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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워치로 슬기로운 세계경영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태진
작품등록일 :
2024.04.04 15:18
최근연재일 :
2024.04.18 18:30
연재수 :
1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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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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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글자수 :
65,963

작성
24.04.1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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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2화 코인판의 숨은 그림(2)

DUMMY

도현준의 지시가 떨어진 후 최만석과 허동식, 김성광은 바쁘게 움직였다.

약 1시간 후부터 모텔 창고에는 여러 식재료와 식기류, 각종 1회용품, 린넨류가 쌓이기 시작했고, 빔프로젝트와 스크린, 각종 음향과 조명시설도 들어왔다.

그동안 최만석은 각 객실에서 볼 수 있는 영화와 드라마를 준비했고 비상전력 설치, 모텔 주변을 둘러쌀 장막을 준비했다.


도현준은 세세한 지시를 마친 후 이민수, 최지영 부부에게 전화했다.

그들에게는 모텔에 누수가 발생해서 이번 기회에 모텔 전체 누수점검과 정비를 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들이 사용할 수 있는 특급호텔 스파 이용권과 PC방 이용권을 보냈다.

스위트룸 이용권보다 그들의 최애인 스파와 PC방 이용권을 더 원해서였다.


이후 조식과 중식을 예약한 기존 고객들에게도 임시 운영 예정인 뷔페 이용에 대해 안내했다.

불편을 끼친 것에 대한 사과 의미로 추후 출시될 단품요리 할인권도 증정했다.

또 각 사우나의 수면실과 쪽잠을 위해 대실을 이용하던 고객들에게도 인근 호텔 이용권을 증정했다.

그들은 자기들이 예약한 금액보다 더 큰 보답을 받는 것에 아주 많이 고마워했다.


도현준은 기존 고객들과의 통화를 다 마친 후 객실을 돌아보았다.

린넨류와 어메너티, 타올, 쓰레기통, 휴지, 생수, 음료수, 각종 티 종류가 여유있게 놓여있었다.

남자와 여자 사우나에도 타올과 샴푸, 바디워시 등 비품이 상당수 비치되어 있었다.


회의실로 사용할 레스토랑 룸에는 김성광이 음향과 조명시설을 설치 중이었고, 조리실을 담당하는 허동식은 레시피를 보며 각종 요리를 만드는 중이었다.

도현준은 한우 투뿔로 구운 스테이크와 궁중떡볶이, 파스타 등을 시음해본 후 엄지를 올렸다.

최만석을 비롯해 허동식, 김성광 모두 일당백을 하는 만능의 사나이들이었다.


“이젠 용달 동선과 뷔페식당만 체크하면 되는데······.”


도현준이 혼잣말을 중얼거리는데 휴대폰이 울렸다.

그때 한 영상이 지나갔다.

도현준은 휴대폰을 받자마자 말했다.


“어머니 조심하시라고 해.”

[뭘 조심해? 혹시 너 우리 엄마가 뷔페에 도착한 것 알고 있었냐?]

“······시간이 그쯤 된 것 같아서. 어머니가 매사 좀 급하신 편이잖아.”

[근데 뭘 조심하라는 거야? 아차! 뷔페식당 비밀번호는 부동산에 물어보면 되지?]

“마침 문자가 왔네. 내가 바로 보내줄게. 근데 어머니께 꼭 안전화 챙겨신고 들어가시라고 해. 바닥도 꼭 살펴보시라고 하고. 예전 사람들이 급히 나가면서 청소를 안 한 것 같거든.”

[그건 또 그렇네. 근데 그렇게 갑자기 망했으면 똥이나 싸놓지 않았으면 다행이지 않겠냐?]


도현준은 전화를 끊은 다음 조심하라는 문자를 한 번 더 덧붙이며 비밀번호를 보냈다.

그리고 최만석 어머니를 비롯해서 직원들이 입을 유니폼과 마스크, 안전화, 위생복 등을 주문했다.

그리고 각 객실 문에 도어락을 설치하는데 휴대폰이 울렸다.

이번에도 최만석이었다.

그는 받자마자 소리부터 질렀다.


[준이 너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

“······!”

[야, 숨 좀 쉬어. 우리 엄마 안 다쳤으니까.]

“뭐가 어떻게 된 건데?”

[만약 안전화 안 신고 그냥 들어가셨으면 유리에 찔려서 엄마 발이 너덜너덜해질 뻔했대. 그 양아치같은 새끼들이 조리실부터 홀 바닥에 유리컵을 깨놓은 모양이더라고. 문 바로 앞에는 유리도 깨놓고 식용유도 뿌려놓아서 만약 거기서 넘어졌으면 우리 엄마 돌아가실 뻔했다.]

