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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KaHaL 님의 서재입니다.

극랑전(極狼傳)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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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HaL
작품등록일 :
2023.10.09 20:25
최근연재일 :
2024.05.2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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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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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752,802

작성
24.04.0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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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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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6쪽

69화. 진의(眞意) (2)

DUMMY

그날의 한현보는 그야말로 혼돈의 도가니였다.


“그 녀석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아버지, 하남제현이 그런 식으로 심기가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는 것은 처음이었다.


물론, 설총 본인조차도 생에 그 정도로 당황해본 일이 없었던 탓에 존경하옵는 아버님께서 사무실의 집기를 마구 집어 던지며 화를 낸다거나, 산발한 머리카락을 쥐어뜯는 정도쯤이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도리어 설총이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그 정도의 사고를 치고도 당당하다 못해 뻔뻔하기 그지없는 노비 자식, 아니 노비 놈, 아니 노비 새끼였다.


“이거 놔!”


제 목덜미를 찍어 누르는 남생의 손아귀를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치는 여섯 살 꼬맹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는 설총은 마치 시궁창 물속에서 허우적대는 기분이 들었다. 그야, 이제 곧 진짜로 시궁창 물가에서 구걸이나 하며 살게 생겼으니, 그런 기분이 드는 것쯤이야 너무 당연한 일 아닌가?


도지휘사의 아들을 다리 병신으로 만들다니. 아니, 정 의원이 어떻게든 그 최악의 사태만은 막아 주겠지? 아니, 정 의원에게 아주 아작나버린 다리뼈를 하나하나 이어 붙일 만한 실력이 있었던가? 기껏해야 찰과상이나 좀 돌보는 수준인데? 아니, 하지만··· 그가 못한다면 지금 대체 누굴 의지해야 한단 말인가?


“이···!”


빨갛게 달아오른 머리통이 완전히 터져버리기 직전, 설총은 가까스로 내부에서 들끓는 분노를 분출할 수 있었다.


“도련님!”

“이거 놔! 이 자식이···! 이 노비 놈만 없었어도!”

“도련님, 가주님께서 아직 득구를 어찌 처분하실지 결정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뭐!”

“도련님, 그 무슨!”

“빌어먹을, 남생! 자네는 못 봤단 말이야? 이 녀석이··· 이 노비 놈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말이야!”

“저도 봤습니다! 하나, 가주님의 결정을 기다리셔야만 합니다!”


설총은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지독한 살의를 느끼며 한 걸음 물러섰다. 남생은 한현보 제일의 무사다. 열두 살 소년의 힘으로는 남생의 한 팔조차도 어찌할 수가 없는 것이다. 만약 그것이 가능했더라면, 지금쯤 저 노비 새끼의 모가지는 한 바퀴 반쯤 돌아가 있었을 텐데.


“가주!”


그때 가쁜 숨을 헐떡이며 한현보의 안주인─ 곧, 어머니 주약이 달려 들어왔다. 문을 걷어차고 들이닥치는 어머니라니, 평소라면 상상조차 해본 일이 없는 모습이지만 지금만큼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부인! 어떻게 되었소?”

“응급 처치는··· 응급 처치는 되었습니다.”

“하아···! 정 의원이 실로 어려운 일을 해내었구려!”


새하얗던 아버지의 안색에 조금이나마 혈색이 돌아왔다. 그러나 어머니의 얼굴은 좋은 소식을 가져온 사람치고는 썩 좋지 않았다.


“다만···.”

“다만?”

“빠른 시일내 더 실력이 좋은 의원을 찾아가 잘게 부서진 뼈의 파편을 제거하든, 맞추든 하지 않으면··· 앞으로 평생 무공을 익히는 것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허···.”


그게 다였다. 하남에서 제일가는 현인이라는 하남제현의 입에서 나온 소리라고는, 구멍 난 허파에서 헛바람 빠지는 소리가 아닐까 싶은 허탈한 탄식의 숨소리가 다였다. 기발하고도 걸출한 기책을 떠올려 어떤 난관이든 잘 봉합하고 해결해내던 척척박사 하남제현은, 아무래도 금일 휴업인 모양이었다.


