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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영(靑英)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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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봄바람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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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30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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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황금과 보물지도 (1)

DUMMY

도여운이 서영 일행을 오해하고 조령을 구해내겠다고 큰 소리쳤으나 조령은 오히려 그를 안타깝게 여기고 알고 있는 사실을 밝혔다.


“저는 위험에 빠진 게 아녜요. 기왕 이렇게 되었으니 제가 아는 걸 모두 밝혀야 할 것 같아요. 저희 아버지가 생전에 두려워했던 사람이 있었어요. 예전에 저의 아버지는 의동생에게 아는 재간을 모두 가르쳐 주셨답니다. 강호에서는 그를 소귀수(小鬼手)라고 불렀어요. 그 사람은 키가 아주 큰데, 작다고 하니 우습지 않아요?”


서영은 소귀수를 직접 본 적은 없었지만, 그의 목소리는 들은 기억이 있었다. 산사태가 일어나 눈 속에 파묻혀 있을 때 사대악인을 구하려 왔던 독각귀와 소귀수가 대화하던 목소리가 기억났다. 그래서 더욱 집중하며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이때, 도여운이 입을 열려고 하자 서영이 그를 제지했다.


“좀 더 듣고 나서 말하는 게 좋겠어.”


조령은 다시 말을 이었다.


“저는 소귀수의 이름은 몰라요. 어느 날 이후부터는 저의 아버지는 소귀수를 두려워하여 피해 다녔어요. 그때마다 소귀수는 저의 아버지를 쫓아 왔다고 하더군요. 어제는 소귀수의 추격을 피한지 백 일이 됐다면서 좋아하셨어요.”


조령의 말을 들은 도여운이 말했다.


“그럼 소귀수라는 사람이 조령 아가씨의 부친을 살해한 자겠군.”


도여운은 그 말을 하면서 자호를 쳐다보았다. 자호의 키는 팔 척쯤 되어 보였다.


서영은 도여운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눈치채고 말했다.


“조 낭자의 말에 따르면 소귀수라는 자가 부친을 해쳤을 가능성이 가장 커 보여.”


도여운은 옆방에 있는 조령에게 큰 소리로 물었다.


“조령 아가씨, 이자들을 믿어요?”


그러자 조령의 말이 들려왔다.


“네. 믿어요. 태산에서 이분들 덕분에 아버지와 저는 혈귀마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니까요. 이분들 일행 중 한 분은 강호를 떠들썩하게 유명을 떨치는 대부신룡이에요. 더군다나 아버지는 서영이라는 분에게 유언도 남기셨어요.”


대부신룡라는 이름을 듣고 도여운은 깜짝 놀랐다.


“대부신룡 대협은 30대 털보라고 들었소.”


그러자 조령이 말했다.


“여기 서영 낭자께서 혈귀마를 쓰러뜨리는 걸 제 눈으로 직접 봤어요. 대부신룡 대협은 확실하게 이분들의 같은 일행이 맞아요.”


조령의 대답에 비로소 도여운은 오해를 풀었다.


그는 조령을 보고 첫눈에 반한 일만 빼고 알고 있는 것을 다 말하기 시작했다.


도여운은 귀수 조연이 도적질하는 것을 보게 된 후 두 부녀의 뒤를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그들의 도적질을 방해했었다. 그가 귀수를 방해한 이유는 귀수의 솜씨가 어설퍼서 매우 위태로워 보였기 때문이다.


그의 말을 듣던 서영이 못 믿겠다는 듯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귀수의 솜씨는 강호에서도 알아주는 데 그의 도적질이 어설프다는 거짓말을 믿어야 해?”

“내 기준으로는 그랬소. 당신은 내 말을 듣겠다는 거요, 말겠다는 거요?”

“좋아. 계속 말해봐.”


도여운은 계속 지난날에 대해 말을 이어갔다.

처음엔 귀수의 도둑질만 방해하다가 그들이 위험에 빠지게 되자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도와주고는 했다. 그러나 그는 조령의 얼굴만 보면 긴장하여 한마디 말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들에게 자신을 드러낼 수는 없었다.


도여운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귀수가 당하기 전에도 나는 조용히 조령 아가씨를 지켜만 보고 있었소. 그러다가 수상한 자를 발견하였소. 그래서 그자를 뒤쫓다가 한낭자와 마주치게 된 거요.”


