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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전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한 망나니는 천재 소드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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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전
작품등록일 :
2024.03.04 16:22
최근연재일 :
2024.03.31 16:15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74,326
추천수 :
3,932
글자수 :
154,558

작성
24.03.15 16:15
조회
6,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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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글자
10쪽

드래곤 피어

DUMMY

“실비아 선배님. 자리를 옮기시죠. 보는 눈이 많습니다. 제가 조용한 곳으로 안내하겠습니다.”


빅먼의 난입으로 상황은 일단락됐다.


하얀 까마귀 부대원들이 검을 검집에 꽂아 넣고, 내가 원래 차고 있던 수갑이 아닌 흑색 수갑을 채웠다.


단발 머리 여자와 남자가 내게 팔짱을 꼈다.


그렇게 걸음을 옮겨 죄수동을 떠났다.


‘사령술사 바하몬트라.’


리치 왕 바하몬트랑 연관이 있는 걸까?

아니면 단순히 이름이 똑같은 걸까.


같은 인물이라고 확신하지 못하는 이유는 바하몬트 앞에 붙은 직업 때문이다.


사령술사.


죽은 영혼으로 술법을 부리는 이들.

그들의 특기는 악령을 불러내 멀쩡한 인간 몸에 빙의시키는 것이었다.


죽은 시체를 되살리는 네크로맨서와는 살짝 결이 달랐다.


좀 더 정보가 필요하다.


“저 새끼. 평소랑 똑같아? 내가 알던 망나니가 아닌데?”

“수용소에 오면 다들 달라지지 않습니까.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수상한 게 단 하나도 없었어?”

“...전 느끼지 못했습니다.”


은발 머리 여자가 시선을 돌려 나를 슬쩍 흘겨보더니 다시 앞을 바라봤다.


“저주 판독기 있지?”

“예.”

“그거부터 가져와. 저 새낀 내가 심문하고 있을 테니까.”

“무력적인 건 행하지 말라고 소장님이...”

“알았어.”


심문실이라 적힌 문 앞에 도착했다.


끼이익.


문이 활짝 열리자 딱딱해 보이는 철로 만든 의자 여러 개와 온갖 고문 도구들이 벽에 걸려 있는 곳이 나타났다.


“이 안에서 나누는 대화는 밖으로 흘러 나가지 않을 겁니다.”

“그래. 고맙다.”


양팔에 이끌려 안으로 들어갔다.

중앙에 있는 의자에 앉고 나서야 옆에 있던 애들이 떨어졌다.


내 앞으로 다가온 실비아가 의자 위로 한쪽 발을 올렸다. 상체를 숙이며 내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내 눈빛을 읽으려는 건가.


실비아의 눈을 당당하게 바라봤다. 그런데 뭔가 익숙했다. 이렇게 보고 있으니 어디선가 본 것 같긴 한데 팍하고 떠오르진 않았다.


“우리가 어디서 봤던 적이 있나?”

“질문은 내가 해. 넌 대답만 하면 돼.”


실비아가 작은 단검을 뽑아 내 목에 겨눴다.


“아까 반 로아첸을 치기 직전에 사용했던 그거. 다시 한번 사용해봐.”


반 로아첸에게 쓴 드래곤의 권능.


드래곤 피어.


원하는 대상의 정신과 육체를 뒤흔들어 공포를 느끼게 하는 능력.


‘그걸 느꼈다고?’


드래곤의 권능은 일반적인 마나를 사용하는 것이 아닌, 드래곤 하트에 담긴 특별한 마나를 이용했다.


마치 자연과 같은 순도이기 때문에.


대상이 되어 직접 느끼는 게 아닌 이상, 아무리 뛰어난 감각을 지닌 이라도 권능의 사용을 알아차리긴 힘들었다.


“살기?”

“그거 말고 새끼야. 그 뒤에 썼던 거.”


정확한 타이밍까지 알고 있다.

보통 감각을 타고 난 게 아닌 것 같은데.


드래곤 피어에 대한 정보도 모을 겸.


북벽 심법으로 모은 마나가 아닌, 서늘한 기운을 일깨우며 드래곤의 권능을 일으켰다.


고오오오!


드래곤이 가진 격이 깨어나며 상대를 뒤흔들었다.


실비아가 의자에 올렸던 발을 내려놓으며 뒤로 한 발짝 물러섰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드래곤 피어에 저항했다.


‘나보다 강한 상대에겐 효과가 미비한가 보네.’


힘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것도 있고, 드래곤 하트가 작아서 위력을 다하지 못하는 걸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나보다 강한 녀석을 잠깐이나마 뒤흔들 수 있다는 게 중요했다. 강자와의 싸움에서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뜻이니까.


