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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워치로 슬기로운 세계경영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태진
작품등록일 :
2024.04.04 15:18
최근연재일 :
2024.04.18 18:30
연재수 :
1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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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5,963

작성
24.04.1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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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6화 희한한 모텔

DUMMY

도현준은 직장인들을 1층 레스토랑으로 안내했다.

레스토랑은 뷔페식으로 차려져 있었는데 그곳에는 식빵과 잼, 우유, 쥬스, 커피 외에 밥과 김치 등 간단한 반찬이 놓여있었다.

또 한쪽에는 즉석 라면 기구와 라면, 짜장라면 등도 있었다.

도현준은 입장하는 사람들의 휴대폰을 확인했다.

그리고 안내문을 숙지하게 한 후 안으로 들여보냈다.

사람들은 레스토랑에 들어서며 환호성을 질렀다.


“이게 어떻게 5천 원이야?”

“간단히 먹기 딱 좋은 것 같아.”

“라면 옆에 콩나물도 있어. 우리 여기서 해장까지 합시다.”

“한강에서 본 게 여기에도 있네?”


사람들은 만족한 표정을 하며 자유롭게 식사를 했다.

식사하는 부류는 크게 3부류로 나뉘었다.

첫 번째는 라면에 고춧가루와 콩나물을 넣어서 해장을 하는 쪽.

두 번째는 식빵에 잼을 바르고 커피를 내려 먹는 아메리칸 스타일.

세 번째는 뜨끈한 국에 밥을 말아 먹는 한식파였다.

그렇게 사람들은 자유롭게 식사를 했고, 레스토랑을 맡은 직원은 비워진 그릇을 치우고 테이블을 정리했다.

어느새 1시간이 지나고 도현준은 조식 시간 마감을 알렸다.

그리고 새로 온 고객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희 레스토랑은 미리 예약을 해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예약방법은 여기 나와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자리가 있는 것 같은데 들어가면 안되나요?”

“저희는 조식을 100인분만 준비합니다. 만약 고객님께서 들어가시면 먼저 식사하시던 고객님들이 충분히 다 못 드실 수도 있어요.”

“아무리 그래도······.”

“여기까지 오셨으니 중식 할인권을 드릴게요. 대신 중식도 꼭 예약을 하셔야 합니다.”

“무슨 모텔을 예약제로 운영해요?”


고객은 항의를 이어가려 했고 도현준은 안내문을 준 뒤 자리를 비켜버렸다.


여긴 호텔이 아니다.

저렴한 가격에 캐주얼하게 이용하는 모텔이다.

하나하나 따지려는 고객을 충분히 이해시킬 이유도 없고, 진상 짓을 하려는 고객에게 무조건적인 친절을 베풀 이유도 없다.

도현준이 자리를 비키자 김성광이 나타났다.


“저희 대표님이 다 설명한 것 같은데요. 불편한 것 있습니까?”

“그보다는······ 우리는 여기가 오픈한 줄도 몰랐고 예약제인지도 몰랐다고요.”

“그럼 제가 설명 드리죠.”


김성광은 그 말을 한 후 그 고객 일행을 한 줄로 쫙 세웠다.

그리고는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것처럼 자세를 잡고 모텔 이용안내를 설명했다.


“모두 제가 가리키는 배너를 보세요. 우리 그레이드 모텔은 객실부터 레스토랑, 사우나 이용 모두 예약제에요. 어떻게 하냐고요? 여기 홈페이지와 SNS 보이시죠? 여기서 예약하고 댓글을 남기면 여러분께 예약이 완료되었다는 문자가 갑니다. 그걸 보여주고 입장하면 됩니다. 왜 그러냐고 묻지 마세요. 우리 운영방침이 그런 거니까.”

“우린 예약제인지 몰랐다고요!”


한 고객의 말에 김성광이 그를 가리켰다.


“말씀하시는 분은 어디서 일하세요?”

“우린 저기 건너편 사거리 건물에서 근무하는데요?”

“아! 거긴 우리가 홍보를 못 했어요. 거기도 홍보하러 가려고 했는데 예약이 차기 시작해서 굳이 거기까지 갈 생각을 안 했거든요.”

“고객을 가려서 받겠다는 건가요?”

“무슨 그런 섭한 말씀을 하세요? 옆 건물에서 일하는 분들이 워낙 열광적이어서 천천히 하려던 거니까, 오해는 마시고. 응?”