“이··· 이 노비를 어떻게 하실 겁니까?”


설총은 이게 제 입에서 나온 소리라고 믿을 수가 없었다. 공명정대한 군자를 목표로 한 사내의 입에서 나올 소리가 아니지 않은가, 하는 생각 때문도 있지만··· 동시에 설총이 본래 하려고 했던 말은 ‘이 노비를 왜 죽이지 않으십니까?’였던 탓이기도 했다.


솔직히 설총은, 자신이 그런 말을 머릿속에서 떠올렸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런 말을 마음껏 내뱉지도 못하는 자신은 더더욱 이해할 수 없었다.


“···이 노비의 처분은 우리 손에 달린 것이 아니다.”


아버지의 차분한 목소리가 평소와는 달리 들린다. 아무리 화가 나거나 흥분할 일이 있어도 저 차분한 아버지의 음성을 듣자면 금세 담담하게 가라앉았는데, 오늘은 도리어 불난 속에 부채질이라도 하는 것처럼 들려온다.


“그래, 총아야. 네가 신경 쓸 일이 아니다. 이런 노비쯤, 어찌 처분할 것인지 네가 고민할 필요가 없느니라. 무엇보다도 위윤 공(公)께서 회복하신 후에 반드시 그 노비를 찾으실 것이다. 필부조차도 일생의 은원을 제 손으로 갚기를 원하거늘, 하물며 도지휘사의 적자(嫡子)께서는 어떠하시겠느냐? 총아 너는 이후로는 그 노비에게는 일절 관여치 말거라. 그래야 네가 이번 일과는 완전히 무관하다 여기게 될 것이 아니냐.”

“하나, 어머님···!”

“어허! 반론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니!”


점점 높아지는 어머니의 언성에 아버지는 양 관자놀이를 움켜쥐고 인상을 찌푸렸다.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골이 깨질 판이다.


“그만하면 됐소, 부인. 총아도 잘 알아들었을 것이오.”

“하나 가주. 작금 상황에서 무엇보다 중한 것은 이 노비가 저지른 패악무도한 일이 우리 한현보와는 일절 무관함을 증명하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혹여, 만에 하나라도···.”

“내가 그만하면 됐다고 하지 않았소이까? 설마 그런 단순한 것쯤을 모를까 하여 계속 말씀하시는 게요?”

“···그건 아닙니다마는.”

“그럼 된 것이 아니오?”

“···그렇지요.”


말은 그리했지만, 어머니의 표정은 여전히 불편했다. 아버지는 지끈거리는 골을 붙들고 축객령을 내렸다.


“잠시 생각을 좀 해야겠소.”

“그러시지요.”


성채와 그 아이의 어미를 데려온 이래 늘 그렇듯, 어머니는 결국엔 찬바람이 쌩쌩, 몰아치는 얼굴로 휙, 돌아서서 문을 나선다. 남편의 외도를 목격한 아내의 심정까지야 알지 못하는 설총이었지만, 어머니가 받은 상처가 어떤 것인지는 어렴풋하게나마 이해하고 있었다. 설총은 어머니를 만류하지도, 따르지도 못한 채 묵묵히 멀어지는 어머니의 뒷모습만을 쳐다보았다.


“내 말이 들리지 않은 것이냐?”

“···아닙니다. 그럼, 소자 또한 나가보겠습니다.”


설총은 포권례를 올리고 문을 나섰다. 잠시 후, 득구를 어찌하면 좋겠느냐는 남생의 질문에 지금은 쓰이지 않는 오래된 창고에 가둬두라는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 *



어느새 해가 저물고 밤이 깊어지는 동안에도 설총은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12년. 짧다고 할 수야 없지만, 한 사람의 인생을 논하기에는 너무도 모자란 시간이다. 그러나 설총에겐 그 시간이 살아온 삶의 전부였다.


