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글로번 님의 서재입니다.

미래워치로 슬기로운 세계경영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태진
작품등록일 :
2024.04.04 15:18
최근연재일 :
2024.04.18 18:30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2,338
추천수 :
74
글자수 :
65,963

작성
24.04.13 18:30
조회
145
추천
6
글자
11쪽

8화 모델 최만석

DUMMY

“야! 그게 말이 돼? 네가 나한테 어떻게 그럴 수 있냐?”


최만석은 도현준의 말을 듣자마자 길길이 날뛰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민수, 최지영 부부가 계약한 전용 객실을 최만석이 쓰는 곳으로 지정했기 때문이었다.

도현준이 그에게 슬쩍 말했다.


“형한테는 내가 친동생 같다며? 나와 같은 방을 쓰면 마음만 친해지는 게 아니라 몸까지 친해지지 않을까? 침대는 내가 양보할게.”


도현준은 그 말을 하며 허리를 돌렸다.


“쿠웩!”


최만석은 진심으로 토를 했고 도현준은 그런 최만석의 등을 두드려주었다.


“내가 돈 벌면 나만 좋나? 형 돈도 빨리 갚을 거고 조리실에서 고생하는 동식이와 방 청소하느라 맨날 허리가 휘는 성광이 월급도 올려줄 수 있잖아. 형! 1억 5천이면 동식이와 성광이, 이모님들 1년 치 인건비야. 형이 방을 양보함으로서 월급이 해결됐다니까!”


그 말에 최만석은 정색을 하며 물었다.


“진짜로 그걸 다 월급으로 쓰는 거냐?”

“3천 정도는 인테리어로 쓰고.”

“그게 다가 아닐 것 같은데?”

“2천은 옥상 광고판을 바꿀까 해.”

“진짜로 그게 다지?”

“당연하지!”

“근데 넌 양심도 없냐?”

“그게 무슨 말이야?”

“한 블록 옆 호텔도 1년 치 방값이 1억이 안 되는데 어떻게 모텔에서 1억 5천을 받냐? 그 여자가 환불해 달라고 하면 어떡할 건데?”

“그래서 사인을 받은 거 아냐.”


도현준은 그 말을 하며 전용객실 사용 계약서를 내놓았다.

잠시 후, 최만석은 계약서와 도현준을 번갈아보았다.


“천하의 최만석이 꾼을 몰라볼 줄이야. 이건 완전히 빼도 박도 못하게 꽉 묶어버렸네.”

“그거 나한테 한 소리야?”

“그럼 여기 나랑 너 말고 누가 또 있냐? 그리고 말이야. 어떻게 취소 수수료가 50%나 돼? 이거 표준계약인가 뭔가에 걸리면 100% 취소되는 거 알고 한 거냐?”

“사채도 사업이라고, 역시 사업가는 다른데?”

“장난치지 말고.”

“형은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것 같아.”


도현준의 정색한 말투에 최만석의 표정도 변했다.

도현준은 차근차근, 천천히 말을 이었다.


“여긴 호텔도 아닌 모텔이야. 형은 저 사람들이 여길 왜 올 거라고 생각해?”

“그거야 쉬는······ 혹시 다른 이유가 있는 거냐?”

“좀 전에 나와 계약한 여자분은 사업가의 딸이야. 사업하는 사람들이 버는 대로 세금 내고 정상적인 루트의 정보만 가지고 사업할까?”

“그럼 혹시······?”

“그래. 그 여자는 여길 자기들 쉬는 공간 외에 비밀회의와 접대 장소로 활용하고 싶은 거야. 호텔보다 더 은밀하게 만날 곳으로 모텔만 한 곳은 없으니까.”

“그래서 내 방을······?”

“애초에 형 방이 내 방보다 더 크잖아? 욕실도 2개나 되고.”

“아!”

“이참에 형은 집으로 그냥 들어가. 보석 하나 사들고 가면 형수도 별 수 없을 것 아냐?”

“야! 내가 누구 때문에 쫓겨났는데? 네가 돈만 잘 갚았어도······.”

“그러니까 빨리 돈 벌어서 형 돈부터 준다니까!”


도현준은 그 말을 하며 최만석의 객실키를 아예 빼앗아버렸다.

그리고 대표로서 지시를 시작했다.


“최 이사님은 다음 주까지 인테리어를 마치도록 하세요. 세부 협의는 상대 쪽 비서와 하는데, 만약 우리의 협조 요청을 안 받아들이면 이사님 성격대로 해도 됩니다.”

“내 성격대로 하면 놈이 안 남아날 텐데?”

“그러라고 하는 거야. 젊은 놈이 이딴 모텔 따위를 한다고 씨불대던 놈이거든.”


그 말에 최만석은 손가락을 꺾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 * *


다음날, 도현준은 인테리어 업자와 마주했다.

그는 특급호텔 객실 인테리어를 전문으로 하는 자로, 지금은 강남의 특급호텔 건립이 지연되어서 시간이 난 것이었다.