서영은 그의 말을 온전히 믿지 못했다.


“이해가 안 가는군. 조 낭자가 우는 소리를 못 들었단 말이야?”

“그게 무슨 말이오?”

“내가 너와 마주쳤을 때는 이미 귀수 조연은 죽어가고 있었어. 조 낭자의 크게 우는 소리를 듣고 우리가 달려가던 중이었거든.”


서영의 말에 도여운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갑자기 그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그럴 수가···.”


서영은 도여운에게 물었다.


“대체 왜 우는 거야? 정신 좀 차려봐.”


도여운은 간신히 진정하고 말했다.


“나는 조령 아가씨의 울음소리를 듣지 못했소. 믿어 주시오.”

“못 믿겠지만··· 좋아. 하던 말이나 계속해.”

“나중에야 조령 아가씨의 부친이 죽은 걸 알게 되었소. 그러다가 조령 아가씨가 납치되어 감금당한 것으로 오해하게 된 거요. 그녀를 구할 기회를 계속 엿보다가 거꾸로 내가 잡히고 말았지.”


자호는 기본 성격이 유하고 딱한 처지에 놓인 사람에게 감정이입이 잘 되는 성격이다. 그는 조령을 위해 애쓰는 도여운의 말을 듣자 서영에 대한 자신의 감정과 맞물리면서 도여운을 좋게 보았다. 그는 도여운의 말을 완전히 신뢰하고 즉시 혈도를 풀어주었다.


혈도가 풀린 도여운은 팔을 돌리고 어깨를 움직이며 몸이 이리저리 살펴본 후 말했다.


“나도 키가 큰 중년인을 보았소. 한낭자를 지나칠 때 그놈과 맞닥뜨려졌소. 그가 수상해 보여 그의 품속에서 뭔가를 슬쩍 했는데 경황이 없어 아직 확인을 못 해 뭔지는 모르겠소. 지금 말하는 것들을 들어보니 그자가 조령 아가씨의 부친을 죽인 자이고, 그분의 품속에서 도둑맞았다는 물건을 내가 도로 빼낸 걸지도 모르겠소.”


서영이 도여운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갑자기 그를 대하는 그녀의 말투가 변했다.


“당신이야말로 진짜 귀수였군요!”


도여운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사실 내겐 그림자도 속일 수 있는 재주가 있소.”


그는 자신의 품속에서 죽간을 꺼내 서영에게 넘기며 말했다.


“이게 그자가 갖고 있던 물건이오. 뭔지 알겠소?”


서영이 죽간을 펴 보자 잔뜩 글자가 쓰여 있었으나 전서체라서 읽을 수 없었다.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면서 자호에게 죽간을 넘겨주며 말했다.


“죽간에 써진 글자가 뭔지 알아보겠어?”


자호는 죽간을 받아 살펴보고 말했다.


“동굴 속에 새긴 문자와 같군. 이런 글자를 어떻게 알겠어?”


자호는 다시 죽간을 도여운에게 돌려주었다. 그때 조령의 소리가 들려왔다.


“저도 아버지의 물건 중에 죽간이 있다는 건 몰랐어요!”


도여운이 죽간을 다시 자신의 품속에 넣고는 말했다.


“어쩌면 이 죽간으로 범인을 꾈 수도 있을지 모르겠소.”


도여운은 서영을 보며 말했다.


“내가 진정한 귀수라고요? 아까도 말했지만 내가 보기에는 조령 아가씨의 부친이 도적질하는 솜씨는 어설퍼서 강호에서 귀수라 불리웠다는 걸 인정하지 못하겠소.”

“그렇다면 당신이 귀수보다 더 솜씨가 좋아요?”

“적어도 그분보다는 내가 한 수 위요.”


서영은 짓궂은 표정을 지었다.


“세상이 어지럽다 보니 도적질하는 기술이 날로 발전하는가 보군요. 죽간이 중요한 문서가 아니라면 애초에 중년인이 훔쳤을 리가 없겠죠. 아마도 그 중년인은 당신을 찾을 거예요.”


도여운이 피식 웃었다.


“중년인은 절대로 나를 찾지 못할 것이오.”