“휴우! 다치신 곳은 없어? 놀라진 않으셨나?”

[우리 엄마 깡이 보통 깡인 줄 아냐? 함바 운영하면서 이런 일은 다반사라면서 지금 청소부터 하신단다. 하여튼 노인네가 나보다 더 기가 세다니까.]

“어머니 혼자 오신 거야?”

[지금쯤 함께 일하셨던 분이 오셨을 거야. 그건 그렇고, 넌 어떻게 안 거냐?]

“······그 식당이 워낙 평가가 안 좋아서 혹시나하고 의심해 본 거지 별것 있겠어?”

[하여튼 너한텐 신세 한 번 졌다.]

“형 목소리 들으니까 뭘 계획한 것 같은데?”

[그럼 울 엄마 돌아가실 뻔하게 한 놈들을 그냥 두냐? 만약 우리 엄마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들어갔어도 이건 그냥 사망인 거야.]

“흐흠.”

[넘어지면서 유리가 박혔으면 칼에 찔린 것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덜할 수는 없어. 그 새끼들은 자기들 망한 걸 애먼 사람 목숨으로 화풀이를 한 거라고!]

“그건 차차 하고 가스부터 수도까지 잘 살펴보시라고 해. 형 동생들도 좀 부르고.”

[안 그래도 지금 문자로 부르는 참이다. 다른 건 몰라도 이 자식들만큼은 내 손으로 잡는다.]


최만석은 이를 바득바득 갈며 전화를 끊었다.

도현준은 휴대폰을 접으며 숨을 크게 내쉬었다.

그리고 워치를 두드렸다.

조금 전에 봤던 영상이 다시 나오진 않았다.

하지만 최만석 어머니가 피를 흘리고 쓰러진 영상은 기억 속에 생생하게 남아있었다.

도현준은 눈을 다시 깜빡였다.

영상이 보이진 않았다.

그럼 일상적인 것 외에 특별한 것만 보인다는 거다.


요 근래 들어 일부러 눈을 깜빡이지 않아도 영상이 보였다.

예전처럼 헤드업디스플레이 영상이 차량 앞유리를 가득 채우는 것 같은 어지러움과 불편함은 덜해진 상태였다.

더 중요한 건 어떤 시점의 미래를 보는가였다.

처음엔 불과 1~2분 앞을 봤다면 이젠 10여 분에서 30여 분 앞까지 보는 것 같았다.

언젠가부터는 영상을 볼 때 느꼈던 어지러움도 사라졌다.


“그동안 많이 적응한 셈이군.”


도현준은 담담하게 말했지만, 속으로는 긴장감이 느껴졌다.

이번 회의에 올 인물들은 금융계를 움직이는 사람들이거나 코인판의 숨은 권력자일 가능성이 컸다.

회의가 진행되며 사람이 나갈 수도, 더 추가될 수도 있다.

그들 자체적으로 최강의 보안을 유지한다고 해도 반대 세력들의 방해 공작이 진행될 수도 있는 것이다.


현대사회는 탱크와 전투기를 앞세운 세계대전과는 달리 외교와 금융을 무기로 전쟁 중인 상황이다.

그중 암호화폐는 달러를 중심으로 하고 있던 기존 경제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었다.


“탈 중앙화에는 탈 규격화가 어울리지.”


도현준은 새로운 결심을 하며 체크를 끝냈다.


* * *


다음날 밤 12시.

모텔에 B프로젝트 김한주 실장이 나타났다.

그는 도현준의 설명을 들은 후 잠깐 얼음이 되어버렸다.


“제 제안이 그렇게 놀랍습니까?”

“음! 네.”

“어떤 것부터 그런가요?”

“일단 용달을 준비한 것부터 놀랐습니다. 저희 쪽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오는 고객들을 어떻게 관리할지가 가장 어려운 문제였거든요.”

“그럼 공항에서 택시로 바로 오는 것과 다른 도시나 호텔을 거쳐서 오는 것으로 생각하셨겠군요.”

“정확하게 맞추셨어요.”

“보통 그렇게 하니까요.”

“그리고 식사도 딱 맞춰서 준비해주셨어요.”


이 말은 미국과 프랑스, 중국, 일본에서 고객이 온다는 뜻.

도현준이 고개를 끄덕일 때, 김한주는 아직 당황스러움을 지우지 못한 채 말을 이었다.


“직원분들이 객실 한곳에 모여계실 거라는 것도 놀랐습니다. 마침 클라이언트 측에서 대표 한 분만 남고 다 철수하길 바라셨거든요.”