도현준은 벽과 바닥, 가구, 욕실에 대한 설명을 끝낸 후 추가 설명을 했다.


“그림은 이 작가 작품으로 걸어주시고 객실에 비치할 오브제와 욕실 어메너티는 이것으로 해주세요.”

“전부 메이드인 프랑스 제품인데요?”

“모텔에서 이런 걸 요구해서 당황하셨습니까?”

“아니, 뭐······.”

“1년에 2억 가까이 받는 객실인데 그 정도는 비치해야죠.”

“모텔에서 1년에 2억 가까이를 받아요?”


도현준은 인테리어 업자의 놀람은 무시한 채 말을 이었다.


“사장님을 부른 것도 이런 것을 다 유통하시는 분이어서 선택한 겁니다. 그러니까 빠른 시일 내에 완료해주시죠.”

“그건 그런데요. 빨리 하려면 추가 요금이······.”

“이미 수입된 걸 넣는 건데 무슨 추가 요금이 필요한가요?”

“······!”

“강남 호텔 인테리어가 수정되면서 사장님 사업에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아는데, 아닌가 봅니다? 그럼 강남 호텔과 단독계약한 것부터 까볼까요?”


인테리어 업자는 강남호텔과 계약 시 비밀 유지와 함께 이중계약을 하지 않는 조건을 넣었다.

그 내용은 당연히 대외비로, 인테리어 업자는 도현준이 절대 모를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도현준도 미래를 보는 능력이 없었다면 몰랐을 내용이었다.

조금 전에 봤던 영상에서 그가 계약서를 검토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면 이런 딜도 불가능했을 터였다.

인테리어 업자는 젊은 사장에게 한 건 해먹으려다 제대로 당한 표정을 지었다.

도현준은 사인을 하며 다시 한번 말했다.


“다음 주까지 끝내주시죠. 그럼 사장님이 강남호텔과의 계약 기간에 다른 작업을 한 사실은 아무도 모를 겁니다.”

“그래도 견적이 너무 싸게······.”

“사장님께 다음은 없나요? 제대로 소문 한번 내드릴까요?”

“아, 아닙니다. 다음 주까지 끝내죠.”


이후 도현준은 건설업자를 만났다.

스위트룸이 있는 5층은 도현준과 최만석의 객실 외에 다른 곳은 폐허 상태였다.

그런 곳을 고객에게 보일 수는 없는 일.

건설업자에게 엘리베이터에서 스위트룸으로 이어지는 통로를 새로 만드는 것과 함께 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 공사를 맡기기 위해서였다.


* * *


다음날, 5층은 스위트룸 대단장을 위해 잠시 폐쇄되었다.

그 덕에 최만석은 집으로, 도현준은 다시 모텔 생활을 시작했다.

최만석이 도현준의 팔을 툭 치며 말했다.


“모텔 대표가 다른 모텔에서 자는 기분이 어떠냐?”

“그럼 형은 형수님과 한 침대 쓰는 기분이 어떤데?”

“한 침대는 무슨! 마누라 옆에 가지도 못했다.”

“왜?”

“가족은 살을 맞대면 안 된다면서 내 침대를 옆방으로 옮겨놨더라.”

“그러니까 평소에 좀 잘하지 그랬어?”

“넌 나중에 안 그럴 것 같냐? 뼈 빠지게 돈 벌면 뭐하냐? 조금만 서운하게 해도······.”

“그래서 지하에는 남자들의 아지트를 만들어볼까 해.”

“아지트?”

“형처럼 죽도록 일하는 남자들이 조금이라도 위로를 받고 쉴 수 있는 공간 말이야.”


도현준은 그 말을 하며 지하 공간을 그리기 시작했다.

사업가들이 회포를 풀며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곳.

시간제한 없이 술을 마실 수 있고 멤버만 출입할 수 있는 곳.

주차부터 아지트 출입까지 모든 것이 비밀리에 진행될 수 있는 곳.

어떤 대화를 해도 비밀이 보장되는 곳.

또 혼자 있고 싶을 때 온전히 혼자가 될 수 있는 곳.

비밀리에 숨길 것들도 안전하게 맡길 수 있는 곳 등.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에 이런 말씀을 하셨다.

비밀 공간은 사업상으로도 필요하지만 남자는 가끔 홀로 쉴 수 있는 동굴 같은 곳이 필요하다고 말이다.

반면 여자들은 홀로 시간을 보내는 것과 함께 지인들과 대화를 즐길 수 있는 그녀들만의 공간도 필요했다.

그래서 지하는 남자의 공간, 4층 일부는 여자의 공간으로 꾸밀 생각을 하는데, 최만석이 입을 열었다.


“너 혹시 룸싸롱 만들 거냐?”

“······!”

“남자들의 아지트가 룸싸롱 말고 뭐가 더 있는데? 근데 준아, 모텔 룸싸롱이 장사가 될까? 내 주변 형님들만 와도 기본은 하긴 할 텐데······ 야! 준! 어디가?”