그리고 설총은 바로 그 인생의 전부를 걸고서 찾아낸 것이 하나 있었다. 반드시 이루어야만 할 인생의 목표. 그것은 바로, 미완성인 한현보의 무공을 ‘완성’하고 한현보를 어엿한 강호의 무가로 세워놓는 것이었다.


아버지와 어머니에겐 송구한 일이지만, 이미 오래전 모습을 감춰버린 단운 숙부야말로 설총이 지금의 꿈을 꿀 수 있게 만들어준 사람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버지는 숙부를 알던 모든 이들에게 함구령을 내린 모양이었지만, 설총은 숙부 단운이 세간에서 불리는 계묘혈사의 영웅, ‘천검(天劍)’이란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야, 천검의 성명절기인 시우십결의 이야기는 이 궁벽한 시골까지도 쟁쟁하게 울려 퍼질 정도로 유명했으니까. 설총에게 시우십결을 가르쳐준 이가 누구였던가?


그러나 천검의 영웅담을 듣고도 가슴이 뛰었던 사람은 한현보에는 오직 설총뿐이었던 게다. 아니, 아버지와 어머니를 비롯해 숙부를 알던 다른 이들의 가슴은 두방망이질을 치기는커녕 도리어 철렁, 떨어질 뻔했다고 봐야 맞다. 아버지도 오래전 무신경의 소청 편에서 시우십결을 뜯어내 버리기까지 했었던 어머니의 선견지명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할 정도였으니까.


가주와 그 아내가 이럴진대, 다른 이들은 어땠겠는가?


한현보에 시우십결이란 검공(劍功)이 있었단 사실조차 없었던 일로 만들고 싶은 것이 한현보에 속한 이들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무과 입시에 보낼 제자들이나 외원에 무사로 쓰려고 받은 제자들에게야 애초에 무심결이든 무신경이든 완성본을 주지도 않았으니 모르는 게 정상이고.


그래, 결국 설총뿐이었다. 천하를 뒤흔든 검객이, 어쩌면 후세에 오래도록 천하제일이란 무명을 세우고 길이 칭송받을 수 있었던 위대한 무인(武人)이 이 궁벽한 공의현, 한현보에서 탄생했다는 사실을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있는 이는 오직 설총뿐이었던 게다.


천하제일. 무인에게 이보다 더 가슴 떨리는 네 글자가 어디에 있단 말인가?


천하제일이 되려면 힘이 있어야 한다. 개인의 힘만으로는 안 된다. 이미 숙부가 그 길을 가보지 않았던가? 홀로 우뚝 선 무적의 검객은 호사가들의 입방아에는 자주 오르내릴지언정, 그 권좌를 유지할 수가 없다.


저 광야를 걷는 낭인들에게는 칭송받을지 모르나, 영원불멸하게 남을 영광의 자리에는 그 이름을 새길 수 없는 이가 바로 ‘외로운 천하제일’인 것이다.


홀로 올라갔으니 홀로 권좌에서 내려오는 것이기만 하면 그 또한 아름다운 서사시라 하겠으나─ 그렇지가 않다. 그렇게 정갈한 이야기가 아니다. 천검이 모습을 감추자마자 천하십이본에서 그를 어찌 말하는지, 그의 이름을 어찌 더럽히는지를 보면 알 수 있지 않은가?


그렇기에 설총은 득구를 용서할 수가 없었다. 말하자면 홍위윤은 한현보를, 그리고 설총 자신을 천하제일이란 저 찬란한 태양을 향해 비상하게 도와줄 날개와도 같은 이였다.


당장 홍위윤이 한현보의 제자가 되었을 때 온 하남성이, 아니 온 천하가 어찌 반응했던가? 여덟 번째 군웅세가의 등장이니, 신진사세(新進四勢)니, 하남제일문이니, 그야말로 꿈에서 그리던 이야기들이 향긋한 술 향기를 타고 온 사방에 진동했더랬다.


그래, 이대로만 간다면···. 좋았을 것을. 아마도, 단꿈이 현실이 되었을지도 모르는데.


