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xKaHaL 님의 서재입니다.

극랑전(極狼傳)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KaHaL
작품등록일 :
2023.10.09 20:25
최근연재일 :
2024.05.29 18:00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7,522
추천수 :
2,402
글자수 :
1,791,531

작성
24.05.14 18:00
조회
107
추천
2
글자
16쪽

77화. 일견 굽은 길이나, 필경 곧은 길이 있다. (1)

DUMMY

천검─ 아니, 한주윤과 은설의 막내 사제, ‘단운’.


심지어 한주윤은 ‘천검’이 되어 돌아온 단운을, 한현보의 멸문까지도 각오하고 지켜줄 정도로 우애가 두터운 사이였다.


다시 말해, 한주윤과 은설의 관계에서 단운이 겉돌 수는 있을지언정, 아예 무관할 수는 없었다고 보아야 맞다.


어쩌면, 천검이 ‘임인년’에 아직 약관도 지나지 않은, 젊다기보단 어린 나이에 한현보를 떠나 강호행을 시작한 계기가··· 사형과 사저의 불륜을 목격했던 탓은 아닐까?


‘이건 너무 비약인가?’


하지만, 다시 봐도 이상하다. 세 사람 모두가 함께 등장하는 이야기가 적어도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은가? 그런데 없다.


하남제현과 천검, 하남제현과 은설 그리고 천검과 은설의 이야기는 각각 존재하는데, 세 사람이 함께 모여 있는 그림이 하나도 없다는 건···.


‘···천검과 은설 사이에 뭔가 있을 거란 이야기는 할배의 가설이었지만 말이야.’


그렇지만, 그 가설은 이제 틀렸다고 봐야 맞다.


서동천이 한 소협에게 해준 이야기에는, ‘득구는 천검의 아들이 아니다’란 이야기도 있었으니까. 현시점에서는 적어도 ‘천검과 은설의 관계’는 부정해야 맞다.


“관점을 달리 봐야 해. 이렇게까지 아무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 것은···.”


저도 모르게 목소리를 내 혼잣말을 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제갈민은 순간적으로 말을 멈추고 두 눈을 끔뻑였다. 제갈민의 놀란 얼굴을 본 진채염이 살풋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 후에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특별히 이상한 말을 하진 않았군. 한 소협의 못된 버릇이 옮기라도 했나?


‘에에이! 쓸데없는 잡생각은 일단 치워!’


아무튼, 이렇게 되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게 된다.


‘의도적으로··· 멀리했다.’


조금 전 떠올렸던 그 가설이 맞다면─ 다시 말해, 막내 사제인 ‘단운’이 사형과 사저 사이의 공기를 어색하게 만들기 싫어서 일부러 사저인 은설과 거리를 두었다면··· 이렇게까지 아무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


‘···‘남녀 관계’라면 그렇게 될 수 있지.’


만약, 정말 만약의 일이지만 처음부터 은설이 하남제현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은 이유가 바로 천검이라면?


‘···이건 그림이 좀 되는데?’


흔히 ‘낭랑전(娘娘傳)’이라 불리지만 ‘빨간책’이란 속칭이 더 유명한 염정소설(艶情小設)에서 아주 흔하게 나오는 구도다. 얼마나 많이 봤는지, 친숙하기까지 한···.


‘아니, 그렇게 많이는 안 봤어! ···흐압! 나 지금 뭐래니? 집중하자, 제갈민!’


어쨌거나, 이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가정을 끝까지 뻗어나가면 이렇게 된다.


대사형인 한주윤이 하나뿐인 사매를 마음에 두고 가슴앓이하는 동안, 사매인 은설은 사제인 단운에게 마음을 빼앗긴 것이다.


마침 두 사람의 인물상과 개성도 정반대이지 않은가?


인품이 좋고 든든하지만, 무언가 고지식하고 갑갑한 대사형─

천방지축이지만, 재미있고 무공의 재능 또한 탁월한 막내 사제─


이건 확실히 그림이 된다. 하남제현과 천검 두 사람 모두 미남까진 아녀도 호남(好男) 이상의 평가를 받는 풍운아인 것을 생각해보면, 더욱 그림이 좋다.


보기도 좋은데, 능력도 좋은 두 남자 사이에서 애정과 관심을 듬뿍 받는 자리를 그 어떤 여인이 거절하겠는가?


‘···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 이게 아니라!’