최만석은 한참을 앞서서 가는 도현준을 계속 불렀고, 도현준은 더 빨리 걸음을 옮겼다.


* * *


일주일 후, 5층 스위트룸은 엘리베이터에서 객실로 가는 통로 인테리어만 남겨둔 상황이었다.

이것도 오늘이면 끝나는 것으로, 당장 내일부터는 스위트룸을 이용할 수 있었다.

도현준이 5층으로 바로 통할 엘리베이터 작업을 알아보고 있는데, 최만석은 아련한 눈빛을 한 채 스위트룸을 돌아보고 있었다.


“내 사랑스런 공간이 이렇게 변했구나! 벽지도 비싸지고 그림도 진짜가 걸리고 문손잡이에는 도금까지 되었네? 이런 꼬부랑글씨가 쓰여 있는 샴푸를 쓰면 머리가 새로 날까? 향수 같은 비누를 쓰면 더러운 내 영혼도 깨끗해지나? 으아악! 도현준 저 자식은 내 방을 왜 이렇게 꾸민 거냐고!”


그때 도현준이 나타났다.


“드디어 미친 거야?”

“깜짝이야! 너 언제 왔냐?”

“휴대폰은 왜 안 받고 그러는데? 엘리베이터 위치 때문에 전화했는데 형이 안 받았잖아!”

“그, 그런가?”

“형은 이 방이 그렇게 아까워?”

“처음으로 가져본 나 혼자만의 공간이었잖냐! 난 여기가 진짜 좋았다. 흑!”

“너무 아까워하지 마. 지하 아지트에 형 공간도 만들어줄게.”

“진짜냐?”

“그래서 말인데, 형이 우리의 첫 회원에게 전용객실 사용법 좀 알려주면 어떨까?”

“객실 사용법을 어떻게 알려줘? 설마 이민수, 최지영 부부가 객실 사용법도 모르는 무식자라는 거냐?”


이민수, 최지영 부부는 일주일 전에 전용객실을 계약한 첫 회원이다.

인테리어를 마친 스위트룸도 1년간은 그 부부의 것이었다.

최만석이 여전이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는 가운데 도현준이 진지하게 말했다.


“원래 호텔 스위트룸을 이용할 때는 매니저가 객실 사용법을 알려주거든. 예를 들어 TV와 에어컨, 조명이 다 연결된 리모컨 사용법이라든가, 커튼을 자동으로 닫아주는 버튼 위치, 어메너티와 식기류 브랜드와 그림 작가, 가구 브랜드, 서비스로 제공하는 와인 브랜드 같은 것 말이야.”

“호텔 스위트룸은 원래 그런가? 맨날 모텔만 다녀서 그런 게 있는 줄 몰랐네.”

“우리 객실에는 그것 말고 스파 시설도 있잖아.”

“스파?”

“욕실 침대에 누우면 위에서 물이 떨어지는 것 있잖아. 우리 모텔만의 시그니처이자 차별화 전략으로 놓은 것 말이야.”


도현준이 말하는 침대는 럭셔리 에스테틱에 있는 전신마사지용 기구를 말했다.

사람이 침대에 누우면 위에서 물이 떨어지면서 자극을 주는 것인데, 처음 마사지를 받는 사람들은 물이 떨어지는 것 자체에 겁을 먹을 수도 있었다.


“너 설마······?”

“최지영 회원이 시뮬레이션하는 것을 보고 싶대. 형 몸매 좋잖아! 그러니까······.”

“야! 도현준!”

“내가 최고급 수영복을 입혀줄 테니까 형이 좀 하라고. 정말 안 되겠으면 직접 보여주지 말고 영상만 찍으면······.”


도현준은 말을 끝내지 못했다.

최만석이 죽일 것 같은 눈빛을 한 채 달려들었기 때문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미래워치로 슬기로운 세계경영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중단 공지입니다. 24.04.19 33 0 -
공지 연재 시간 공지 24.04.11 65 0 -
13 13화 코인판의 숨은 그림(3) 24.04.18 66 5 11쪽
12 12화 코인판의 숨은 그림(2) 24.04.17 78 6 11쪽
11 11화 코인판의 숨은 그림(1) 24.04.16 102 6 13쪽
10 10화 더러운 진상들 24.04.15 118 5 12쪽
9 9화 내 집 같은 마음으로 24.04.14 124 5 12쪽
» 8화 모델 최만석 24.04.13 146 6 11쪽
7 7화 때론 혼자만의 공간도 필요해요 24.04.12 156 6 11쪽
6 6화 희한한 모텔 24.04.11 174 5 11쪽
5 5화 모텔 서비스는 이런 거야 24.04.10 197 6 13쪽
4 4화 리모델링 24.04.09 212 5 10쪽
3 3화 그레이드 모텔 24.04.09 245 4 11쪽
2 2화 라떼 금수저 24.04.08 306 6 12쪽
1 1화 상속자 24.04.08 414 9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