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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영(靑英)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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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봄바람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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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1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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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제일미녀 (4)

DUMMY

모든 사람이 혼이 빠져 있었지만, 서영만은 정신이 멀쩡했다. 옆에 있는 자호조차도 입을 벌리고 멍하니 왕소선을 쳐다보고 있자, 그녀는 자호의 귀를 솜으로 막았다. 그가 정신이 돌아오는 걸 본 서영은 전음으로 그에게 말했다.


- 왕부인이 미혼술로 저들의 정신을 빼앗았지만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거야. 우리가 밥을 지어두면 적들이 정신을 차리더라도 시간을 벌 수 있을 거야.


두 사람은 식사 준비를 마칠 무렵, 왕소선의 노래에 팔렸던 사람들은 서서히 정신이 돌아오고 있었다. 그러나 이미 제정신으로 돌아왔으나 살수들은 한마음 한목소리로 요청했다.


“낭자, 한 곡만 더 불러 주시오.”


왕소선이 다른 노래를 부르고 있을 때, 소이와 문원정 일행이 도착했다.


살수들은 누가 왔는지는 관심 밖이었다. 문원정을 제외한 소이와 두 명의 병사들은 왕소선의 노래에 빠져들었다.


문원정은 왕소선의 매력에 미혹된 무리를 둘러보다가 서영과 자호만 노래를 듣지 않는 걸 보고 속으로 놀랐다.


정의단의 두목도 네 사람이 온 사실을 인지하고는 있었지만, 이성적인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막연히 자기들 수가 훨씬 많으니까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왕소선은 노래하는 중에 문원정이 온 것을 보고 크게 안도했지만, 끝까지 침착하게 노래를 불렀다. 노래가 끝나자마자 그녀는 문원정에게 슬며시 눈인사했다.


이때 노팔룡은 정신을 차리고 왕소선에게 넙죽 절하며 말했다.


“내가 모시는 선녀님만 없었다면 여신님에게 충성을 다 하겠다고 맹세했을 겁니다.”


그리고는 살수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너희가 감히 여신님을 납치하려 했느냐? 그러려면 먼저 이 대부신룡 노팔룡의 도끼를 상대해야 할 것이다!”


그의 말이 끝나자 살수들이 주고받는 말로 소란스러워졌다.


“대부신룡이라고? 단 일 초 만에 혈귀마를 제압했다는 그 대부신룡이란 말이야?”

“맞는 것 같아. 등에 있는 커다란 도끼가 신물이라고 하더라고.”

“나는 절대 혈귀마의 상대가 되지 못해. 넌 가능하냐?”

“아니. 과연 우리 중에 혈귀마를 이길 사람이 있을까?”

“두목조차도 혈귀마를 상대할 수 있다면 장을 지지겠다. 나 같으면 무조건 대부신룡 대협에게 항복할 거야.”

“맞아. 나도 그래야겠어.”


그들 중 반은 안절부절못하고 눈치만 보고, 나머지는 대부신룡 노팔룡 대협 앞에 무릎을 꿇었다.


평소대로라면 이렇게 되지는 않았겠지만, 살수들은 왕소선의 노래에 미혹되어 떠나온 고향과 부모님, 자식들이 생각나 마음이 매우 약해진 상태였다. 때마침 강자가 나타나자 군중심리가 이들을 복종하게 하였다.


화가 치민 두목이 앞으로 걸어 나오면서 소리쳤다.


“뭐가 어쩌고저쩌고해? 대부소협이 뭐길래 내가 저런 풋내기에게 진단 말이야?”


살수 하나가 외쳤다.


“대부소협이 아니라 대부신룡 대협님이십니다.”


두목은 검을 뽑으며 소리쳤다.


“대부소협이라는 자는 나와라! 나와 한번 겨뤄보자.”


두목의 매서운 살기에 노팔룡은 위축되었다. 그는 두목의 기세에 떨리는 다리에 힘을 줘서 버텼다.


그 순간, 소이는 돌멩이를 던져 두목의 이마를 맞췄다.


“악!”


두목은 비명을 지르며 기절했고, 쓰러진 그의 이마에서는 피가 흘러나왔다. 쓰러진 두목의 팔다리는 경련을 일으켰다.


싸워보기도 전에 두목이 갑자기 쓰러지자, 살수들은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이미 노팔룡에게 무릎을 꿇고 있던 살수들이 입을 모아 소리쳤다.


“대부신룡이 발길질로 발길질 한 번으로 두목을 제압해 버렸어!”

“여기는 강호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현장이야. 우리가 이런 대단한 장면을 목격하다니···. 나는 오늘 천하제일의 초식을 견식 하는 영광을 받았어.”

“이럴 수가! 두목이 일 초도 버티지 못하다니!”


살수들은 모두 노팔룡에게 용서를 구하고 다시는 살수 생활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자호가 놀라서 서영에게 말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왜 저자들은 노대협에게 무릎을 꿇는 거야?”


서영은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일이 재미있게 흘러가네.”


갑자기 기세등등해진 노팔룡은 살수들에게 한바탕 설교했다.


