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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전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한 망나니는 천재 소드마스터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흑전
작품등록일 :
2024.03.04 16:22
최근연재일 :
2024.03.31 16:15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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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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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31
글자수 :
154,558

작성
24.03.2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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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글자
12쪽

오다 주웠다

DUMMY

북부에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데릭 프라이덴이 돌아왔다.


프라이덴 가문을 떠난 가주가 5년 만에 돌아왔다는 소식이었다.


처음엔 다들 믿지 않았다.


가주가 가문을 떠난 이유를 모르는 이가 없었고, 이전에도 비슷한 소문이 많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헛소문이라 생각했다.


“....저거 가주님 아니야?”

“어...어?”


북벽 너머에서 고고하게 걸어오는 중년의 사내.


프라이덴 가문의 가주이자.

제국의 소드 마스터.


존재 자체만으로도 북부를 노리는 마족을 겁먹게 만드는 강자. 북벽 너머의 십악 조차 두려워하는 이가 데릭 프라이덴이었다.


십악이 많은 병력을 지니고 있지만.


북벽을 쉽게 쳐들어오지 못한 것도 데릭 때문이었다.


그가 죽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라도 다시 나타날 수 있기에.


그런 데릭이 한 손에 누군가의 목을 들고 나타났다.


“삼악...그란폴.”

“미친...”

“저거 진짜지?”


북벽 너머에서 가장 강한 마족 집단.

십악 중에서도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마족 그란폴.


데릭은 그의 목을 북벽에 걸었다.

그리고 자신이 돌아왔음을 북부에 알렸다.


“나를 대신해 북부를 지키느라 고생 많았다. 앞으로의 북부는 많은 것이 달라질 거다. 지금처럼 잘 따라와 주었으면 한다.”


짧은 말이었지만 북부인들을 감동시키기엔 충분했다.


가주가 없던 5년.


마족들에게 당했던 설움을 단번에 씻어냈을뿐더러, 새로운 미래를 그릴 생각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먼저, 북벽을 안정시킨 데릭은 가문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곳에서 막내를 기다렸다.


‘자랑스러운 아버지라.’


어떻게 해야 그런 것이 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예닐라를 불러다 물어보기도 하고, 자식이 있는 기사들을 부르기도 했다.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라고 하더라구요.

-아이는 모든 걸 부모에게서 처음 배우기 시작하니까.

-그래서 자식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노력합니다. 물론 잘 되진 않지만요. 하하하하.


‘아버지에게 배운 것들이라.’


형제를 죽이는 법.

냉정하게 판단을 내리는 법.

감정 없이 북부를 이끄는 법.


이런 것들을 자신의 자식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어렵구나.”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되는 건 꽤 어려웠다.


첫째와는 아내와 보낸 시간이 많아서 비교적 쉬웠지만. 아직 만나지 못한 둘째나 평생을 무시하고 살았던 셋째는 쉽지 않았다.


그렇게 고민을 하고 있자 예닐라가 해결책 하나를 내주었다.


-아가씨나 도련님이 원하는 걸 함께 해보시는 건 어떠세요?


함께 무언가를 해보는 것.


“한 번 해봐야겠군.”


둘째가 돌아오려면 시간이 걸리니, 막내부터 생각했다.


그 아이는 뭘 원할까.


아마도 서리 심법을 본격적으로 익히기 시작했으니, 무술에 관한 것들을 원하지 않을까 싶었다.


“가주님. 막내 도련님이 도착했습니다.”

“그래?”


데릭은 검을 챙겨 들고 대회의실로 향했다. 그 안에서 기척을 숨기고 이안을 지켜봤다.


“자네가 북부 수용소를 구했다는 이야기는 들었네.”

“질질 끌지 말고 본론으로 들어가시죠.”

“크하하하하하.”

“저...저 망나니 같은 녀석이!”

“가주님이 돌아왔다고 기고만장한 것이냐!”


장로들이 뿜어내는 기세에도 꿀리지 않고 당당하게 고개를 들었다.


장로들은 한 명 한 명이 마스터 중급은 될 정도의 실력자였다.