“왜요?”

“나는 세상에서 천면무영자라고 알려져 있소. 천면무영자는 내 재주를 제대로 설명하는 별호요.”


그때 소이가 손뼉을 치며 알았다는 듯이 말했다.


“천면(千面)이라는 것은 천 개의 얼굴이라는 뜻이겠군요. 그러면 변장술을 말하는 건가요?”


도여운이 소매로 얼굴을 문질렀다. 그 순간 그 자리에는 푸른 옷을 입은 오장이 서 있었다. 이를 본 소이가 놀라서 말했다.


“오장님, 언제 왔어요?”

“나는 오장이 아니오.”


놀라운 것은 그 목소리는 오장의 목소리였다. 서영이 신기해서 말했다.


“키가 줄어 보여요. 어떻게 그게 가능하죠?”


소이도 소리쳤다.


“옷도 바뀌었어요!”


도여운은 미소를 머금으며 소매로 얼굴을 다시 문질렀다. 이번엔 자색 옷을 입은 조연을 진단했던 의원이 서 있었다. 그리고 다시 소매로 얼굴을 문지르자 원래의 도여운으로 돌아왔다. 이를 본 서영이 신기한 듯 말했다.


“얼굴은 면피를 바꿔 쓴다 치고 키와 목소리뿐만 아니라 옷 색깔은 어떻게 바꾼 거죠?”


그러자 도여운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영업 기밀이오.”


그때 자호가 ‘앗!’ 하고 소리를 지르며 말했다.


“그럼, 중년인과 마주쳤을 때 당신은 누구의 모습으로 있었어요?”


그의 말에 도여운이 다시 얼굴을 변화시켰다. 그러자 뜻밖에도 그 자리에는 도여운이 사라지고 곽극달이 서 있었다.


소이는 급히 벽력신개에게 곽극달의 위치를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곽극달은 이곳에서 십리는 떨어진 곳에 있다는 답변을 듣자 소이는 서영과 자호가 들으라는 듯 말했다.


“곽극달은 여기서 십 리 떨어진 곳에 있어요.”


그러자 곽극달은 사라졌고 도여운이 나타났다.


“당신들이 곽극달을 어찌 아시오?”


자호도 도여운에게 물었다.


“우리는 모두 양평에서 여기로 왔으니 당연히 그를 알지만, 도형은 곽현위를 어떻게 알아요?”


도여운이 말했다.


“반년 전쯤 요동에 갔다가 곽극달을 만난 적 있소.”


알면 알수록 궁금하게 만드는 도여운에게 흥미를 느끼며 서영이 말했다.


“반년 전에 마전이라는 자가 양평으로 왔다가 훔친 물건을 잃어버린 일이 있어요. 이 일은 우리와도 관련이 있는 일이에요. 혹시 도소협도 저희가 아는 일과 관련되어 양평으로 오지 않았나 싶군요. 그렇다면 좀 더 자세히 말해 주세요.”


그녀의 말에 도여운이 기가 막힌 듯한 표정을 했다.


“낭자는 마전이라는 산적도 알고 있소?”

“마전이 맹조덕의 아비를 죽이고 재물을 훔쳐 요동으로 달아난 사실은 알고 있어요.”


도여운이 마전에 얽힌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앞부분은 마전이 전에 서영에게 말한 내용과 같았다.


그러나···.


“마전이 양평으로 도망쳤다는 소식을 듣고 나도 뒤늦게 양평으로 달려갔는데 우습게도 내가 먼저 도착했소. 도적이 도착해 객잔에 머물게 되었는데 나는 그때 그가 가진 재물을 슬쩍했소.”


도여운의 말은 들을수록 놀라운 이야기였다. 지금껏 알고 있던 사실과 달랐기에 서영은 한동안 말을 못 했다. 마침내 서영이 말했다.


“그때 도소협은··· 아니지. 당신은 대도라고 불러 마땅하니, 도대협으로 불러야 하겠군요. 도대협은 그때 귀수의 모습으로 객잔에 머물고 있었겠군요.”


“나를 대협이라 부르는 건 감당할 수 없으니 지금처럼 소협이라 부르면 되오. 한 낭자의 추측대로 나는 잘 알고 있던 조연의 모습으로 객잔에 머물렀소. 그때만 해도 나는 조령 아가씨를 모르고 있었소. 알았다면 귀수로 변장하지 않았을 거요.”