실력이 오르면 위력도 강해질 거고.


금세 정신을 차린 실비아가 확신에 가득 찬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봤다.


“그래...그 기운. 그 씹새끼랑 똑같네.”

“사령술사 바하몬트? 걔가 이런 기운을 사용했어?”

“모르는 척하지 마. 악령 새끼야.”


저 감각이 거짓이 아니라는 전제하에.


바하몬트에게서 똑같은 기운을 느꼈다는 건, 그 녀석도 드래곤 하트를 가지고 있단 뜻이다.


‘이러면 같은 놈이 맞네.’


드래곤은 마법의 종주라 불리는 종족.

네크로맨서 마법이나 가디언 같은 소환 계열의 권능도 존재했다.


녀석이 자랑했던 북부 시리즈.


가족의 시체로 만들었던 데스나이트가 일반적인 데스나이트와는 궤를 달리했던 것도 이해가 갔다.


드래곤의 권능을 사용한 거다.


‘뜻밖의 수확인데?’


바하몬트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다시피 해서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야지만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대서 꼬리를 잡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일석 이조라고 해야 하나.


녀석을 죽이면 북부가 무너지는 것을 막을 수 있을뿐더러, 녀석이 가지고 있던 드래곤 하트까지 챙길 수 있다.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2 황자는 당장 죽이는 게 불가능하지만, 바하몬트는 충분히 죽여볼 만했다.


끌끌 대며 웃던 새끼.


그놈의 죽일 생각에 살기가 흘러나왔다.


“그 새끼 어딨...윽.”


갑자기 머리가 팡 돌았다.

절로 눈이 감겨왔다.


이전에도 느껴봤던 감각이다.


드래곤의 권능을 무리하게 사용하면 몸에 무리가 간다.


‘두 번이 한계인가 보네.’


젠장.


“야! 이안! 괜찮아?”


* * *


‘시기가 참 묘해.’


하필 하얀 까마귀 부대가 오는 날.


이안은 광산에서 늦게 돌아왔고, 사령 술사가 사용하는 특별한 기운을 사용했다.


실비아는 의자에 쓰러진 이안의 상태를 확인한 뒤, 입을 열었다.


“악령에 빙의됐던 게 분명해.”


실비아의 말에 렉스와 루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방금 도망친 거징?”

“그런 것 같은데?”


며칠 전, 선별 수용소의 추격조에서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


악령에 빙의된 죄수가 폭주하며, 근처에 있던 죄수들을 전부 죽이고 간수들까지 죽이려 했던 사건.


배후에 사령 술사 바하몬트가 있었다.


사령 술사는 악령을 불러내서 원하는 대상에게 빙의시킨 후, 자신의 의지대로 조종했다.


그러다 목적을 달성하면 악령을 역 소환시켜 자신의 흔적을 지워버렸다.


저번의 목적이 습격이었다면.


“이번엔 목적이 뭐였을까.”

“음. 도망칠 루트를 확인하려고 했던 거 아닐깡?”

“바하몬트가 아닌 마족일 수도 있어. 그 녀석들도 악령 정도는 다루니까.”


둘 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었다.

뭐가 됐던 조사를 해볼 필요가 있다.


“너희 둘은 다른 간수들 데리고 광산으로 가서 흔적을 찾아봐.”

“알겠엉.”

“그래.”


루나와 렉스가 문을 열고 나간 뒤.

실비아는 쓰러진 이안을 바라봤다.


“여전히 엉망진창이구나.”


과거의 약속을 잠시 떠올리던 실비아가 묘한 미소를 짓다가.


“선배님. 판독기 가져왔습니다.”


빅먼이 다가오는 소리에 웃음기를 지우며 몸을 돌렸다.


“이미 늦었어.”

“예?”

“소장실에 가봐야 하니까. 나 대신 이 녀석 좀 부탁해.”


* * *


북벽 너머의 어딘가.

얼음으로 가득한 동굴.


뼈로 만들어진 제단 위에 한 남자가 누워있었다. 하얀 가죽 갑옷을 입고 있는 남자가 몸을 움직였다.


허나.


팔다리에 채워져 있는 쇠사슬 때문에 제단을 벗어날 수가 없었다.


“읍! 읍!”


입에 물린 재갈 때문에 소리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저벅.

저벅.


누군가가 걸어오는 소리.

남자의 눈이 공포로 물들었다.


천천히 돌린 고개가 동굴의 출구를 향했다.


“끌끌끌.”


쇳소리가 섞인 웃음소리와 함께 검은 로브를 뒤집어쓴 자가 나타났다.