전장에서 수도 없이 많은 마족과 싸워온 노장들.


그런 이들을 상대로 기세가 눌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대단했다.


‘...재밌군.’


왜 저러한 모습들을 지금 보게 된 것일까.


조금 더 일찍 봤다면.

그랬다면 좋았을 텐데.


‘릴리.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겠지?’


그녀라면 늦지 않았다고 대답했을 것이다.


데릭은 대회의실을 빠져나가 이안 앞에 섰다. 미리 준비했던 무술서를 꺼냈다.


최근에 얻은 깨달음이 담긴 서리 심법과 서리 검술서.


그것을 이안에게 던졌다.


“오다 주웠다.”

“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다. 데릭은 신법을 펼치며 자리를 떠났다.


아직은 부자간의 대화가 어려웠다.


* * *


쏴아아아아!


시원한 물에 씻고 나오니 아주 개운했다. 화로에 앉아 물기를 말리며 아버지가 주신 무술서를 펼쳤다.


서리 심법.

서리 검술.


두 개의 구결과 해석이 적혀있었다. 첫 페이지부터 천천히 읽어 나갔다. 익숙한 내용들이었다.


이전에도 본 적이 있으니까.


내가 가문에서 쫓겨나던 날, 내 가방에 넣어놓으신 것과 내용이 똑같았다.


후반부의 해석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2년 후의 아버지가 얻은 깨달음과 지금의 깨달음은 달라서 당연한 부분이기도 했다.


‘이건 내가 좀 가르쳐드려야 하나?’


피식 웃으며 책을 덮었다.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 창밖으로 걸어갔다. 바깥에 보이는 밤하늘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아버지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가문을 떠날 때 무술서와 함께 들어있었던 아버지의 편지.


그 안에는 아버지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적혀있었다.


얼마나 원망했고.

얼마나 후회했는지.

그리고 얼마나 미안해했는지.


전생에서 항상 힘들 때마다 아버지의 편지를 봤다. 그러면 아버지와 함께 있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너무나 늦게 깨달아서 미안하구나.


아버지는 한참 뒤에나 나에 대한 것들을 후회하셨다. 적어도 지금 시기엔 나를 원망하는 마음이 더 컸다는 거다.


그래서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며 아버지를 불러냈을 때.


이전의 삶보다도 더 관계가 틀어질거라 생각했다.


아버지는 그만큼 어머니를 사랑했고.


그 상심을 잊지 못해 나를 멀리하면서까지 가문을 떠나계셨으니까.


‘나도 아버지를 잘 모르고 있었네.’


비록 복귀 후에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눠보진 못했지만.


서리 심법과 검술이 담긴 책에서 느낄 수 있었다.


아버지가 나에 대해 생각했다는 걸.


“...그래도 오다 주웠다가 뭡니까.”


피식 웃으며 아버지에 관한 생각을 정리했다.


대신 앞으로 대한 것을 떠올렸다.


감옥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나오게 되었다. 앞으로 무얼 할지 새로운 계획이 필요했다.


‘10일 후에 특무대에 들어가게 돼.’


특무대에서 수석을 하라는 첫 번째 시험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내가 전생에서 데리고 있던 북부의 생존자 중에 특무대 출신들이 있었고.


그들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변수만 없다면 수석은 떼놓은 당상이라 할 수 있지만. 원로원의 장로들이 그렇게 쉽게 딸 수 있게 하진 않았을 거다.


‘뭔가 수작을 부렸을 거야.’


수작을 의미 없게 만들려면 적어도 특무대에서 십년 서리의 경지를 완성해야 한다.


십년 서리의 경지에 들어서는 건 쉽지만, 완성 시키는 건 또 다른 이야기니까.


천천히 계획을 점검했다.


북벽 너머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 그것들을 이용하면 좀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뭐가 좋을까.”


전생에서 북부를 탐험하며 얻었던 것들을 몇 개 떠올렸다. 그중에서도 내게 가장 필요한 것을 추렸다.


-베어울프 정수.