아무튼, 단운은 사저가 대사형의 애끓는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 이유가 자신임을 어떤 경로로든 알았을 것이고, 자연스럽게 그녀와 더 거리를 둘 수밖에 없었을 터.


그렇게 되면─


‘은설은 점점 자신에게 거리를 두는 사제를 보며··· 자기 때문에 사형제 관계가 망가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더더욱 하남제현을 향한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다든가?’


결국, 영영 마음의 문을 열어줄 것 같지 않은 사매를 기다리다 지치고 좌절한 하남제현은 사랑 대신 야망을 택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때, 하남제현은 한현보의 문주로서 한현보를 더 이상 무문이 아닌 무가, 군문세가로 키울 것을 결심했던 거지.’


은설이 이 선택에 반발해서 이즈음에 한현보를 나왔다면, 그러면 모든 아귀가 다 들어맞는다.


비인부전(非人不傳)이라는 스승의 유지를 저버리기 싫었든, 혹은 그런 선택을 한 대사형을 납득할 수 없었든 간에 은설은 떠나고 하남제현과 천검 둘만이 남았다.


‘그래서 한 소가주는 떠나버린 사고(師姑)를, 이야기로만 접하게 된 거지.’


하남제현이 진주약과 혼인해 설총을 낳은 게 무술(戊戌)년─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의 일이다.


그리고 단운이 한현보를 떠나 강호행을 시작한 것이 지금으로부터 16년 전, 임인(壬寅)년─

즉, ‘임인운곡(壬寅雲谷)’의 배경이 되는 해다.


다만 은설의 이때 행적은 오직 ‘정황’뿐이다. 은설이 확실하게 이 이야기에 다시 등장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무신(戊申)년─


‘계묘혈사로부터 5년 후. 그러니까 한 소협이 한현보에 맡겨진 그 순간이지.’


10년이나 잠잠하던 은설이 나타났다. 염천호를 찾아와 마익수의 불알을 으깨고 하오문을 쑥대밭으로 만들더니, 이후엔 한주윤을 찾아가 득구를 맡겨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그야말로 폭풍을 부르는 여인이네. 과연, 한 소협의 어머니답달까?’


그래, 한 소협─ 득구를 낳은 엄마.


득구의 존재로 인해서 임인년의 ‘정황’은 단순한 정황이 아니게 되었다. 그 어떤 여인도 홀로 아이를 만들 수는 없으니까.


‘천검이 한현보를 떠나던, 그리고 한 소협이 잉태된 그때··· 아마도 임인운곡.’


그래, 임인년의 운곡.


이 네 글자의 서찰에 하남제현이 만사를 제쳐놓고 홀로 달려 나갔다. 한주윤이 이런 반응을 생각해보면 이 임인운곡의 이야기는, 온전히 하남제현과 은설─ 이 두 사람만의 이야기가 되어야만 한다.


구정삼이 의심했던 대로 이 ‘임인운곡’이 천검과 은설 두 사람의 이야기였다면 하남제현은 이 서찰에 ‘굳이’ 움직일 이유가 없다.


그러나 여기에 아주 이상한 부분이 하나 끼어 있다.


‘무허 그 자식이 분명··· 하남제현은 굉장히 단호한 어조로 한 소협이 자신의 아이일 리가 없다며 강하게 부정했다고 했는데 말이지.’


보통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지만··· 하남제현을 그렇게만 볼 수는 없다. 적어도 그는 거짓말을 잘하는 사람은 아니니까. 마치 그 아들인 설총처럼 말이다.


‘하남제현 같은 사람이 부정을 저지르고서도 뻔뻔하게 거짓말을 하는 건 상상하기 힘든 일이지. 오히려 쩔쩔매면서 둘러댈 말을 찾지 못해 어물쩍 넘어가려 든다면 모를까. 당당하게 그런 일이 없었다고 말한다는 건 조금···.’


그렇다면 왜 임인운곡이란 말에 그렇게 다급하게 움직였단 말인가? 무엇이 그에게서 이런 이중성을 보이도록 만든단 말인가?


‘아무래도 이 이상은··· 추정하기 힘든 영역이야. 명쾌한 물증이나 증언이 없이 섣불리 추론했다가는··· 진상에서 멀어질 가능성이 너무 높아. 음··· 일단 정리해볼까?’


제갈민은 머릿속으로 세 사람의 관계도를 그렸다.