“너희들은 이제부터 나쁜 짓 그만두고 사람들을 도우며 살아가도록 해. 모두 고향으로 가서 부모님 잘 모시고 결혼해서 애도 많이 낳고 행복하게 살아.”


평상시와 너무나도 다른 노팔룡의 모습에 자호와 소칠은 많이 놀랐지만 곧이어 이어진 말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혹시 돈이 필요하게 되면 돈 많은 사람의 집에서 들어가 필요한 만큼만 취하고, 누가 너희를 업신여기면 반쯤만 죽여 다시는 업신여기지 못하게 해라. 혹시라도 너희 가정에 해를 끼치는 자가 있다면 적어도 반쯤은 반드시 죽여야 한다.”


노팔룡이 말이 끝나자 살수들은 매우 기뻐하며 환호했다.


“대부신룡 노팔룡 대협 천세!”

“대부신룡 노팔룡 대협 천세!”

“노대협님! 지금껏 들었던 그 어떤 설교보다 가장 내 마음에 다가옵니다.”

“노팔룡 정의단 천세!”

“정의단이 뭐니? 정의문(正義門)이라면 모를까.”

“대부신룡 정의문 천세! 천천세!”


문원정도 기가 막혔다. 옆에 있는 소이에게 물었다.


“노팔룡이 그렇게 대단한 사람인가?”

“글쎄요. 금시초문이네요.”


노팔룡이 두 팔을 하늘로 쳐들고 마치 교주라도 된 듯이 말했다.


“너희들 앞에 밥이 있다. 나와 선녀님이 너희들에게 내린 음식이니 감사한 마음으로 먹고 모두 고향으로 가도록 해라.”


그들은 더욱 노팔룡을 찬양하며 허겁지겁 음식을 먹고 뿔뿔이 흩어졌다. 정의단의 살수 중에는 기절해있던 두목만 남았다.


소이는 두목의 이마에 난 상처에 금창약을 발라주고 깨끗한 천으로 감싸 주었다.


그러는 동안에 문원정은 왕소선을 향해 주군에게 인사하듯 예를 올렸다.


“모셔 오라는 분부에 하북 일대를 모두 뒤졌습니다. 이제 간신히 찾게 되었으니 즉시 모시고 가겠습니다.”


그러자 왕소선이 말했다.


“저의 낭군은 어디에 계시나요?”

“위 땅에 계십니다. 최근에 책사가 된 진공대와 더불어 거사를 준비 중이십니다. 예전에 있던 부하들이 속속히 모여들고 있습니다.”


왕소선은 서영 일행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분들이 저를 구해 주셨습니다. 오늘도 덕분에 위기를 넘기게 되었고요.”


문원정은 서영과 자호에게 고개를 숙여 감사의 뜻을 표하고는 왕소선에게 말했다.


“얼마 전 주군께서 새로운 아우들이 생겼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들이 바로 그 사람들이니 식구나 다름없습니다.”


왕소선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 일은 전해 들었어요.”


그러자 문원정이 은밀히 왕소선에게 물었다.


“저들이 부인의 능력을 알고 있나요?”

“알고 있더군요.”


그러자 문원정의 얼굴에 의혹의 빛이 떠올랐다.


“이상하군요. 혹시 자청해서 그들에게 노래를 부르셨습니까?”

“아뇨. 저들이 요청했어요.”


문원정이 더 캐묻자 왕소선은 지난 일들을 간략히 말해주었다.


자호와 소이의 호송을 받으며 가마를 타고 왔고, 서영이 갑작스럽게 가마에 들어왔다. 서영이 얼굴을 보자고 요구하자 자신은 면사를 벗으며 미혼술을 걸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찌 된 영문인지 서영에게는 술법이 통하지 않았다. 도리어 서영은 얼굴을 자세히 살펴보더니 미소를 지었다. 서영은 자신이 여봉수 아내인 왕소선이라는 걸 알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는 여봉수와 만났던 일을 털어놓았다.


왕소선의 이야기를 들은 문원정이 말했다.


“이상한 일이군요. 지금까지 형수님의 미혼술에 걸리지 않았던 사람은 여봉수 형님과 저뿐이었습니다. 그런데 한낭자도 그 술법에 걸리지 않는군요. 한낭자의 내공이 뛰어날지 모르니 경계해야 하겠습니다.”


왕소선은 미소를 띠며 대답했다.


“낙양에서 만났던 금무혁이라는 사람도 제 술법에 걸리지 않았어요. 그러나 금무혁은 내공이 심후하지 못했어요. 그러니 그녀의 내공이 어느 정도 인지는 속단할 수 없어요.”


문대협 만큼이나 내공이 심후해서 그럴지도 모르죠.”


문원정은 서영을 힐끗 보고는 왕소선에게 큰 소리로 말했다.


“지금 여기는 위험한 곳이니 빨리 형님께 가야 합니다. 분부하시면 당장 출발하도록 하겠습니다.”