-서리 엘프의 세계수 열매.

-만년서리강철.

-또다른 빙룡 카이사스의 심장.


그대로 있을 진 모르겠지만.


없어도 크게 문제가 될 건 없었다. 그것들은 내 성장 속도를 좀 더 빠르게 해줄 뿐. 그게 없다고 해서 내가 성장을 못하는 건 아니니까.


“나머진 가서 짜지 뭐.”


북부 수용소 때처럼.


내 계획과 달라지는 부분들이 있을 거다. 거대한 틀만 잡아놓고 세세한 건 그때그때 판단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기대되네.”


내가 보지 못했던 북부는 어떤 곳인지, 지금의 북벽 너머는 어떤 모습인지. 특무대는 어떤 곳일지.


그리고.


과연 배신자는 내가 특무대에서 날아다니는 걸 지켜보고만 있을지.


아주 기대가 된다.


씨익.


“뭐든 가져와 봐. 다 박살 내줄 테니까.”


* * *


아침 일찍 형이랑 밥이나 한 끼 하려고 했으나, 폐관 수련에 들어갔다는 이야기에 만나지 못했다.


대신 하얀 까마귀 부대원과 노예 하나와 같이 식사했다.


“잘 먹겠습니당! 자기야 이거 먹어봥.”

“아.”


꽁냥 거리는 렉스와 루나 커플.


옆에선 실비아가 질색하는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다가 슬쩍 나를 쳐다봤다.


“내 얼굴에 뭐 묻었냐?”

“아니. 흠흠.”


실비아가 식사를 시작하고, 옆에 있던 알폰소가 내 눈치를 슬쩍 살피더니 음식 이것저것을 담아 실비아 앞에 내려놨다.


“먹어라.”

“됐습니다. 단장님이나 드세요.”


그걸 밀어내며 실비아가 다른 것들을 자신의 접시에 담았다.


“씨팔. 존나 맛있다! 이게 밥이냐? 이거 마약 아니냐? 어떻게 밥이 이런 맛이나.”

“많이 먹어라. 조금 있다 열심히 소화 시켜야 하니까.”

“소화?”

“특무대 교육에 같이 가려면 지금 수준으론 턱도 없다.”

“거길 내가 왜 가는데.”

“노예면 주인 가는 곳 따라가야지.”

“이런 젠장!”


이게 마지막 식사인 것 마냥, 반 로아첸이 닥치는 대로 입에 집어넣었다.


나도 몸을 쓰기 위해서 고기를 위주로 든든하게 챙겨 먹었다. 근력을 키우는 덴 고기만 한 게 없으니까.


든든하게 아침을 해결하고 가문에 있는 훈련장으로 향했다.


성안에 있는 훈련장.


누나한테 두들겨 맞을 때나 오던 곳을 제 발로 찾아오다니. 감회가 새롭다고 해야 하나.


“하나! 둘! 하나! 둘!”


먼저 도착한 몇몇 기사단이 체력 단련을 하고 있었다.


내가 들어서자 슬쩍 흘겨보는 게 느껴지지만,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넓은 연무장 하나를 차지했다.


가벼운 훈련 복장으로 연무장에 올라가 나무 목검을 들어 올렸다.


안에 철심을 박아 진검과 무게는 비슷했다.


“야. 올라와.”

“젠장.”


반 로아첸이 올라와 침을 삼켰다.


“각성해서 덤벼봐. 만약 나한테 한 번이라도 공격 성공하면 노예 딱지 때줄게.”

“한 번?”

“딱 한 번이면 돼.”

“크르르르.”


반 로아첸이 두 눈에 불을 켜며 각성을 했다. 손등에 털이 자라나고 덩치가 살짝 커졌다.


전체적으로 인상이 날카로워졌달까.


이젠 스위치를 켜고 끄는 게 완전히 자유로워졌다. 적당한 이성도 유지가 가능했다.


‘참 단순한 녀석이야.’


손가락을 까딱이자 반 로아첸이 앞으로 튀어왔다.


주먹을 쥐고 있는 힘껏 내질렀다.