서로 마음의 화살표를 주고받지만, 정작 맞물리는 건 하나도 없는 안타까운 삼각관계. 한주윤은 은설에게, 은설은 단운에게 화살표를 던지지만, 두 사람 모두 응답받지 못한다.


만약 단운이 사저의 마음에 답을 해주었다면 의외로 간단히 풀릴 일이었겠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단운은 그걸 거절했다.


그리고 한현보의 새로운 주인이 된 한주윤이 한현보를 ‘무림세가’로 탈바꿈하려 하자, 은설은 한현보를 나와버린다.


이때 은설은 아예 공의현을 떠나버린 건 아니다. 어쨌거나 설총이 어린 시절에 그녀의 소식을 들었다는 건, 간접적이나마 왕래가 있었다는 뜻이니까.


그렇게 서로 남도 아니고 친지도 아닌 애매한 관계로 5년을 이어 가던 끝에, 결국 단운이 한현보를 떠나 강호행을 결심한다.


단운이 한현보를 떠나기로 결심한 이유는 비단, 은설 때문은 아닐 것이다. 설총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현보의 안주인이 된 진주약이 꾸준히 단운에게 눈칫밥을 먹였다고 하니까.


‘어쩌면 천검도··· 굳이 드러내어 반대하진 않았지만, 한현보를 군문세가로 만드는 일에 내심 반발하고 싶었던 걸지도.’


어쨌거나, 단운은 한현보를 떠나 강호행을 나선다. 그리고, 임인운곡─


이때를 기점으로, 은설 또한 공의현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춰버린다. 아마도, 무언가 말 못할 사건이 있었을 것이다. 그 임인년의 운곡에서···!


‘하필, 이것만 아무 정보가 없네. 하필···.’


가장 좋은 건, 역시 ‘은설’을 찾아내는 것이다. 본인의 입으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들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확실한 것은 없을 테지. 하지만 이건 본말전도다.


‘그럼, 차선책은?’


그 ‘운곡’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미 십오륙 년의 세월이 흘러버렸으니 무언가 남아 있을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최근에 하남제현이 그곳을 찾아가야만 했던 이유와 흔적 정도는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운곡으로 추정되는 장소도 아예 단서가 없진 않다.


이미 염천호가 부러진 검의 반쪽을 찾았던 장소가 있지 않은가? 그곳을 중심으로 수색하다 보면, 골짜기나 동굴 하나쯤 찾아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곳을 발견한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 볼 수 있겠지.


‘···하지만 어림도 없지.’


염천호가 아직 살아있어도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지금 숭산은 ‘정천맹’의 본부 격인 곳이니까. 아니, 길게 따질 것도 없이 지금 당장 제갈민과 그 일행조차도 숭산에서 내려오기 위해 ‘쌍비인’과 ‘약왕서’란 패를 이용해야 했잖은가?


그런 숭산에 운곡을 찾겠답시고 얼씬대다가는 즉시 백련교도 낙인이 찍혀서 끌려갈 테지.


‘적 소협이 기가 막히게 운이 좋았네. 딱 하루나 이틀 정도 늦었더라면···.’


제 입으로 공의현 저잣거리의 타신편이니 뭐니 하더니만, 손재주 말고 운빨도 기가 막히게 좋은 편이었나 보다.


어쨌건, 은설도 운곡도 찾을 수 없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근거가 부족해진다. 그래, 여기서는 현실적인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탐문을 해봐야겠지.’


결국 기댈 것은 가장 기초적인 방법이다. 의외로 공의현에는 천검, 아니 단운과 은설을 알고 지내던 사람이 꽤 많은 편이다.


단적인 예를 들면, 설마하니 그 돌팔이 같아 보이던 홍 의원이 은설에게서 직접 약왕서를 받아 숨기고 있었을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아무리 등잔 밑이 어둡더라도 정도가 있지.


창영회에서 홍 의원을 심문한 결과, 그는 그저 단가 놈의 친구였을 뿐이라고 했다.


은설 또한 그에게 있어서는 ‘친구의 누이’ 정도였다고. 그렇기에 약왕서도 처음 받았을 때는 그저 이름만 아주 거나한, 의서 나부랭이인 줄로 알았다고 했다.


그러나 그 책을 읽다 보니, 어느 순간인가 백련교라는 이름이 등장해 기겁했고─ 아니, 그러고도 15년이나 그 책을 숨기고 있었다니, 홍 의원도 깨나 강심장이 아닌가?