마전이 잃어버린 황금 행방이 궁금했던 서영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그럼, 그때 훔친 재물은 어떻게 했어요? 마전은 귀수를 찾으면 찢어 죽이겠다고 하던데요.”


도여운은 자기가 아는 것을 말해 주었다.


그는 마전에게 재물을 훔쳤으나 당장 쓸 것만 제외하고는 어딘가에 숨겨두려고 했다. 그런데 누군가가 그 재물을 가로채 버렸다.


그자를 추격한 결과 범인은 뜻밖에도 도여운의 스승이었다.


“내 스승은 나보다 변장도 잘하고 훔치는 기술도 더 뛰어난 사람이오. 그 역시 나와 똑같이 귀수로 변장하고 내 방으로 들어가 재물을 가로채 유유히 요동을 벗어났소.”


서영은 마전의 황금을 찾으려면 도여운의 스승을 찾아야만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 스승에 대해 차마 더 물어볼 수가 없었다. 그녀가 황금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알아차리게 되면 도여운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이다.


도여운의 의심을 받고 싶지 않아 그녀는 화제를 돌렸다.


“혈귀마는 귀수에게 접근해서 보물을 내놓으라고 협박했어요. 도소협은 그 보물이 뭔지 알아요?”


도여운은 그 질문에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잠시 후 서영에게 말했다.


“한 낭자, 잠시 같이 나갈까요?”


서영은 도여운이 은밀히 할 말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다른 사람에게는 기다리라고 당부하고 도여운과 함께 밖으로 나섰다.


밤이 깊어 어두웠다. 서영은 잠시 밤길을 걷자고 제안했다. 날씨는 추웠지만 걷다 보니 어느새 마을을 벗어나 있었다.


아무 말 없이 함께 걷던 도여운은 서영을 불러 세우고는 느닷없이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정중하게 말했다.


“서영 낭자에게 충성을 다하겠으니 내 충정을 받아 주시오. 부탁이니 거절은 하지 마시오.”


서영은 갑작스러운 그의 행동에 놀라며 말했다.


“갑자기?”

“갑자기가 아니오. 나는 그저 전설인 줄만 알고 있었소. 그런데 그게 모두 사실이었다니···. 이 사명을 거역하면 천벌을 받을 거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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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서영의 위기 (1) 24.08.15 24 0 13쪽
134 백호검을 얻다 24.08.14 25 0 13쪽
133 가짜 대부신룡 (3) 24.08.13 22 0 12쪽
132 가짜 대부신룡 (2) 24.08.12 24 0 12쪽
131 가짜 대부신룡 (1) 24.08.11 19 0 11쪽
130 홍건적과의 싸움 (4) 24.08.10 25 0 11쪽
129 홍건적과의 싸움 (3) 24.08.09 19 0 13쪽
128 홍건적과의 싸움 (2) 24.08.08 21 0 13쪽
127 홍건적과의 싸움 (1) 24.08.07 24 0 12쪽
126 하선 24.08.06 19 0 12쪽
125 구사일생 24.08.05 28 0 12쪽
124 강시와 싸우다 24.08.04 28 0 12쪽
123 황금 (2) 24.08.03 21 0 12쪽
122 황금 (1) 24.08.02 21 0 13쪽
121 황금과 보물지도 (3) 24.08.01 21 0 13쪽
120 황금과 보물지도 (2) 24.07.31 22 0 13쪽
» 황금과 보물지도 (1) 24.07.30 24 0 13쪽
118 귀수 조연의 죽음 (4) 24.07.29 18 0 13쪽
117 귀수 조연의 죽음 (3) 24.07.28 18 0 12쪽
116 귀수 조연의 죽음 (2) 24.07.27 17 0 12쪽
115 귀수 조연의 죽음 (1) 24.07.26 29 0 12쪽
114 절친결의 (4) 24.07.25 21 0 11쪽
113 절친결의 (3) 24.07.24 27 0 12쪽
112 절친결의 (2) 24.07.23 19 0 12쪽
111 절친결의 (1) 24.07.22 18 0 12쪽
110 천하제일미녀 (4) 24.07.21 2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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