그것을 피하며 검으로 팔뚝을 후려쳤다. 마나를 담지 않아 위력적이지 않지만. 적당한 고통을 주기엔 충분했다.


“이래서 가능하겠냐?”


반 로아첸이 내게 다시 달려들었다.


빠르게 뻗는 주먹과 발을 피하며 목검으로 응수했다. 공격이 단순한 건 상관없지만. 너무 인간처럼 싸웠다.


“생각 하지 말고 싸워. 네 안에 있는 본능에 충실해져라.”

“뭐라는 거야! 싸우는 데 생각을 어떻게 안해 이 새끼야. 흐읍!”


반 로아첸이 회심의 일격이라며 날린 공격을 피하며 목검을 내리쳤다.


콰득!


“끄아아아악!”


반 로아첸이 비명을 내지르며 자신의 다리를 부여잡았다.


“생각하지 말라니까 새끼야.”

“어떻게 생각을 안 하냐고!”


야수란 본능이 중요하다.

그 감각을 찾는 게 최우선이다.


백번 말하는 것보다 몸으로 깨우치는 게 빠르다.


“모르면 알 때까지 맞아야지 뭐. 잘 피해라. 이제부턴 진짜 좀 아플거다.”

“끄아아악! 아프다고.”


퍼억!


“아파! 그만.”


퍼억!


“사..살려줘! 내가 잘못했어 새끼야!”


퍼억!


“....끄어억.”


딱 기절하기 직전까지만 팼다.


“....마족 같은 새끼.”

“걔보단 내가 나을 걸?”


피식 웃으며 반 로아첸에게 회복 포션 하나를 던져줬다.


저 녀석이 지닌 회복력에 저 포션을 마시면 오후쯤 아마 모든 부상이 회복되어 있을 거다.


“조금 있다 좀 괜찮아지면 다시 하자.”


이젠 내 수련을 조금 해보려는 찰나.

근처에서 구경하던 알폰소가 연무장 위로 올라섰다.


“제대로 몸이 풀린 것 같지 않은데. 나랑 한 번 몸 좀 풀어보겠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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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균형을 맞추려하네 +10 24.03.26 4,606 125 14쪽
24 북부에 있는 모든 이에게 알려라 +5 24.03.25 4,810 139 11쪽
23 어머니가 살아있습니다 +8 24.03.24 5,028 133 12쪽
22 충성 +5 24.03.23 5,265 134 12쪽
21 두 번째 조각 +5 24.03.22 5,411 120 12쪽
20 먼저 먹는 새끼가 임자지 +5 24.03.21 5,377 118 10쪽
19 북부 대공 막내아들인데? +6 24.03.20 5,448 116 11쪽
18 잘 버텼어 +4 24.03.19 5,548 114 11쪽
17 악령 +4 24.03.18 5,720 110 11쪽
16 일단 좀 맞자 +4 24.03.17 5,993 119 12쪽
15 개처럼 짖으라면 짖고 +5 24.03.16 6,148 128 11쪽
14 드래곤 피어 +4 24.03.15 6,337 131 10쪽
13 사령술사 바하몬트 +4 24.03.14 6,329 140 11쪽
12 저기 니 남친 지나간당 +6 24.03.13 6,512 141 11쪽
11 북벽 심법 +5 24.03.12 6,654 144 10쪽
10 드래곤 하트 +4 24.03.11 6,633 152 11쪽
9 이상한 목소리 +6 24.03.10 6,551 146 12쪽
8 그럼 내가 건드리지 뭐. +4 24.03.09 6,667 128 13쪽
7 선빵 +4 24.03.09 6,730 131 10쪽
6 2황자 +7 24.03.08 6,846 140 13쪽
5 깨달음 +5 24.03.08 6,912 146 11쪽
4 또 다시 독방 +4 24.03.07 6,941 153 12쪽
3 또 보자. 씹새야 +6 24.03.06 7,116 149 11쪽
2 북부 수용소 +6 24.03.05 7,709 157 12쪽
1 후레자식이 회귀함 +13 24.03.04 10,274 16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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