─하여, 설총은 검을 쥐었다. 검을 쥐고 득구가 갇혀 있을 폐건물을 향해 침착하게 몸을 날렸다. 아버지는 아직도 고뇌에 깊이 빠져 시름 하는 모양인지 집무실에는 촛불이 가늘게 흔들리고 있었고, 그 안에 그림자는 둘이었다. 남생만 없다면 설총의 행보를 막을 이는, 아니 막을 수 있는 이는 한현보에 없다.


예상보다 빠른 시간에 폐건물 앞에 도착한 설총은 물끄러미 들보 근처를 쳐다보았다. 문에서 좌로 세 번째 들보. 끝자락에는 뜰채만 한 검은 구멍이 쩍, 입을 벌리고 있었다. 딱 지금의 설총 정도라면 어렵지 않게 들어갈 수 있을 만한 구멍이다.


설총은 망설임 없이 옆에 놓인 사다리를 타고 올라 구멍으로 상반신을 집어넣었다. 검이 걸리는 소리가 나지 않게 우선 검집을 끌러 들보에 올려놓은 다음···.


“···은 좀 어때요? 아픈 데는 없어요?”

“···!”


설총은 움직임을 멈추고 숨을 죽였다. 열이 올라 머리가 달아오른 탓에 왜 사다리가 놓여 있었는가를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데, 선객이 있었던 모양이다.


한데, 누가 득구의 몸을 염려하고 걱정한단 말인가? 이 한현보에 그럴 사람이 있었던가?


“이까짓 거, 저는 괜찮아요. 매 좀 맞은 건데 뭘. 피 쫌 나고 멍 쫌 들고 마는 거지.”


아니, 그 반대였다. 누군가가 득구의 몸을 걱정한 것이 아니라, 득구가 누군가를 걱정해서 내뱉은 말이었던 모양이다.


···아니, 그런데 대체 누가 있어 저 개잡놈이 저렇게 다정한 어조로 말을 건단 말인가?


“저 말고요, 아가씨. 그 개새끼한테 맞은 곳은 좀 괜찮냐니까요?”


그제야 설총은 득구가 혼잣말하듯 대화를 나눈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선객의 정체는 바로 설총의 누이, 한성채였던 것이다. 성채라면 득구가 저런 태도로 대화를 나누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설총은 조심스럽게 몸을 들어 들보 위로 올라앉았다. 그제야 득구와 성채가 마주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어휴, 저는 튼튼하다니까요. 이거 봐요, 알토오오옹! 힘!”


빼짝, 마른 팔을 들어, 있지도 않은 알통을 자랑하는 득구의 모습을 보며 성채는 웃고 있었다. 채아가 저런 웃음을 지을 줄도 알았던가? 그 웃음 속에는 여러 가지 감정의 색깔이 담겨 있었다. 미안함, 고마움, 안쓰러움. 말로 전하지 못하는 마음을 어떻게든 표정으로라도 전하려는 것이 아닐까 싶은 미소였다.


그러나 성채의 얼굴에 떠오른 웃음은 오래 가지 못했다. 성채는 금세 어두워진 얼굴로 손을 움직였다.


-하지만, 내가 바보같이 그 사람을 따라가지만 않았어도···.


“그게 어떻게 아가씨 잘못이에요. 그 개새끼 잘못이지.”


-그치만···.


“아니, 그 귀한 감자를 준다는데 누가 안 따라가요? 나라도 따라갔겠다. 감자라니···! 아···! 감자···! 우걱우걱!”


있지도 않은 감자를 우걱우걱 씹어 삼키는 득구의 연기에 성채는 다시 웃음을 터뜨렸다. 실로 아이다운 웃음에 부족한 것은 소리뿐이었다.


“잘못은 홍위윤 그 개새끼가 한 거고, 아가씨는 아무 잘못도 안 했어요. 그러니까 아가씨가 미안해하면 안 돼요. 그 개새끼가 미안해해야지.”

“홍위윤이 왜 개새끼고, 무슨 잘못을 저질렀단 말이냐.”


설총이 묻는 말에 득구보다는 성채의 얼굴이 얼어붙었다. 성채는 그 작은 몸으로 양팔을 벌려 득구를 가리고 섰다.


