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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전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한 망나니는 천재 소드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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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전
작품등록일 :
2024.03.04 16:22
최근연재일 :
2024.03.31 16:15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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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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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32
글자수 :
154,558

작성
24.03.0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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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
글자
12쪽

또 다시 독방

DUMMY

쿵!


묵직한 돌문이 열리며 좁은 공간이 드러났다. 첫날 왔던 곳과는 다른 곳보다 두 배는 더 비좁은 공간이 보였다.


‘특수 독방.’


꽤 여러 번 사고를 친 죄수들을 보내는 곳이랄까.


바로 이곳으로 보낼 줄은 몰랐는데.


“독방에서 나가자마자 바로 사고 치는 놈은 네가 처음이다.”

“망나니가 아니라 또라이. 완전 쌍 또라이.”

“삼일론 정신머리 뜯어고치기 부족했지? 어디 여기서 일주일간 처박혀 있어봐라.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미칠 거다.”


간수들이 머라 하든 신경쓰지 않고 내 발로 독방 안으로 들어갔다.


“돌아가는 김에 빅먼이나 불러.”

“어디 죄수 새끼가 명령질이야. 뒤지고 싶냐?”

“난 분명 이야기했다.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전달해라.”


간수들을 두고 문을 닫았다.

그리곤 옆으로 비좁게 누워 잠시 휴식을 취했다.


“뭐 저딴 새끼가 다 있어. 귀족 피가 흐르는 놈들은 하여간 싸가지가 없다니까.”

“야야. 하루 이틀이냐. 그냥 가자.”


점점 멀어지는 간수들의 목소리에 두 눈을 감았다.


북부 수용소는 폐쇄된 곳이다.


북부에서도 가장 깊숙한 곳인 북벽과 가까이 있을뿐더러, 프라이덴 가문에서 가장 적은 지원을 받고 있다.


한정된 자원으로 운영되는 곳이다 보니 지원이 충분하지 않았다.


죄수들은 한 벌의 옷으로 수년을 입어야 하고, 찢어져도 기워 입어야 하며, 먹을 건 풀로 쓴 죽이 전부였다.


단순히 죄수들 뿐만 아니라, 간수들에게도 지원되는 것들이 적었다.


‘그래서 딴 주머니를 차는 놈이 있지.’


북부 수용소에서도 아주 유명한 놈이 하나 있다.


자신이 정한 선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돈만 주면 뭐든지 해주는 간수.


돈 냄새 하나는 기가 막히게 맡는 놈이라, 죄수들 사이에선 돈 귀신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다.


물론, 아무한테나 이런 건 아니고, 돈 귀신답게 돈이 나올만한 구석이 있는 이들에게만 이런 서비스를 제공했다.


나 같은 귀족 출신들이나, 밖에서 사기를 치다 온 녀석들이 주 이용 고객이랄까.


간수장에게 상납금 일부를 바쳐서 보호받고 있다.


‘뭐. 나야 좋지.’


돈만 주면 훨씬 수월한 수감 생활을 즐길 수 있으니까.


과거엔 이걸 너무나 늦게 알았지만.


회귀해서 다 알고 있는 마당에 안 쓸 이유가 없다.


‘왔네.’


천천히 걷는 걸음 소리가 들렸다.


잠시 후.


쾅쾅!


누군가가 문을 거칠게 두드렸다.


“날 불렀다고?”

“서비스 좀 이용하자.”

“첫날 독방에 갇힌 놈이 서비스는 어떻게 알고 있냐?”

“그게 중요한가?”

“하긴.”


빅먼이 큭큭 웃으며 다시금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래서 원하는 건?”

“일단 원래 독방으로 좀 돌아가고 싶은데.”

“100실버.”

“독방에 있는 동안 고기가 듬뿍 들어간 음식으로 삼시세끼도 추가.”

“1골드. 독방은 서비스로 옮겨주지.”

“서비스 좋네. 좋아. 거래하지.”


드르륵.


밥이 주어지는 틈이 열리며 빅먼이 펜과 종이를 넘겼다.


빈 종이에 내용을 적었다.


2골드를 주기로 했다는 내용과 내 서명을 남겼다.


스륵.