사령술사 바하몬트.


그는 손에 들린 단검을 들고 남자가 있는 제단으로 향했다.


“많이 기다렸지? 금방 끝내주마.”


단검을 내려 남자가 입은 가죽옷을 찢어버리고, 피부 위에 마법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사각.

사각.


“끄으으으읍!”


고통에 몸부림치는 남자를 보면서 화를 내기는커녕, 즐겁다는 듯이 웃으며 단검을 움직였다.


원하던 마법진을 전부 그린 뒤.


입맛을 다시며 주머니를 뒤적거려 무언가를 꺼냈다. 손톱보다 조금 작은 크기의 드래곤 하트였다.


푸른색을 띈 얼음 속성의 드래곤.

빙룡 카이사스의 심장.


“자.”


바하몬트는 남자의 입을 강제로 벌려 드래곤 하트를 쑤셔 넣었다.


“읍! 읍!”


꿀꺽.


남자의 목을 타고 넘어갔다.


“뭘 먹인 거야!”

“몸에 아주 좋은 거지.”

“윽!”


천천히 뒤로 물러선 바하몬트는 남자를 바라봤다. 남자가 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쩌저적.


처음엔 발끝이 얼어붙었다.

거기서 시작된 얼음이 다리를 타고 위로 올라갔다. 심장을 제외한 모든 부분이 얼어붙었다.


“허어억!”


마침내 숨조차 멈췄다.


적막이 흘렀다.


바하몬트는 차분하게 남자를 바라보며 입맛을 다셨다. 손에 들린 시계를 바라보며 시간을 쟀다.


시간은 하염없이 흘렀다.


3일이 지났을 무렵에서야 변화가 나타났다.


쩌저적.


얼음이 갈라지기 시작하면서 남자가 몸을 움직였다. 부서지는 얼음과 함께 살가죽이 떨어져 나갔다.


검은색의 뼈가 드러났다.


그와 함께 심장 부위에 푸른 결정이 박혀 있었다. 해골만 남은 남자가 자신의 손을 들어올렸다.


“이...이게 뭐야!”

“크하하하하하하하! 성공이다. 성공했구나!”


드래곤 하트를 이용해 리치가 되는 술식을 드디어 완성 시켰다.


바하몬트는 자신의 완성작을 부셔버리며, 바닥에 떨어진 드래곤 하트를 집어 들었다.


이제 자신의 몸에 시술할 차례.


‘음?’


그런 바하몬트의 감각에 뭔가가 걸렸다.


또 다른 드래곤 하트가 있는 곳에 배치해두었던 해골 병사가 신호를 보내왔다.


‘드래곤 하트를 가져갔다고?’


죄수복을 입은 은발 머리의 남자.


“그렇겐 안되지. 암. 그건 내 것이니까. 데스 나이트여. 모든 병력을 끌어모아서 준비해라.”


바하몬트는 제단으로 걸어가 단검을 들어 자신의 몸에 마법진을 그렸다.


그리곤 드래곤 하트를 삼켰다.


“내가 다시 눈을 뜨는 날. 직접 가지러 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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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먼저 먹는 새끼가 임자지 +5 24.03.21 5,387 118 10쪽
19 북부 대공 막내아들인데? +6 24.03.20 5,457 116 11쪽
18 잘 버텼어 +4 24.03.19 5,556 114 11쪽
17 악령 +4 24.03.18 5,728 110 11쪽
16 일단 좀 맞자 +4 24.03.17 6,000 119 12쪽
15 개처럼 짖으라면 짖고 +5 24.03.16 6,157 128 11쪽
» 드래곤 피어 +4 24.03.15 6,348 131 10쪽
13 사령술사 바하몬트 +4 24.03.14 6,338 140 11쪽
12 저기 니 남친 지나간당 +6 24.03.13 6,518 141 11쪽
11 북벽 심법 +5 24.03.12 6,663 144 10쪽
10 드래곤 하트 +4 24.03.11 6,639 152 11쪽
9 이상한 목소리 +6 24.03.10 6,557 146 12쪽
8 그럼 내가 건드리지 뭐. +4 24.03.09 6,674 128 13쪽
7 선빵 +4 24.03.09 6,739 131 10쪽
6 2황자 +7 24.03.08 6,853 140 13쪽
5 깨달음 +5 24.03.08 6,917 146 11쪽
4 또 다시 독방 +4 24.03.07 6,950 153 12쪽
3 또 보자. 씹새야 +6 24.03.06 7,124 149 11쪽
2 북부 수용소 +6 24.03.05 7,718 157 12쪽
1 후레자식이 회귀함 +13 24.03.04 10,289 16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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