‘아니야. 어쩌면 그게 아닐지도 몰라.’


이건 홍 의원이 거짓으로 증언했을 가능성도 있다. 은설은 한주윤이 오랫동안 가슴앓이한 첫사랑이지 않은가? 그 또래의 남자들에겐 선망의 대상이 되는 여인이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은설의 아들’임이 거의 확실한 한 소협을 잘 씻겨놓고 뜯어보면, 조금 선이 날카롭긴 해도 은근히 잘생긴 건 맞잖아? 아들은 엄마를 많이 닮는다고 하니···.’


그 하남제현마저 잊지 못한 짝사랑이다. 저잣거리에서 미친개 소리를 듣고 자란 한 소협이 그 정도의 미모(?)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은설 역시 미모가 아주 출중했을 것이다. 그리고 공의현 같이 궁벽한 고을이라면, 그런 미녀를 또 찾기도 쉽지 않았을 테고─


‘그럼 뻔하지, 뭐.’


이 부분은 한 번 더 확인해볼 필요가 있지만, 제갈민은 9할 이상 확신했다. 홍 의원은 자기 목숨을 위협할 것이 분명한 약왕서를 단운과의 의리 때문이 아니라 사모하던 여인이 맡긴 책이라 버리지 못했을 가능성 말이다.


‘그래, 어쩌면···.’


어쩌면 홍 의원에게 있어서, 약왕서는 백련교의 지식이 담긴 위험한 책 같은 게 아니라, 오랫동안 사모하던 여인이 어느 날 나타나 자신에게 맡기고 간 ‘증표’ 같은 느낌이었을지도.


‘또 어쩌면─’


지금까지 접근 방식이 틀렸을지도 모른다. 강호에서 맹위를 떨치며 천하제일검 소리를 듣던 ‘천검’과 공의현의 문제아 ‘단운’을 동일시하는 그 관점 말이다.


마치, 지금 화검 도종인과 함께 검을 논하는 ‘한 소협’을 공의현의 미친개 ‘득구’와 같은 인물로 생각하기 어려운 것처럼─


‘처음부터 ‘단운’을 찾았어야 했나 봐.’


의외로 맨 처음, 제갈민이 달구에게 던졌던 질문이 그것이었지만···. 물어볼 대상이 틀렸다.


‘그럼, 뭐··· 이번엔 제대로 물어봐야지.’


제갈민의 입꼬리가 씩, 말려 올라갔다. 그녀의 표정을 살피던 진채염은 무언가 소득이 있는 듯한 그 웃음에 마주 웃으며 물었다.


“혹시···?”

“진 소저.”

“예?”

“같이 가실래요?”

“어디로요?”

“공의현으로.”



* * *



“이제 안 날리는 거 같은데. 이 정도면 놓친 거 아니겠수?”


득구가 조심스럽게 묻자 도종인은 잠시 주위를 둘러보았다. 저잣거리를 지나 한산한 골목으로 들어왔지만, 드문드문 서성이는 사람이 보이긴 한다.


그중에 행색이 수상쩍은 이는 다행히도 없었다.


“그 댑따 큰 화살, 누군가 눈이 되지 않으면 못 쏘는 거 아뇨?”


득구답지 않게 날카로운 지적에 도종인은 고개를 끄덕여 긍정을 표했다.


“자네 말이 맞네. 그 무기는 준비하는 데도 시간이 좀 걸리고, 관측병이 없으면 정확한 타격을 가하기 어려운 무기지. 관측을 잘해도 그 정도로 정확하게 날리는 건 상당한 기술이 있어야 가능할 테지만··· 어쨌거나 우리를 놓친 것 같군.”


혹은, 다른 함정을 파고 기다리는 중일 수도. 도종인은 뒷말을 내뱉지 않았다. 말이 씨가 되는 법이다. 도종인의 기감에 걸리지 않는 고수가 두 사람의 뒤를 쫓고 있다면, 지금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대호법 혹은 사독파파와 같은 고수들과 마주친다면···.


‘최악의 경우, 정주를 버리고 도망쳐야 할 수도.’