그 말에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후 김성광은 객실 타입부터 사우나 시설까지 자세히 설명했다.

그리고 객실에 갖춰져 있는 PC 사양을 설명하며 PC방 못지않은 장비를 갖췄으니 굳이 PC방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말까지 했다.

그리고는 외부 음식 배달도 가능하고 레스토랑의 메뉴도 주문할 수 있다는 말까지 했다.

그 모습을 보고 최만석이 도현준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시킨 대로 잘 하는데?”

“밤새 준비시킨 보람이 있네.”

“근데 넌 이걸 위해 동생들을 줄 세우기 시킨 거냐?”


최만석은 그 말을 하며 줄줄이 들어오는 고객을 바라보았다.

오픈 후 들어온 고객 중 절반은 최만석이 끌어 모은 일명 동생들과 동생 친구, 친척들이었다.

그들이 줄을 길게 섬으로써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셈이었는데, 그 전략은 100% 적중했다.


“형 동생들이 수고해준 덕분이야. 나중에 동생들에게 한턱 크게 쏠게.”

“근데 정말로 예약제로 할 셈이야? 모텔에서 그게 통할까?”

“직장인들은 예약하는 것에 거부감이 크지 않은 편이야. 나중에는 식사 시간 예약도 당연하다고 생각할 걸?”

“식사도 시간대로 구분해서 받는다고?”

“차려놓은 걸 음식물 쓰레기로 버릴 수는 없잖아. 딱 맞춰야 돈을 벌지.”

“그건 그런 것 같은데······. 근데 호텔도 아닌 모텔 사우나가 장사가 될까?”

“형, 직장생활 안 해봤지?”

“응.”

“두고 봐. 조만간 예약 못 잡는다고 난리칠 테니까.”


도현준은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때 조식을 이용하던 고객이 키오스크 앞으로 갔다.

그는 점심시간 사우나 이용을 예약한 후 모텔을 빠져나갔다.

최만석은 궁금증을 이기지 못한 표정을 지으며 그 고객을 따라갔다.


“저기. 하나만 물어봅시다.”


남자는 최만석의 덩치를 보고는 순간 움찔했다.


“네? 네.”

“사우나를 예약하시는 것 같던데 왜 하신 거요?”

“네?”

“조금만 가면 찜질방도 있고 한 정거장만 가면 호텔도 있어서 말이요.”

“여기에 수면 의자가 있어서요. 가격도 호텔이나 찜질방보다 싸고요.”

“30분권을 끊으셨던데 그 정도만 자도 됩니까?”

“점심시간이 1시간이어서 더는 이용하지 못해요. 여기서 점심 먹고 눈만 조금 붙이고 갈 거라 괜찮을 것 같아요.”


남자는 그 말을 한 후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최만석은 레스토랑 쪽을 보고 있던 도현준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자식, 천잰데!”


사실 처음 모텔 건물을 봤을 때는 과연 영업이 될지 반신반의했었다.

건물이 낡아서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모텔은 주로 외진 곳에 있거나 숙박업소가 몰려있는 곳에 있기 마련이었다.

그런데 이곳은 오피스빌딩이 빽빽이 들어선 곳에 마치 섬나라처럼 덜렁 자리하고 있었다.

나중에 알아보니 이 모텔이 지어진 후 인근 부지에 빌딩이 들어선 경우였는데, 그땐 이래서 모텔이 망했구나하고 고개를 끄덕였었다.

또 인근 직장인들이 모텔을 피해서 다니는 것도 이해할 수 있었다.

화이트칼라들 시선에서 모텔 건물은 흉물 그 자체였기 때문이었다.

50% 정도 수리를 마친 지금도 삐까번쩍하고 그럴싸한 건물은 아니었다.

그런데 깔끔한 외관이 이상하리만치 빌딩들과 어울렸다.


“이래서 인테리어를 사무실 업자들한테 맡긴 거구나.”


말은 그렇게 해도 최만석은 궁금증이 100% 풀린 건 아니었다.

아무리 신박하게 운영해도 모텔은 모텔이다.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모텔은 불륜의 온상이고 대실 천국이다.

직장인들에게 싼값에 식사를 제공하고 사우나를 이용하게 한다고 해도 이곳이 호텔이 될 수는 없는 거다.

하지만 그의 궁금증은 저녁 때 바로 풀렸다.