빅먼이 들이민 단검 위로 엄지손가락을 가져갔다. 툭 하고 찌르자 엄지손가락에 핏방울이 맺혔다.


서명 위에 엄지손가락을 쿡 찍었다.


내 피가 잉크에 깃들며 붉은빛이 흘러나왔다. 마법으로 계약을 마쳤다는 내용. 식별 마법으로 진위를 확인할 수 있다.


이제 이걸 들고 가문에 있는 내 시종에게 찾아가면 돈으로 바꿔 줄 거다.


“자.”


종이를 넘기자 빅먼이 물었다.


“2골드?”

“팁.”

“시원시원하네. 나와라.”


열린 문으로 나왔다.


“어우 좀 살 것 같다.”


잠깐 들어가 있음에도 몸이 뻐근했다.

가볍게 몸을 풀며 빅먼과 함께 복도를 걸었다. 원래 있던 독방보다 조금 더 큰 독방을 안내해줬다.


“오. 좋은데?”

“잠깐 기다리고 있어라. 바로 밥부터 가져다 줄 테니까.”


빅먼이 밥을 가지러 간 사이.

가볍게 몸을 풀면서 시간을 보냈다.


쾅쾅!


“밥이다.”


숨을 돌리며 밥 구멍으로 다가가자, 쟁반에 고기가 듬뿍 담긴 수프와 빵이 올려져 있었다.


“냄새 좋네.”

“이 돈을 그냥 먹기엔 좀 양심에 찔리는데. 서비스로 여자 속옷도 하나 넣어줘? 자기 위로 좀 하게?”

“그건 너나 가지고.”


맛있는 냄새에 배가 반응했다.


꼬르륵.


얼른 먹어달라는 신호에 수저를 이용해 수프를 크게 퍼서 입으로 가져갔다.


‘먹을만 하네.’


삼일 간 죽만 먹다가 수프를 먹으니 배에서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사실 첫날부터도 가능했지만.


그땐 몸에 쌓인 탁기를 내보내는 게 우선이었던지라, 일부러 죽을 먹으며 몸에 쌓인 탁기를 털어냈다.


지금은 본격적으로 근육 단련을 해야 하니 고기가 필요한 거고.


“진짜 더 필요한 거 없어?”

“바깥 이야기 좀 해봐. 요즘 어떻게 돌아가는지.”


기억을 정리하면서 깨달은 거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은 가족에 대한 후회와 가문이 몰락하고 나서의 기억들뿐이었다.


수용소에 갇혀 있던 2년간의 공백.


과거엔 살아남기 급급했던 시절이기도 했고, 외부와 단절되어 있기도 해서 바깥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아는 게 없다.


그 시기에 가문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제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세세히 알 필요가 있다.


“바깥 이야기라...음. 너무 광범위한데?”

“프라이덴 가문과 제국 황실에서 일어나는 일이면 돼.”

“다 네가 아는 이야기일 텐데? 아니다. 망나니 새끼가 가문에 관심이 있을 리가 없지. 안 좋은 일만 한가득할 텐데 상관없냐?”

“상관없어.”


빅먼이 털썩 주저앉았다.


“프라이덴 가문은 요즘 북벽을 넘어오는 마족들이 많아져서 골치가 아픈 상황이라, 그것에 대한 조사단을 꾸리기로 한 모양이더라.”

“책임자랑 출발 일자는?”

“모르지.”

“그럼 제국 쪽은.”

“제국은 황위 쟁탈전이 열리니 조만간 서로 죽이고 난리 나겠지. 리히나 공녀님이 2황자랑 혼약을 한단 소문이 돌던데. 그게 사실이면 북부도 위험할 걸? 그래서 묻는 건데 진짜냐?”

“내가 알겠냐.”

“쯧.”


일단은 내가 알고 있는 것에서 큰 틀을 벗어나는 건 없다.


“각 가문의 분위기나 중요한 움직임 같은 것들이 있으면 넘겨. 내가 혹할 만한 게 있으면 정보마다 1골드씩 쳐줄 테니까.”

“이거 완전 돈이 썩어나는 미친 고객님이네.”

“싫어?”

“존나 땡큐죠. 고객님. 진짜 여자 속옷 안 필요하세요? 누가 입던 것도 구할 수 있는데.”

“꺼져.”


