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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영(靑英) 님의 서재입니다.

빙의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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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봄바람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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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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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절친결의 (1)

DUMMY

왕소선이 이미 떠나갔지만,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노팔룡에게 소이가 물었다.


“노대협, 왕부인의 부군이 누군지 알아요?”

“내가 어떻게 알아?”

“여봉수 대협이에요.”


여봉수라는 이름을 들은 노팔룡이 피식 웃었다.


“뭔 대협? 그게 누군데?”

“자기를 이길 사람을 찾는다면서 자신을 구패검이라고 할 만큼 천하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에요.”

“에이. 농담도 잘하셔. 왕소선 여신님은 이 대부신룡의 무위에 탄복했다고 말했어. 여신님 남편이 그렇게 잘났다면 내게 그런 감탄을 했을 리가 없지.”


지난날, 여봉수가 요동표국과 만난 일이 있었다. 그때 여봉수는 단칼에 사대악인을 물리친 무위를 보여 주었다. 소이는 노팔룡이 그 광경을 빤히 목격했음에도 시치미를 떼자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말을 맙시다. 빨리 정리하고 출발 준비나 하자고요.”


한편, 자호도 왕소선에 대한 여운이 갑자기 없어지자 비로소 깨닫고 서영에게 말했다.


“생각해 봤는데 왕부인에게는 최면술이 있나 봐.”

“왜 그렇게 생각해?”

“조금 전까지만 해도 황홀한 느낌이 들었었거든. 그런데 그게 갑자기 사라졌어.”


서영이 비웃으며 말했다.


“황홀했다고? 미녀가 너만 쳐다봤으니 그랬겠지.”


자호가 당황하면서 변명하려고 하자 서영이 계속 말했다.


“그녀는 미혼술을 익혔어.”

“난···. 왕부인보다 서영이, 네가···.”


자호가 더듬으며 마저 말하려 하자 서영은 말허리를 자르며 말했다.


“쓸데없는 소리 말고 궁금한 거나 말해!”

“넌 왜 미혼술에 걸리지 않은 거야?”

“나? 당연히 정신력이지. 나는 정신력이 너보다 좋아.”

“하지만, 문대협이 말하길···.”


서영은 자호의 말을 가로막으며 말했다.


“생각할 게 있어서 혼자 있고 싶어. 우리 나중에 말하자.”


그녀는 지난번에 들었던 생각을 다시 떠올렸다.


‘분명 여봉수와 문원정 정도의 내공을 지닌 자가 아니면 미혼술에 넘어간다고 들었어. 역시 지난번에 내가 생각한 대로 마대협의 내공이 내게 남은 거겠지. 아마도 자호도 그걸 말하고 싶었던 걸지도 몰라. 아직 확실해진 게 아니니까 말하지 않는 게 좋겠어.’


그러나 그녀는 내공이 형편없다는 금무혁도 미혼술에 걸려들지 않았다는 말은 이미 잊고 있었다.


서영에겐 무엇보다도 내공이 중요했기에 자신에게 유리하게 몰입했다. 그러나 아무런 실마리도 얻지 못하자 천하제일미 왕소선도 파란만장한 과거가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서영은 가마 속에서 그녀와 함께 탔을 때, 그녀의 과거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그녀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밀교 교주였던 왕소선의 부친이 갑작스럽게 죽자 부교주가 새 교주가 되었다. 그런데, 새 교주는 왕소선의 부친을 죽이고 권력을 잡았던 것이다. 게다가 왕소선을 소실로 삼으려 했다.


왕소선은 자기 원수를 남편으로 섬길 수 없어서 밀교에서 몰래 도망쳤다. 그러나 그녀는 멀리 도망가지 못하고 교주가 보낸 사람들에게 붙잡혔다. 이때 밀교의 신진 무사였던 문원정이 왕소선을 구했다. 결국 두 사람은 밀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 후 왕소선은 강호를 방랑하던 구패검 여봉수와 만나 사랑하게 되었고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


그러나 서마교는 여봉수를 호시탐탐 죽이려 했고, 그로부터 도망치다가 여봉수와 왕소선은 서로 헤어지게 되었다. 여봉수를 찾아 헤매던 왕소선은 마침내 그가 감릉에 있다는 말을 듣게 되고 그 길로 찾아 나섰다가 봉변당할 뻔했던 거였다.