한편 서영은 문원정과 왕소선이 속삭이는 대화를 모두 듣고 있었다. 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


‘가마에서 처음 왕소선을 만났을 때 그녀는 분명 우리를 홀리겠다고 중얼거렸지. 그 말을 듣고 그녀가 미혼술을 익혔다는 걸 알아차렸지.’


여태까지 서영은 자기가 왜 미혼술에 걸리지 않았는지는 미처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들의 말에 따르면 많은 내력이 있어야 미혼술을 피할 수 있다고 했다. 순간 마대위의 상당한 내력이 자기 몸속에 있다는 것을 상기했다.


‘내 몸에 마대협의 내력이 숨어있는 거야. 만일 내가 내공을 운용할 수만 있다면 그분의 내력을 쓸 수 있게 될지도 몰라. 빨리 동굴 속의 내공심결을 완성해야겠어.’


정의단 두목을 치료한 후, 소이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이해는 가지 않지만 일이 너무 쉽게 끝났어요.”

“자호도 똑같이 말했어. 나는 기적이 일어났다고 생각해. 왕소선의 노래가 감동적인 데다가 노대협의 위명(威名)이 널리 퍼졌기 때문이겠지.”


소이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이렇게 쉽게 적들이 물러가나요? 더군다나 개과천선하여 물러나는 건 처음 봐요.”

“그러니까 기적이지. 참 희한하지?”


서영은 문원정이 오는 것을 보고 말했다.


“소이야, 문대협과 인사해야 하니 모두 여기로 불러와 줘.”


이윽고 문원정과 서영의 일행이 모두 한자리에 모이자 서영이 말했다.


“이분은 문원정이라고 해요. 서역 밀교 출신의 대협입니다. 모두 인사하세요. 이분은 여러분의 인생에 도움이 되실 분입니다.”


자신을 띄워주는 말에 문원정이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잠시 망설이다가 자기를 소개했다.


“저는 서영 낭자의 말대로 밀교 출신입니다. 밀교에서 반란이 일어나 교주님은 돌아가시자 교주님의 따님이신 왕부인과 함께 도망치다가 여봉수 대협을 만나 생사를 함께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여대협과 왕부인이 최근에 사고로 헤어진 후 여러분 덕분에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호가 말했다.


“여봉수 형님은 저와 소이를 아우처럼 대해 주셨어요. 그러므로 왕부인께서는 저희에게도 형수님입니다.”


문원정은 자호의 얼굴을 유심히 살피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을 이었다.


“자네가 조자호로군. 이미 이름은 몇 번 들었네. 언제든 우리를 찾아오시면 크게 환영하겠네.”


그러자 자호와 소이가 말했다.


“우리도 여봉선 형님을 그리워하고 있어요. 나중에 이번 표물 일이 끝나면 꼭 찾아갈게요.”


문원정이 서둘러 왕소선과 함께 이곳을 떠나겠다고 말하자 자호와 소이는 아쉬워했다. 여전히 면사로 얼굴을 가린 왕소선은 그들 앞으로 걸어왔다.


모인 사람들이 한 사람씩 자기 이름을 말하자 그녀는 그 이름을 듣고 작별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노팔룡에 이르러 말했다.


“제가 이번에 노대협에게 신세를 많이 졌네요. 노대협의 무위에 저는 감탄을 했어요.”


노팔룡은 왕소선의 칭찬에 입이 벌어져서 좋아 어쩔 줄 몰라 하며 작별을 아쉬워했다.


왕소선은 모두와 작별 인사를 나눈 후에 문원정의 호위를 받으며 길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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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가짜 대부신룡 (3) 24.08.13 23 0 12쪽
132 가짜 대부신룡 (2) 24.08.12 25 0 12쪽
131 가짜 대부신룡 (1) 24.08.11 19 0 11쪽
130 홍건적과의 싸움 (4) 24.08.10 25 0 11쪽
129 홍건적과의 싸움 (3) 24.08.09 19 0 13쪽
128 홍건적과의 싸움 (2) 24.08.08 22 0 13쪽
127 홍건적과의 싸움 (1) 24.08.07 25 0 12쪽
126 하선 24.08.06 20 0 12쪽
125 구사일생 24.08.05 28 0 12쪽
124 강시와 싸우다 24.08.04 28 0 12쪽
123 황금 (2) 24.08.03 21 0 12쪽
122 황금 (1) 24.08.02 21 0 13쪽
121 황금과 보물지도 (3) 24.08.01 22 0 13쪽
120 황금과 보물지도 (2) 24.07.31 22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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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귀수 조연의 죽음 (3) 24.07.28 18 0 12쪽
116 귀수 조연의 죽음 (2) 24.07.27 17 0 12쪽
115 귀수 조연의 죽음 (1) 24.07.26 29 0 12쪽
114 절친결의 (4) 24.07.25 21 0 11쪽
113 절친결의 (3) 24.07.24 28 0 12쪽
112 절친결의 (2) 24.07.23 19 0 12쪽
111 절친결의 (1) 24.07.22 18 0 12쪽
» 천하제일미녀 (4) 24.07.21 2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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