* * *


북부 수용소에선 일주일에 한 번씩 투기장이 열렸다. 죄수들, 간수들 구분할 것 없이 모두 즐기는 유흥거리랄까.


죄수들은 간혹 나오는 부식을.

간수들은 자신의 월급을.


내기로 걸면서 죄수들의 결투를 즐겼다.


또한 승자에겐 특혜가 주어지기 때문에 지원자들도 넘쳐나서 고르는 것도 일이었다.


“얼른 시작해라!”

“씨팔 오늘만 기다렸다!”

“형 나 쌀 것 같아!”

“빨리 시작하라고. 크이마 씹새야!”

“가자아아아아아아!”


죄수들이 환호성을 내지르며 경기가 시작하기를 기다렸다.


그도 그럴 것이.


오늘의 매치는 평소에 쉽게 볼 수 없는 이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반갑습니다. 오늘도 북부 결투의 중계를 맡게 된 크이마라고 합니다! 기다리느라 지루하셨죠! 지금부터 수용소 챔피언 결정전을 시작하겠습니다!”


화려한 언변으로 사기를 치다가 수용소에 오게 된 만큼, 시원시원한 말투로 경기의 시작을 알렸다.


“먼저 도전자를 소개하겠습니다! 우리 수용소의 신흥강자이자 무패 우승을 노리고 올라온 강철 이빨! 포든 아카렉입니다!”


힘찬 외침과 함께 경기장의 문이 열렸다.


문 안으로 회색빛의 머리카락을 가진 남자가 들어섰다.


단단한 주먹과 어깨.

탄탄한 몸이 인상적인 사내.


포든 아카렉이 주먹을 쥐고 하늘 위로 치켜올리며 소리를 내질렀다.


“크아아아아아아! 어금니 빼고 다 씹어먹어 주마!”

“살벌한 출사표군요! 엄청난 기세를 가지고 있는 포든 아카렉을 상대할 선수는 북부의 또라이. 아니 북부의 현 챔피언. 반 로아첸입니다!”


반대편 문이 열리며 붉은 머리의 반 로아첸이 모습을 드러냈다.


얼굴에 남아 있는 멍 자국.


그걸 본 포든 아카렉이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을 들어 반 로아첸을 가리켰다.


“저 병신 봐라. 큭큭. 망나니 귀족한테 처맞고 저렇게 된 거. 완전 뒷방 늙은이 다 됐네. 내가 오늘 저 녀석 끝장내고 챔피언 먹고 만다.”


패기 넘치는 모습에 죄수들이 한마디씩 거들었다.


“챔피언은 개나 소나 되는 줄 아냐?”

“좋다 좋아! 반 로아첸 저 새끼도 지금 전대 챔피언 없을 때 운 좋게 챔피언 된 거지. 그 녀석들 있었으면 챔피언 그림자도 못 밟았어.”

“그치. 실력은 좋도 없으면서 성격만 드러운 새끼. 포든 네가 챔피언 해라 그냥.”

“그래도 챔피언은 챔피언이야.”

“응 아니야. 반 로아첸은 좋밥이야.”


야유와 환호 소리가 뒤섞인 함성.


그사이 간수가 들어와 반 로아첸과 포든 아카렉이 차고 있는 수갑을 풀었다.


툭!


바닥에 떨어진 수갑.


반 로아첸은 수갑 자국이 있는 팔목을 어루만지면서 주먹을 꽉 쥐었다.


수갑으로 인해 제한된 신체 능력.

그것이 해제되며 원래의 힘이 돌아왔다.


전신에서 느껴지는 근육의 세밀한 움직임과 주먹을 쥐었을 때 느껴지는 강한 악력.


한동안 잊고 있던 감각에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그래. 이거야.’


수용소의 챔피언.


그건 누군가 줘서 가진 게 아니다.

이 주먹과 피를 흘리며 투쟁 끝에 쟁취한 것이다. 너무나 평온한 일상이 그것을 잠시 잊게 했을 뿐이다.


“병신아. 쫄았냐?”

“...큭큭. 애송아. 내가 이 자리에 어떻게 올라왔는지 아냐?”

“틀딱 새끼. 말본새하고는. 주둥아리 털어서 그 자리 차지했냐?”