왕소선에게 들었던 그녀의 기구한 인생을 생각하며 그녀를 동정했다.


‘불쌍하긴···. 앞으론 행복하게 살길 바랄게.’


서영이 생각에 잠겨 한참 동안 말이 없자, 옆에 있던 자호가 말했다.


“정의단의 두목은 아직도 기절해 있어. 그를 어떻게 할지 결정해야만 해.”


서영은 두목이 내쉬는 숨소리를 듣고 말했다.


“이미 정신을 차렸네.”


두 사람은 쓰러져 있는 정의단의 두목에게 갔다. 여전히 눈을 감고 꼼짝하지 않는 걸 본 서영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깨어나신 거 알고 있어요. 소속과 이름을 밝히시죠.”


그제야 두목은 눈을 뜨더니 일어나며 투덜거렸다.


“내가 정신이 돌아온 걸 어떻게 알았소?”

“눈알 굴리는 소리가 들렸어요.”


서영의 말에 두목은 미친 듯이 웃고는 말했다.


“재미있군. 그런데 난 어쩌다 쓰러져 있었던 거요?”

“대부신룡에게 일 초만에 패했어요.”


서영의 말에 두목은 충격을 받았다. 순간 그의 몸이 휘청거리자 이마에 감싼 천이 흘러내렸다. 상처에서 피가 흘러내렸지만, 그는 상관하지 않고 이를 갈며 말했다.


“내가 노팔룡 따위에게 정말 졌단 말이오? 그의 공격을 본 기억조차 없는데 어쩌다 당했단 말이오? 그자와 한 번만 더 싸우게 해 주시오. 그러고도 패한다면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사실을 말해주겠소.”


서영은 피식 웃더니 금창약과 헝겊을 품속에서 꺼내며 말했다.


“깨진 이마를 치료해 줄 테니 앉으세요.”


그가 가부좌를 틀고 앉자 서영은 그를 치료해주며 말했다.


“기개는 있지만, 무공도 약한 당신이 노대협의 상대가 되겠어요? 차라리 나와 겨뤄봅시다.”


서영의 발칙한 제안에 두목은 난처했다.


“나는 정의단의 호법이며 나는 적수를 찾기 힘들 정도로 강하오. 그런 내가 여인과 겨룬다면 내 체면은 뭐가 되겠소? 그날로 천하의 웃음거리로 전락할 거요. 그러지 말고 노팔룡을 불러주시오.“


그가 일어나서 노팔룡을 찾았다. 마침내 두목은 노팔룡을 찾아 그쪽으로 가려고 했지만, 서영이 그의 앞을 막았다. 두목은 서영을 밀치고 앞으로 나가려 했지만, 서영에 의해 가로막혔다.


두목은 경악하며 소리쳤다.


“너도 무림의 고수로구나. 좋다. 한번 겨뤄보자.”


서영은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자신을 과대평가하고 있군요. 먼저 선공하시죠. 나도 일 초면 충분해요.”


그가 서영을 향해 칼을 휘둘렀다. 이를 지켜보던 서영이 생각했다.


‘나를 죽이려는 것이 아니라 상처만 조금 입힐 생각으로 제대로 공격하지 않는군. 그럼 나도 너를 봐주지.’


그녀는 상산보법으로 움직이며 항룡삼권의 초식을 응용하여 순식간에 그의 검을 빼앗아 던져 버렸다.


쨍그랑-.


검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자 비로소 두목은 자신이 검을 빼앗긴 걸 깨달았다.


정말 그녀의 말대로 일 초 만에 패하자 두목은 당황했고 어이없어 한동안 아무 말도 못 했다.


갑자기 서영에게 엎드리며 말했다.


“내가 졌소. 대부신룡 노대협은 고사하고 그의 여인에게조차 지고 말았으니 더 이상 변명의 여지가 없소.”