“그렇다고 회의를 준비한 직원을 내보낼 수는 없죠. 그건 더 바라지 않을 테니까요.”

“맞습니다. 그래서 저도 직원분들이 모텔 내에서 대기해주십사 요청드릴 참이었어요. 도 대표님은 제가 말씀드리지 않은 것까지 알아서 준비하신 거예요. 지금 제 입장에서는 숙제 몇 개를 덜어낸 기분입니다.”


하지만 그 말을 하는 김한주의 표정에는 여전히 당황스러움이 더 짙었다.

그런 그는 객실과 회의실, 레스토랑, 조리실을 돌아본 후에는 더욱 놀라워했다.

이후 인터넷 차단과 주차장과 건물 전면 암막 작업, 각 룸의 도어락 등, 외부와의 차단과 비밀보장이 완벽하게 되어있는 것을 보고는 박수를 쳤다.


“제가 이렇게 흥분하면 안 되는데······ 정말 이렇게까지 준비해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혹시 도 대표님이 운영하시던 연구소가 국정원이나 외교부 산하였나요?”

“전혀 아닙니다.”

“그럼 어떻게 이렇게까지 하실 수 있죠?”

“제 이력에 대해 알아보셨다면서요?”

“이력을 보기는 했는데, 그 이력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것 같네요. 저희가 파악한 것보다 더한 것을 해보신 것 같아요.”


그 말에 도현준은 미소만 머금었다.

이젠 더 할 말도 없었고 상대의 칭찬을 더 듣는 것도 의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보다 더한 것을 해봤다는 증거는 이 회의가 끝나면 알게 될 일이었다.

도현준은 그와 식사를 마친 후 직원들 앞에 섰다.

최만석의 눈가에는 아직도 독기가 남아있었다.

도현준은 최만석의 팔을 두드려준 후 입을 열었다.


“동식 씨는 라면과 즉석밥, 각종 덮밥, 전자렌지용 식품, 1회 용기 등을 테이블 위에 다 깔아놓으세요. 냉동 김밥과 다른 냉동 요리도 냉동고에 넣어두고요. 이번에 올 고객들은 본인 식사는 본인이 준비할 겁니다.”


도현준은 바로 김성광을 보았다.


“성광 씨는 각 객실에 휴지와 물티슈를 더 넣어두세요. 아! 내가 각 언어로 된 설명서를 써줄 테니 출력해서 벽에 걸어놓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이후 최만석을 돌아보았다.


“이사님은 각 렌트카 업체 사장 연락처를 주세요.”


그리고 모두를 보았다.

다들 의아한 표정을 지은 채 서로만 쳐다보았다.


“앞으로 여러분들은 제 객실에 머무르게 될 거예요. 즉, 고객들이 체크아웃할 때까지 여러분들은 일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그럼 준이 너······ 아니 대표님은요?”

“공식적으로 모텔에 남아있는 사람은 저 혼자에요. 여러분들은 그동안 휴식을 취하시면 됩니다. 한 객실에 모여 있어서 좀 불편하겠지만 이번 일이 끝난 후 그 보상은 충분히 하겠습니다.”

“그쪽에서 그렇게 원해······ 요?”

“네.”

“혹시 이번에 올 사람들이 조직과 관련된 쪽인가요?”


그 말을 하는 최만석의 눈빛은 다른 조직의 도전을 받을 때처럼 번들거리고 있었다.

도현준은 그의 팔을 툭 치며 말했다.


“그건 아니고 그만큼 비밀보장이 우선이라서요. 회의만 하다가 끝내는 것이어서 이사님이 걱정할 일은 없을 거예요”


하지만 최만석의 눈빛에는 여전히 경계심이 남아있었다.

이렇게 직원들까지 숨어있으라고 할 정도로 비밀을 요구하는 쪽은 두 곳 중에 하나다.

최만석의 말처럼 어두운 쪽이거나, 세상을 움직이는 돈이나 권력자 쪽이거나.

느낌상 이번에 나타날 사람들은 최상위 권력자 집단은 아닌 것 같았다.

하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적어도 그들이 움직일 돈과 영향력은 한 나라는 아니라도 기업 몇 곳 정도는 들었다 놨다 할 테니까.

그리고 이번 일만 잘 끝나면 적어도 그들 무리와 연결될 수도 있을 터.

거기에 자신의 능력까지 더해지면 연구소 운영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영향력을 갖게 될 터였다.

도현준은 씨익 미소를 머금으며 말했다.


“이제 시작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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