포든의 도발에 반 로아첸이 앞으로 걸었다. 그런 반에게 포든이 빠르게 달려가며 주먹을 날렸다.


퍽!


돌덩이를 후려친 것처럼 둔탁한 소리가 났다. 눈살을 찌푸리는 포든이 뒤이어 주먹을 날렸다.


반이 손을 뻗어 포든의 주먹을 잡았다.


“고작 이 정도로 챔피언을 논해?”


반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손바닥에 힘을 줬다. 강한 악력에 포든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끄흡!”

“다신 내 앞에서 입을 못 털게 해줄게.”


포든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후웅!


바람을 가르는 깔끔한 일격.

허리에서부터 시작된 회전이 담긴 강한 주먹이 포든의 얼굴을 노렸다.


퍼억!


주먹이 적중한 포든이 얼굴이 그대로 뭉개졌다. 코가 부러지고 입에서 피가 터져 나왔다.


반은 활짝 웃으며 미소를 지었다.


주먹에서 느껴지는 짜릿한 감각에 다시금 몸을 움직였다. 바닥에 쓰러진 포든의 얼굴을 후려쳤다.


그것도 모자라 치아를 잡고 그대로 뽑아버렸다.


“끄아아아아악!”


수용소 결투에 규칙 따윈 없다.


복역을 위해 수감된 죄수들인 만큼, 죽이는 것을 자제하고 있지만. 죽인 죄수만큼의 노동력을 감당할 수 있다면 죽여도 상관없었다.


“사...살려...줘.”

“큭큭.”


공포로 얼룩진 포든의 얼굴을 보며 반이 크게 웃었다.


‘조급했어.’


한 번의 방심으로 인해 조급함을 느꼈고, 그것이 두 번째 실수로 이어졌다.


급할 필요가 전혀 없는데.

이렇게 여유롭게 처리해도 됐는데.


반은 차분하게 식은 눈빛으로 포든의 얼굴에 이안 프라이덴을 모습을 떠올렸다.


‘다시 나오면 이렇게 만들어 주마.’


* * *


동료였던 파계승이 그랬다.


-역근경을 제대로 익히려면 최소 3년이야. 난 재능이 좀 뛰어나서 2년이면 충분했지만. 넌 5년 정도 걸리겠다.


전생에선 딱 5년이 걸렸다.


그런데.


독방에서 시간을 보낸 지 일주일째.


투둑.

투두둑.


역근경의 성취가 올라가며 신체에 변화가 찾아왔다.


‘뭐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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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어머니가 살아있습니다 +8 24.03.24 5,039 133 12쪽
22 충성 +5 24.03.23 5,276 134 12쪽
21 두 번째 조각 +5 24.03.22 5,424 120 12쪽
20 먼저 먹는 새끼가 임자지 +5 24.03.21 5,387 118 10쪽
19 북부 대공 막내아들인데? +6 24.03.20 5,457 116 11쪽
18 잘 버텼어 +4 24.03.19 5,556 114 11쪽
17 악령 +4 24.03.18 5,728 110 11쪽
16 일단 좀 맞자 +4 24.03.17 6,000 119 12쪽
15 개처럼 짖으라면 짖고 +5 24.03.16 6,157 128 11쪽
14 드래곤 피어 +4 24.03.15 6,347 131 10쪽
13 사령술사 바하몬트 +4 24.03.14 6,338 140 11쪽
12 저기 니 남친 지나간당 +6 24.03.13 6,518 141 11쪽
11 북벽 심법 +5 24.03.12 6,663 144 10쪽
10 드래곤 하트 +4 24.03.11 6,639 152 11쪽
9 이상한 목소리 +6 24.03.10 6,557 146 12쪽
8 그럼 내가 건드리지 뭐. +4 24.03.09 6,674 128 13쪽
7 선빵 +4 24.03.09 6,739 131 10쪽
6 2황자 +7 24.03.08 6,853 140 13쪽
5 깨달음 +5 24.03.08 6,917 146 11쪽
» 또 다시 독방 +4 24.03.07 6,950 153 12쪽
3 또 보자. 씹새야 +6 24.03.06 7,124 149 11쪽
2 북부 수용소 +6 24.03.05 7,718 157 12쪽
1 후레자식이 회귀함 +13 24.03.04 10,289 16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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