑스러운 챔피언! 반 로아첸입니다!”


반 로아첸이 경기장으로 들어서자, 크이마가 선수 설명을 했고. 죄수들의 환호성이 쏟아졌다.


“그를 상대할 자는 북부 대공의 막내아들이자, 망나니. 아니. 후레자식이라 불리는 이안 프라이덴 입니다!”

“후레자식이다!”

“쓰레기 같은 새끼!”


이안 프라이덴이 들어서자 온갖 야유가 쏟아졌다. 죄수들이 작정하고 기를 죽이기 시작했다.


따뜻하게 자라온 귀족은 견딜 수 없는 모욕.


허나, 이안 프라이덴은 활짝 웃었다.


“엿이나 먹어 새끼들아.”

“저거 완전 미친 새끼네.”


반 로아첸은 감탄을 내뱉었다. 저 녀석은 진짜다. 진짜 미친놈이다. 그래서 더욱 꺾고 싶었다.


간수가 다가와 수갑을 풀었다.


육체에 가해진 제약이 사라지는 것을 느끼며 가볍게 몸을 풀었다. 그리곤 상대를 바라봤다.


“난 됐어. 안 풀어도 돼.”


이안의 말에 간수가 어이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수갑을 차고 싸우겠다고?”

“핸디캡. 저 새낀 이걸로도 충분해.”


이안이 수갑을 찬 상태로 걸어왔다.

그 모습을 본 반 로아첸이 미간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뭐하냐.”

“이거 풀면 너 죽어. 내가 아직 힘 조절이 안 돼서.”

“....크하하하하하!”


아주 오만으로 가득 찼구나.


“네 애비가 북부대공이라 그거 믿고 깝치는 것 같은데. 내가 이래 보여도 귀족 죽이고 여기 온 놈이야.”

“어우 무서워라.”

“그래. 네가 오늘 한 선택. 뼈저리도록 후회하게 해주지. 나중에 가서 딴소리하지 마라.”

“안 해. 병신아.”

“까드득.”

“우리 반 화났어?”


반 로아첸은 콧김을 내뿜으며 감정을 다스렸다. 너무 흥분했다. 저번과 같은 실수는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


“그럼 경기를 시작하겠습니다!”


크이마의 외침과 함께 종이 울렸다.

반 로아첸은 성급하게 움직이지 않고 상대를 바라봤다.


별다른 자세를 취하지 않는 이안.


‘여유를 부리는 이유가 있을 거야.’


이안은 오만하고 자신감 넘치지만 멍청한 녀석은 아니었다. 반 로아첸은 그 사실을 이미 두 번이나 경험했다.


이번엔 얕보지 않을 생각이다.


철저하게 파악해서 짓밟아 주고 말 테다.


“잔뜩 쫄았네. 내가 먼저 간다?”


그때 이안이 앞으로 달려왔다.


반 로아첸은 이안의 움직임을 보며 몸을 움직였다. 녀석이 주먹을 뻗자 몸을 틀며 피하고 다리를 뻗었다.


퍽!


한쪽 팔로 반 로아첸의 발을 쳐낸 이안이 주먹을 뻗었다. 반 로아첸은 손을 뻗어 이안의 주먹을 잡았다.


묵직하다.


찌릿.


수갑을 찬 상태에서 내지른 주먹임에도 불구하고 손바닥이 저릿했다.


‘이게 무슨...’


놀라는 것도 잠시, 이안이 계속해서 주먹을 휘둘렀다. 화려한 연계 공격도 아니었다. 그저 주먹을 내지를 뿐이었다.


피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지만.

역으로 공격할 각이 보이지 않았다.


“반 로아첸! 뭐하냐!”

“봐주면서 노는 거지? 그치?”

“저게 노는 걸로 보이냐? 완전 밀리고 있잖아.”

“뭐야 반 로아첸이 진다고?”


사방에서 쏟아지는 죄수들의 말에 반 로아첸이 얼굴을 구기며 이를 꽉 물었다.


‘내가 진다고?’


절대 그럴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다.


숨을 크게 들이쉬며 역으로 주먹을 뻗었다. 속도는 이쪽이 더 빨랐다. 이안의 공격을 피하며 주먹을 뻗었다.


퍽!

퍼억!


가슴에 한 번, 옆구리에 한 번.

연속으로 뻗은 주먹이 들어갔지만, 이안의 표정은 덤덤했다.


“고작 이 정도야? 실망이 큰데?”

“크윽!”

“와 여태 이 정도 수준으로 챔피언 먹었다고 허세 부린 거야? 진짜 존나 허접이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분노를 주먹과 발에 담았다. 이안의 저 웃는 낯짝을 부셔버리기 위해 미친 듯이 휘둘렀다.


퍽!

퍽!

퍼억!


계속해서 때리고 있지만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저번 결투에서 느꼈던 그런 손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건 뭐랄까.


그냥 벽에 주먹을 휘두르는 느낌이다.

거기서 끝이 아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벽이 멀어진다.


주먹이 닿질 않았다.


“이런 실력으로 귀족을 죽여?”

“진짜? 나보다 멍청한 새끼도 있나 보네. 너 같은 놈한테 죽는 거 보면.”

“음. 이 방법은 아닌 것 같네. 그럼 이건가.”


이안의 분위기가 한순간 달라졌다.


살기.


강한 살기가 반 로아첸의 심장을 툭 건드렸다. 죽는다. 죽을 거다. 전신에서 경고를 보내왔다.


그 순간.


반 로아첸은 기이한 감각을 느꼈다.

심장이 쿵쾅거렸다. 그 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그와 함께 본능이 깨어났다.


두 눈을 번뜩이며 사냥감을 바라봤다.