갑자기 노팔룡의 여인이라는 말에 서영은 얼굴이 화끈거렸다. 그녀는 화가 나서 걷어차려고 하자 자호가 말렸다. 그러나 서영은 발악하듯 항의했다.


“이렇게 나를 모욕하다니! 내가 누구의 여자란 말이냐?”


두목은 곧 자기가 말실수를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즉시 고개를 숙이며 잘못을 인정하려고 했지만, 평소에 사과해 본 적이 없던 터라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라 우물쭈물했다.


“낭자 미안하오. 나는···.”

“뭐가 미안한데요?”

“나는 노팔룡이 가장 강한 사람이고 당신들의 두목이라고 생각해서···.”

“그게 무슨 논리야?”


두목은 고개를 숙이며 사실대로 말했다.


“처음에는 여봉수의 부인인 줄 알았소.”

“그게 무슨 소리예요?”

“낭자가 왕부인과 함께 있는 것을 보고, 낭자가 더 아름답다고 생각했소.”


자신을 아름답다고 말하는데 싫어할 여인이 있을까?


서영은 노한 감정이 사라지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여자를 보는 눈은 있군요. 그런데 당신이 불쌍해서 어쩌죠? 당신은 정의단으로 돌아가도 살아남지 못할 거예요. 난 당신을 죽이려 했지만, 당신이 정체를 밝히면 풀어 줄게요. 앞으로는 정의단을 피해 살아가도록 해요.”


두목은 서영의 말에 수긍하고 순순히 대답했다.


“나는 북명석호(北溟石虎) 각중삼(角中三)이라고 하오. 본디 홍릉의 정의단에서 칠대호법 노릇을 하다 단주에게서 여봉수의 부인을 잡아 오라는 명령받았소.”


서영은 두목의 별호를 듣고 살짝 웃음이 나왔다. 석호라는 함은 삵을 말하는 것이니 그의 별호는 북명산의 삵이라는 뜻이다. 그녀는 속으로 그가 정말 삵처럼 생겼다고 생각했다.


“이십여 명이 왕부인을 잡으려 했다고? 그 거짓말을 믿으라고요?”

“믿지 못해도 할 수 없소. 나는 단주의 명대로 따랐을 뿐이오.”

“여봉수의 부인이 누구인지는 알고 있었어요?”

“상부에서 알려주지 않았소. 그저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찾으라는 소리만 들었소.”


서영은 가장 궁금한 것을 물었다.


“의뢰인은 누구죠? 연왕인가요?”

“이치현 교주요.”


서영은 이치현이 누군지 몰라서 자호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자호가 말했다.


“서마교 교주가 이치현이야. 욕심 많고 교활하고 오만하지. 이치현이 교주에 오르면서 마교는 동서로 분열되었어.”


각중삼은 그녀가 현 상황을 잘 모르자 지난 2년 동안에 벌어진 마교의 분열에 관해 말하기 시작했다.


마교의 교주 아래로는 광명좌사와 광명우사가 있고 그 밑에 풍뇌, 백호, 청룡 등의 당주와 10장로, 그리고 향주를 위시한 간부들이 존재했다.


2년 전에 마교의 전임 교주였던 탁영정이 당시 광명우사였던 구패검 여봉수에게 죽자 풍뇌 당주에 불과했던 이치현이 교활한 계책으로 교주가 된 것이었다.


과거의 마교는 사파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악한 조직은 아니었다. 이치현이 마교의 법규와 형벌을 엄하게 만들고 교주를 신처럼 받들도록 규칙을 바꿨으며 부하들에게 억지로 충성을 강요했다.


이치현은 전임교주를 죽인 여봉수를 가장 두려워했다. 그래서 여봉수를 죽이기 위해 현상금을 내걸었다.


한편, 광명좌사 장맹탁이 이치현에게 반발하면서 마교의 일부 세력을 규합하고 새로운 마교를 세워 교주가 되었다.


마교에 두 사람의 교주가 생기자 사람들은 새로 생긴 마교를 동마교, 원래의 마교를 서마교로 부르게 되었다.


동마교를 세운 장맹탁은 이치현을 상대할 무공을 익히다가 무공 연마 중에 주화입마에 빠져버렸다.