“무슨 잘못을 저질렀느냐고 묻질 않았느냐.”


성채의 고사리 같은 손이 단어를 만들어 내려고 할 때, 득구는 설총으로부터 성채를 지키기라도 할 마음이었는지 그녀를 등지고 섰다. 서로 지켜주려고 앞서는 두 사람의 모습에 설총은 스스로가 지독한 악당이 되어버린 것만 같은 기분을 맛보았다.


“그 개새끼는 왜요?”

“홍위윤의 다리를 씹어 병신을 만든 것은 네놈이 아니냐. 한데 어찌 그가 개새끼고 네놈이 옳다 말하는 것이냐?”


득구는 똥이라도 씹은 표정이었다. 어찌 그리 역한 표정을 잘 짓는지, 그 똥 씹은 것 같은 기분이 설총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질 정도였다.


득구는 걸지게 카악, 가래를 모아 침을 퉤, 바닥에 뱉은 다음 말했다.


“물어도 될 짓을 했으니까 물었지, 그냥 물었겠습니까요? 내가 뭐 개예요?”

“개 맞질 않느냐.”

“뭐요?!”

“한현보, 아니 공의현 저잣거리에서 네놈을 뭐라 부르는지 모르느냐? 개잡놈, 개장수가 싸질러 놓고 간 부랑아, 미친개. 이것이 네놈의 다른 이름들이다. 이만하면 네놈이 아무 생각 없이도 사람의 다리를 물 수도 있지 않겠느냐?”

“···썅, 거 진짜, 이게 말이야 방구야.”


여전히 당당하다 못해 뻔뻔한 득구의 태도에 설총은 저도 모르게 검을 뽑을 뻔했다. 그러나 그를 올려다보는 눈동자는 두 개만이 아니다. 그를 지켜보는 또 다른 한 쌍의 시선을 의식하며, 설총은 움찔거리는 손을 간신히 멈춘 다음 말했다.


“네놈이 씹어 부순 것이 무엇인지 정녕 모르겠단 말이냐? 네놈이 그 알량한 이빨로 씹어 바스러뜨려 병신으로 만들어버린 것은 단지 홍위윤의 다리 하나가 아니다. 그것은 한현보의···! 아니···!”


지금은 언성을 높이면 안 된다. 소란을 일으키면, 아버님이든 남생이든 들을 수가 있다. 그러나 솟구치는 격정이 설총의 가슴을 두드리고, 결국 입 밖으로 터져 나왔다.


“그것은 나의 꿈이었다! 천하제일의 무문(武門)으로 가는 길! 천하제일검을 배출하고도 그 사실을 꽁꽁 숨긴 채, 이런 궁벽한 시골의 군문세가 따위로 만족해야만 하는 소인배의 삶을 벗어던질 기회! 바로 그런 것이었단 말이다! 홍위윤이 적(敵)이 되면 단지 네놈의 목만 위태로운 줄 아느냐? 네놈은 한현보에 속한 모든 이들의 목숨을 위태롭게 만든 거란 말이다!”


득구는 카아악, 거의 온몸에 있는 가래를 끌어모으더니 있는 힘껏 침을 퉤! 뱉고서 말했다.


“염병, 꿈. 염병, 천하제일. 지랄하지 마십셔.”


작가의말

주말! 설레는 주말입니다!ㅎㅎ 일자리를 옮기고 처음 맞는 주말이라, 왠지 24년도에 처음 맞이하는 주말 같은 느낌입니다. 귀한 주말, 알뜰살뜰히 잘 이용해봐야겠네요!


독자 여러분 모두 평안하고 즐거운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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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3 n1832_ps..
    작성일
    24.04.05 19:14
    No. 1

    1년에 52번이나 오는 주말이지만 언제와도 주말은 설레네요. 와이프 꽃구경 타령과 아들들의 축구 상대로 시달릴 생각에 골치가 아프지만 그래도 역시 주말은 좋습니다. 작가님도 의미 깊은 주말 되세요.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1 KaHaL
    작성일
    24.04.08 16:55
    No. 2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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