* * *


도현준은 최만석과 허동식에게 레스토랑 정리를 맡긴 후 객실과 사우나에 집중했다.

아침과 점심 때 레스토랑을 찾았던 고객들이 저녁에 줄줄이 몰려들었기 때문이었다.

도현준은 그들에게 객실 카드키와 이용시간을 안내했다.


“3시간 후에 알람이 갈 겁니다. 그때 나오시면 됩니다.”

“네.”


다음 고객에게도 비슷한 말을 했다.


“알람이 자정에 갈 겁니다. 그때 나오세요.”

“혹시 그때 컵라면 서비스도 되나요?”

“그 시간에 맞춰 올려드리죠. 요금은 선불입니다.”

“네.”


다음 고객은 여자 2명이었다.


“2시간만 쉬었다 갈 건데 가능한가요? 예약은 못 했어요.”

“그럼 사우나를 이용하시겠어요? 여성 사우나에도 수면의자를 배치해서 쪽잠 정도는 가능할 것 같은데요.”

“그래요? 그럼 사우나만 이용할게요. 돈도 더 적게 들고 좋을 것 같아요.”


여자들은 잘되었다는 얼굴로 사우나로 향했다.

이후 온 고객들도 죄다 2시간에서 5시간 정도 이용하는 고객이었다.

그리고 알람을 꼭 부탁했는데, 절반 정도는 컵라면과 김밥 등 간식 서비스도 요청했다.

레스토랑에 전달 사항을 넘긴 후 도현준은 객실 마감을 쳐버렸다.

15객실이 빈 상태였는데도 말이다.


도현준은 로비 밖으로 향하며 워치를 찼다.

눈을 몇 번 깜빡이자 필름 같은 영상이 지나갔다.

첫 번째는 1시간쯤 전에 들어간 남자가 로비에 나타나는 영상이었다.

두 번째는 중년의 남자가 첫 번째 남자의 뒷덜미를 잡는 모습이었고, 세 번째는 중년의 남자가 항의하는 모습이었다.


“이번에도 투자하는 건 안 나오나?”


도현준은 아쉬움을 감추며 다시 프런트로 향했다.

어떤 남자가 항의하는 모습이 나타난 거라면 컴플레인일 가능성이 컸다.

모텔을 집처럼 이용한 것만 해도 수년째였다.

그동안 모텔 고객들이 어떤 진상짓을 하고 어떤 컴플레인을 제기하는지 다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래서 사고나 컴플레인 대처 같은 건 겁나지 않았다.

애초에 호텔급 서비스를 하자고 마음먹은 것도 아니니까.

처음 보았던 것처럼 주식이나 코인 영상이 나오지 않은 것에 실망한 것뿐이었다.


“주식이 급등할 때만 나오나? 아니면 워치를 24시간 동안 차야하나?”


도현준은 워치를 만지작거리며 중얼거렸다.

물론 워치를 24시간 동안 차본 적도 있었다.

그런데 그때는 먼지 때문에 눈만 깜빡여도 영상들이 지나갔다.

비록 30초 후부터 1~2분 후의 영상이지만, 현실에 영상까지 더해지니 마치 차량 앞 유리 전체에 헤드업디스플레이가 연결된 것처럼 어지러웠다.

워치를 툭 두드리면 영상이 반복되어서 더 어지러웠다.

그러자 하고 있는 일에 집중도 안 되었고, 다른 사람의 말을 바로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그래서 워치는 미래를 보고 싶을 때만 찼다.


그때 봤던 게 바로 인근에서 근무하던 직장인들의 생활 스타일이었다.

이곳은 IT 기업들이 많아서 많은 직장인이 시간과 수면 부족, 과로에 시달렸다.

그런 그들이 찜질방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찜질방은 일단 옷을 갈아입어야 하고 개인만의 공간을 갖기도 불가능하기 때문인 것 같았다.

그래서 모텔 컨셉을 일반 모텔이 아니라 직장인들의 워너비 컨셉으로 잡았었다.


“워치 때문에 직장인들 감성을 알 수 있었어. 그래도 그것만으로는 부족한데······.”


도현준이 막 말을 마쳤을 때 남자 하나가 급히 내려왔다.

1시간쯤 전에 체크인을 한 남자로, 이용시간이 아직 2시간 정도 남아있었다.

그 남자가 허둥대며 말했다.


“여기 혹시 숨을 데 없나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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