이때 동마교의 향주였던 신묘안룡 맹조덕이 크고 작은 공을 세워 광명우사로 고속 승진하고 동마교의 전권을 휘어잡게 되었다.


구패검 여봉수는 밀교와 서마교의 추격을 피해 도주하다가 부인과 헤어지고 연왕에게 의탁했다.


연왕은 여봉수를 크게 환영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그를 두려워하여 하북 정의단과 계약해 여봉수를 죽이려 했으나 실패했다.


여봉수는 우연히 술집에서 자호와 소이를 만났고 의형제를 맺었다. 그 후, 연왕의 그늘에서 벗어나 마대위를 만났다. 그는 마대위가 보호하던 책사 진공대를 보고 그를 선생으로 모셨다. 진공대는 여봉수가 동마교 세력을 휘어잡을 계책을 세웠다.


여봉수는 허수아비나 다름없던 동마교 교주인 장맹탁을 찾아갔다. 정의단의 하남지부에서 연왕의 밀명으로 장맹탁을 죽이려 한다는 소문을 들은 여봉수는 문원정과 함께 하남지부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서마교의 교주 이치연은 정의단의 홍능지부와 계약해 여봉수의 부인을 생포하라는 밀명을 내렸다. 그 명령을 받은 자가 각중삼이었다.


자호는 각중삼의 말을 듣다가 소이에게 말했다.


“처음 여봉수 형님을 술집에서 만났을 때가 기억나? 그때 그리도 슬퍼했던 이유는 왕부인과 생이별했기 때문인가봐.”

“아~. 그게 그렇게 된 거였군요.”

“이제 두 사람이 만나게 되었으니 정말 다행이야. 그런데, 진공대라면 전에 산적에게 붙잡혀 있다가 우리에게 잡힌 사대부 맞지?”

“그렇네요. 다행히 제갈 공자가 그의 재주를 알아보고 우대해 줬죠. 여봉수 형님이 진공대를 초빙한 이유가 있었네요.”


갑자기 자호는 정색하고 소이에게 질문했다.


“그날 술집에서··· 네가 여봉수에게 진공대를 소개했지? 이런 일이 벌어질 걸 알고 있었지?”


소이는 당황하며 변명했다.


“술에 취해 있어서 무슨 말을 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아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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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서영의 위기 (1) 24.08.15 24 0 13쪽
134 백호검을 얻다 24.08.14 25 0 13쪽
133 가짜 대부신룡 (3) 24.08.13 22 0 12쪽
132 가짜 대부신룡 (2) 24.08.12 24 0 12쪽
131 가짜 대부신룡 (1) 24.08.11 19 0 11쪽
130 홍건적과의 싸움 (4) 24.08.10 25 0 11쪽
129 홍건적과의 싸움 (3) 24.08.09 19 0 13쪽
128 홍건적과의 싸움 (2) 24.08.08 21 0 13쪽
127 홍건적과의 싸움 (1) 24.08.07 23 0 12쪽
126 하선 24.08.06 19 0 12쪽
125 구사일생 24.08.05 28 0 12쪽
124 강시와 싸우다 24.08.04 27 0 12쪽
123 황금 (2) 24.08.03 21 0 12쪽
122 황금 (1) 24.08.02 21 0 13쪽
121 황금과 보물지도 (3) 24.08.01 21 0 13쪽
120 황금과 보물지도 (2) 24.07.31 22 0 13쪽
119 황금과 보물지도 (1) 24.07.30 23 0 13쪽
118 귀수 조연의 죽음 (4) 24.07.29 18 0 13쪽
117 귀수 조연의 죽음 (3) 24.07.28 17 0 12쪽
116 귀수 조연의 죽음 (2) 24.07.27 17 0 12쪽
115 귀수 조연의 죽음 (1) 24.07.26 29 0 12쪽
114 절친결의 (4) 24.07.25 21 0 11쪽
113 절친결의 (3) 24.07.24 27 0 12쪽
112 절친결의 (2) 24.07.23 18 0 12쪽
» 절친결의 (1) 24.07.22 18 0 12쪽
110 천하제일미녀 (4) 24.07.21 2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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