그렇게 될 경우, 창영회의 모처에서 약왕서를 분석하고 있을 제갈민의 안위가 심히 걱정스러워질 것이다. 천가방이 아직은 창영회와 명확하게 대립각을 세운 것은 아니기에 당장 위험한 일이 벌어지진 않을 가능성도 높지만, 지금까지 벌어진 일들만 놓고 봐도 어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 아니던가?


아니, 오히려 제갈민의 안위는 큰 문제라 할 수 없다. 당장 사라져 버린 하오문 사람들은 그 생사조차 알 수 없는 마당이다. 설마하니, 염천호가 그렇게 비명에 가 버린 마당에 공덕자의 안위에까지 무슨 일이 생긴다면···.


‘아니! 그 생각은 하지 말자.’


자꾸 부정적인 생각들만이 머릿속을 가득 메운다. 하산길 도중에 심용학으로부터 염천호의 부고를 듣기 전까지만 해도, 길이 엇갈려 만나지 못한 한 소가주를 드디어 만나 보겠구나, 하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는데.


‘···잠깐?’


“여보게.”

“음? 뭔 일유?”

“그러고 보니, 우리보다 하루 내지, 이틀 정도 앞서서 소의당주 일행이 정주에 당도했다고 하지 않았나?”

“···소의당주란 놈은 누구요?”

“한 소가주 말일세.”

“아하?”


득구는 주먹으로 손바닥을 툭, 내려치고는 검지로 톡톡 턱을 두드리며 제갈민 흉내를 내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니, 그거 나도 들은 거 같은디.”

“이곳에서 한 소가주를 보기는커녕, 그 소식조차 듣지 못한 것 같은데··· 그 일행은 어디에 있을 것 같은가?”


작가의말

주중에 휴일이라니,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 같습니다. 내일은 근무도 없으니, 오전부터 열심히 글작업을 해봐야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극랑전(極狼傳)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공지] 부상 이슈로 잠시간 휴재합니다. 24.05.30 5 0 -
공지 [공지] 연재 시간을 변경합니다! (12:00 -> 18:00) 24.05.09 11 0 -
공지 [공지] 4월 29일 하루 쉬어가겠습니다. 24.04.28 13 0 -
공지 [공지] 안녕하세요! KaHaL입니다! 24.03.25 60 0 -
공지 연재시간을 변경합니다. (22:30 -> 12:00) 23.10.18 95 0 -
공지 <극랑전> 간략한 소개문. +4 23.10.16 1,502 0 -
266 79화. 눈(目) (2) +2 24.05.29 65 1 15쪽
265 79화. 눈(目) (1) 24.05.28 69 3 14쪽
264 78화. 징조: 달(月) (7) 24.05.27 73 5 15쪽
263 78화. 징조: 달(月) (6) 24.05.24 82 3 14쪽
262 78화. 징조: 달(月) (5) 24.05.23 74 3 14쪽
261 78화. 징조: 달(月) (4) 24.05.22 83 3 14쪽
260 78화. 징조: 달(月) (3) 24.05.21 80 2 14쪽
259 78화. 징조: 달(月) (2) 24.05.20 77 2 14쪽
258 78화. 징조: 달(月) (1) 24.05.17 105 2 14쪽
257 77화. 일견 굽은 길이나, 필경 곧은 길이 있다. (3) 24.05.16 106 2 14쪽
256 77화. 일견 굽은 길이나, 필경 곧은 길이 있다. (2) 24.05.15 92 2 17쪽
» 77화. 일견 굽은 길이나, 필경 곧은 길이 있다. (1) 24.05.14 108 2 16쪽
254 76화. 견지망월(見指忘月) (4) 24.05.13 107 4 17쪽
253 76화. 견지망월(見指忘月) (3) 24.05.10 132 2 16쪽
252 76화. 견지망월(見指忘月) (2) 24.05.09 112 2 15쪽
251 76화. 견지망월(見指忘月) (1) 24.05.08 122 3 15쪽
250 75화. 하오문 (7) 24.05.07 126 2 15쪽
249 75화. 하오문 (6) 24.05.06 117 4 15쪽
248 75화. 하오문 (5) +2 24.05.03 149 4 14쪽
247 75화. 하오문 (4) 24.05.02 131 3 14쪽
246 75화. 하오문 (3) 24.05.01 134 3 15쪽
245 75화. 하오문 (2) 24.04.30 128 3 15쪽
244 75화. 하오문 (1) 24.04.26 142 2 17쪽
243 74화. 피 냄새 (2) +2 24.04.25 141 2 1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