“...크르르”


그러자 이안이 피식 웃었다.


“됐다. 거기까지.”


말이 끝나기 무섭게 무언가 거대한 형상이 이안의 뒤에 그려졌다.


형용할 수 없는 무언가.


그것이 두 눈을 번쩍이는 순간, 지금까지 겪었던 그 어떠한 것과 비교할 수 없는 공포가 느껴졌다.


단순히 죽는다.

그런 느낌이 아니다.


죽을 생각조차 들지 않을 정도로 거대한 공포가 머리를 뒤흔들었다. 도저히 견딜 수 있는 무게가 아니었다.


“허억!”


숨을 헐떡이는 찰나, 이안의 주먹이 날아와 반 로아첸의 얼굴에 적중했다.


“커헉!”


반 로아첸의 몸이 뒤로 쓰러졌다.

그와 함께 감옥 안에 적막이 찾아왔다.


“....이...이안 프라이덴 승리!”


* * *


가문이 멸망하면서 북부 수용소는 제 기능을 하지 못했고, 많은 이들이 수용소를 떠나갔다.


그중 이름을 날리게 된 녀석이 있다.


붉은 달의 웨어울프.

야수왕 반 로아첸.


바닥에 쓰러져 오줌을 지린 저 녀석이 몇십 년 후엔 세상에서 손꼽는 강자가 된다.


물론, 지금은 자기가 무슨 피를 물려받았는지 모르겠지만.


그건 차차 교육하면 될 거고.


‘발동 조건은 간단하네.’


죽음의 공포를 주면 웨어 울프의 본능이 나타난다.


싱겁게 끝낼 수 있는 결투를 일부러 질질 끈 것도, 저 녀석을 각성시킬 방법을 찾기 위해서다.


까마귀 부대 몰살 사건에서 써먹을 수 있는 패가 많으면 좋으니까.


“앞으로 넌 내 노예 1호다.”


피식.


몸을 돌려 결투장 밖으로 나가려는 순간. 서늘한 감각이 느껴졌다. 이내 세 자루의 검이 나를 겨눴다.


심장과 목, 다리 사이.


앞과 뒤, 옆에서 노리고 있어서 피할 공간은 없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어디 한군덴 검이 쑤셔질 거다.


‘죽일 거였으면 진작에 죽였겠지.’


조금은 여유를 가지며 천천히 상대를 살폈다. 하얀 가죽 갑옷을 입은 거 보니 소속은 알 것 같다.


하얀 까마귀 부대.


앞으로 한 달 뒤, 북벽 너머의 존재에게 몰살당하는 자들.


남자 하나와 여자 둘이라.


핑크머리 여자와 푸른 머리 남자의 실력은 익스퍼드 하급 같고, 은발 머리 여자는 중급 정도 돼 보였다.


풍기는 기세가 남달랐다.


‘저 여자가 상급잔가?’


다리 사이에 있는 검을 툭 하고 들어 올리며, 은발 머리의 여인이 날카로운 미소를 지었다.


“너. 정체가 뭐냐.”

“이안 프라이덴.”

“어디 소속이지?”

“프라이덴 공작가. 아니 이젠 북부 수용소 소속인가?”

“니 위에 누가 있지?”

“형, 누나, 아버지.”


은발 머리 여자가 실소를 내뱉으며 살기를 내뿜었다.


강한 분노를 드러냈다.


“재밌지?”


내 가랑이 사이에 있는 검이 위로 움직였다.


“마지막 대답은 신중하게 하는 게 좋을 거야. 북벽 너머에 있는 사령술사랑은 무슨 관계냐.”

“누구?”

“다 알면서 모르는 척 하지마. 바하몬트. 그 새끼랑 무슨 관계냐고.”


그 새끼가 여기서 왜 나와?


작가의말

주인공 머리 색을 은발로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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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북부에 있는 모든 이에게 알려라 +5 24.03.25 4,799 139 11쪽
23 어머니가 살아있습니다 +8 24.03.24 5,019 132 12쪽
22 충성 +5 24.03.23 5,256 133 12쪽
21 두 번째 조각 +5 24.03.22 5,396 119 12쪽
20 먼저 먹는 새끼가 임자지 +5 24.03.21 5,368 117 10쪽
19 북부 대공 막내아들인데? +6 24.03.20 5,440 115 11쪽
18 잘 버텼어 +4 24.03.19 5,541 113 11쪽
17 악령 +4 24.03.18 5,715 109 11쪽
16 일단 좀 맞자 +4 24.03.17 5,986 118 12쪽
15 개처럼 짖으라면 짖고 +5 24.03.16 6,141 127 11쪽
14 드래곤 피어 +4 24.03.15 6,332 130 10쪽
» 사령술사 바하몬트 +4 24.03.14 6,322 139 11쪽
12 저기 니 남친 지나간당 +6 24.03.13 6,504 140 11쪽
11 북벽 심법 +5 24.03.12 6,646 143 10쪽
10 드래곤 하트 +4 24.03.11 6,627 151 11쪽
9 이상한 목소리 +6 24.03.10 6,546 145 12쪽
8 그럼 내가 건드리지 뭐. +4 24.03.09 6,660 127 13쪽
7 선빵 +4 24.03.09 6,723 130 10쪽
6 2황자 +7 24.03.08 6,837 139 13쪽
5 깨달음 +5 24.03.08 6,905 145 11쪽
4 또 다시 독방 +4 24.03.07 6,932 152 12쪽
3 또 보자. 씹새야 +6 24.03.06 7,106 148 11쪽
2 북부 수용소 +6 24.03.05 7,695 156 12쪽
1 후레자식이 회귀함 +13 24.03.04 10,249 16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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